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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A→B #지금 시작

2008.06.21 01:22

빨탕 조회 수:237




“수고하네.”

김세연 경감은 현장의 경찰들에게 딱딱하고 사무적인 인사를 한후 출입통제 테이프가 둘러져있는 현장안으로 들어가 우리를 불렀다. 들어오라는 뜻이겠지. 등 뒤에 내 손을 꼭 잡고있는 혜지가 조금 망설였지만 이내 마음을 먹었는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피비린내는… 경찰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언습해왔었다.

“경감님 오셨습니까.”

낯익은 목소리의 남자에게 가볍게 인사는 경감님. 우리가 그의 등뒤를 따라가면 따라갈수록 피비린내는 짙어졌고, 나 역시 어쩔수 없이 얼굴을 찡그릴수밖에 없었다. 혜지는 벌써 찾기 힘든것인지…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눈을 질끈 감고있었다.

“아침 8시 30분경에 주위 시민에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소지품도 일체 발견되지 않아서…….”

김세연 경감만큼은 아니지만 꽤 훤칠한 키의 소유자였다. 검은머리를 아무렇게나 기르고 턱에는 덕지덕지 수염이 나있었다. 그리고 그 낯익은 주인공의 주인이 누군지 알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

눈이 마주쳤다.
모자를 깊게 눌러썼는지 머리카락이 납작하게 눌린 그는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넌, 어제……!”

크으…….
운도 없지. 이런데서 만나다니 예상하지도 못했다. 나의 불찰일까? 아니면 그저 운명적인 만남일까? 어제 밤 ‘추억재생’을 하고있었을 때 등 뒤에서 내게 말을걸었던 그 젊은 남자는, 손에 서류를 들고 놀란 토끼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 학생이 맞지?”
“네, 맞습니다 경감님. 교복과 대략적인 인상착의만으로도 용케도 알아내셨군요.”

별거 아니라는듯이 미소지은 김세연 경감. 그리고 그는 다시 냉정한 자신을 찾고서는 타일바닥 위에 널부러져있는 무언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짙은 피비린내, 구역질이 올라올것만 같은 냄새. 무거운 공기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고, 난 호기심을 참지 못해 김세연의 어깨 너머로 타일바닥위의 광경을 훔쳐보기로 했다.

“봐도 됩니다. 여기…….”

나의 행동을 알아챘는지 그는 살짝 어깨를 비켜주었다. 하지만 그것이 곧 후회로 돌아올것이라는걸 늦게나마 깨달았다. 나는 시선안에 들어오는 그 광경을 모두 담아내기 전에 몸을 돌려 혜지의 눈을 가렸다. 그녀는… 절대로 보아서는 안될 풍경이다.

“사인은 감정 해보아야겠지만 척 봐서는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사가 아닐까 합니다. 주민들의 신고에 의하면 소지품같은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온몸이 벗겨진채, 관절이 절단되어 이 실로 꿰메진채 이곳에 버려져있었다 하더군요.”

살랑.
벚꽃나무 가로수에서 떨어진 샛분홍 벚꽃잎이 떨어져 타일바닥위를 채운다. 새카만 피가 흘러 흥건히 젖어버린 타일바닥에 떨어진 벚꽃잎은, 또다시 새카맣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새하얀 피부, 그곳에 물감처럼 덧칠되어진 새카만 피. 그리고 새하얀 캔버스에 스케치한것처럼 불규칙하게 이어져있는 새카만 실들. 절단된 온 관절은 물론이고 눈, 코, 입. 길다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귀. 심지어는 성기까지 틈틈히 꼬메어져 있었다. 나는… 올라오는 구토를 억지로 참으며 그 광경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어젯밤에 만난 청년이 걱정이 되었는지 내게 말을 걸어왔지만, 난 혜지와 함께 등을 돌려 현장을 뛰쳐나갔다. 혜지는 영문을 몰라 내 손에 붙들려 끌려오기만 하고있었고, 난 사람이 없을법한 풀숲이나 잔디받을 찾고있었다. 그리고 저멀리 모여있는 사람들 말곤 아무도 없을법한 가로수의 나무밑둥 아래에 서서.

“우… 웩, 콜록 콜록.”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텐데.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색을 띠고있는 위액이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목이 아프다. 눈물이 나온다. 힘이 빠지는 두 다리에 다시 힘을 주고서는, 간간히 벚꽃나무 아래에 서있었다.

