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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어져 있다. 적어도 소녀에게는 그랬다.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었고, 무엇이든 알 수 있었다. 꿈 속에서도, 현실 속에서도. 그런 그녀의 기묘한 취미 중 하나는, 정처 없이 꿈속을 헤매이는 것이었다. 곤히 눈을 감은 그녀의 모습은 마치 깨지 않는 꿈을 꾸는 듯 보이겠지만, 그녀는 사실 그리 잠을 깊이,길게 자는 사람은 아닌 것이었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행복한 꿈을 꾸기에는, 그녀는 듣는 것이 너무 많았고─사람뿐 아니라, 악마, 신, 천사, 요정, 심지어 동물과 숲의 식물들까지로부터─ 생각하는 것이 너무 많았으니까. ...아니면, 그것은 그저 그녀 마음이 바라는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비록 이 궁성 안에 자리잡은 인형처럼 나갈 수 없지마는, 이 세상 너머 어디까지고 가 보고, 그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 바라온 어린 시절부터의 자그마한 바램을, 비록 꿈으로나마 이룰 수 있도록.
하여, 그녀는 지금도 어딘가에 서 있었다. 어디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녀의 땅, 그곳의 것들보다 조금 더 묽은 녹빛, 조금 더 넓은 잎의 나무가 자리했고, 주변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인 양 고요했다. 전란 후, 혹은 어떠한 불상사가 만든 기분 나쁜 조용함이 아닌, 평온함. 소녀는 가만히 발을 내딛어 보았다. 얇은 샌들 밖, 보드라운 발끝에 가볍게 닿는 촉촉한 흙은 폭신하고도 따스하였다. 소녀가 발을 디디는 곳마다 마치 갓 이슬비가 지난 듯 꽃도 나무도 한 모금 더 싱그러이 피어나, 소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녀는 천천히, 가만히 걸음을 옮겼다. 요정의 노래는 들리지 않았다. 아아, 그들이 사라진 세상인 것일까. 그녀는 문득 생각했다. 그것은 조금 슬픈 일이었다. 그녀의 시대, 신이 말씀하시옵고, 다른 땅에서는 그들의 신과 인간이 어울리는 곳에서는 요정도 숲도 모든 것이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었지만, 그런 세상에서도 그녀는 어쩐지 깨닫고 있었다. 곧, 사람들은 요정들과 함께 살 수는 없으리라고. 어쩌면, 그 이후로 오랜 시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숲도 동물도 떠나버릴 지도 모르리라고. 그리고 그들은 모든 것을 잃고서야 진심으로 깨달으리라. 그것이 소녀에게는 울고 싶을 정도로 슬픈 것이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녀는 진심으로 바랐고 또 믿었음에도, 그렇게 상처 투성이인 채 끌어안는 미래라면 그저 간절히, 그 순간을 넘어 다시 그들이 함께하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소녀는 문득, 그녀에게 낮게 드리워진 서늘함을 눈치채었다. 살짝 고개를 드니, 외로이 서 있는 건물이 보였다. 그녀의 땅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와 전혀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것. 잠시간 물끄러미 그것을 바라보던 소녀는, 곧 천천히 발을 옮겼다. 저 곳이 어떠한 곳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곳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소녀는 그러한 생각이 떠오를 때에는 곧 그대로 옮겼다. 신께서 직접 목소리를 들려주실 때도 있었지만, 역시 이런 식의 말씀이야말로 조금 더 자주 겪는 일이었다. 무엇, 대부분의 경우는 소녀 혼자서 생각하고 또 답을 내려야 했었지만서도.
소녀는 이슬 맺힌 새싹 싱그럽게 고개 내민 땅을 사붓 디디며, 조심스럽게 건물의 문을 열었다. 아주 낡은 듯 삐걱이며 우는 바닥과, 조금 빛이 바랬음에도 어슴푸레한 새벽녘 햇살을 찬연히 내리비추는 색색의 창문. 그 색 사이로 들어오는 어렴풋한 햇빛이 부드럽게 눈이 부셔, 소녀는 살짝 눈을 좁혔다. 근처의 작은 창들은 열린 채, 자그마한 끼익 소리와 함께 살랑이는 바람을 들여보내고 있었고, 소녀의 등을 덮은 달빛과도 같은 은사가 가벼이 가벼이 춤을 추었다. 어슴푸레하지만, 아름답고, 평화로우면서도 외롭고, 조용하면서도 따스한 그 곳에서, 소녀는 가만히 서 있었다. 이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소녀는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다가 이윽고 낡은 서책 몇 권이 놓인 것을 찾아내었다. 그 옆에는 그녀가 그녀의 시대에서 본 것과 비슷하게 생긴 , 악기로 보이는 무언가.
"... .... 성가. ...성경. 교본."
