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Depression Wish : 마루 - 33
2008.02.10 17:31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에렐의 몸이 비틀거린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팔을 뻗는다.
에렐의 등 뒤를 받치며 흔들리는 몸을 잡아준다.
"괘, 괜찮아?"
내 물음에 에렐은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저 흔들리는 눈으로 이 쪽을 바라볼 뿐.
"아, 그...."
한동안의 침묵.
그제서야 겨우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방금 샤워를 마친, 물기가 남아있는 머리카락의 향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군데군데 드러나 있는 에렐의 새하얀 몸, 수건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있는 느낌에 몸이 떨려온다.
붉게 달아올라 있는 듯한 얼굴에서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약간 벌어진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입김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조금 전 보았던 에렐의 나신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 내 품 안에 안겨있는 에렐의 몸이 살짝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닫는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 놓아... 주길 바란다."
"아, 그... 저... 미, 미안..."
에렐의 말에 황급히 안고 있던 손을 뗀다.
몸을 반듯하게 세운 뒤 몸을 감싼 수건을 추스르는 에렐의 모습을 똑바로 볼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린다.
힐끔힐끔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 무슨 일인가? 난 분명히 조금 있다가 이야기 하자고 했던 것 같은데."
에렐은 잠시동안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
그 말에 다시 한 번 힐끔 에렐을 바라보았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조심스레 답했다.
"응? 그... 그게, 아누라크 말이라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 에..."
"....."
최악이다.
변명을 해도 그런 말이나 늘어놓고...
".... 실수했군."
하지만 에렐에게는 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결국 고개를 꾸벅 하고 숙인다.
"미, 미안. 샤워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 아니다, 내 실수다."
에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무덤덤하게 답했다.
"...."
"...."
둘 사이에 기묘한 침묵이 흐른다.
조심스레 에렐의 눈치를 살펴보지만 특별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말 없이 이 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
여전히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해 이곳 저곳 괜시리 고개를 돌려본다.
"... 그럼 머루. 난 옷을 챙겨 입고 오겠다."
"에? 아아, 미, 미안...."
결국 그 침묵을 깬 것은 에렐이었다.
에렐의 말에 당황해 다시 한 번 사과를 건넨다.
"괜찮다. 신경 쓰지마라."
에렐은 그렇게 평소와 다름없는 투로 답한다.
그리고, 그 태도에 어쩐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 사이,
- 쿵
몸을 돌리던 에렐이 다시 한 번 방문에 부딪친다.
"우아앗!"
흔들리는 에렐의 모습에 당황하며 재빨리 손을 뻗는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에렐의 몸이 내 품 안으로 들어온다.
당황한 듯 흔들리는 에렐의 눈동자.
그 붉은 눈과 내 눈이 마주친다.
...
어쩐지, 웃음이 새어나왔다.
"풉..."
"... 뭔가?"
"아, 아니야. 아니야. 에렐."
에렐을 안은 채로 잠시 웃다가 그녀의 몸을 세워준 뒤 손을 뗀다.
하지만 그 뒤에도 웃음은 멈추지 않는다.
"아하하, 미, 미안. 실례라는 것은 알지만..."
".... 괜찮다."
다시 한 번 흐트러진 수건을 정리하는 에렐.
살짝 위험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 같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려가 있을까?"
어쩐지 유쾌해진 마음을 나타내듯 목소리 톤이 살짝 높아져 있었다.
왠지 이 곳에 올라올 때 그렇게 각오하고 올라왔던 것이 바보같아진 느낌이었다.
"곧 나오도록 하지."
그리고 에렐은 그렇게 답하며 몸을 돌린다.
다행히 이번에는 부딪치지 않고 제대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작게 소리내어 웃으며 문 옆의 벽에 기대어 앉는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팔을 뻗는다.
에렐의 등 뒤를 받치며 흔들리는 몸을 잡아준다.
"괘, 괜찮아?"
내 물음에 에렐은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저 흔들리는 눈으로 이 쪽을 바라볼 뿐.
"아, 그...."
한동안의 침묵.
그제서야 겨우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방금 샤워를 마친, 물기가 남아있는 머리카락의 향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군데군데 드러나 있는 에렐의 새하얀 몸, 수건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있는 느낌에 몸이 떨려온다.
붉게 달아올라 있는 듯한 얼굴에서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약간 벌어진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입김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조금 전 보았던 에렐의 나신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 내 품 안에 안겨있는 에렐의 몸이 살짝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닫는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 놓아... 주길 바란다."
"아, 그... 저... 미, 미안..."
에렐의 말에 황급히 안고 있던 손을 뗀다.
몸을 반듯하게 세운 뒤 몸을 감싼 수건을 추스르는 에렐의 모습을 똑바로 볼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린다.
힐끔힐끔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 무슨 일인가? 난 분명히 조금 있다가 이야기 하자고 했던 것 같은데."
에렐은 잠시동안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
그 말에 다시 한 번 힐끔 에렐을 바라보았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조심스레 답했다.
"응? 그... 그게, 아누라크 말이라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 에..."
"....."
최악이다.
변명을 해도 그런 말이나 늘어놓고...
".... 실수했군."
하지만 에렐에게는 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결국 고개를 꾸벅 하고 숙인다.
"미, 미안. 샤워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 아니다, 내 실수다."
에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무덤덤하게 답했다.
"...."
"...."
둘 사이에 기묘한 침묵이 흐른다.
조심스레 에렐의 눈치를 살펴보지만 특별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말 없이 이 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
여전히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해 이곳 저곳 괜시리 고개를 돌려본다.
"... 그럼 머루. 난 옷을 챙겨 입고 오겠다."
"에? 아아, 미, 미안...."
결국 그 침묵을 깬 것은 에렐이었다.
에렐의 말에 당황해 다시 한 번 사과를 건넨다.
"괜찮다. 신경 쓰지마라."
에렐은 그렇게 평소와 다름없는 투로 답한다.
그리고, 그 태도에 어쩐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 사이,
- 쿵
몸을 돌리던 에렐이 다시 한 번 방문에 부딪친다.
"우아앗!"
흔들리는 에렐의 모습에 당황하며 재빨리 손을 뻗는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에렐의 몸이 내 품 안으로 들어온다.
당황한 듯 흔들리는 에렐의 눈동자.
그 붉은 눈과 내 눈이 마주친다.
...
어쩐지, 웃음이 새어나왔다.
"풉..."
"... 뭔가?"
"아, 아니야. 아니야. 에렐."
에렐을 안은 채로 잠시 웃다가 그녀의 몸을 세워준 뒤 손을 뗀다.
하지만 그 뒤에도 웃음은 멈추지 않는다.
"아하하, 미, 미안. 실례라는 것은 알지만..."
".... 괜찮다."
다시 한 번 흐트러진 수건을 정리하는 에렐.
살짝 위험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 같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려가 있을까?"
어쩐지 유쾌해진 마음을 나타내듯 목소리 톤이 살짝 높아져 있었다.
왠지 이 곳에 올라올 때 그렇게 각오하고 올라왔던 것이 바보같아진 느낌이었다.
"곧 나오도록 하지."
그리고 에렐은 그렇게 답하며 몸을 돌린다.
다행히 이번에는 부딪치지 않고 제대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작게 소리내어 웃으며 문 옆의 벽에 기대어 앉는다.
에렐 아프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