“하랑아! 괜찮아?”

그녀가 등을 두들기며 물었지만, 난 도저히 대답을 해줄수가 없었다. 뇌리에 박혔다. 시선에 완전히 박혀버렸다. 어린아이가 도화지에 그려놓은 낙서처럼 채색된 그녀의 몸이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서혜지… 넌 못봤지?”

내 물음의 뜻을 알아챘는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못봤어. 고마워 하랑아…….”
“…다행.”

입밖으로 혀를 내밀어 본다. 혀 끝으로는 아직 덜 소화된 건더기와 끈적끈적한 위액이 섞인 침이 죽 늘어지며 떨어질 생각을 하지않고 있었고, 입술은 기분나쁜 끈적함으로 뒤덮여있었다. 불유쾌하다, 시체라는것이 이정도로 불유쾌할줄은 몰랐다. 이정도로 사람을 망가뜨릴줄은 몰랐다. 나는 뇌리속에서 지워지지않는 그 도화지를 뿌리치기 위해서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 학생?”

낯익은 목소리.
어제의 그 모자경찰이였다. 그는 어디서 가지고왔는지 내게 시원해보이는 생수 한통과 손수건을 건네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아무말도 하질않고 받아들였다. 먼저 생수로 입안을 헹구고, 뱉고. 헹구고, 뱉고. 흐트러진 입술을 손수건으로 닦고…….

“고맙습니다, 형사님…….”
“정재윤, 이래뵈도 강력반 반장이야.”

그는 부탁하지도 않은 자기소개를 하고서는 나의 위액과 침이 묻어져있는 손수건을 다시 받고선 점퍼 주머니에 쏙 집이넣었다. 상쾌하진 않지만 조금은 나아진 기분, 난 바로 옆에 놀이터가 보이는 철장앞에 기대어 주저앉고서는 한숨을 쉬었다.

“요하랑 팬티보여.”
“괜찮아 볼사람도 없는데.”

장재윤 형사가 조금 당황해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상관없지. 무시하고 나는 그를 향해 몇가지 물을 것이 있어서 입을 열었다.

“저기요…….”
“어제는 여기 뭐하러 왔었어?”

그가먼저 물어왔다.
나는 조금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의심의 눈초리도 잊지 않았다.

“…그건 경찰의 입장에서 심문하는건가요?”
“아니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

나는 조금 생각하고 대답하기로 했다. 거짓말할때의 변명은 조금 익숙해져 있으니까.
하지만 나의 대답은, 조금은 진심이 담긴 이야기였다.

“범인은 자신이 벌였던 범행장소에 다시 나타난다 하잖아요.”

그것은 진심이였고, 실제로 그런 범인들도 있었다. 자신의 범행을 추억하며 그 자리에 다시 나타나는 녀석들도 있었다. 자신이 불지른 집이 잘타는지 확인하러오는 연쇄 방화범도 있었고, 자신이 죽인 시체가 잘 남아있는지 경찰들이 빤히 보고있는데도 확인하러오는 범인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제정신이 아니였다.

“그렇다곤 하지.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는 두서없는 대꾸를 하고서는 머리를 긁적였다. 며칠동안 감지않은 머리일까? 두피에 딱 달라붙은 그 머리에서는 새하얀 비듬 등이 우수수, 하고 떨어지고 있었다. 한겨울의 눈보다는, 한가을의 낙엽 같은 느낌.
나는 어이가 없어져서 다른곳을 보고있었다. 그는 무슨 말을 붙이려했다가 관뒀는지, 이내 뻘쭘하게 서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다른 형사들의 부름에 가벼운 인사를 하고선 현장으로 돌아갔다. 주민들이 몰려있는 현장, 그리고 그걸 막고있는 경찰들. 나와 혜지는 그 광경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하랑아, 괜찮아 졌지?”
“응, 덕분에.”

그녀는 내옆에 조심히 앉으며 내게 물었고, 나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정말, 거기 그냥 앉으면 교복치마 더러워질텐데… 그런다고 안앉을 그녀가 아니기에, 나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그녀가 내 옆에 기대어 오는 것을 가만이 놔두었다.

“쓸거야?”

대뜸 물어오는 그녀.
속으로는 알고있었지만, 난 재확인을 하기위하여 되물었다.

