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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글

곰곰 2013.06.24 09:03 조회 수 : 2

야심한 밤달빛이 조금씩 스며드는 교회 근처의 숲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십 수 명 내외의 사람들은 선두에는 레게머리의 흑인 남성과 붉은 색의 여자아이가, 그리고 중간의 사람-후유키시에 흔히 보이는 일본인들- 무리의 뒤로 한 백인 남성이라는 이상한 조합이었다.

더욱 특이한 것이라면 그 무리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그 세 명을 제외한 나머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이상한 기운을 풍겼다.

마치 좀비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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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얼빠진 소리를 내버리곤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칠흑과 같은 어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그런 어둠의 속에 있었다.

 

이곳은?“


분명히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그와 식사를 하고는 교회 근처의 공원에 가서.

그리고는 공원 구석의 어두운 곳까지 갔던 것은 기억나는데그 다음은?

그리고 다음 순간분명 함께 있었을 그가 근처에 없다 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아까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간 생각에 빠져있자 어둠에 눈이 익은 건지 주위의 물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원의 정돈된 나무와는 달리 중구난방으로 뻗어나가 개성을 자랑하는 겨울의 나무들이 이곳은 숲임을 보이고 있었다.

 

“...일단 밖에 나가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발을 내딛었다.

 

철퍽

 

비가 내리는 날물웅덩이를 신발로 밟았을 때와 같은그러나 조금 다른 소리라는 것을 느끼지 못한 채, 일기예보에선 오늘은 맑음 이었는데라는 조금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며 이번에는 반대쪽 발을 내딛었다.

 

철퍽-

 

묘하게 찐득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어둠과 함께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물웅덩이를 밟을 때 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묘한 감각으로 느끼며 발밑을 확인 해 보자는 생각이 들어 주머니를 뒤지자 손에 딸려 나와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핸드폰.

그리고 조금 서투른 손짓으로 핸드폰을 조작하자 카메라의 부가기능인 라이트가 밝은 빛을 확 하고 뿌리며 찰칵 소리와 함께 주위를 잠시간 밝혔다.

 

..”

 

갑자기 터져 나온 빛에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고통을 호소한다.

그러나 고통보다는 짜증이 앞서 차올라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조작했다.

다시 서투르게그렇지만 확실히 라이트를 켜기 위해 핸드폰을 조작하자이번에야말로 방금 전의 실수를 만회 하겠다는 듯이 핸드폰이 빛을 발했다.

어두웠던 숲의 한쪽이 밝은 빛으로 물들며 음영으로밖에 보이지 않던 나무들이 확실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닥의 묘한 촉감을 확인하기 위해 빛을 바닥으로 향한다.

그러자 보이는 건 무언가에 젖은 듯 한 검은 흙 바닥.

 

“...?”

 

이해가 안된다는 듯 질척질척한 바닥을 핸드폰의 플래쉬로 비추다 손을 뻗어 흙을 한 웅큼 집어 들여다본다.

그러나 플래시만이 유일한 빛인 어둠 속에서는 그저 검은색의 흙으로 보일 뿐이었다.

잠시 그렇게 발 아래를 살피고 있으니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었던 것인지달빛이 어둠을 침범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있던 곳에 달빛이 이르자 주변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손에 쥐고 있던 검은색이었을 뿐인 흙은 검붉은 색으로 바뀌어 있었고주변의 어둠뿐이었던 숲은 붉은 색이 가득한 곳이 되어있었다.

질척질척한 흙바닥은 피 웅덩이가 만들어지고도 남은 선혈이 스며들어 만들어 진 것이었으며, 그 피가 원래 흐르고 있었을 고깃덩이들은 갈기갈기 찢어진 채 바닥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

 

주변의 참상에 위에서부터 솟아오르는 역한 위액을 그대로 토해낸다.

질척한 흙바닥에 엎드려 한참을 그렇게 게워내자 어지러움과 복통이 밀려온다.

그리고 눈물이 살짝 맺힌 눈을 뜨자 자신이 뱉어낸 것이 눈에 들어온다.

어제 저녁에 먹은 식사와 섞여 나와있는 그것은 뭉개지고 찢어져 있었지만 틀림없는 인간의 안구였다.

그것을 보자마자 잠시간의 사고그리고 사고가 끝나자마자 다시 무언가 올라오는 듯한 기분에 엎드린 채 헛구역질을 한다.

 

우우우....”

