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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못후!

로하《리델》 2012.11.24 09:12 조회 수 : 1








00/





     "──『숙부님』그것. 아십니까?"



"──응? 뭘 말하는 걸까, 우리 『조카님』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글쎄요. 언제부터인지는 저도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만. 무엇인가

바뀐 느낌이 납니다. 아니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해요. 제가 그 애에 대해서 모를 리가 없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래도, 본국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다행입니다만. 본국에서 손에 쥐어 휘말리게 된다면,

그건 곤란하겠지요. 제 손이 닿지 않고, 또. 숙부님도 결코 가만히 있지는 않으셨겠지요. 



예? 뭐, 에 휘말리냐고요?



글쎄요. 무엇일까요. 그건 조금 더 기대해 주세요. 의외로, 그 귀여운 아이는 곤란한 일에 쉽게 휘말려서, 골치

아픈 자들에게 사랑 받는 아이니까요. 후후. 물론, 저도 그 중 한 명이란 건 부정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그 애』보다는 『그 애』를 훨씬 더 좋아하거든요."



──그럼, 『숙부님』, 『숙모님』께 안부 전해 주십시오.



보라색 눈동자가 곱게 휘었다. 지독하리만치 아름다운 흰 손가락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대의 물건을 내려놓는다.

가는 손가락이, 곧 건반 위를 천천히 수놓고. 달빛만이 가만히 내려앉았다.







01/





     "으으. 어떡하지──"



곤란해. 어쩌면 좋을까. 트라팔가 광장 근방, 국립 미술관의 앞에서 소녀는 어쩔 줄 모르고 발만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전시회는 훌륭했다. 대영 박물관의 것도 나름대로의 멋스러움이 있었지만, 이 쪽도 결코 실망스럽지 않았어. 하지만,

하지만.



"이런 바보 같은 실수를───"



휴대폰을 화장실에 놓고 나오다니. 아니. 그것 자체만이라면 사실 이렇게 당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미 해는 저물어가는

이 시간이라면, 다음 날 다시 와서 분실물 보관소에서 찾아가면 그만. 설마하니 누군가 훔쳐갔더라도 조금 시무룩해질

지언정 새로 사면 그만인 이야기다. 그래. 그게 평범한 휴대폰이라면.



"괜히 개조를 해서───"



부모님과 함께 조금 고쳐버린 것. 문제는 '조금 고쳤다'한 것이 아무리 봐도 현재의 제품들보다 한 세대는 더 발전한

무언가에 가깝다는 것이다. 물론 겉보기는 살짝 튜닝을 한 평범한 제품처럼 보이지만, 열었다가는──



"으으. . .그리고 거기에 전화번호록도 다 있는데. . ."



이래서 기계 문명에 의존한다는 걸까, 현대인은! 이미 시대적 모습에까지 비약해가며 머릴 감싸쥔 리델이 이윽고

크게 숨을 들이킨다. 이것, 정말 나쁜 짓이지만. 정말 안 되는 짓이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



분실물이 있다고 잠깐만 들어가겠다고 부탁했었지만, 내일 찾으러 오란 말만 들었는 걸. 실제로, 폐관 시간이기도

하니 더 억지를 부릴 수도 없고. 그러니까. 딱 한 번만. 이런 짓을 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이, 이 마술 실제로 타인에게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 . 아마도, 괜찮겠지 . . .? 



정말로 죄송하다고 열 두 번도 넘게 마음 속으로 사과하며, 리델은 천천히 박물관의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한 번 내쉬고. 살짝 손끝을 움직여. 가장 기본적인 암시의 마술. 물론 어려움 없이 단번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긴장만이 가득한 상태인 소녀는 몇 번이고 질문하면서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만약 충분한 경험도 자신감도 있었다면야, 그저 마술을 걸고 가져오라고 하면 될 노릇이지만. 멀리 떨어졌을 때에도

이게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으니까.



고로 리델 피오레 아인 카엘라이어는, 적막한 미술관의 회랑을 천천히, 경비원의 뒤를 따라 걸을 뿐이었다.



"──아, 이 화장실이다. .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 !"



'다른 경비원이 지나다니지 않는 루트로' '2층 끝의 화장실로 안내' 해 달라고 해서일까, 다행히도 타인을 만난

일은 없었기에 내심 안도한 리델은 황급히 여자 화장실로 뛰어갔다. 어디 보자. 몇 번째 칸이었지? 이랬는데

누군가 가져갔다면 곤란하지만. 거의 문을 닫을 때라 사람은 별로 없었으니 괜찮으면 좋겠는데 . . .