“무엇을?”
“‘추억재생’”

자신에게 있어서 가치있다고 생각한 생명이 없어졌을 때, 그 없어졌을 당시의 상황을 재현해주는 ‘추억재생’. 나는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지금은 조금 힘들어… 적어도 해가 기울어지고 난 후에. 그래야 편하니까.”

재생은 밤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생생했고, 오래 지속할 수가 있었다. 감정의 교감인가? 그렇지 않으면 당시 현장 시간과의 싱크로일까? 둘중 무엇이 해답일지는 모르겠지만, 요 몇 년간 연습해온 이 능력은 아침과 낮에 사용하게되면 그저 단편적인 앨범 같은 장면을 보여줄 뿐이였다.
마치 빛을 잘못받은 카메라처럼.

“쓰지마.”

그녀는 당당하게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강렬했고, 뇌리에 박혔다. 분명 그녀는 날 생각해서 그런말을 하는것이고, 나와 자신의 관계를 위해서 그런말을 하는 것이겠지. 이해를 못하는건 아니다.

“서혜지, 오늘 아까전에도 말했잖아.”
“나도 오늘 아침에 말했잖아! 위험한짓 하면 안된다고! 난 이런 위험한곳에 하랑이를 놔둘수도 없고 놔두게 만들 생각도 없어. 재생은 절대로 하지마. 학교로 돌아가자 하랑아. 학교로 돌아가서 아무렇지않게 같이 수업하자. 그리고 다시는 이런곳에 오지말고. 다시는───…….”
“재밌는 대화중이시군요.”

기분나쁜 목소리.
혜지와 나의 시선이 닿은 곳에, 그곳에는 꽤 날카로운 눈을 하고있는 김세연 경감이 커다란 눈높이로 우리들을 내려다 보고있었다. 기분나빠. 그리고 그와 동시에, 등줄기에는 땀줄기 하나가 흘렀다.

“…뭐가 재밌으세요?”
“도와주셔야겠습니다.”
“…들으셨어요?”

그 물음에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았고, 긍정을 하는 눈빛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눈빛은 호기심에 가득한 눈빛이였다. 확인해보고 싶어서 안달난 눈빛이였다. 그래, 어제밤 내가 하고있었던 눈빛이였다.

“쓰면안돼, 요하랑. 무슨일이 있어도.”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서혜지… 너 오늘따라 이상해.”
“이게 다 하랑이 널 위해서야!”

다급해진것일까? 혜지가 소리쳤다. 하지만 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김세연 경감의 눈빛은 변하지 않았고, 나 역시 뜻을 굽힐생각따윈 없다. 다른 누군가가 본다면… 나 역시 저 기분나쁜 남자와 같은 눈을 하고있겠지.
알고싶어서 안달난 눈빛을 말이야.

“서혜지.”

난 그녀 앞머리를 조심스레 뒤로 넘기고서는, 그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했다.

“오늘은 이걸로 참아줘.”

그녀는 무슨일이 일어난지 모른채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선 커다란 눈으로 날 올려다 보고있었다. 한쪽손은 이마를 만지고 있었고, 한쪽손은 당황해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녀의 코와 입에서 흘러나오는 숨소리,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정오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요하랑양. 당신은 나와 비슷하군요.”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난 잠시 말을 잊고 그남자의 얼굴을 보고있었다. 기분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전과는 달리 꽤 진심어린 표정이였지만… 그것이 내게 하여금 꺼림칙한 기분이 들게 하는건 다름 없었다.

“…재수없는 소리 하지마세요.”