 

한참을 게워 낸 탓일까 목이 상한 것인지 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토사물과 검붉은 흙그리고 고기조각들 사이에 힘이 빠진 채로 엎어진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자신은 무엇을 한 것인가등등의 여러 생각이 차오른다.

그러나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노이즈가 생겨난다사고를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된 채 얼마나 지났을까갑자기 눈이 뜨인다.

그리고 그와 함께 무언가 느껴진다.

저항 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다가오는 느낌.

그리고 달빛이 비추지 못하는 숲 저편에서 나타난 것은 레게 머리의 흑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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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교회그곳에서 한 남자와 신부로 보이는 다른 한 남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야기.. 라기보다는 한쪽이 한쪽에게 무언가 설교 비슷한 것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말이다.

조지는 그런 모습을 교회의 근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지켜보고있었다.

 

호오저 자가 이 시대의 성직자(saint man)... 흥미가 생기는군요...”

 

혼잣말을 흘리던 조지는 다음 순간 언덕의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라고는 해도 두 남성이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에서 멀지 않았던 곳에 있었기에 기척을 숨기지도 않은 채 천천히 걸어오는 조지를 그들이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신부와는 설교를 하고 있던 남자감독관의 옆에 있었던 사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우....당신은 여기까지 하죠하여튼 귀찮다니까...”

 

그리고는 그는 신부에게 한마디를 하고는 어느새 가까워진 조지를 돌아보며 말했다.

 

당신도마찬가지입니다교회에는 누구나 와서 쉬고 싶으면 쉬어도 됩니다만... 이곳을 멋대로 차지해서 다른 사람특히 일반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허가할 수 없습니다알아 두셨으면 합니다.”

 

이거 실례주의사항은 확실히 들었습니다마스터에게 전하도록 하죠.”

 

언덕을 내려오자마자 그에게 한소리를 들은 조지였지만다 알겠다는 듯 답을 하였다.

 

하여튼... 그러면 그렇게 알고 전 이만.”

 

그리고 그 말과 함께 그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이런 이런한소리를 들어버렸군요 하하

 

조지는 안되겠다는 듯 쓴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옆에 있는 신부에게 인사를 건넸다.

 

당신당신에게 흥미가 있습니다시간이 되신다면저와 이야기를 나누어주시지 않겠습니까?”

 

“.......”

 

다짜고짜 붉은 눈을 빛내며 요사스런 미소로 말을 건네는 조지에게서 무언가 꺼림칙함을 느낀 듯 신부는 살짝 몸을 떨고는 이내 표정을 추스르며 답했다.

 

교회에서 신부를 찾는다... 함은 혹시 고해인가무엇이든 말해보게나.”

 

고해.... 아아... 그리운 말입니다.”

 

고해라는 말에 무언가 전율을 느끼는 듯 조지는 눈을 감고 음미하듯 말했다.

 

다만제가 하고 싶은 것은 고해 같은 게 아니라 즐거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불길한 미소를 지으며 조지는 말을 이었다.

 

“....?”

 

그 말에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신부는 조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조지의 뒤어둠속에서 솟아나듯 레게머리의 흑인과 붉은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오셧군요마스터그리고 히스놀이는 전부 끝내고 오신건가요?”

 

“....!!”

 

레게머리를 한 흑인주앙을 보며 조지는 환영하듯이그러나 신부는 마치 못 볼 것이라도 봤다는 듯 표정을 굳히며 상반된 표정으로 둘을 맞이했다.

그리고 주앙이 신부를 보고는 음산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누구신부교회관리자는 아니지으후후후 죽일까?”

 

안돼죽이는 건 재미없어놀이를 하자!”

 

주앙의 말에 히스는 발작하듯 말했다.

 

놀이캬하하놀이 좋아재밌지!!”

 

그 말에 주앙은 마치 어린애처럼 즐거운 듯 깡충깡충 주위를 뛰어다닌다.

그러나 그런 주앙들과는 반대로 신부는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으르렁거리듯 소리를 쥐어 짜냈다.

 

주앙... 미구엘... 에스피노사...!”

 

호오마스터를 알고 계시는 건가요?”

 

조지는 흥미롭다는 듯 한마디를 꺼내고는 주앙을 돌아보았다.

 

마스터언제 이 분과 면식을?”

 

으후후후내 이름을 알고 있네대행자난 몰라하지만 교회는 날 알아지겨운 얼간이들!”