"아, 찾았다!"



2층 끝의 화장실,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칸. 변기의 뒤쪽, 가방 따위를 올려두는 선반 한 구석에 휴대폰은 얌전히

놓인 그대로였다. 다행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피어나고, 문득 바깥에서 기다릴 경비원을 떠올리고는 곧바로 휴대폰을

손에 쥔다. 



빨리 나가자. 응. 미안하니까. . . 원래 이러면 안 되기도 하고.



눈에 띌 정도로 아름답게 늘어뜨린 머리칼이 춤을 추고, 한달음에 달려나간 리델의 눈 앞에 보인 것은.



"──어. . .라. . . . ?"



화장실의 수도가 바깥에서 터질 일도 없고. 이유를 알 수 없이 끈적끈적, 흥건하게 젖은 발 밑과. 바닥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경비. 그리고───



"어머나. 제법 구미 당기게 생긴 꼬마 아가씨구나───?"



구불구불 흘러내린 칠흑의 머리카락. 소름끼치게 빛나는 선홍의 눈동자. 오금이 저려와. 움직일 수가 없어.

덜덜 떨린다. 분명히 춥지 않음에도.



그런 리델이 사랑스럽다는 듯, 그런 모습을 동시에 비웃기라도 하는 듯, 톤 높은 웃음소리가 깔깔거리며

울려퍼졌고. 리델 카엘라이어는 자각했다. 저것이,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 본. 사람의 피를 마시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02/





     "아─아. 꼬마 아가씨는 좋은 향기가 나는구나. . .그냥 끝내버리기에는, 조금 아까울지도. . .하지만

아직 『재료』가 부족한데. . .진을 그릴 피가 부족해. 어떡하면 좋을까. 곤란한 걸. 인형과 같이 예쁜 메이드

한 명도 있으면 좋겠는데. 흐응. 아, 그래. 그래. 저어기, 한 명 와 주고 있구나."



동화 속 그림책에 나오는 나쁜 마녀는, 아마 이런 느낌이었을 것인가. 애당초, 그림책을 읽을 때에도 마녀를

혼내 주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해 본 적 없었다. 벌벌 떨며,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잠들지언정. 그런데, 그런데.



"──거기 누구 있습니까───?"



손발이 파들파들 떨리고 귓불이 차가워지지만, 그럼에도 리델은 지금 들린 목소리의 소유자. 또 다른 경비가

이 자리로 온다면 무슨 꼴을 당할지 불 보듯 뻔히 알고 있었다. 사고하려 애쓰지 않아도, 본능이 그리듯 떠올리고

있었다. 어떡하지 ? 어떡하지 ? 이, 이건 안 돼.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 



"──좋아. 기뻐하렴, 꼬마 아가씨. 영생을 살 권리를 줄 테니. 저어기 오는 잡것까지 사용한다면, 소환의 의식에도 

충분하겠지."



안 돼. 그러면 안 돼. 이리 오지 말아 주세요. 뻐끔뻐끔, 소리조차 나지 않는 입가에서 말이 머문다. 그렇게 간절히 바람에도

발소리는 점점 커지고.



"후후. 겁에 질린 거니? 무서워하지 마. 오래 걸리지 않는단다?"



싫어. 싫어. 싫어. 나도 무서워. 무섭지만, 누군가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내 앞에서. . .이렇게 되는 건 싫어──

점점 커지는 발소리는 이윽고 그들이 있는 방, 바로 앞까지 다가오고.



리델은, 반사적으로 무언가를 소리쳤다. 



"───사람 물리기의 결계?! 빌어먹을 년이───! ! !"



핏빛 눈동자가 물어뜯을 것처럼 사나워진다. 리델 카엘라이어는 재빨리, 어떻게 중얼거렸는지, 뭘 떠올려서 할 수 있었

는지도 모르지만, 무의식에 가깝게 무언가를 외우고, 대기는 가는 물줄기가 되어 나쁜 마녀를 휘감았다.



도망치려면, 지금이야───!



