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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 error summoning error

  장소는 F. 하이엇 호텔 빌딩 옥상.
  에테르 분류가 마법진 중앙에서 회오리치는 와중에. 난입한 문경과 란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일전에 한 번 만났던 사이. 그때는 스쳐지나가듯 악감정만을 품었지만 이 순간은 인상이 딴판. 무엇을 보고 놀랐는지. 아마 이유는 없다.

  먼저 움직인 것은 란. 소환되는 서번트의 정보를 일말이라도 외부로 흘리고 싶지 않다. 일반인으로 보이는 청년을 배제한다.
  일단 돌려차기. 마력을 대전시킨 차기의 위력은 상식을 넘어서고 문경도 여자의 비정상을 몸으로 안다.
  (※문경과의 전투 묘사는 적당히 수정 가능)
  그 와중에도 에테르의 회오리는 멈추지 않고 주위의 마력을 남김없이 빼앗는다.
  그것이 임계에 달했을 때, 란의 마력이 송두리채 뽑혀나가고 문경도 이상을 느낀다. 오른손에 느껴지는 기이한 열기.

  그리고 제1계위의 서번트가 강림한다.
  산산이 깨져나가는 마법진. 응집되는 에테르. 하지만 완전히 고체화하기도 전에, 새파랗게 빛나는 에테르체 그대로 서번트가 움직인다. 파란 궤적을 남기며 문경과 란 쪽을 향하는 부정형의 인영. 팔의 윤곽을 이룬 그 끝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최우선적으로 실체화한 검이 있다.
  그 움직임에 문경과 란은 동시에 반응한다. 어느 쪽이 무슨 얼굴로 내뱉었는지, 양자는 모른다.

  "멈춰!"   /    "待って!"

  검이, 멈춘다.
  에테르체가 완전히 고착하고 검끝부터 서서히 차츰 모습을 빚어낸다. 서번트 세이버, 현계.
  그 손아귀에 잡힌 그 검은, 문경의 앞을 가로막은 란의 목 옆에 멎어 있다. 목에 닿은 칼날. 마력을 빼앗긴 란이 주저앉고, 그 바람에 살갗이 베인다.
두 남녀는 검극을 타고 흐르는 피조차 잊은 채 달빛 아래의 검사를 바라본다.

  (※세이버의 외모 묘사. 아래는 초안.)

  ──지상에 만월이 내려왔다.

        달마저 손에 잡힐 듯한, 하늘에 가장 가까운 이곳에서.
        눈앞의 여인은 틀림없이 지상의 그 무엇보다도 찬연한 빛.

  젠죠 란은 훗날이 되어 추상한다.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이토록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이 순간뿐이라고.


  란은 나타난 서번트가 목적했던 대로 세이버임은 직감한다. 강대한 마력. 저 검. 확실하다. 하지만 정말로 노렸던 영령인지는 확신하지는 못한다. 애초에 영령의 외견 따위 현대의 인간이 알 리도 없다.

  세이버의 시선은 한결 같이 뒤의 남자에게.
  그 시선에 란은 자신이 선택받지 못했음을 안다.

  (※세이버의 등장 대사 등 삽입)

  (※이후 전개는 조절 가능. 초안으로는 미숙한 마술사인 문경에게 란이 성배전쟁과 마술에 대한 지식을 주는 역할이 되며 젠죠가에 동거한다는 제안을 하는 것. 전투 상황이 될 경우의 안도 있지만 그때는 좀 갈아엎어야 함.)

  세이버가 자신의 마스터 아닌 다른 마술사, 즉 잠재적인 적이라 할 수 있는 란의 제안에 호응한 이유는 오직 하나.
  그녀가 단 한 번도, 자기 쪽이 더 세이버에 어울리는 마스터라고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장면 2 / 엄마 거위

  장소는 젠죠가의 저택. 으리으리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거대하고 고풍스러운 양관이지만, 인기척은 없다.

  깨지는 꽃병.
  저 뒤에서 문경과 세이버(※실체화할지 영체화할지 미정)가 지켜보는 가운데, 저택 현관에서 란의 모친, 젠죠 카논이 별다를 것 없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느닷없이 란의 머리를 꽃병으로 가격한다.
  문경의 귀에 좀 전의 흉행을 저질렀다고는 들리지 않는 온화한 카논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 카논
  "너, 죽는단다?"

