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코야마가-04
2008.01.06 01:20
2008. 1. 6 초회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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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둥글고 무거운 돌문이 좌우로 열린다. 끝없는 어둠이라 생각되는 그곳에서 코야마 카미루가 걸어나온다.
"언니!"
미즈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카미루를 부른다.
"다녀왔어, 미즈루."
카미루의 표정은 어둡다. 하지만 힘들거나 피곤한 표정은 아니다. 무언가 고민하는듯한 얼굴.
"무슨...안좋은 상황이야?"
"글쎄. 아직은 알 수 없겠어. 일단 올라가서 얘기해줄게."
시침은 1시에 다가가고있다. 카미루가 신고한 뒤로 구급차가 와서 사람들을 모두 싣고 떠나는 모습까지 보고갔기에 이렇게 늦은것이다.
"별로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건 아니야."
그녀는 미즈루가 타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얘기한다.
"내가 '공간'에 들어갔을땐 이미 살기는 사라졌었어. 하지만 흔적-과 내가 느꼈던 감 같은게 있으니까 금방 찾을 수 있었지. 거기엔,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쓰러져있었어."
"주, 죽은거야?"
미즈루가 놀라며 말한다.
"아니. 죽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어. 하지만 모두 의식이 없었어. 몇명은 벌써 호흡도 흐트러지고 있었고. 보통 약이나 가스등에의해 정신을 잃어도 자극을 주면 어떤 반응을 보이잖아? 하지만 그런것도 전혀 없었어."
그렇게 말하고 잠시 말을 멈춘다.
"...그래. 마치 영혼이 없는것처럼."
"......"
미즈루도 말 없이 듣는다.
"아직...확실히 알 수 없어. 하지만...뭔가 나쁜 생각이 들어. 지금 뭐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그렇게 말하며 미즈루에게 찻잔을 건내준다.
"일단 내일 아침 뉴스를 기다리자. 무슨 일이 벌어졌으면 나오겠지. 차 잘마셨어."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미즈루도 쟁반을 들고 함께 일어난다.
"언니...정말 별 일 없는거겠지...?"
"없길...빌어야겠지."
...01
이른 아침. 아직 해도 뜨기 전이지만 카미루는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에 늦잠 자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편도 아니다. 다만 어제밤엔 여러가지 생각을 하느냐고 잠을 설쳤고, 깊이 잠들지 못해 일찍 깬것 뿐이다.
"......"
아직 뉴스 할 시간은 아니다.
그녀는 씻으러 가기 전 창문을 열었다. 해는 이제 조금씩 뜨려고 하지만 아직 어둡다. 후우-하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그녀는 욕실로 향했다.
전통가옥을 유지한 코야마가이지만, 그래도 서양식 생활이 이곳저곳 들어와있다. 대표적인 예가 주방과 화장실, 욕실. 게다가 꽤나 큰 집이기에 욕실도 크다. 전용 욕실임에도 불구하고, 욕조는 네사람은 충분히, 몸집이 작으면 대여섯명도 들어갈만한 크기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이곳에 몸을 담구고 있을만한 마음의 여유는 없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간단히 샤워만 하기로 마음을 먹고 옷을 벗었다.
옷을 벗은 그녀는-누가 봐도 '아름답다' 라고 생각할만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검은 비단을 연상시키는 머리칼은 그녀의 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여성치고는 큰 키. 하지만 '크다'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선이 가는 모습.하지만 그녀의 모습을 보고 연약하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가는 느낌이 들지않는 강인함. 또 평소엔 옷을 입고있어서 보이지않는 몸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끄럽다. 그런 몸을 더욱 아름답게 관리...하고있진 않지만 어쨌든 평소에도 적당한 운동으로 관리가 되고있다.
"하아..."
한숨을 쉬며 물을 튼다. 미지근한 물은 그녀의 머리칼을 타고 몸으로 흘러내린다.
샴푸 통을 짜내 머리를 감으며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살기, 쓰러진 사람들, 검정색 공책, 리겔, 그리고...
그리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때,
"언니? 벌써 일어난거야?"
누군가 욕실 문을 두드린다.
"아, 미즈루. 금방 나갈게."
평소엔 미즈루가 더 먼저 일어난다. 그녀는 씻고 카미루를 깨우러 온다. 오늘은 카미루를 깨우러 오니 그녀가 먼저 일어나 있었던 것이다.
"아침의 즐거움 하나를 잃었어..."
카미루가 식당으로 들어가니 식탁에 엎드려 미즈루가 중얼거린다.
"응?"
"아침에, 잠든 언니 깨우는거...하루를 시작하는 첫 즐거움이었는데...언니가 먼저 일어나다니..."