사도는 흐르는 물과 햇빛에 약하다고 한다. 저것이 흐르는 물의 범주에 들어갈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순간이라도

행동이 멈춘 이 때에 움직이지 않으면──



첫 걸음마를 내딛듯, 간신히 다리를 움직여. 무얼 밟고 무슨 힘으로 버티는지도 모르는 채 바닥을 박찬다. 물론, 그것

또한 순간.



"꺄아───?!"



강한 풍압에 휘청인 발이 결국 엉켜 바닥을 구르고, 전시관 내의 유리관이 산산조각이 난다. 오랜 시간을 내려온

유물들도, 유리로 된 전등도, 산산조각이 나 잔해만이 바닥을 채운다. 바닥을 굴러 부츠가 벗겨지고, 다리를 긁혀 

스타킹이 찢어지고, 손등에서 핏줄기가 흐르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빨리, 빨리 어떻게든 도망치지 않으면──



흔적만이 남은 잔해 속에서, 또각거리는 굽 소리와 함께 그림자는 다가온다.



"유감이구나. 귀여운 아가씨. 제법 앙큼한 짓을 했다만. . . 그래. 이런 인형을 놓치기에는 아깝지만, 후에 또

구할 일이 있겠지."



무리야. 아아. 이건 무리. 유리가 스친 손은 욱신거리고, 맨발로 뛰어야 할 바닥은 온갖 파편으로 가득해. 이런 데서.

총알조차 여유로 보고 피한다는 존재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어. 교수님이나, 아버지나, 파비안 정도라면,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 볼지도 모르겠지만. 나, 무리인 걸. 아무것도, 이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이, 순간 눈매가 왈칵하지만 애써 참는다. 무서워. 무서워. 이런 거, 꿈일 게 분명해.

나, 이 꿈이 끝나면, 내 방의 침대에서 눈을 뜨겠지? 그래. 이건 악몽이야. 정말로, 아니. 분명히 악몽이야. 응?

나 무서워요. 엄마, 아빠. 어떻게 하면 좋아? 나, 이대로 정말로. 다시는 못 돌아가는 거야?



동화 속 마녀는 웃어. 그림자가 웃어. 귀를 틀어막고 싶지만, 그럴 힘조차, 그럴 생각조차 들지 않아. 



귀신은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당연한 일. 한낱 평범한 인간이 도망칠 수 있을 리는 없다. 마술사라는 것은 조금 상정

외였지만, 자세도 어조도 보아하니 풋내기. 자신이 실패할 이유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이 계집애까지만 

끝을 낸다면, 재료는 충분하다. 성유물로 쓸 계획인 어느 왕의 투구도 근처의 전시관에서 제대로 챙겼고.



여기서, 저 어린애의 목을 비트는 것쯤이야, 찻잔 하나 들어올리는 것과 다를 게 없는 일. 서서히, 괴물은 손을 뻗었다.







03/





     차라리, 내가. 결계를 치지 않았다면. 나는 죽지 않아도 되었을지 몰라. 잘 하면, 기회를 잘 봤다면 어떻게든

도망칠 수 있었을 지 몰라. 어째서, 내가. 나는. . . . 



이미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보이는 리델 카엘라이어는,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미동조차 없었다. 



──아니. 그래. 내가, 도망칠 수 있을 리가 없지. 어차피, 쫓겨서 당해버렸을 거야. 게다가 지금은 밤인걸. 겨울 밤은,

어둡고. 사람도 적고. 춥고. . . 아. 그러고보니 아까 그, 다른 경비원 아저씨는. 잘 지나갔을까. . . ? 그랬다면 좋겠다.

그리고, 미안해요. 내가, 암시 따위를 쓰지 않았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사람한테 그런 짓을 해서 벌을 받는 걸까. . . ? 속이면 안 되는 건데. . . 아플. . .까. . . ? 아픈 건, 싫은데. . .



멍하니 고개를 올린다.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핏빛 눈동자. 그리고, 그 뒤. . .로 . . . . ?



". . . . .어. . . .───?"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빛. 어둠 속 시린 색이지만, 알 수 없게, 무엇인가 따뜻한. 그런 느낌. 움찔. 리델이

순간 몸을 떨었다. '소리'는 아니었다. 흡사, 머릿속에 누군가 직접 입력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살고 싶은 겐가?』



──그게, 무슨......?



『현세의 만물은 필멸일지니. 모든 것은 언젠가, 결국 한 송이 꽃마냥 덧없이 지는 것. 그것이 이치니라. 지금, 네가

그리 벗어나려 애쓴 것이 성공했다 한들, 형태가 다를 뿐 이 순간은 언젠가는 찾아올 것.』



──그, 그렇지만. . . 



