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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은 항상 불운을 부른다. 그것은 오카자키 쿄우지라고 하는 한 명의 인간에게 있어 인생을 좌우하는 말이기도 하다.

과욕은 화를 부른다는 것을 몸소 겪고,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그 계기는 자신의 모든 욕심을 잃게 되는 계기기도 했으며, 욕심이라고 하는 단어에 부정을 품기 시작한 계기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소유를 외치는 스님인 것은 아니다. 오늘 저녁 정도는 무엇을 먹고 싶다는 등의 소소한 욕심은 부린다. 다만, 오카자키 쿄우지라고 하는 인물이 만약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가는 욕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그 어떠한 간절한 소원이 되더라도 그의 이성이 강력히 누르려고 들겠지.

직소 퍼즐이 그의 모습으로 존재한다고 한다면, 마치 가장 중요한 얼굴 부분의 한 조각을 잃어버린 것처럼 그의 감정은 어딘가가 결락 되어 있다.

결락된 감정은 언젠가 수면위로 오르겠지만, 그것이 적어도 지금은 아닐 것이다. 그래. 적어도 학교라고 하는 틀에 박혀 있는 지금이라면…….


“오카자키군?”

“아, 응?”


갑자기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고갤 돌렸다. 오카자키 쿄우지가 유일하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여학생이자, 그가 중학교 때부터 어째서인지 같은 학교였고, 같은 반이 걸리는 경우가 꽤 있었던 스즈키 아이라고 하는 여학생이다.


“그러니까, 너 또 진로희망서 내지 않았지?”

“미, 미안.”

“조금은 오오미와를 본받는 건 어떨까? 정말, 너의 그 게으름에는 화가 끓어올라!”


게으른 인물은 아니다. 다만, 이 진로희망서라고 하는 것에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모를 뿐. 그것에 무언가를 적는 순간 오카자키 쿄우지라고 하는 인물은 꿈을 갖게 된다. 그것은 곧 무언가를 강렬히 원하게 된다는 것이고 그것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도 같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에게 폭언을 쏟는 스즈키에게는 오히려 나쁜 마음이 아닌, 기쁜 감정을 느낀다.


“미안, 다음엔 꼭 낼게.”

“정말, 반장도 아닌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겠니? 꼭 네 일과 관련 되면 ‘스즈키~ 스즈키~’하고 선생님이나 반 애들이 그러니까 이쪽이 피곤해지는 거라고.”

“응, 주의 할게. 미안.”


그녀의 관심은 오카자키 쿄우지라고 하는 인물이 이 교실에 존재하고 있음을 이렇게 확인 시켜주고 있다. 그것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그에게 있어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과도 같겠지.

쿄우지는 그 관심이 솔직하게 기뻤다. 하지만, 동시에 어느새 바라고 있는 자신의 욕망에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런 복잡한 심경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시간만 흘러간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생각에 빠져 있는 쿄우지를 스즈키는 가만히 두지 않았다.


“잠깐, 오카자키! 또 멍하게 있고서 말이야. 내 말 제대로 듣고 있는 거 맞아?”


그녀의 말에 최대한 맞춰보려 하지만…….


“‘응, 미안해. 스즈키. 다음부터는 주의 할게.’라고 하려고 했지?”


라고 스즈키가 먼저 말해버린다.


“잠깐, 그거 내 대사…….”

“정말,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니까……. 내일 토요일이니까 집에서 진지하게 생각할 것! 그리고 확실히 전화해야 해! 알았지?!”

“어……. 음…….”


책상을 치며 다가온 그녀의 얼굴에 놀라 어찌 하지 못하며 시선만을 회피하는 쿄우지. 아무리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여성 친구라 하더라도 이렇게 가까이 와버리면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기에 그 머릿속은 복잡해져갔고, 그것을 마치 알고 있다는 것처럼 그녀는 다시 뒤로 한 걸음 물러나고서 말을 이었다.


“대답은?”

“그, 그래.”

“대답은 깔끔하게!”

“네!”

“어째서 경어? 뭐, 됐어. 내일 전화 안 하면 내가 전화 할 거니까 각오해!”

“응.”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 그녀는 자릴 떠났다. 마치 시간을 잰 것처럼 수업시간을 알리는 벨 소리가 울렸다.



방과 후 쿄우지는 늘 그랬듯 집에 돌아가기 위해 가방을 들었다. 평소라면 다른 일이 없다면 빠르게 돌아가는 쪽이었지만, 유난히 다른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조금 늦은 시간이 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길어야 평소보다 10~20분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문득 돌아본 창가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인다. 그녀의 이름은 ‘오오미와 토키와’라고 하는데, 늘 성적은 상위권에 못하는 것을 집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정도로 완벽하다.

이 반에서 가장 말을 섞어보지 못한 사람이며, 오히려 쿄우지는 가장 그녀를 멀리 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의 바람대로라면 그 누구보다 그녀에게 말을 걸고 싶었겠지. 다만, 그것을 오카자키 쿄우지라고 하는 인물은 용납할 수가 없다. 동경하는 그녀와 대화를 하는 것은 바랄나위 없는 자신의 욕망이다. 욕심을 혐오하는 그에게 있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 따라서 오히려 다른 누구보다 그녀를 쿄우지는 멀리했다.

다만, 이렇게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그 생각이 잠깐이라도 미치는 순간 쿄우지는 마치 벌레를 씹은 것처럼 인상을 구기며 거칠게 교실 바깥으로 나왔다.

당장이라도 이 마음속에 느껴지는 더러운 욕구를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그것은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 그렇기에 더욱 쿄우지는 이 역겨운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그 사실 하나로 오늘 하루는 아마도 불쾌한 기분을 유지할 것이다.



집에 가는 길은 항상 도보를 이용한다.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나름 돈을 아끼기 위함이었다. 쿄우지의 아버지가 벌이를 적게 버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급적 아버지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어쩜 쿄우지답다면 쿄우지 다운 행동이다.


“다녀왔습니다.”


대답 같은 건 돌아올 리 없는 인사를 한다.

3LDK라는 생각 보다 넓은 맨션에 살지만, 굳이 이곳을 고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쿄우지의 욕심 때문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살았던 집, 그리고 오카자키 쿄우지라고 하는 인물이 어머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불을 켜고 늘 그랬듯, 저녁은 양식으로 직접 준비한다. 어머니가 미국인이지만, 엄연히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는 일본인이라는 생각이 확실하다. 하지만,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 대부분은 양식이었고, 그 탓인지 일식 보다는 양식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오히려 일반 일본인과는 다르게 양식에서 고향의 맛을 느끼는 것이다.

요리를 끝내고 식탁에 정성스레 올린 접시위에 담겨진 것은 버터만 살짝 두르고 구운 토스트와 베이컨이었다. 그리고 항상 식탁 위에는 땅콩버터가 준비 되어 있다.

굳이 만들려고 한다면 여러 요리가 가능하지만, 혼자 먹는 그가 그렇게 화려하게 먹을 리도 없기에 그 정도의 식사가 적당했다.


“잘 먹겠습니다.”


역시 아무런 대답이 돌아올 리 없다. 하지만, 버릇처럼 행동한다.

그것에 의미는 없다. 아니, 의미를 특별히 부여하진 않았다. 그저 식사라고 하는 행위에 충실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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