"아, 아하하..."
미즈루는 그렇게 말하며 카미루에게 매달린다.
"잠든 언니에게 이런거랑 저런거랑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
카미루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리고 생각한다.
자신은 분명 깊이 자지 않는다. 개운하게 잠을 못자는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자극이 오면 쉽게 느낀다. 그런데 이런거랑 저런거랑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됐는데도...?!
"농담이야."
라는 한마디에 카미루의 생각은 현실로 돌아온다.
"아침에 언니를 깨우는건 즐겁지만, 그런건 하지않아. 걱정마. 그보다 기분은 좀 풀렸어?"
"아..."
그러고보니 씻을때까지 머리속을 괴롭혔던 고민들을 잠시간 잊고있었다.
"이제부터 또 고민해야할지도 모르는데-전날것까지 짊어지고있으면 더 힘들잖아?"
"고마워, 미즈루."
아침식사를 하며 TV를 틀었다. 이제 곧 뉴스가 시작될 시간이다.
빠빠밤~
고유 노래와 함께 헤드라인이 지나간다. 제일 먼저 나온건 정치얘기. 두번째까지 그 얘기이다.
"나왔다...!"
세번째 헤드라인.
「어제 새벽 ...시경 ...시 한 건물 옥상에서 9명이 쓰러진채......병원으로 이송됐으나 7명은 사망...2명은 의식불명입...」
"......"
"......"
헤드라인이 지나가고 뉴스가 시작됐다. 앞의 정치얘기는 카미루와 미즈루에겐 중요하지 않은 얘기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말이 없다. 그리고 그 사건 얘기가 나왔다.
내용은 그들이 알고있는, 그정도. 한밤중 한 여성(물론 카미루이다)의 신고를 받고 가보니 9명의 사람들이 의식불명으로 쓰러져 있었다는것. 다만, 그들중 7명이 사망했다는 얘기는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또한 그들이 다치거나 숨진 원인을 전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있지만, 아직 알아낸것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끝으로 TV를 껐다.
"...미즈루, 기억나?"
카미루가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다.
"응?"
"한달 전 즈음, 나하고 같은 반 여학생 한명이 죽었어."
"......"
물론 미즈루도 알고있다. 그날 카미루가 슬퍼하며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 아이, 사인은 얘기 안해줬지? 그 애도 똑같았어. 뭐가 잘못된건지 알 수 없었어. 그냥 죽었어. 마치 노인들이 죽을 날이 다 되어, 침상에서 편안히 자연사 하듯이."
물론 발견된곳은 다르지만-그녀는 덧붙였다.
"그리고...그 전날 밤, 나하고 했던 얘기 기억나?"
"그...맥주 마시면서?"
미즈루가 기억을 더듬으며 말한다.
그래, 긍정의 대답.
"그날 밤...분명 난-'달이 없네' 라고 말했어. 삭(朔)이었지."
"아!"
미즈루가 달려가 달력을 본다. 그리고 분명...
"그리고...어제 밤이 삭이었어."
...02
카미루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있다. 하지만 집중이 되지않는다.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이, 오늘 아침 뉴스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도 수업은 제대로 되고있는것 같지 않다. 반의 분위기가 다르다. 굉장히 어수선하다. 아이들도 오늘 아침의 뉴스를 보고 목소리를 낮춰 얘기하고 있다. 사람이 죽는것 정도는 흔히 있다. 어떨땐 7명 정도가 아니라, 화재등으로 수십명이 죽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도 이렇게 얘기거리가 되진 않는다.
일부 아이들도 알고있던것이다. 어제 죽은 7명과, 한달 전에 죽은 그들의 학우가, 죽은 모습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얘기는 금새 반 전체로 퍼져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든것이다.
'......'
아침, 카미루는 미즈루와 이후에 나눴던 대화를 생각한다.
"미즈루, 부탁할게 있어. 혹시 모르니까 좀 조사를 해줘. 이전에 이렇게-사인을 알 수 없이 죽은 사람이 있는지. 특히 매달 삭에 죽은 사람들 중에서."
미즈루는 간단히 승낙했다.
"그리고...오늘은 좀 늦을지도 모르겠어..."
그 말을 남기고 학교에 나왔다.
'......'
사실 학교같은건 어찌되어도 상관없다. 애초에 자신은 학교에 다니지 않았기에.
오늘 학교에 나온것은...
방과후가 되었다. 카미루는 교실에서 나와 청소가 끝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청소가 끝나고, 그녀는 교실로 다시 들어갔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검정색 일색의 공책을 꺼냈다.