  란은 대답하지 않고, 그걸로 대화는 종결.
  카논은 온화하게 손님을 맞이하고 어디론가로 사라진다.

  실성했다고는 해도 정상적으로 보이는 란의 어머니, 카논.
  인간은 자제력으로 이성을 죽인다. 아무리 예리한 이성이 있더라도 브레이크가 망가진 인간은 괴물과 같다.
  아무리 사랑하는 딸이라도 그녀의 폭력에는 '정도'라는 것이 없다.


■ 장면 3 / 차고 지는 1주일

  (※이 파트는 추후 일상 번외편을 위한 분량. 프롤로그에 모두 삽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택에서 동거 시작하는 세 사람. 문경은 동거라기보다는 단기집중 합숙 같다는 감상을 품는다.
  그 와중에 해프닝.

: 미즈노
  "후헤─?! 레알로 젠죠 옆에 남친이 발생했다ㅡ?!"

  란의 이끌림에 따라 교회에 신고를 하며 문경은 동향인을 만난다.

: 안단미
  "니도 욕봤데이. 마, 시간은 있으니께."

  문경에게 마술과 성배전쟁에 대해 가르쳐주는 란.

: 란
  "……. 그거, 누구한테 배웠어?"
: 문경
  "꼭 말해야 하나?"
: 란
  "가랑이를 한 방 걷어차주고 싶어서."
: 문경
  "……. …………………음."

  마술사로서의 상식을 주입하며, 자택에 있는 지하실──란의 공방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도록 신신당부한다.
  세이버와 문경의 대련을 통해 서번트라는 존재의 위험성도 몸으로 가르친다.
  
  그 나날 중에, 왠지 목 뒤가 욱신거린다.


■ 장면 4 / 주말 · 선택

  그리고 약속한 1주일이 지나고, 다시 주말.
  란은 문경에게 마지막 선택지를 제시한다. 정말로 성배전쟁에 참전할 것이냐고.

: 란
  "성배는 자신을 추구하지 않을 자를 마스터로 선택하지 않아. 자각이든 무자각이든, 당신에게도 소원은 있겠지."
: 란
  "그렇지만 굳이 묻겠어."

: 문경
  "내가 포기하면 세이버는?"
: 란
  "타성으로 사지에 서면 안 돼. 만약 당신이 포기하면 세이버는 내가 맡아. 그리고 약속할게. 반드시 당신을 고국으로 돌려보내겠어."

  젠죠 란은 재능 있는 마술사지만 아직 실적도, 명예도 없다. 따라서 내세울 만한 것은 오로지 함께 보낸 이 1주일의 시간뿐.
  문경에게 이 1주일의 시간이 어떤 가치가 있었는지 그녀는 모른다. 무가치였을지도, 오히려 악몽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문경의 대답은 생략하고 페이드 아웃)



■ 장면 5 / METH

  장소는 란의 공방. 바닥과 천정에 거대한 마법진이 동심원을 그리며 거울처럼 그려져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잡동사니 속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기도 한 골렘을 발견한다. 인간의 의사모형, 골렘. 지금은 가동하고 있지 않지만 단순히 근력이라면 서번트에 육박한다.
  란은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시선을 뗀다. 감상은 있지만 지금은 관계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그 골렘이 배후에서 갑자기 란을 습격하지 않았더라면.

: 란
  " ?! "

  마술사가 자기 공방에서 습격당하는 것은 악몽조차도 아니다. 왜냐 하면 가능성이라곤 0이니까.
  하지만 실제로 골렘은 움직인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공방 전체가 꿈틀거리며 요동친다. 벽면에서 되다 만 진흙의 팔이 잇달아 튀어나온다.
  격전. 발버둥.
  그러나 마술사의 공방이란 적을 체내에 받아들여 소화하기 위한 기관이다. 설령 그 마술사 본인이 먹이일지라도.
  죽음. 완연한 죽음의 이미지가 덮친다.
  벽면에서 돋아난 팔이 덜컥, 하고 머리채를 잡아당겨 란의 움직임이 멎고, 두꺼운 골렘의 팔이 란에게로 내리꽂힌다.
  목이 찌부러지는 통증.

: 어새신(남)
  "그거 NG라고~ 터프가이."

