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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정동교향조곡非我情動交響組―센티멘탈심포닉스위트 : 나비세상蝴蝶現世·前】
 ─즉흥곡卽興曲―앵프롱프튀, 바라는 것念願



 신입생과 재항색, 가족과 교사.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마음들.

 인간들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자가 빛을 발한다.
 과연, 류트가 말한 대로 지상최대의 감정수용체다운 출력.

 아직 식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너무나도 풍족한 정서가 온몸을 뒤흔든다.
 이것은 기대감일까…, 떨림일까. 인식은 하고 있는데,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단상 위로 교장이 등장하자, 머츰하게 대화를 나누던 청중이 술렁거린다.

 "에─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도화도 최대의 행상인 입학식을 무사히 하게 되어서 이 교장선생님은 아주 기쁩니다. 물론 이게 다 누구 때문이지만…."

 의자에 묶여있던 소년을 노려보는 교장.
 깜짝 놀라는 소년을 향하는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의 시선.
 소년을 쏘아보던 교장은 다시 말을 잇는다.

 "식상한 인사들은 다 집어 치우고 간단하게 바로 학교 입학식 최대의 행사, 이노세타늄 수여식을 합시다."

 굉장이 진행이 빠른 입학식인데─ 짧은 생각이 흐른다.


 투명한 상자 속에 들어있는 이노세타늄이 보인다.
 뭐랄까, 이상한 기분. '이런 것'은 무슨 감정일까─. 이미 인식되어 있는데, 이해할 수가 없다.

 만약 인간이라면, '이런 것'을 애처롭다고 표현하려나─.
 마음을 대처하는 무언가가─ 내게도 있다면, 만약 있었다면….

 "여러분들 중에는 이것을 이미 보거나 접한 학생도 있을 것이고, 전혀 생소한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교장의 목소리가 공기를 울리는 순간, 단상 아래 학생들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그리고,
 참을 수 없을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감정들이 폭주한다.

 희열喜悅.
 비탄悲嘆.
 유쾌愉快.
 관심關心.
 추상追想.
 고통苦痛.
 공포恐怖.
 흥미興味.
 의기意氣.
 환영幻影.
 망상妄想.
 무관심無關心.
 용기勇氣.
 주저躊躇.


 만나서 기쁘고, 순간이 즐겁고, 갑자기 슬프고, 모든 것이 신나고, 작은 것에 끌리고, 귀를 기울이고, 그림자를 돌이켜보고, 괴롭고, 마음이 아프고, 변하는 것이 무섭고, 미래가 두렵고, 꿈을 이루고자 하고, 희망의 끝을 착각하고, 어그러진 마음에 불을 지피고, 사물에 끌리지 않고, 현실을 겁내지 않고, 시작을 머뭇거린다.

 폭발적으로 소리 지르는 막대한 감정들.
 그것을 만들어내는 감정수용체들.

 그 모든 소리들이, 뒤죽박죽된 음색으로 나의 뇌리에 꽂힌다.
 모두의 마음이─ 모든 감정으로 변해, 하나의 음률을 이룬다.


 아득해지는 현실을 향해 뻗은 손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한명 한명의 학생들이 이노세타늄과 접촉할수록, '음'은 더욱 뚜렷한 목소리를 방출한다.


 다 이상, 더 이상은…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어───!


 한 손에 들고 있던 케이스를 땅에 내려둔 채, 재빨리 연다. 온몸이 터져버릴 것 같은 충동을 억지로 밀어내며, 류트의 선물을 꺼내 목에 끼운다. 활을 꽉 움켜쥔 손에서 진홍빛 액체가 불규칙하게 떨어진다.

 따갑다거나, 아프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현을 향해 활을 맞댄다.




 ──────그리하여,
 참아왔던 것처럼, 모두의 마음을 담은 선율은 울려 퍼진다.

 염원念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내린
'세계유랑정서世界流浪情緖―스프레드시퀀스센세이션', 를 통해, 소녀가 변환해낸 것은─ 각기 다른 생각들이 바랬던── 소망의 노래.


 짧은 시간, 강당을 몰아쳤던 그 혼이 달아날 정도로 몰아치는 선율에… 모두가 마음을 빼앗기고, 진행을 맡고 있던 똑부러진 부회장조차 다음 대사를 망각할 뻔 했다.






 똑─.
 똑──.


 차가운 바닥에 부딪히는 핏방울이 가냘프게 흐느낀다.

 "…그 손, 괜찮아?"
 순백의 가운을 입은 남자가 다가와 말한다.

 약간, 아주 약간 쓰라려…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입만 조금 벌어지고, 어떤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는다.
 너무 혹사당했나───.

 다리에 힘이 풀린다.

 모든 생각은 공허로 돌아가고,
 기운이 다한 육체는 무너져간다.

 강당 천장에 매달린 불빛이 유난히도 멀게만 보인다.

 깜짝 놀라며 달려와서 내 몸을 받아내는 의사醫師.
 이 남자도 의사醫師―프리스트, 일까…….


 ──오늘따라, 등골을 따라 올라오는 인간의 체온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
 이건 뭥미일 수밖에 없는 글.
 리월드 1회차, 그러니깐 메인스토리:입학식에 대한 SS이기 때문에──!

 교장도, 묶여있던 소년도, 부회장도─!
 전부 인핸게 마스터의 NPC 캐릭터라서 그래요. [먼산]

 마지막에 나온 '의사'는 리드 플레이어 중 한 명의 캐릭터. [우주먼산]


 아무쪼록 이건 뭥미… 라고 생각해주시길.


 P.S : 2주 가량, 6개 정도인가 쓴 것 같은데── 그 중에 사지방에서 쓸만한 짧은 것 두개 먼저 업로드. 다른 것들은 조금 길어서 힘들고… 솔직히 시라 시점에서 써진 '??곡―????' 류의 글들은 거의 다른 캐릭터와 연계 SS라서──. 프레스피프랫판(오리지널)이라 그냥 처음 보는 글인양 볼 수 있는 류트 시점의 글―【과거를 연주하는 악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다음에 올림. [...] (생각해보니, 류트 쪽도 오리지널은 아니네─. [외우주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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