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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군vs누님

누님 2012.12.08 01:00 조회 수 : 5






00.





     "호오. 아무래도 멀지 않은 곳인가."



분명 윤이 흐르는 긴 흑발이었을 머리칼을 적당히 묶어 넘긴 채, 마치 정말로 춥기라도 한 것인 양 포근한 양털 옷에 폭 몸을 맡긴

여성이 의외라는 듯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손에 담뱃대 한 자루가 없는 것이 조금 어색한 듯한 느낌이었지만, 무엇,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게다가 그녀의 마스터인 소녀는 담배 냄새에 약한 것 같았으니 행여라도 옷자락에 냄새가 배이면 곤란한 것도 사실이니까.



"허면, 어찌하는 게 좋을꼬."



마스터를 불러서 함께 가 볼 것인가? 아니. 그럴 필요는 없을 듯 싶었다. 뿌리부터 성실하고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아직 조금

자신의 입장에 대한 자각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마스터 소녀는 정신 없이 자신의 '하-숙-비'를 버느라 바쁜 와중이었으니까. 

'산타클로스'라고 하는 자에게서 따 왔다는 붉은 복장을 한 채 활짝 웃는 낯으로 종종걸음을 치며 바삐 돌아다니는 소녀를 내려다보며

살짝, 흐뭇하게 웃은 여성은 한숨을 살짝 내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열심히란 말이 무엇인지 보여줄 법한 모습에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지언정, 자칫 위험한 곳에 끌고 가고픈 마음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무엇, 이리도 당당히 다닌다면 둘 중 하나일 게 높건만."



싸움을 피하려는 뜻을 아무리 알려도 칠 놈은 치러 가기 마련. 그것을 오히려 반길 만큼,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미친 것이거나, 혹은

그런 것을 알면서도, 감수하면서도 이런 뜻을 보일만큼 당당하고 곧은 자. 호기심이 생긴다. 언제나 지루함은 가장 큰 적인 법이다. 

결단을 내렸는지, 여성은 걸터앉고 있던 옥상의 난간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앞으로 검을 나누게 될 지도 모르는 자, 어떠한 이인지 한 번 살피고 싶구나."



그리고, 네가 광인도 간웅도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고, 너를 존중하여 미리 알리겠느니라. 누군지 모를 상대를 떠올리며,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지은 여성은 흩날리듯 사라졌다.







01.





     움찔. 



은발의 소년은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가녀린 생김의 소년일지라도, 그 무용 영웅이라 찬사를 들은 이. 

이 정도를 눈치 채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언어 도단이겠지. 



하지만, 그것보다도. . .



이건 흡사, 마치 방문을 미리 알리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별다른 살기나 투기 같은 것은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다. 무슨 속셈인

것일까. 그저 탐색이라도 할 작정인가? 그것까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최소한, 누군지 모를 상대가 일반인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마음껏 날뛰는 부류는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그리고, 움직임은 근방에서 멈추었다. 마치 나오라는 것인 양.



마스터,는 그렇다면 굳이 데려갈 필요가 없는 것인가. 행여나 전투가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자리, 어떤 의미로는 휘말리지 않게

하는 쪽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어새신이 몰래 노리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자신이 그러한 것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움직이는

바보는 아니니까. 



"마스터."



싱그러운 청록색 머리칼의 소녀에게 소년이 입을 열었다. 맑게 울리는 목소리. 



"서번트가 온다. 상대의 기색으로 보건대, 아마 마스터는 굳이 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 허락한다면, 혼자 가겠어."



자신의 마스터는 결코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는 부류는 아닌 듯 보였기에, 자칫 따라가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약간은

고민했건만, 기우였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눈 앞의 산더미 같은 것들에 정신이 팔려서 그다지 신경쓰는 것 같지 않으니까.

아니나다를까, 마스터는 흔쾌히 허락했고, 소년은 밖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뺨에 닿는 서늘한 겨울의 공기. 깊게 숨을 들이키는 동시에, 타앙. 발을 내딛은 소년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02.





     소년이 사뿐히 내려앉은 곳은 그와 마스터가 있던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어딘가. 건물을 한창 짓던 와중 내린 눈

때문에 오늘은 쉬는 것인지 어쩐지, 주변에 별다른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일부러 이런 장소를 고른 것인가. 물론 자칫

일반인을 말려들게 하는 것은 자신으로서도 사양이니, 장소에 대해서는 어떠한 불만도 없다.



"──여인을 기다리게 하다니, 영웅이란 불린 이 치고는 예를 모르는 자로다."



길게 늘어뜨린 흑발, 눈부신 홍색의 의복. 여유로운 목소리의 여성은 어둠 속에서도 혼자 그 화려함을 자랑하는 모양새였다.

마치 오후의 다과회라도 나온 양, 약간은 장난기마저 느껴지는 느긋한 태도. 그녀는 생각났다는 듯 덧붙였다.



"현세의. . 아니, 이 지방의 언어대로라면 아마 '매너'라고 하는 것이었나?"



"매너? 그건 전투를 피하려 했던 우리에게 이렇게 온 그 쪽이 할 말이 아닌 것 같은데."