공책의 한쪽을 펴서 한장 한장 넘긴다. 어제 밤엔, 미즈루때문에 제대로 읽지 못했다. 왠지...그녀에겐 감추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용은 양쪽 모두 추가되어있었다. 약 한달간의 분량. 양쪽에서 동시에 채워진 공책은 점점 가운데를 향해 가고있었다. 카미루는 이전에 읽었던 부분 다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날짜까지 모두 한가지 언어로 써놓은 일기. 역시 내용은 별것 없다. 특별히 무언가를 했거나, 어딜 갔거나 하는 내용도 없다. 날짜와 날씨만 써 있는 날도 있다. 하지만 카미루는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또 읽었다. 한자도 빠짐없이...꼼꼼히.
'......'
어느새 해는 지고있었다. 하늘과 창밖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어쩔까...'
하고 고민하는데,
"그걸 가지고 기다리면, 내가 올거라고 생각했나?"
문뜩 창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카미루가 고개를 돌려서 보니 그곳엔 한 사람의 실루엣이 비치고 있었다.
지는 태양을 등지고 서서 윤곽 외에 그 사람의 모습은 정확히 보이 않는다. 하지만 누구인지는 뻔하다.
"리겔, 리겔이지?"
"정확힌 리겔 아마츠. 뭐 어느쪽으로 불러도 상관없어."
그렇게 말하며 카미루에게 다가온다.
새카만 머리를 뒤로 묶고있다. 그리고 검은 눈동자. 하지만 투명하다는 느낌을 주는 카미루의 눈에 비해, 한없이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시선과 무표정한 얼굴.
"역시, 그냥 아무데나 버려둔게 실수였군. 그냥 가져가서 다른데서 처리했어야했나."
리겔은 카미루가 자신의 공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알고있었다는듯이.
"결론만 말하지. 이 일에서 신경 꺼라."
리겔은 낮은 음성으로 말한다.
"......"
하지만 카미루는 리겔을 노려본다.
"공책은 돌려줬으면 해. 이젠 어찌돼도 상관없는 물건이지만, 아무래도 사람 손에 들려있기엔 위험한 내용이 많은 물건이라서."
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민다.
"...한가지,"
하지만 카미루는 공책을 리겔에게 돌려주지 않는다.
"한가지 물어볼게."
그녀는 공책을 감싸며 리겔에게 말한다.
"어제 일...그걸 벌인건 너야?"
응? 의아하다는 리겔의 표정.
"이제와서 모른다는 표정 해도 소용없잖아? 어째서 그 현장에 네 공책이 떨어져있던거지? 네가 일을 벌이고 떨어트린것 아닌가?"
하아...하는 리겔의 한숨.
"사람 말을 제대로 안듣는군. 분명 말했잖아? 버려둔거라고.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선-너에게 대답할 의무는 없는것같군. 자, 어서 공책이나 돌려줘."
하지만 카미루는 공책을 돌려주지 않는다.
"어라? 너야말로 네가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것 아니야? 분명 네 입으로 말했잖아? 버린거라고. 그럼 주운 사람이 임자 아니야?"
카미루는 그렇게 말하며 리겔에게서 물러선다.
"......"
리겔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다만 카미루를 날카롭게 노려 볼 뿐이다.
"널 위한 일이다. 어서 공책을 넘기고 이 일에서 손 떼. 잊어버리라고."
하지만 카미루도 양보하지 않는다.
"친한 친구가 죽었어. 한달 전 일이라 이번 일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죽은 모습이 똑같아.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움직인다. 다리의 위치를 바꾸고, 자세를 낮춘다.
어쩔 수 없군-이라고 말하며 리겔은 빠르게 팔을 움직인다. 그녀의 손에서 공책을 낚아채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미루는 더욱 빠르게 몸을 움직여 피한다. 그리고 가방을 들고 교실 문을 향해 뛴다. 책상들은 한번에 뛰어넘는다.
"칫,"
이라며 리겔이 그녀를 쫓기 시작했을때, 카미루는 이미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리겔도 책상들을 한번에 뛰어넘어 카미루를 따라간다. 그가 교실 밖으로 나갔을땐 카미루는 이미 복도 끝에 가 있었다.
"무슨...!!!"
라고 말하며 따라가지만, 리겔도 만만치 않았다. 그도 단 몇걸음, 시간으로 따지면 1, 2초도 안되는 시간에 교실 몇개나 되는 복도를 주파하고 카미루가 내려간 계단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그들이 있던곳은 3층.
카미루는 이미 2층을 지나 1층에 다 다랐을것이다.
"그렇다면,"
리겔은 계단에서 뛰어 망설이지않고 창문으로 뛰어든다. 유리는 깨져버려 그의 옷을 찢고 피부에 상처를 내지만 신경쓰지않는다.
