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나라의 언어인지도 알 수 없는 이상한 언어로 된 신비한 노래.
에델린의 노래가 끝남과 함께, 어디선가 나타난 나뭇조각이 섬광을 발한다.
그리고 그 섬광이 사라지며, 빛이 차지했던 공간엔 한 남자가 있었다.
후줄근한 옷들에 얼마나 오래됐는지 해어질 대로 해진 모자.
그리고 허리춤에는 낡다 못해 반질반질 때가 탄 오래된 검과, 언제 적 물건인지 추정하기도 힘든 구식 총이 덜렁거리며 달려있었다.
그렇게 소환된 남자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눈앞의 에델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했는지, 검지를 세워서 이해했다는 표시를 하며, 에델린을 향해서 한걸음 다가갔다.
그리고 한걸음 물러서는 에델린.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한 걸음 다가갔지만, 에델린은 그에 맞춰 다시 한 걸음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에델린의 가느다란 눈썹이 찡그러졌다.
“냄새 나.”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만히 보니, 남자의 얼굴이나 목, 손등에 꾀죄죄한 검댕이나 때가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에델린은 아마도 저 사람이 살았던 시대는 위생관념이 최악의 시대였을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에델린의 말을 들은 남자는 코를 벌름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면서 에델린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냄새 나.”
“아니, 나 말고! 당신!”
남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에델린을 향해서 다시 다가갔다. 에델린은 흠칫 놀라며 다시 물러설까 고민했지만,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자가 다가오다 말고 멈춰 섰기 때문이다. 그는 눈썹을 모으며 인상을 구기며 자신의 발을 바라봤다. 그리고 무언가 발견했는지, 허리를 숙여서 자신이 밟은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사람의 눈동자였다.
“히익!”
남자는 호들갑스럽게 자신의 눈과 마주친 눈동자를 집어던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거리 주변에는 에델린이 처리하지 못한 고깃덩이가 널부러져 있었다. 남자는 배설물이라도 밟은 표정을 지으면서 에델린을 손가락질 했다.
“역시, 냄새 나.”
그제야 에델린은 남자가 말한 냄새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가 말하는 건 바로 사람의 피 냄새였다. 에델린은 입을 비죽 내밀며 대꾸했다.
“아직 씻지 않았으니까.”
근처에 있던 고깃덩이를 발로 경망스럽게 툭툭 걷어차던 남자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가슴을 내밀며 당당하게 말했다.
“아직 씻지 않았으니까!”
앵무새같이 똑같이 말하는 그의 모습에, 에델린은 한숨을 내뱉었다. 어쩐지 피곤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꼬질꼬질한 두 손을 비비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근데 꼬맹이, 설마 네가 내 물주인가?"
"..꼬맹?!...후우..."
물주라는 경망스러운 호칭보다 꼬맹이라는 단어에 더 발끈한 에델린은 화를 내려다 앞으로 함께 해야 할 서번트와 싸울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가라앉힌다.
"저기 꼬맹이 아가씨. 다시 한 번 묻겠는데 네가 내 물주 맞나?"
"꼬맹이 아냐!"
그러나 다시 한 번 꼬맹이라 불린 것은 참을 수 없었는지 소리를 빽 질러버린다.
그러자 깜짝 놀란 서번트는 뒷걸음질을 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아- 이거 참, 성깔 있는 꼬맹... 아니 아가씨로구만."
"흥!"
에델린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 그는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삐친 건가? 역시 꼬맹이 맞군."
"아니야아아아! 꼬맹이라고 하지마아아!"
그러자 남자는 신이 났는지, 에델린의 주위를 두 팔을 흔들며 겅중겅중 뛰면서 노래 부르듯이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하하하하하, 냄새, 나는, 꼬, 맹, 이!"
"웃지마아아아!"
뭐랄까... 참 긴장감 없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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