본 적도 없는 문자였으나, 소녀는 읽을 수 있었다. 아마, 그 문자의 '이름'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겠지만, 문자 자체를 읽고 해석 - 기분은 오히려 '해독'이라 하는 게 가까웠다 - 하는 것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조금 어색한 듯, 소녀는 새하얀 손끝으로 조심조심 종이를 넘겼다. 아. 소녀는 가만히 숨을 멈추었다. 찬가였다. 신을 경배하는. ...안타깝게도, 상당히 빛이 바래고 또 문질러져 반 정도는 알아볼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이 서책의 주인은 어떻게든 음을 이어보려 애썼던 것일까. 소녀는 눈을 내리깐 채 가만히 손가락으로 악보를 덧씌우듯 만져보았다.
소녀는, 조금 느릿하게, 마치 누군가 움직이는 듯 악기로 손을 가져갔다. 이상한 일이었다. 소녀는 '은총 가득한 마리아'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그저 노래할 뿐이었다. 이것이 성가聖歌라면. 하늘을 향해, 저 위에 계신 분을 바라보며. 그 분께 들리길 바라며, 그리고 소중하고도 소중한 어느 세상 너머 그녀의 사람들과, 그리고 이 땅의 숲과 사람들을 위해. 그녀 자신의 모든 마음 오롯이 담아내어.
희미한 아침 해에 날개짓하던 새들이 숨소리를 죽였고, 산들산들 서늘하게 흐르는 바람은 그 발을 멈추었다. 지붕 위 석조상에 숨어든 작은 꽃씨가 하늘하늘 나부끼며 창가에 내려앉고, 기지개를 펴던 고양이가 가만히 숨어들었다.
마치 여름날 시내의 흐름처럼 이어지던 손끝이 천천히 멈추었다. 꿈에 젖어들던 작은 아기새는 작은 깃털 하나 남기곤 날아올랐고, 소녀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아직도 이른, 검푸른 하늘 아래 유독 따스한 금빛 눈동자가 선선히 고개를 돌렸다. 비칠 것처럼 투명한 그 빛에, 다소 가는 인영 하나가 담겼다.
01/
"나오겠느냐."
"...그, 방해하려던, 것은 아닙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만약 제가 끊은 것이라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아아니. 그다지. 이 곡을 노래한 것 또한 아니었으며, 너를 눈치채는 일은 없었느니라."
소녀는 물끄러미, 천천히 걸어 나온 사람을 살피었다. 다소 여윈 듯 왜소한 듯 가녀린 체격, 아직 앳됨이 남아 있는 금빛 머리칼의 소년이었다. 열 셋이나 되었을까 싶음직한 모습에, 소녀는 문득 위화감을 느꼈다. 어딜 봐도 이 곳은 '예배당'의 일종으로 보였으며, 또 동시에 어딜 봐도 소년은 귀히 자란 생김이었다. 고이고이 여겨지며 사랑받고 자란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그런 아이였다. 허나 입고 있는 것은 좋게 말하여 수수한 차림새. 그녀의 기준이 아니어도, 겨우 그리 말할 정도의 모습이었다. 전란이나 무엇인가로 가족을 잃고 신의 집에 거두어진 아이인가, 생각했었으나, 소녀는 곧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것이 어떠한 일이든, 그녀가 저 소년에 대해 어떠한 사람인지 아는 데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너는 이 곳의 사람이더냐."
작게 네, 하는 소리와 함께 끄덕이는 소년. 소녀는 여전히 금빛 눈을 사붓 내려깐 채 말을 이었다.
"고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구나."
움찔. 소년의 작은 어깨가 일순 흔들린 것을 소녀는 놓치지 않았다. 연유는 모르나, 스스로 다짐하고 제 발로 걸어들어온 것은 아닌 듯 싶었다. 소녀는 서서히 눈꺼풀을 올렸다. 새벽 하늘이 빛을 머금듯, 금빛의 눈동자가 마치 별처럼 반짝였다.
"고향이 그립지는 않느냐."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참을 수 있습니다."
"...그렇느냐. 강한 아이로다."
소녀는 진심을 담아 중얼거렸다. 아니, 그녀가 거짓을 고하거나 텅 빈 허례를 건네는 일은 없었지만. 소녀는 물끄러미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에 대답하기 위해서인지, 조금 더 가까이 온 소년을 마주보며, 소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소녀의 눈보다 조금 더 진한, 마치 꿀타래를 녹여 놓은 듯, 혹은 땅 속 깊은 곳 호박 보석을 박아놓은 듯한 금빛 눈동자가 조심스레 일렁였다. 소녀 또한 열 여섯이나 되었음직한 모습이었으나, 말투도, 몸에 휘감은 공기도, 목소리에 담긴 것도, 소년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저는 강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다잡는 것이야말로 끝이며 시작이거늘, 겸허한 말을 하는구나."
"....."
소년은 조금 놀란 것인지 어떠한지, 잠시간 답이 없었다. 소녀는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생각할 뿐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어째서 이 소년은 그녀에게, 벌써 수 년 째 가슴 깊숙이 묻은 후, 꺼내지 않았던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소년을 탓할 일은 아니었다. 그저, 문득, 문득 조금, 아주 조금 닮았다 느낀 것이었다. 감싸안긴 공기가, 조금 떨리면서, 살짝 아래를 향한 채 곱게 휘어지는 눈이. 일순 유약하게 들릴지언정, 흔들림 없이 곧고 차분한 목소리 속 감정이.