그가 1층 밖에 착지해서 건물 안쪽을 들여다보니-마침 카미루가 계단에서 다 내려와 이쪽으로 달려오려고 하고있었다.
"칫,"
"포기해. 딱히 너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다만, 그정도로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면 싼 편이지."
하지만 카미루는 건물 안 복도로 달려 도망친다.
"간단히 돌려줄 생각은 없어! 대답해! 그 일은 네가 한거야?"
하지만 리겔은 따라가지 않는다.
"어쩔 수...없군..."
쿵-하는듯한 느낌. 딱히 무슨 소리가 들린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대기는 분명 그렇게 느껴진다.
"!!!"
카미루도 그 기운을 느꼈는지 달리는걸 멈춘다.
리겔은 왼손을 허공으로 뻗는다. 그러자 그의 손엔 한자루 검이 잡힌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어느새인가 나타나있다.
아이보리나 베이지색이라고 할만한 느낌일까? 손잡이부터 검집가지 같은 색이다. 거기다 쓸데없는 장식은 전혀 없다. 심지어 날밑까지. 리겔은 천천히 검을 옮겨 오른손으로 뽑는다. 그리고 왼손의 검집은 허공에 던진다. 그러자 검집은 나타났을때와 마찬가지로 어느새 사라진다. 그가 뽑은 검은, 매우 단순하게 생긴 검이다. 검집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장식도 문양도 없는 직선. 다만-그 검은 매우 낡고, 녹슬고, 이가 빠져있었다.
리겔이 몸을 낮춘다. 그리고 사라졌다. 사라졌다고 느낄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순식간에 건물 안에 들어갔고, 카미루가 있는 복도로 몸을 향했다.
카미루는 그가 검을 들고있는것을 보았다. 매우 낡고 녹슬었지만, 상대가 검을 다룰줄 아는 자라면 충분히 위협이 된다.
"마지막으로 말하지.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지마. 그 공책은, 정확힌 그 공책에 적혀있는 문자는-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위협이 될 수도 있어. 어서 넘겨."
"......"
카미루에겐 대답이 없다. 하지만 이번엔 쉽게 도망가지 않는다.
'크윽, 혈해만 있었어도...'
리겔의 실력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피부로, 공기로 느낄 수 있다. 분명 그는 강하다. 지금 자신이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른다. 승산이 낮은 싸움은 피하는게 좋다.
하지만 리겔은 그런것을 봐주지 않는다. 그는 검을 당겨 쥐고-그녀를 향해 다시 무서운 속도로 달려-아니, 날아간다 싶을 정도로 다가간다. 카미루는 피하려 했지만, 늦었다!
'혈해만...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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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네에-오늘도 코드라는 녀석은 뭔가 하고있습니다.
안녕하세요?
n번째 세계-코야마가-도 계속해서 가속을 하여 어느새 4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나름 길게 썼어요! 무려 2시간 하고도 30분 이상을 썼답니다?
우와아!! 짝짝짝!!(←)
...집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를 엄마몬께 뺏겼기에
독서실에서 공부 안하고 독서실 컴퓨터로 쓰고있다는것만 뺀다면 말이지요...(←)
어쨌든-이야기는 진행되어
드디어 첫번째 전투씬을 향해...가는건가요?
음...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카미루의 샤워씬에서 묘사 부분이 있는데...
음...최대한 에로하게아름답게 묘사해보려고 했는데, 어땠는지요?
여성의 신체 묘사는 해본적이 거의 없어서 잘 못하겠어요<<<
이번에 쓴건-그것을 연습해보고자 시험삼아 해본것이라 생각해주세요(...)
리겔의 검정색 공책에 대해 데X노트라는 얘기가 많은데...
아, 아니에요!!!
검정색이란건 그저 리겔의(그리고 코드의) 취향이고, 앞 뒤에서 펴도 어느쪽이든 앞장이 될수 있다는건
제가 옛날에 쓰던 공책에서 가져온 생각이랍니다.
어쨌든-이번 편에 리겔이 얘기하기도 했지만,
'공책' 자체는 평범한 공책입니다. 그 안에 적혀있는 '문자'가 중요한거지요.
그 문자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할게요(웃음)
어쨌든
앨리군, 코야마군, 카루나님, 클립마인드님께 감사를.
그리고 한비야군, 베로니카님, 라스트님께 특별한 감사를.
그리고 그 외 제 작품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무한한 감사를.
네에-오늘도 이쯤에서 자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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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둥글고 무거운 돌문이 좌우로 열린다. 끝없는 어둠이라 생각되는 그곳에서 코야마 카미루가 걸어나온다.