난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눈꺼플 밖으로는 오렌지빛 태양만이 보였다. 아직 정오도 지나지 않은시간, 재생하기에는 어려운 시간이지만 전혀 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난 또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찌릿, 뇌에 가해지는 조그만한 통증. 이정도는 견딜만하다.
찌릿, 조금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아직 견딜만하다.
다시 찌릿, 이번엔 얼굴 전체를 찡그렸다. 어제보다 지속되는듯 했다.
또 다시 찌릿, 통증은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어제와는 비교도 안될만한 아픔. 팔과 다리가 떨리는 것이 느껴졌지만, 포기할수 없다. 난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안된 시간, 눈 앞은 새카만 밤의 풍경이 덮어져가고 있었다.
밤의 성원동 주택가 놀이터. 어제 다 보지 못한 영상이 마치 낡은 영화필름처럼 흔들리면서 재생되고 있었다. 여기저기 얼룩진 영상은, 재생을 하고있는 시간이 낮이라서 보이는 얼룩이겠지.
어제와 같은 패턴이다. 원활하지 않는 영상속에 한 남자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는 기분나쁜 숨소리를 내고 있었고, 기묘한 동작으로 놀이터 안을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얼굴은 앐 없었다. 얼룩진 영상에 형체만을 알아볼수 있을뿐, 얼굴은 전혀 알아볼수가 없었다. 이런 영상이라면… 의미 없잖아.
그허게 생각한것과 동시에 영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생이 풀리려는 것일까? 나는 필사적으로 ‘추억’의 재생에 집중했다. 방금전보다 더 노이즈섞인 화면으로 재생되고 있는 범행장면은… 도대체 알아볼수 없었다. 알아볼수 있는거라면, 사람으로 보이는 형체가… 그네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세히 보자. 밤하늘 아래 그네. 그네의 얇은 쇠사슬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가 앉아있는것일까? 체격, 성별은 물론이고 얼굴은 역시 볼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했다. 그네가 있는쪽으로 한 남자의 그림자가 다가가고 있었고, 그네는 마치 즐거운듯이 흔들리고 있었다는 것을.
새카맣게 흘러내린 남자, 새하얗게 빛나는 그네. 그리고 조금 더 집중했을 때.

“ㅇ   ㅏ─── ㅂㅂ    ㅏ───------------…………………….”

마치 늘어진 테이프로 그 한마디를 끝으로, 난 눈을 뜰수밖에 없었다.

“하랑아!”

눈이 부시다. 달려드는 혜지의 모습도 보이지가 않았다. 손과 발에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에 한 재생이라서 그런걸까? 밤에했던것보다 더 힘들고, 더 아프고, 더 화가 난다.

“하앗, 하아, 하아…….”
“괜찮아. 하랑아. 심호흡, 심호흡 해.”

혜지가 내 가슴에 손을 대고서는 그렇게 말했다. 심호흡, 심호흡. 심장이 여느때보다 격렬하게 뛰고있었다. 마치 운동장 오래뛰기와 비슷한 체력소모였다. 숨은 쉬기가 어려웠고, 손발은 움직이지가 않았다. 땀은 비오듯 내렸고, 코와 입은 쉴세없이 산소를 탐했다.

“으…….”

토할거 같았다.
하지만 속에 든 것은 방금 전 모두 걸러냈기 때문에 더 이상 아무것도 나올수가 없겠지. 난 그저 애꿎은 바닥에 헛구역질만 수차례 계속하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식도위로는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고, 그저 혀끝에서 흘러나온 침과 뺨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만이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무엇을 하신거죠?”

김세연 경감의 물음에 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도화지에 흩뿌려진 시체의 피, 녹아내린 검은 그림자, 빛나는 새하얀 빛. 그리고 그 목소리는…….

“…아빠라고 했어.”
“응?”

혜지가 되물었다.

“끝까지 보진 못했어. 하지만, 놀이터. 남자가 있었고, 그네를 타고있는 누군가가 있었어… 그러니까…….”
“……놀랍군요.”

진정 놀랍다는 눈빛으로 김세연 경감은 우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진심이였다. 호기심을 해결한 눈빛, 하지만 곧 또 다른 문제를 기다리는 눈빛.

“당신… 알고있었던거 아냐? 다 들었던거 아냐?”
“무엇을 말입니까?”
“아까 우리가 했던 이야기! ‘추억재생’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걸 사용하려는 나의 이야기까지! 전부 듣고있었던 것 아냐?”

그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간다.
학교에서 보았더 석고상처럼.

“제가 두분의 대화를 듣기 시작한건 서혜지양이 ‘학교에 돌아가자’ 했을 때 부터입니다.”

뭐……?
나는 입가에 침이 흐르는 것을 알지 못하고 멍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전 아무말도 하지않았습니다. 단지 요하랑양은 일어서서 가만히 눈을 감으시더군요. 그리고 갑자기 온몸을 떨면서 식은땀까지……”

있을수 없어.
그럼 이사람은 전혀 모르고 있었단 말이야?

“앞으로 할 이야기가 굉장히 많겠군요. 기대하겠습니다.”

놀란 얼굴로 그를 보고있는 내 두눈이,
어째서인지 뜨거워지고있다는 것을 느꼈다.


난 사실 경찰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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