사실이었다. 소년이 흘리던 마력은 분명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이 자리에 불린 영웅들이었다면, 그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야 어렵지 않은 일. 그것을 알았을 것이 분명함에도 여성은 그를 이 자리에 불러들였다. 소년이 변화 없는 어조로 무표정하게

말하자, 여성은 가볍게 이런이런, 중얼거리며 짐짓 안타깝다는 듯 대꾸한다.



"흐음. 부정하지 않겠느니라. 허나, 설령 적이라 해도 무릇 계집이란 사내가 상냥히 대해주기를 바라는 것이거늘."



"그런 거라면 다른 주소를 찾아가는 것을 권하고 싶은데. 난 내 앞길을 가로막을 자에게까지 친절히 대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남자는 아니거든."



여성은 재미있다는 듯 쿡쿡 웃었다. 소년을 조금 내려다보는 높이의 검푸른 눈동자가 초승달마냥 휘었다. 어디까지나 여유로운

태도. 그만큼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것인가, 다른 무언가의 이유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타고난 성품인 것인가. 그것까지는

알 수 없었다. 



"후후. 이것은 제법 싸늘한 대답이로다. 계집 여럿 울렸을 법한 곱상한 얼굴로 날카로운 말을 하는구나. 뭐,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래. 그대가 말한대로, 나는 이 곳에 그대와 검을 섞을 작정으로 왔느니라."



역시. 전투인가. 공기가 갈라질 것만 같이 얼어붙는다. 그것을 눈치챘는지, 여성은 그 한기를 없애는 듯 가볍게 손짓을 휙 하고는

다시 입을 연다. 그것은, 어느 순간에라도 무기를 들 준비가 되어 있던 소년으로서는 다소 예상 외의 말.



"──허나, 그 전에. 그대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군."



"....이야기?"



"당연하지 않은가. 길어서 수천, 짧아서 수십의 시간을, 이 땅의 끝에서 끝까지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영웅들의 연회로다.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싸울 뿐이라니, 그런 것은 생전에도 질릴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는가? 무엇보다도, 참으로 멋없이 흥취 나지 않는 일일 터."



싸움을 걸어온 것에 가까웠기에, 언제든 선수를 칠 생각도, 선수를 당할 각오도 하고 있었건만. 생각만큼 그저 호전적이기만 한 

상대는 아닌 것인가. 소년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삐그덕거리며 울던 공기가 가라앉는다.



"못할 것도 없지. 어떤 이야기지?"



예상대로라는 표정으로, 아니, 거기에 조금 더, 승낙해준 것을 약간 기뻐하는 듯, 즐거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여성은 

대답했다.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니라. 아니. 이미 망자......죽어버린 우리들에게는 가장 쓸모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검푸른 눈이 순간 날카롭게 빛났다. 역시, 그저 생각 없이 웃으며 여유 부리는 허세는 아니었던 건가.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 튀어나온 질문은 또 한 번 더 소년의 예상을 뒤엎은 내용.



"──그대는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래,라. 상당히 허를 찌른 질문이었지만, 어째서 그런 것을 묻는지 이유는 묻지 않았다. 분명 무언가 생각하는 바가 있으리라는

소년 나름대로의 판단. 대강은 알 것 같았다. 저 여성은, 일견 여유만을 부리고, 마치 여흥을 나온 듯 보이지만, 이유 없이 헛소리를

담는 유형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그 이유가 어떻든, 자신은 이야기를 승낙했고, 그렇다면 제대로 대답을 돌려 주어야 할 것이다.



"...미래, 라....."



잠시 말을 생각하고는 입을 연다. 



"지금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달리 찾아오는 것. 이라고 해야겠지."



"흐음. 평범한 대답이건만, 확실히 옳은 말. 정론이로군. 뭐, 좋다. 그렇다면 원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신과 같은 초월적인 존재의 도움? 운 따위의 우연? 그것이 아니라면, 주변의 타인? 그것도 아니라면, 그대의 말처럼

개인의 선택?"



소년은 잠시, 차분히 생각을 고르는 듯 금빛 눈동자를 지그시 감았다. 이윽고 눈을 뜬 소년의 입에서 흘러나온 듣기 좋은 미성이

회색빛 풍경 안에서 유독 맑게 울렸다.



"『내』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까의 말 그대로. 개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탓에 원하던 미래가

파국을 맞이한다면 더욱 뼈아프겠지만, 그것도 결국은 자업자득."



은빛 머리칼, 금빛 눈동자의 소년은 곧게 몸을 폈다. 흔들림 따위는 없는 바른 몸가짐. 여성이 가볍게 감탄의 소리를 흘리고,

소년의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의 미래니, 신의 도움이나 우연 같은 것을 바라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나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지.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무엇인가, 다소 바뀐 분위기의 목소리로 여성은 중얼거렸다.



"흠. 그렇군. 그대는, 자신을 '믿는' 것이야말로 원하는 미래를 만드는 데 진정 바람직하다는 것인가. ...나쁘지 않아. 오히려,

그 흔들림 없이 곧은 자세에 경의를 표하지."