"언니!"
미즈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카미루를 부른다.
"다녀왔어, 미즈루."
카미루의 표정은 어둡다. 하지만 힘들거나 피곤한 표정은 아니다. 무언가 고민하는듯한 얼굴.
"무슨...안좋은 상황이야?"
"글쎄. 아직은 알 수 없겠어. 일단 올라가서 얘기해줄게."
시침은 1시에 다가가고있다. 카미루가 신고한 뒤로 구급차가 와서 사람들을 모두 싣고 떠나는 모습까지 보고갔기에 이렇게 늦은것이다.
"별로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건 아니야."
그녀는 미즈루가 타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얘기한다.
"내가 '공간'에 들어갔을땐 이미 살기는 사라졌었어. 하지만 흔적-과 내가 느꼈던 감 같은게 있으니까 금방 찾을 수 있었지. 거기엔,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쓰러져있었어."
"주, 죽은거야?"
미즈루가 놀라며 말한다.
"아니. 죽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어. 하지만 모두 의식이 없었어. 몇명은 벌써 호흡도 흐트러지고 있었고. 보통 약이나 가스등에의해 정신을 잃어도 자극을 주면 어떤 반응을 보이잖아? 하지만 그런것도 전혀 없었어."
그렇게 말하고 잠시 말을 멈춘다.
"...그래. 마치 영혼이 없는것처럼."
"......"
미즈루도 말 없이 듣는다.
"아직...확실히 알 수 없어. 하지만...뭔가 나쁜 생각이 들어. 지금 뭐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그렇게 말하며 미즈루에게 찻잔을 건내준다.
"일단 내일 아침 뉴스를 기다리자. 무슨 일이 벌어졌으면 나오겠지. 차 잘마셨어."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미즈루도 쟁반을 들고 함께 일어난다.
"언니...정말 별 일 없는거겠지...?"
"없길...빌어야겠지."
...01
이른 아침. 아직 해도 뜨기 전이지만 카미루는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에 늦잠 자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편도 아니다. 다만 어제밤엔 여러가지 생각을 하느냐고 잠을 설쳤고, 깊이 잠들지 못해 일찍 깬것 뿐이다.
"......"
아직 뉴스 할 시간은 아니다.
그녀는 씻으러 가기 전 창문을 열었다. 해는 이제 조금씩 뜨려고 하지만 아직 어둡다. 후우-하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 그녀는 욕실로 향했다.
전통가옥을 유지한 코야마가이지만, 그래도 서양식 생활이 이곳저곳 들어와있다. 대표적인 예가 주방과 화장실, 욕실. 게다가 꽤나 큰 집이기에 욕실도 크다. 전용 욕실임에도 불구하고, 욕조는 네사람은 충분히, 몸집이 작으면 대여섯명도 들어갈만한 크기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이곳에 몸을 담구고 있을만한 마음의 여유는 없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간단히 샤워만 하기로 마음을 먹고 옷을 벗었다.
옷을 벗은 그녀는-누가 봐도 '아름답다' 라고 생각할만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검은 비단을 연상시키는 머리칼은 그녀의 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여성치고는 큰 키. 하지만 '크다'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선이 가는 모습.하지만 그녀의 모습을 보고 연약하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가는 느낌이 들지않는 강인함. 또 평소엔 옷을 입고있어서 보이지않는 몸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끄럽다. 그런 몸을 더욱 아름답게 관리...하고있진 않지만 어쨌든 평소에도 적당한 운동으로 관리가 되고있다.
"하아..."
한숨을 쉬며 물을 튼다. 미지근한 물은 그녀의 머리칼을 타고 몸으로 흘러내린다.
샴푸 통을 짜내 머리를 감으며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살기, 쓰러진 사람들, 검정색 공책, 리겔, 그리고...
그리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때,
"언니? 벌써 일어난거야?"
누군가 욕실 문을 두드린다.
"아, 미즈루. 금방 나갈게."
평소엔 미즈루가 더 먼저 일어난다. 그녀는 씻고 카미루를 깨우러 온다. 오늘은 카미루를 깨우러 오니 그녀가 먼저 일어나 있었던 것이다.
"아침의 즐거움 하나를 잃었어..."
카미루가 식당으로 들어가니 식탁에 엎드려 미즈루가 중얼거린다.
"응?"
"아침에, 잠든 언니 깨우는거...하루를 시작하는 첫 즐거움이었는데...언니가 먼저 일어나다니..."
"아, 아하하..."
미즈루는 그렇게 말하며 카미루에게 매달린다.