 

주앙은 그에 대한 답 대신 흰 이를 드러내며 신부를 보고 웃었다.

 

...기지 마라주님과 성당교회는 네놈이 브라질에서 저지른 학살과 신성 모독을 잊지 않았다!”

 

대행자같이 놀 수 있어?”

 

웃음을 흘리는 주앙에게 신부와 히스가 동시에 말을 했다.

 

우후후후후 놀 수 있고야 말고우히히 브라질주님그 바보들이 믿는 거내가 브라질에서 뭘 했었지?”

 

주앙은 둘의 말에 답하며 궁금하다는 듯 갸웃하며 고개를 옆으로 꺾은 채 기묘한 모습으로 마치 그를 우롱하듯 쳐다보고 있었다.

 

네 놈...!”

 

그 모습에 신부는 품에서 흑건을 꺼내 여차하면 던질 기세로 주앙을 노려보았다.

 

화내지 마화내지 마그거 아퍼아픈 건 싫어화나면 즐겁지 않아즐겁지 않으면 화나화나면 놀이를 못해놀아야 해 흐후후후.”

 

맞아 맞아화나면 즐겁지 않아!”

 

그러나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주앙과 히스는 놀리는 것처럼 웃으며 말했다.


그거 집어넣어난 싸우고 싶지 않아왜 그렇게 심각해이해 할 수 없어.”


그리고는 주앙이 웃는 낯으로 신부의 근처까지 걸어가며 말을 건넸다.

 

외도여네가 감히 주님의 성전 앞에서 나를 모욕하느냐!”


장난스럽게 건네는 주앙의 말에 신부는 분노를 참지 않고 악을 쓰듯 소리를 질렀다.

 

주님아아 주님그것이 그렇게 중요한가난 모르겠어신부 놀이를 하자캬하하하

 

주앙은 그렇게 말하고는 깡충깡충 주위를 뛰어다니며 성경 구절을 장난치듯 읇었다.

신부는 그런 주앙의 행동에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났으나 주앙과는 달리 성경의 구절을 진지하게 외우며 분노를 다스렸다.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하노라 너희 중에 있는 선지자들에게와 점쟁이에게 미혹되지 말며 너희가 꾼 꿈도 곧이듣고 믿지 말라.”


그리고는 냉정을 되찾은 눈으로 주앙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주앙은 방글방글 웃으며 그것을 맞장구 쳐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는 합장을 하고 기도하며 따라했다.

 

으득.... 네 놈...! 어디까지 그 더러운 입으로 위대하신 아버지를 모욕하려 드는거냐!”

 

그런 주앙의 행동에 신부는 이를 뿌득뿌득 갈며 말했다.

 

아버지아버지~”

 

그러나 그런 신부의 말에 답하는 것은 주앙이 아닌 옆에서 맞장구만 치던 히스였다.

히스는 흥얼거리며 잡고 있던 주앙의 손을 놓고는 레릭에게 달려가 팔을 붙잡고, 신부를 올려다보며 물어보았다.

 

저기 너아버지랑 만난 적 있어?”

 

“....너는 누구냐

 

히스! ----라서 히스!”

 

자신의 팔을 붙잡은 채 말하는 히스에게 뭐라 말을 하려던 신부였으나 이상하게 들려오는 말에 잠시 당혹감을 느꼇으나, 천천히 이야기했다.

 

하늘의 아버지께선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

 

그 말에 히스는 굉장히 재밌다는 듯 입을 크게 벌려 웃었다.

 

꺄하핫그래함께해언제나그럼 너! 아버지와 이야기 해 본적은 있어?”

 

언제나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도를 올려 이야기하지.”

 

신부는 히스가 천진난만한 어린애 같아서인지, 금방이라도 던져버릴 것 처럼 잡고있던 흑건을 쥔 손에서 힘을 빼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럼, 아버지와 내기는 해본 적 있어?”

 

그리고 그 말에 히스는 기다렸다는 듯 요사스런 붉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런 히스의 말은 마치 뱀이 귀에 귓속말을 하듯 굉장히 사이하게 들려왔다.

 

하느님께선 도박을 싫어하신다.”

 

그러나 신부는 히스의 말에 못이라도 박듯 단호하게 말했다.

 

부우도박이 아닌걸내기야 내기!”

 

“...."


어린아이 특유의 말도 안되는 고집인가 싶어 일단 답을 해주었다.


"그런 적은 없다만.”