  그리고 느닷없이, 정말 느닷없이 나타난 남자에게 목덜미를 끌어잡혀, 간발의 차로 팔을 피한다.

  어둑한 공방 속.
  신월(新月) 같은 남자가, 눈을 뗄 수 없는 웃음과 함께 그곳에 있었다.

  란은 직감한다. 이 남자는 서번트. 그것도 자신이 소환한 서번트다. 목 뒤에 영주의 맥동을 느끼고, 이어진 패스를 느낀다.
  그러나 마스터의 안력으로 본 능력은 최약.
  세이버는 란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모조리 베이는 상상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이 남자는 란이 둘만 있으면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선다.

: 어새신(남)
  "이야아, 구경하고 있으려니까 왠지 마스터? 가 핀치 같아서. 역시 앞으로를 위해서 마스터에게 점수를 따놓는 게 현명하지 않겠어? 우와, 스마트해. 스마트하다고, 나!"
: 란
  "……. 잠깐, 구경?"
: 어새신(남)
  "구경!"

  남자가 엄지를 세운다.
  그러니까, 소환된 것은 좀 전이 아니라는 소리. 이 서번트는 주인이 우왕좌왕 허둥대는 꼴을, 그림자 속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점수를 따놓기는커녕 점수가 폭락하고 있었다.

: 란
  "큭, 뒤를 봐요!"

  그러나 그 부분을 따지기 전에, 배후에서 골렘이 서번트를 노리고 거대한 다리를 치켜든다.
  서번트는 란의 경고성에 신월 같은 웃음을 띤다.
  골렘 따위 안중에도 없다고 웅변하는 차디찬 그 미소에, 란은 오싹하는 것을 느낀다.
  그렇다. 마스터의 안력 따위 무의미. 이 남자는 서번트. 인간의 잣대로 잴 수 없는 위업을 이룩한 영웅──!

: 어새신(남)
  "히데부?!"

  착각이었다.
  골렘의 다리에 채여 날아가는 서번트를 바라보며, 란은 사기 당한 기분에 젖는다.

: 어새신(남)
  "아니, 아니아니아니! 마스터! 이게 아니라고! 문을 마저 열어줘야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는 안 돼!"

  나뒹군 서번트가 고개를 들고 천정에 그려진, 쉴새없이 깜빡이는 마법진을 가리킨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서번트의 말.
  하지만 란은 알아듣는다. 목 뒤의 열기는 지금 최고조. 아직 소환은 완료되지 않았다고 선고하고 있다.

  "고한다──."

  인생 두 번째의 영령 소환 주문.
  골렘의 눈이 란과 서번트, 어느 쪽을 처리할지 번갈아 바라보던 그 틈에.
  서번트──어새신의 그림자가 지면을 달려 천정에 마법진을 감싸고, 마법진과 함께 산산이 깨져나간다.
  등장하는 두 번째의, 아니 어새신의 남은 반쪽.

  이슬이 떨어지듯.
  잔월(殘月) 같은 소녀가 내려섰다.

  거암병의 어깨 위에 내려선 소녀. 골렘의 팔이 날벌레를 쫓아내듯 제 어깨를 쓸지만 가볍게 튀어오른 소녀를 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제 몸을 가격한다.
  이번에는 팔 위에 올라선 소녀. 골렘은 팔을 벽에다 내리쳤으나 이 역시 불발.
  허공을 밟듯 춤추는 소녀는 거암병을 한낱 무용의 발판으로 전락시킨다.
  그러기를 십수 회.
  마침내 지면에 내려앉은 소녀를 거암병이 짓밟으려 들 때, 소녀가 마침내 단도를 꺼내어 골렘의 축족을 벤다.
  그걸로 끝. 자기 손으로 대미지를 누적시킨 골렘은, 스스로의 하중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린다.
  결국. 그믐달 같은 이 소녀가 칼을 휘두른 것은 고작 1회.

  그 정갈함에 란은 말문을 잃었다.

  한 쌍의 남녀. 이신일조의 서번트.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례가 없는 파격의 존재.
  란의 성배전쟁은 1주일 간의 유예를 거쳐, 비로소 시작한 것이다.



■ 장면 6 / 결별

  (※정돈 중)

  그리고 다시 1주일 뒤, 오전 3시.
  성배전쟁의 개시를 알리는 봉화가 교회에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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