"잠든 언니에게 이런거랑 저런거랑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
카미루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리고 생각한다.
자신은 분명 깊이 자지 않는다. 개운하게 잠을 못자는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자극이 오면 쉽게 느낀다. 그런데 이런거랑 저런거랑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됐는데도...?!
"농담이야."
라는 한마디에 카미루의 생각은 현실로 돌아온다.
"아침에 언니를 깨우는건 즐겁지만, 그런건 하지않아. 걱정마. 그보다 기분은 좀 풀렸어?"
"아..."
그러고보니 씻을때까지 머리속을 괴롭혔던 고민들을 잠시간 잊고있었다.
"이제부터 또 고민해야할지도 모르는데-전날것까지 짊어지고있으면 더 힘들잖아?"
"고마워, 미즈루."
아침식사를 하며 TV를 틀었다. 이제 곧 뉴스가 시작될 시간이다.
빠빠밤~
고유 노래와 함께 헤드라인이 지나간다. 제일 먼저 나온건 정치얘기. 두번째까지 그 얘기이다.
"나왔다...!"
세번째 헤드라인.
「어제 새벽 ...시경 ...시 한 건물 옥상에서 9명이 쓰러진채......병원으로 이송됐으나 7명은 사망...2명은 의식불명입...」
"......"
"......"
헤드라인이 지나가고 뉴스가 시작됐다. 앞의 정치얘기는 카미루와 미즈루에겐 중요하지 않은 얘기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말이 없다. 그리고 그 사건 얘기가 나왔다.
내용은 그들이 알고있는, 그정도. 한밤중 한 여성(물론 카미루이다)의 신고를 받고 가보니 9명의 사람들이 의식불명으로 쓰러져 있었다는것. 다만, 그들중 7명이 사망했다는 얘기는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또한 그들이 다치거나 숨진 원인을 전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있지만, 아직 알아낸것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끝으로 TV를 껐다.
"...미즈루, 기억나?"
카미루가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다.
"응?"
"한달 전 즈음, 나하고 같은 반 여학생 한명이 죽었어."
"......"
물론 미즈루도 알고있다. 그날 카미루가 슬퍼하며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 아이, 사인은 얘기 안해줬지? 그 애도 똑같았어. 뭐가 잘못된건지 알 수 없었어. 그냥 죽었어. 마치 노인들이 죽을 날이 다 되어, 침상에서 편안히 자연사 하듯이."
물론 발견된곳은 다르지만-그녀는 덧붙였다.
"그리고...그 전날 밤, 나하고 했던 얘기 기억나?"
"그...맥주 마시면서?"
미즈루가 기억을 더듬으며 말한다.
그래, 긍정의 대답.
"그날 밤...분명 난-'달이 없네' 라고 말했어. 삭(朔)이었지."
"아!"
미즈루가 달려가 달력을 본다. 그리고 분명...
"그리고...어제 밤이 삭이었어."
...02
카미루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있다. 하지만 집중이 되지않는다.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이, 오늘 아침 뉴스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도 수업은 제대로 되고있는것 같지 않다. 반의 분위기가 다르다. 굉장히 어수선하다. 아이들도 오늘 아침의 뉴스를 보고 목소리를 낮춰 얘기하고 있다. 사람이 죽는것 정도는 흔히 있다. 어떨땐 7명 정도가 아니라, 화재등으로 수십명이 죽는 경우도 있다. 그럴때도 이렇게 얘기거리가 되진 않는다.
일부 아이들도 알고있던것이다. 어제 죽은 7명과, 한달 전에 죽은 그들의 학우가, 죽은 모습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얘기는 금새 반 전체로 퍼져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든것이다.
'......'
아침, 카미루는 미즈루와 이후에 나눴던 대화를 생각한다.
"미즈루, 부탁할게 있어. 혹시 모르니까 좀 조사를 해줘. 이전에 이렇게-사인을 알 수 없이 죽은 사람이 있는지. 특히 매달 삭에 죽은 사람들 중에서."
미즈루는 간단히 승낙했다.
"그리고...오늘은 좀 늦을지도 모르겠어..."
그 말을 남기고 학교에 나왔다.
'......'
사실 학교같은건 어찌되어도 상관없다. 애초에 자신은 학교에 다니지 않았기에.
오늘 학교에 나온것은...
방과후가 되었다. 카미루는 교실에서 나와 청소가 끝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청소가 끝나고, 그녀는 교실로 다시 들어갔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검정색 일색의 공책을 꺼냈다.