"...아니오."
소년은 소녀의 말이 잘못되었다 말하려는 듯 싶었다.
"만약 제가 정말 강했다면...
... 죄송합니다. 이 얘기는, 할 수 없어요."
소녀는 그것에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감정이 바뀔 이유가 없었기에, 그저 묵묵히 소년의 말을 들을 뿐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눈꽃 같은 머리칼만이 사락이는 소리를 방 안에 채울 뿐이었다. 소녀는 천천히, 약간은 느릿할 정도로 입을 열었다.
"...그렇느냐. 허나, ... 네가 하려던, 할 수 있었을 거라던 일이 무엇이던, 그것만이 "강함"은 아닐 것이니라."
"...."
사실이었다. 적어도 소녀의 기준에서는. 살아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강하고, 또 존경해야 마땅할 존재였으니까. 아무리
분노하고, 절망하고, 실패하고, 슬프더라도, 그들은 살아나가니까. 끝의 끝에서, 포기하지 않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인간을 강하다 여기는
소녀였기에, 그녀는 태연히도 소년의 말에 대꾸할 수 있었다. 허나 그런 소녀의 말이 조금은 예상 외였던 것인지, 소년은 또다시 잠시 말을 잃었다.
"당신은 상냥하신 분이군요."
"그다지. 나는 그렇게 선한 사람은 아니니라."
"...?"
이것이야말로 소녀에게 있어서는 예상 외의 말이었기에, 그녀는 곧바로 소년의 말을 부정할 수 있었다. 아침 하늘 같은 눈을 곧게 마주보고,
소녀는 흔들림 없이 말을 받았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사실이었다. 그녀가 지금 그녀의 자리에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탄을 무시했고
얼마나 많은 죄를 타인에게 짓게 하였으며 또 그 발은 어떠한 피에 젖어들었는가. 그녀는 결코 착한 사람 따위는 될 수 없는 존재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었다. 허나 이것은, 소년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또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보였던 듯 싶었다. 고개를 살짝 갸웃 기울인 소년은 금빛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물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겁니까?"
"내가 해 온 모든 일이 있기에. 만약 누구인가 선하다 칭송받는다면, 신민이야말로 그에 걸맞도다.
땅을 가꾸고 괭이를 담금질하는 백성들이야말로 선하고도 귀한 자들이니라."
아, 그녀는 또 이상한 말을 해 버린 것일까. 소년은 눈을 두어 번 가볍게 깜빡인 후, 나이에 걸맞는 앳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당신은 모든 백성보다 낮은 이라는 뜻인가요?"
"신 아래 백성, 그 아래에서 그들을 받드는 것이, 누구보다 아래에 서야 할 나의 일이로다. 맞는 말이구나."
"...그렇군요."
소년은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이어진 소년의 질문에, 소녀는 먼저 그것은 그녀 한 사람의 길이며 믿음이라는 것을 일러 두어야 했다. 그녀만이 옳다고 단정짓는 일은 없어야 마땅하므로.
"백성을 받드는 존재... 그것은 무엇인가요?
신의 사자, 라면 다르게 말하셨을테니 그렇게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백성을 받드는 것이 무엇이냐,라...
...그것에 대해서는 나만이 옳다고는 말하지 않겠노라."
"...?"
"허나 나는 그들이 웃는 것이 기쁘고, 그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이 땅에 태어나어 즐거웠다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고,
그것이 나의 기쁨일지니 그들을 "받드는" 것이니라."
알고 있다. 누구보다도 행복할 듯 싶었던 자신의 부모가 어떠한 고통을 겪었는지, 실감은 할 수 없으나 지켜볼 수는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하여 바란 것이다.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그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지혜를,
부디 주시옵소서. 태어나서 돌아갈 때까지 매 순간 순간을 행복하게 살도록 해 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다못해 한 끼
밥을 가지고도 다투고 상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일진대, 그럴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신의 곁 낙원의 땅이었겠지. 하여 바랬다.
적어도, 아무리 다투고, 괴롭고, 힘들지라도. 문득문득, 해질녘 노을을 보며, 뛰노는 아이를 보며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기를. 신의
품으로 돌아가기 전에,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삶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기를. 그것만으로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다시 없을 영광이며
또 기쁨이 되니.
"애당초, ...그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없었을 테니까."
아아주 어렸을 적, 작고 작은 아이였을 때. 병에 걸려 죽어가던 때 고비를 넘기자 누군가 울며 해 준 말이 생각 났어. 눈물
젖은 얼굴로 꼭 끌어안으며 해 준 말이 떠올랐어. 살아 주어서 고맙다고. 누군가에게, 지극히 그저 당연한 이유로 손을 내밀었을
뿐인데 그는 울면서 웃어주었어. 그 웃음이, 그 고맙다는 말 한 마디가. 지금의 그녀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에 그녀는 단 한 치의
의심도 미혹도 가지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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