 

해본 적 없구나난 해봤어이겼어꺄하하하

 

"... 무슨 말이지?"


그러나 히스는 말을 마치며 신부의 말엔 대답할 생각이 없다는 듯 주앙에게 달려 돌아갔다.

그리고 주앙은 합장을 마치며 말했다.

 

아아 저 신부 너무 심각한 것 같아. 그보다 내기라... 내기 좋지!"

 

이런전 내기가 싫습니다만... 하긴지금 제가 이곳에 있는 이유도 내기 때문이긴 하군요.”

 

조지는 주앙의 말에 싫은 기억이 떠올랐다는 듯 잠시 쓴 웃음을 지었지만 히스를 돌아보며 씨익 웃었다.

히스도 조지를 마주보며 해맑은 웃음을 씨익 하고 지어보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조지가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탄성을 자아내곤 신부를 쳐다보았다.

 

아.. 이런이런. 그러고보니... 당신의 이름을 듣지 못했군요.”


“...레릭 리스트주님을 섬기는 진실된 신부다.”

 

아아주님... 진실되신 그 분... 훌륭한 직업을 가지셧군요레릭 리스트.”

 

무슨 말이 하고싶지...?”

 

신부아니 레릭은 조지를 경계하며 말했다.

 

별 것 아닙니다좀 더 당신에 대해 알고 싶을 뿐입니다레릭.”

 

조지는 레릭의 그런 태도는 신경 쓰지 않는 듯 말을 이었다.

 

당신이란 존재에 대해좀 더 알고 싶어요당신이란 존재. 이 세계의 존재. 이 세계의 지식 .지식 지식 지식 지식 지식!그 외에도! 제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알고 싶단 말입니다!

 

처음에는 나긋나긋하게 속삭이듯 조용히 말을 꺼냈지만 마지막에 가선 거의 울부짖듯이 말을 내뱉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후욱...후욱..... 하아..이런... 못난 꼴을 보였군요죄송합니다레릭.”


일순 미소만 짓고 있던 조지의 과격한 표정변화를 보고는 흠칫하며 레릭은 말했다.


“.... 어떤 자라도 회개의 기회는 있나니나를 만나고 싶다면 교회로 오게나.”

  

허나저 남자는 용납 할 수 없다.”

 

그리고 주앙을 가리키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마스터뭐 좋습니다지금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알겠네.”

 

그리고 레릭은 성경을 한 권 꺼내 조지에게 건넸다.

 

이것은?”

 

천국으로의 안내를 돕는 책이라네그것을 지니고읽고 있다가 기회가 되면 교회로 오게나교회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으니.”

 

아아레릭... 당신의 호의에 감사를 보내며..”

 

라는 말과 함께 조지는 마치 연극의 주인공처럼 과장된 몸짓을 하며 인사를 했다.

레릭 또한 그런 인사를 손짓으로 받으며 뒤돌아 교회로 들어가서는 혼잣말을 조용히 흘린다. 

 

주여어찌하여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그리고 레릭의 말은 교회의 정적에 삼켜졌다.


----------------------------

 

금빛으로 바이블(Bible)이라 새겨져있는 성경책을 건네주고 교회 안으로 사라지는 레릭의 뒷모습을 보며 조지는 입을 쭉 찢으며 낮은 웃음을 흘렸다.

하늘에 떠 밝게 지상을 비추는 달빛의 음영에 가려져 그림자 안에서 붉은 눈과 흰 이만이 빛나는 그 모습은 굉장히 귀기어린 모습이었지만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그의 주변에 있는 이들이 그걸 보았다고 두려움과 같은 감정에 사로잡힐 존재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잠시 뒤 조지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마스터히스이만 가야 할 시간입니다.”


그래그래!

 

그런 그의 말에 유쾌하게 답한 주앙은 조지의 손에 들린 성경을 보고 말을 이었다.

 

그건 뭐지?”

 

아아별거 아닙니다.”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성경을 들고 있는 조지의 손에서 푸른 불꽃이 솟아오르며 성경을 재로 만들어버렸다.

 

재미없는 이야기일 뿐이지요...”

 

주앙은 그것을 보며 음산한 웃음을 흘리며 후유키 시내쪽으로 발을 돌렸다.

 

놀아야지가자후후후

 

아직 밤은 깁니다마스터조금 더... 즐거움을 찾아보죠.

 

 

그 밤악동들은 성자를 만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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