공책의 한쪽을 펴서 한장 한장 넘긴다. 어제 밤엔, 미즈루때문에 제대로 읽지 못했다. 왠지...그녀에겐 감추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용은 양쪽 모두 추가되어있었다. 약 한달간의 분량. 양쪽에서 동시에 채워진 공책은 점점 가운데를 향해 가고있었다. 카미루는 이전에 읽었던 부분 다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날짜까지 모두 한가지 언어로 써놓은 일기. 역시 내용은 별것 없다. 특별히 무언가를 했거나, 어딜 갔거나 하는 내용도 없다. 날짜와 날씨만 써 있는 날도 있다. 하지만 카미루는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또 읽었다. 한자도 빠짐없이...꼼꼼히.
'......'
어느새 해는 지고있었다. 하늘과 창밖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어쩔까...'
하고 고민하는데,
"그걸 가지고 기다리면, 내가 올거라고 생각했나?"
문뜩 창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카미루가 고개를 돌려서 보니 그곳엔 한 사람의 실루엣이 비치고 있었다.
지는 태양을 등지고 서서 윤곽 외에 그 사람의 모습은 정확히 보이 않는다. 하지만 누구인지는 뻔하다.
"리겔, 리겔이지?"
"정확힌 리겔 아마츠. 뭐 어느쪽으로 불러도 상관없어."
그렇게 말하며 카미루에게 다가온다.
새카만 머리를 뒤로 묶고있다. 그리고 검은 눈동자. 하지만 투명하다는 느낌을 주는 카미루의 눈에 비해, 한없이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시선과 무표정한 얼굴.
"역시, 그냥 아무데나 버려둔게 실수였군. 그냥 가져가서 다른데서 처리했어야했나."
리겔은 카미루가 자신의 공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알고있었다는듯이.
"결론만 말하지. 이 일에서 신경 꺼라."
리겔은 낮은 음성으로 말한다.
"......"
하지만 카미루는 리겔을 노려본다.
"공책은 돌려줬으면 해. 이젠 어찌돼도 상관없는 물건이지만, 아무래도 사람 손에 들려있기엔 위험한 내용이 많은 물건이라서."
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민다.
"...한가지,"
하지만 카미루는 공책을 리겔에게 돌려주지 않는다.
"한가지 물어볼게."
그녀는 공책을 감싸며 리겔에게 말한다.
"어제 일...그걸 벌인건 너야?"
응? 의아하다는 리겔의 표정.
"이제와서 모른다는 표정 해도 소용없잖아? 어째서 그 현장에 네 공책이 떨어져있던거지? 네가 일을 벌이고 떨어트린것 아닌가?"
하아...하는 리겔의 한숨.
"사람 말을 제대로 안듣는군. 분명 말했잖아? 버려둔거라고.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선-너에게 대답할 의무는 없는것같군. 자, 어서 공책이나 돌려줘."
하지만 카미루는 공책을 돌려주지 않는다.
"어라? 너야말로 네가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것 아니야? 분명 네 입으로 말했잖아? 버린거라고. 그럼 주운 사람이 임자 아니야?"
카미루는 그렇게 말하며 리겔에게서 물러선다.
"......"
리겔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다만 카미루를 날카롭게 노려 볼 뿐이다.
"널 위한 일이다. 어서 공책을 넘기고 이 일에서 손 떼. 잊어버리라고."
하지만 카미루도 양보하지 않는다.
"친한 친구가 죽었어. 한달 전 일이라 이번 일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죽은 모습이 똑같아.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움직인다. 다리의 위치를 바꾸고, 자세를 낮춘다.
어쩔 수 없군-이라고 말하며 리겔은 빠르게 팔을 움직인다. 그녀의 손에서 공책을 낚아채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미루는 더욱 빠르게 몸을 움직여 피한다. 그리고 가방을 들고 교실 문을 향해 뛴다. 책상들은 한번에 뛰어넘는다.
"칫,"
이라며 리겔이 그녀를 쫓기 시작했을때, 카미루는 이미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리겔도 책상들을 한번에 뛰어넘어 카미루를 따라간다. 그가 교실 밖으로 나갔을땐 카미루는 이미 복도 끝에 가 있었다.
"무슨...!!!"
라고 말하며 따라가지만, 리겔도 만만치 않았다. 그도 단 몇걸음, 시간으로 따지면 1, 2초도 안되는 시간에 교실 몇개나 되는 복도를 주파하고 카미루가 내려간 계단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그들이 있던곳은 3층.
카미루는 이미 2층을 지나 1층에 다 다랐을것이다.
"그렇다면,"
리겔은 계단에서 뛰어 망설이지않고 창문으로 뛰어든다. 유리는 깨져버려 그의 옷을 찢고 피부에 상처를 내지만 신경쓰지않는다.