리델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멍하던 의식이 조금씩 깨어난다. 저 빛이 흘려주는 따스한 온기 덕분일까. 힘들게 

부여잡은 이성으로, 어렵사리 대답을 생각한다. 하지만, 언젠가 죽는다는 이유로. 항상, 포기해야 한다면──그런 건, 

분명히. 옳지, 않을 거에요...! 오히려, 그러니까. . .짧은 시간이니까. . .그러니까, 그동안. 제일 행복할 수 있게. . .

그러니까, 더. . 감사하고, 열심히. . .더 소중하게──



『그렇군. 그것이 네 대답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새파란 풋내기의 꿈이로다. 슬플 정도로, 가련하리만치 아름다운 

세상인가. 허나──가엾이 여기면서도, 계속 보고 싶어질만큼, 티 없이 빛나는 그림인지고.』



그제서야, 흡혈귀는 눈 앞의 소녀가 멍하니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리고, 완전히 초점을 잃었던 

눈이, 미약하게나마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도. 그녀는 홱 고개를 돌렸다. 소녀가 바라보는 것을 향해. 그리고.



"젠장, 어째서?!"



주문조차 외우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려 애쓰고. 가장 원인에 가깝다 여겨지는 것에 사납게 눈을 향한다.

선택받은 것이 이 계집애라면, 죽여 버리면 간단할 것! 



『──허면, 이 몸은 너를 믿겠느니라.』



내 손을 잡는다면, 너는 이 순간 살게 될 터. 허나, 이보다 더한 것이 기다릴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네가 보는 꿈이 

그 빛 잃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네게 손을 뻗자. 그 덧없는 빛이나마, 이 어둠 속에서도 계속 간직하리라 믿으며 네게 

손을 뻗자. 


                                살고 싶은가?

『다시 한 번 묻자. 그 손을, 내밀겠느냐?』



퍼뜩, 녹색의 눈동자가 빛을 되찾았다. 점점 더 강해지는 알 수 없는 빛. 살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 반사적으로 반응한 

몸이 의식을 뒤흔든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있어. 보고 싶은 게 있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더 알고 싶은 게 있어. 

아픈 것도 싫어. 이렇게 끝나는 것도 싫어. 무서운 것은 싫어. 아직, 아직. 아직 이렇게 끝나고 싶지 않아───



소녀는, 외쳤다.



"─────! ! ! "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빛에 주춤한 괴물이, 다시. 더 늦기 전에 끝내야 할 것을 다짐하며 달려든 순간.

리델 카엘라이어는 손을 뻗었다. 텅 빈 허공에, 근거 없는 확신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빛 속. 수많은 파편. 잔해에 숨은 조각 하나가 빛을 발했다. 강한 파동과 함께 주변에 아로새겨진 알 수 없는 

기호. 무언가의 문형. 폭풍이 몰아치듯, 순간. 숨마저 멎을 것 같이 강한 바람이 춤을 추었고.



눈 앞을 채운 것은 불꽃이었다.



동화 속 나쁜 마녀는, 약속의 전개대로 불에 타 죽었습니다. 허공에 이렇게 씌여져 있대도 믿을 수 있을만큼, 눈으로 봐도

믿지 못할 것. 어안이 벙벙한 채, 선명한 노을색만을 멍하니 바라보던 리델의 시야에, 분명히 불꽃과는 다른. 훨씬 더 선명

한 붉은 옷자락이 춤을 추었다.



파도치듯 흘러내린 검은 머리카락. 선명한 붉은 색의 옷. 화려한 황금의 장식. 검은 눈동자가, 리델을 눈치채고는

가볍게 웃는다. 기품 있게,와 짖궃게,가 공존하는. 묘사가 불가능할 것 같은 표정으로, 복숭앗빛 입술이 살짝 휘었다.


                                                                       마스터

"──설마. 방금 한 약조를 잊지는 않았겠지. 이 몸의 소환사가 그런 배은망덕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겠느니라.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묻자꾸나."


                             마스터

───네가, 이 몸의 소환사인가?



소환사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눈 앞의 여성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그럼에도.

약속은 약속.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쩐지.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어. 잡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리델 피오레 아인 카엘라이어는, 내민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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