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열쇠를 돌리자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현관을 열고 들어와, 돌아서서 다시 문을 닫고 잠근다.
찰칵.
가라앉아 있는 방 안의 공기,
주연은 길게 숨을 내쉬며 구두를 벗고 들어선다.
"아"
미끈하고 따스한 무언가의 느낌이 주연의 속옷을 적셨다.
흘러 버렸나, 주연은 풋 하고 웃는다.
민주의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이 떠올라서, 웃지 않을 수가 없다.
"푸후…"
웃지 않을 수가 없다.
그 표정을 생각하면.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 주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하면.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아하하하…"
웃음소리의 끝이 흔들린다.
눈가가 젖어드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가방을 대충 아무 곳에나 던져 놓고,
상의 단추를 대충 풀어 벗어 던지고,
쓰러지듯 침대 위에 몸을 던져 눕는다.
아무도 없는 방 안, 그 안에 들어서서야 흘러 내리는 소리 죽인 흐느낌.
아무도 없기에 참아 온 감정을 흘려 놓았으면서도,
괜히 베란다 쪽을 힐끗 둘러 본다.
그리고는 물기 흐르는 눈으로 다시 웃고 만다.
"아하, 하하하… 뭘 생각하는거야, 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뭘 하고 있는 거야, 난…"
마지막 유희같은 말로 이대로 계속 자신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도, 이 얼마나 못된 짓인가.
얼마나 나쁜 짓을 하고 있단 말인가.
아무리 자신을 좋아하는 아이라지만.
그 순수하고 순한 아이에게,
그녀 자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바보같아…"
주연은 그렇게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눈을 감았다.
내일이라는 말을 기대하고 잠이 드는것도, 언제까지일까…
○ ○ ○ ○ ○ ○
"안녕~"
오전 강의가 막 끝난 소란 속에서도 주연의 목소리는 선명하게 들린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어김없이 그 소란 속에 묻힌다.
"에, 아, 안녕하세요…"
그리고 그 머뭇거리는 모습에 주연은 배시시 웃으며 민주를 끌어 당긴다.
"밥 먹으러 가자~"
"네…"
주연에게 이끌리며 살짝 붉어진 얼굴을 숙이는 민주,
그런 민주의 모습에 주연은 그의 팔을 좀 더 꼬옥 끌어안고 당긴다.
그리고 막 건물을 나서는데,
혼란스럽게 밀려드는 사람들 탓이었을까.
"앗,"
무언가가 주연의 어깨에 부딛혀, 주연은 계단에서 아슬하게 주춤거린다.
넘어질 뻔 했다, 그렇게 안도하는데, 무언가가 한번 더 부딛힌다.
겨우 잡았던 균형이 무너지고, 아슬하게 딛었던 발이 결국 계단 한 칸을 건너 미끄러지고 만다.
"아…"
그리고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순간에, 주연은 보았다.
자신의 어깨를 떠밀고 있는 손을, 일부러 어꺠를 밀었다고밖에 생각 할 수 없는 위치에서
보란듯이 자신을 향해 있는 손을. 그리고 그 손의 주인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그 미소를.
세상이 몇 바퀴나 돌아간 것일까.
주연은 아찔한 고통 속에서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의식의 끝에서 다시 한 번 보았다.
어딘가 아쉬운듯한 표정으로 계단 위쪽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다가 돌아서는 누군가를.
그리고,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는 민주의 모습을.
"누, 누나, 주연누나!! 어 어떻게, 으아"
이상한 각도로 뒤틀려 있는 주연의 팔,
조금씩 퍼져 나가기 시작하는 붉은 액체.
의외일까, 그 상황에서 민주는 주연의 호흡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호흡도 맥박도 살아 있다,
아직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자신을 몇 번이나 타이르며 민주는 다음으로 할 일을 생각했다.
전화기를 꺼내 들고 번호를 누르려는데, 주변으로 몰려든 사람들 중 누군가가 외쳤다.
"누가 미는걸 봤어!! 주연선배를 누가 밀었다고!! 신고해!!"
누군가 주연을 아는 하급생이었는지, 민주보다 먼저 전화를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아? 아?"
민주는 다시 갈피를 잃고 주연과 그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주저앉는다.
찰박, 균형을 잡으려 딛은 손에 고여있는 주연의 피가 흥건히 젖는다.
그 미끈하고 미지근한 감촉에 더듬거리고 있는 민주의 손에, 무언가가 닿았다.
놀라서 시선을 내려 보자,
손이, 그나마 뒤틀리지 않은 온전한 주연의 한쪽 손이 민주의 손을 잡고 있었다.
꺼질듯 가늘게 뜨인 주연의 눈,
그리고 민주만이 들을 수 있었던 소리.
"미안해…"
그리고 다시 주연의 의식은 끊어진다.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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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죽은거 아닙니다. [........]
민 사람은 누구일까, 그 누구를 겨냥하고 쓰긴 했지만
이 사건을 그 인물의 행동으로 하는가 아닌가는 자유에 맏기겠습니다.
에 아무튼 사건도 만들었고요.
-= 지령, 쓰는지 안쓰는지는 자유지만 주연과 민주는 병원에서 H
-= 지령, 누가 등장하든 여성상*, 후배*, [.............별표는 알아서 생각을..]의 2회 H
이 정도로 패스패스.
이번편은 너무 건전했네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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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로군! 우후후.
음음.. 병원 씬인가..
밀쳐졌고...
슬슬 관계를 꼬아가기 시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