그가 1층 밖에 착지해서 건물 안쪽을 들여다보니-마침 카미루가 계단에서 다 내려와 이쪽으로 달려오려고 하고있었다.
"칫,"
"포기해. 딱히 너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다만, 그정도로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면 싼 편이지."
하지만 카미루는 건물 안 복도로 달려 도망친다.
"간단히 돌려줄 생각은 없어! 대답해! 그 일은 네가 한거야?"
하지만 리겔은 따라가지 않는다.
"어쩔 수...없군..."
쿵-하는듯한 느낌. 딱히 무슨 소리가 들린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대기는 분명 그렇게 느껴진다.
"!!!"
카미루도 그 기운을 느꼈는지 달리는걸 멈춘다.
리겔은 왼손을 허공으로 뻗는다. 그러자 그의 손엔 한자루 검이 잡힌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어느새인가 나타나있다.
아이보리나 베이지색이라고 할만한 느낌일까? 손잡이부터 검집가지 같은 색이다. 거기다 쓸데없는 장식은 전혀 없다. 심지어 날밑까지. 리겔은 천천히 검을 옮겨 오른손으로 뽑는다. 그리고 왼손의 검집은 허공에 던진다. 그러자 검집은 나타났을때와 마찬가지로 어느새 사라진다. 그가 뽑은 검은, 매우 단순하게 생긴 검이다. 검집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장식도 문양도 없는 직선. 다만-그 검은 매우 낡고, 녹슬고, 이가 빠져있었다.
리겔이 몸을 낮춘다. 그리고 사라졌다. 사라졌다고 느낄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순식간에 건물 안에 들어갔고, 카미루가 있는 복도로 몸을 향했다.
카미루는 그가 검을 들고있는것을 보았다. 매우 낡고 녹슬었지만, 상대가 검을 다룰줄 아는 자라면 충분히 위협이 된다.
"마지막으로 말하지.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지마. 그 공책은, 정확힌 그 공책에 적혀있는 문자는-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위협이 될 수도 있어. 어서 넘겨."
"......"
카미루에겐 대답이 없다. 하지만 이번엔 쉽게 도망가지 않는다.
'크윽, 혈해만 있었어도...'
리겔의 실력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피부로, 공기로 느낄 수 있다. 분명 그는 강하다. 지금 자신이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른다. 승산이 낮은 싸움은 피하는게 좋다.
하지만 리겔은 그런것을 봐주지 않는다. 그는 검을 당겨 쥐고-그녀를 향해 다시 무서운 속도로 달려-아니, 날아간다 싶을 정도로 다가간다. 카미루는 피하려 했지만, 늦었다!
'혈해만...있었어도...!!!'
=================================================================
>작가 후기-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네에-오늘도 코드라는 녀석은 뭔가 하고있습니다.
안녕하세요?
n번째 세계-코야마가-도 계속해서 가속을 하여 어느새 4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나름 길게 썼어요! 무려 2시간 하고도 30분 이상을 썼답니다?
우와아!! 짝짝짝!!(←)
...집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를 엄마몬께 뺏겼기에
독서실에서 공부 안하고 독서실 컴퓨터로 쓰고있다는것만 뺀다면 말이지요...(←)
어쨌든-이야기는 진행되어
드디어 첫번째 전투씬을 향해...가는건가요?
음...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중간에 카미루의 샤워씬에서 묘사 부분이 있는데...
음...최대한 에로하게아름답게 묘사해보려고 했는데, 어땠는지요?
여성의 신체 묘사는 해본적이 거의 없어서 잘 못하겠어요<<<
이번에 쓴건-그것을 연습해보고자 시험삼아 해본것이라 생각해주세요(...)
리겔의 검정색 공책에 대해 데X노트라는 얘기가 많은데...
아, 아니에요!!!
검정색이란건 그저 리겔의(그리고 코드의) 취향이고, 앞 뒤에서 펴도 어느쪽이든 앞장이 될수 있다는건
제가 옛날에 쓰던 공책에서 가져온 생각이랍니다.
어쨌든-이번 편에 리겔이 얘기하기도 했지만,
'공책' 자체는 평범한 공책입니다. 그 안에 적혀있는 '문자'가 중요한거지요.
그 문자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할게요(웃음)
어쨌든
앨리군, 코야마군, 카루나님, 클립마인드님께 감사를.
그리고 한비야군, 베로니카님, 라스트님께 특별한 감사를.
그리고 그 외 제 작품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무한한 감사를.
네에-오늘도 이쯤에서 자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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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해라.... 이제 동생양이 등장할 타임인 듯 하군요.
우후훗. 다음편에 뭔가 화려해질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