일부러인 듯 부리던 여유로운 표정은 확연히 옅어졌다. 물론 입가에는 여전히 다급한 것 따위 아무것도 없다는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짙푸른 색의 눈동자는 그러한 장난기 없이 곧게 소년을 담은 채, 여성은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조금 질문을 바꾸어볼까. ──개인이 아닌, '인간'이 보다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이라. 갑자기 넓은 것을 묻는군."



어째서 그런 것을 묻는 것인가, 이번에야말로 조금 의아하다는 표정이 스치지만, 역시 이유를 묻는 일 없이 소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똑같은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하지. 만약 조금 전의 내 대답대로, 모든 개인의 선택에 맡긴다면 그에 따르는 각기 다른 결과로

더욱 큰 혼란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법. 그 또한 개인의 결과니 나름대로 바람직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그걸 인류 전체에게 

강요하는 것인 제법 가혹한 짓이겠지."



소년은 살짝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 인류 전체를 놓고 본다면 초월적 도움이나, 우연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아니, 어쩌면 좀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뭐, 인류 본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나로는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지만."



여성은 의외로, 곰곰히 무언가를 생각하면서도, 묘하게 납득한다는 표정이었다.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수긍한 그녀는, 살짝 목례

하며 감사를 건넸다.



"...그런가. 그렇군. 대답해 준 것에는 예를 표하느니라. 이것으로 질문은 끝이다. 쓸데없는 말에 응해준 대가라고 하기는 뭣하다만,

무언가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해줄 수 있는 한도 안에서 대답하도록 하지."



"...쓸데없다,라...정말 쓸데없다면 이렇게 묻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뭐. 상관 없나."



금빛 눈동자의 소년은 피식 웃었다. 날카롭게 선 검과 같았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그 보이는 연령에 맞게, 부드럽게 누그러졌다.

하지만 그것 또한 순간, 소년은 다시금 특유의 무심한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왜 이런 것을 물었는지 묻는 것은 멋없는 짓. 그렇다면 다른 것을 묻지. 왜 나와 싸우러 왔나."



여성 또한, 천천히, 처음의 그 여유로운 표정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순간 담겼던 진지함은 희미하게 사라진 지 오래.

그렇군. 그리고 그녀의 대답을 들은 소년은 납득했다. 우문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당연한 일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일 터. 

괜한 질문을 했다. 소년의 입가가 희미하게 피어난다. 서서히 손끝에 힘을 담는다. 찢겨져 가는 대기가 녹슨 쇠붙이마냥 

삐걱거리고.



"당연한 것을."



그녀는 웃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03. 





     먼저 튕기듯 뛰쳐나간 것은 소년이었다. 잘 갈린 창날이 대기를 가른다. 소름끼치게 날카로운 쇠붙이 끝자락이 높은 비명을

지른다. 선수필승. 항상 그런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먼저 한 수를 잡는 것이 승리의 첫 자리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



다소 더 내려다보는 높이의 상대를 소년의 팔 대신 창끝이 찌르지만, 정통으로 급소를 꿰뚫어야 할 그 끝은 스치듯 피부에 할퀸

자국만을 남긴다. 역시, 쉽게 되지는 않는 건가. 날카롭게 내리꽂던 창을 단어 그대로 순속으로 뽑힌 검이 막는다. 그렇군.

검의 영령(Saber)이었던가. 살짝 의외라는 생각을 하며, 재빨리 몸을 뒤로 튕겨 사뿐히 내려앉는다. 오히려, 캐스터에 가깝다는

인상이었건만. 어디까지나 그저 그 여유로운 분위기 탓이었던가. 



검과 창이 제멋대로 춤을 추고. 보통 사람이었다면 감히 할 수도 없을 듯, 물이 흐르듯 화려하게 이어지는 춤. 검과 창. 과연 

전쟁의 가장 앞에서 서는 순간 가장 빛나는 것. 한 순간 눈을 떼면 창끝이 목을 노리고 뚫고 들어오고, 잠시나마 앞을 비우면

놓치는 일 없이 검이 베어든다. 



그럼에도, 어느 쪽도. 자칫하면 말 그대로 목이 날아갈 순간임에도. 고통도 힘겨움도 초조함도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오히려

그것은 마치───



"──과연이로다. 이것 참, 무섭게 달려드는구나."



"──그런 것치고, 묘하게 여유로워 보인다만. ....!"



타앙. 동시에 한 움큼 뒤쪽에 착지한 둘은 숨소리조차 가쁘게 내지 않고, 표정조차 변하지 않은. 아니. 오히려 희미한 미소마저

띈 채였다. 가쁘게 달리는 공기조차 익숙한 것인 양, 혹은 그것조차도 자신의 일부인 양 받아들이는 두 명. 어느 쪽도 보구를

꺼내지 않았던 것은 시간과 장소에 대한 자각. 민간인에 대한 배려일까. 혹은 마스터에 대한 배려? 아니면 그저 서로에게 보구라는

단서를 넘겨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몰랐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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