Skip to content

[시작 전] 전입

엘샤드 2019.04.08 16:57 조회 수 : 14

 가볍게 방아쇠를 당긴다. 탕하는 소리와 함께 앞에 있던 사람이 쓰러졌다. 이것으로 마지막. 주변을 둘러보자 대부분의 적은 쓰러졌다. 잠시 벽에 기댄채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해치워도 부패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신에게 사해지지 않을 죄에 대해 고한다. 온전히 내가 짊어질 죄. 용서 받을 일은 없겠지. 나는 질 나쁜 이 이웃을 도저히 사랑할 수 없었으니 어쩔수가 없으니까.

 언제나와 같이 아네모네가 그려진 카드를 목표물에게 남겨둔다. 이런 흔적을 남기는 것은 암살자로서 실격이지만, 한번 한 이후 왜인지 계속 남기게 되었다. 덕분에 나름 네임벨류가 생기기도 했고 왠지 모르게 두근거렸다.

 아직 내가 어려서 그런걸지도.

 어쨌든 현장을 재빨리 빠져나왔다. 애매하게 마술을 부리지 않는게 포인트. 솔직히 물리적 흔적 관리하는게 더 힘들다. 이름은 특정되더라도 내 정체는 특정 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니까. 하지만 CIA에게 마크 되고 있는건 조금 힘들다. 역시 너무 죽인걸까? 하지만 세계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많이 없애야한다. 어차피 내가 평생을 투자하더라도 전부 없애는건 무리일테니까. 아무리 갱생시키고 없애고 또 없애도 새로운게 탄생했다. 이게 인간의 본성인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매우 슬퍼진다.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마음을 굳게 다지고 움직였다. 아직 순수한 어린 아이들이라도 보자. 빛나는걸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은 다시 훈훈해지겠지.

 건물을 빠져나와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탑승했다. 쓰고 있던 헬멧은 뒤로 던지고 머리를 다듬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네모네'."

"감사합니다. 그럼 부탁 드릴께요. 운반책 '레터'."

"예. 그럼 모셔드리죠."

 '레터'의 차는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갔다. 추적자따위는 없지만, 현장에서 멀어지는건 중요했다. 어디선가 신고를 받았는지 경찰차 몇대가 스쳐지나갔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는 나 또한 편한하게 했다.

"아 참, 그 소식 들으셨습니까?"

"어떤거요?"

"네오 베가스요."

"아아-."

 그리고보니 거기서 다시 성배전쟁이 벌어진다고 했던가-?

"성배전쟁..이었던가요?"

"네네 그거. 영령을 소환해서 싸운다니, 미친 것 같죠. 그런 위험한걸 어떻게 다룰려는건지."

"뭐 다룰수만 있다면 쓸만할수도 있겠죠."

 사실 제법 흥미가 갔다. 신비는 거의 다 사라졌다고 하지만, 그렇다 해도 영령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런식으로 선택한 '일'이 아니라 목표로 삼아 해치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럼 뭐해요. 어차피 마술따위, 마나도 없어져가는데 뭔 수로 부릴려고. 마술사는 얼른 위저드로 전직하지 않으면 미래따윈 없을텐데."

"그건 그렇죠."

 마술사 나부랭이에 속하는 나 역시 그건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전뇌처치도 받고, 나름 뛰어난 위저드로 활약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어쩔수 없죠. 꿈이라는게 다 그런거니까요."

 그 말에 그는 흠칫 하며 조심스럽게 날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나는 마주 미소지으며 성배전쟁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영령이라. 생각보다 쓸만하지 않을까? 그를 수육 시켜서 나와 함께, 혹은 내가 죽은 미래에도 계속 세계를 정화 시키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 문자 알림이 왔다. 스마트폰을 꺼내 살펴보자 새로운 일거리의 안내였다. 대상의 정보를 훑어본다. 목표는 어느 갱이었다. 브로커는 언제나와 같이 내 취향에 맞춰 악당을 골라줬다. 그 자가 저지른 일에서는 평범한 대부업에서부터 협박, 감금, 인신매매 등등 다양하게 있었다.

 이 정보를 신뢰할수 있냐 하면 90% 정도. 실제로 나쁜놈이겠지. 그리고 브로커의 조작이 없을까 하는건 역시 알 수 없다. 그래도 오래 일을 같이 해왔으니, 그도 알 것이다. 어설프게 했다간 자기 목숨이 더 위험하다는걸.

 실제로 그는 불안해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살인자들의 브로커짓이라니, 나한테 죽기 딱 좋아 보일테니까. 실제로 그가 브로커 일을 하는데 나 외에도 더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나처럼 이렇게 일을 고르지 않겠지. 나를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믿을 수 있을터. 속였다간 죽여버릴꺼니까.

"후, 이 세상에는 악당이 너무 많단 말이지."

 내 혼잣말에 레터는 쓰게 미소지었다.

"뭐, 그덕분에 먹고 살지만 안타까운 일이죠. 예전보다 더 해졌으니까요."

"그러게요."

 아. 정보를 훑어 보던중 이 일의 위치가 네오 베가스라는걸 알았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곧바로 수락 문자를 날렸다. 브로커는 빠르게 선수금을 보냈다. 계좌를 확인 후 레터를 바라봤다.

