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 그 안과 밖
......두꺼운 회색 수도복을 입은 ‘그’는 그렇게 교회를 떠나가는 이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울타리가 되어드린다고 하였는데도 떠나가다니......”
입을 여는 ‘그’의 눈동자를 강렬한 햇살이 날카롭게 할퀴었다. 때는 하루 중 가장 덥다고 알려진 정오가 약간 지난 시간.
지속된 더위는 모든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지금의 모습을 보아서는 그만은 예외가 된 듯했다.
“믿음을 줄 수 없었던 것일까요?”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그’의 시선이 교회를 떠나 길을 따라 내려가는 여성들의 뒷모습에서 멈췄다.
더운 열기가 아스팔트 위를 가열시키고, 일그러지는 아지랑이들 사이에서 그녀들의 모습이 조그맣게 아른아른 거렸다.
그리고 이내 그 중 한명이 팔을 번쩍 들며 뭐라 소리치기 시작했지만, 멀리 떨어져있는 탓인지 정확하게 들려오지는 않았다.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거기까지 말한 ‘그’는 등을 돌려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신은 분명 자신을 믿는 이들을 구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무조건적인 구원이 아닌 조건적이 첨부된 구원이었다.
‘나를 믿어라’
믿는 자만이 천국에 갈 수 있다.
지극히 단순한 논리.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사실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신이 굳이 인간에게 선택권을 던져주었다는 점.
그리고 지금 자신이 맡고 있는 역,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도 무조건적인 구호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보호를 요청하는 이들의 가시울타리가 되어줄 수는 있을지언정, 그 밖으로 뛰쳐나가는 양들까지는 신경 써줄 필요는 없을 터.
...그것 역시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권에 따른 것이니까.
천상의 낙원에 오를 것인가, 아니면 유황불 속에서 헤맬 것인가.
교회의 비호 안에 있을 것인가, 거절하고 전장을 배회할 것인가.
선택하는 것은 바로 본인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그의 눈앞에 오전에는 보지 못했던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이 예배당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었다.
예배당 의자에 다소곳이 놓여 있는
그것은 바로,
먹다 남긴 도라야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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