"레터. 네오 베가스로 가죠."

"오, 다음 일입니까?"

"네. 당분간 그곳에 있을꺼예요."

 태블릿으로 전학 및 전입수속을 한다. 내가 이 브로커를 죽이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떠올랐다. 그는 날 동정했다. 그리고 이런 일은 하지말고 어린 아이답게 학교나 가라고 했지. 뭐, 무리지만.

 

 

 그리고 네오 베가스에 온 직후 목표물을 빠르게 해치웠다. 그런데 왠걸. 이 갱 녀석은 마술사였나 보다. 뭔가의 소환의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흐응."

 머리카락 끝자락 부분을 만지작 거리며 고민했다.

"이거-, 혹시 그건가?"

 현장을 빠져나오지 않은채, 공방 내부를 살펴본다. 진이 그려져 있고, 성유물도 있고 갱의 몸에는 영주라는 것도 새겨져 있었다.

"이거 참 아무나 참가 가능한거였나?"

 피식 웃으며 영주를 적출해 이식했다. 악당의 것이라 그런지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

"응. 할 수 있을지도."

 영주가 정착하자마자 영주를 경유, 자신의 마력을 소환진 안으로 흘려넣었다. 막 정착한 탓인지 손등 주변이 근질거렸다. 억지로 밀어넣는 마력 탓인지 통증까지 느껴지는듯 했다.

"고한다.

그대의 몸은 내 아래에, 내 명운은 그대의 검에

성배의 의지에 따라 이 뜻, 이 이치에 따른다면 응하라.

맹세를 이곳에.

나는 악으로 선을 이루는 자, 선한 자의 수호자이니,

그대, 어둠 속에서 악을 벨지어다.

그대는 삼대 언령을 두르는 일곱 하늘,

억지의 고리로부터 오라. 법의 수호자여."

 주문을 끝 맞추자 소환진으로 마력이 빨려들어간다. 눈을 깜박이자 어느 사이엔가 소환진 위에는 한명의 사내가 서 있었다. 어느나라의 복장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양풍의 옷을 입고 있었다.

"어새신, 그대의 소환에 응하여 이곳에 왔네. 그대가 나의 주인인가?"

 그는 흥미롭다는듯 자신의 턱을 만지막 거리며 날 주시했다. 언제 나타났는지도 인지 못했다. 그보다, 지금 눈 앞에 있는데도 존재감을 느낄수 없다. 마치 자연스럽게 배경인 마냥 그 자리에 있었다.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벽에 걸린 옷자락쯤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내 이름은 유리아 리. 그래. 내가 그대의 마스터다."

"흠흠. 그렇구먼. 영주뿐만 아니라, 마력패스도 확실히 그대와 이어진 것 같군. 그럼 잘 부탁하네. 주인."

"아아, 그럼 영체화를 해서 호위를 부탁해도 될까?"

"그정도야 문제 없겠지."

"아직 전쟁이 시작 될려면 멀었으니까."

 영체화가 되어 사라진 그가 있던 위치를 살펴보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차량에 타 장비를 분리 하며 교복을 입었다.

 마침 오늘은 신학기의 시작이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장면 4 : 2일차 밤 장면 행동 선언(후선언 기한 : 2일 12:00까지) [16] Sigma 2019.09.30 97
공지 운명/위대한 주문 - 장면 진행 ver.1 Sigma 2019.09.09 88
41 [둘째 날 낮] 진지 있음, 출장 가능 (RP 로그) 42 2019.04.11 21
40 [1일차 밤/전투] Starry Night ahaz 2019.04.10 20
39 [첫날 밤] 소녀는 말문이 막혔고, 이별을 고했다, 下 로하 2019.04.10 22
38 [첫날 낮] 소녀는 대답이 곤란할 때면 언제나 미소지었다, 上 로하 2019.04.09 19
37 장면 3 : 2일차 낮장면 [21] file Sigma 2019.04.09 84
36 장면 2-1 : 1일차 밤장면 전투 [6] Sigma 2019.04.09 36
35 [시작 전] 동거인, 下 로하 2019.04.09 19
34 [1일차 낮] 대립(1), 보물 탐색(1) 넥클 2019.04.08 16
» [시작 전] 전입 엘샤드 2019.04.08 14
32 장면 2 : 1일차 밤장면 행동 선언 [31] file Sigma 2019.04.08 65
31 [시작 전] 동거인, 上 로하 2019.04.08 21
30 [시작 전] 우리들은 빛나는 유성일지어니 42 2019.04.07 20
29 [시작 전] 밤나들이, 조우 로하 2019.04.07 23
28 [시작 전] 어느 날 길에서 개를 주웠다 secret 로하 2019.04.07 3
27 장면 1 : 1일차 낮장면 행동 선언 [24] file Sigma 2019.04.07 66
26 [프로필] 리나 에식스 / 라이더 file 아르니엘 2019.04.06 29
25 [시작 전] 왕좌의 게임, 上 로하 2019.04.06 23
24 [프로필] 리니아 골드 / 아처 file INSURA 2019.04.06 19
23 [시작 전] 히비키 넥클 2019.04.04 14
22 [시작 전] 제나 비토리아, 下 로하 2019.04.04 14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