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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환상

2008.01.04 13:24

라온 조회 수:201

크아! 맛있다. 오늘은 정말 맛있네. 자자, 너도 먹어. 먹어서 남 주냐? 오늘 진짜 고생했어. 대체가 말야. 왜 이렇게 사람을 고생시키는 건지. 비싼 등록금 내고 다니는 학굔데. 시설물 설치는 좀 돈으로 하면 안되나?
그러니까 말이야. 나는 꼭 멋진 일을 할테니까. 야, 그게 뭐가 힘들다고 그러냐? 젊었을 때 좀만 고생하고 할 거 안 하면 되는거야. 괜찮아. 괜찮아. 어려운 일도 아니고... 원래 꿈은 크게 잡아야한다는 말도 있잖냐. 솔직히 요즘 세상에 안된다고 굶어 죽겠냐?
괜찮아... 괜찮아... 나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괜찮아.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난 그 정도로 의지가 약한 사람은 아니니까.


크으... 좋네. 좋아. 하루하루가 고생이라니까...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 엿같지? 정말, 적금이니. 세금이니. 버는만큼 쓰지도 못하고... 정말 살기 싫다. 살기 싫어. 뭐? 미래? 그래... 정말 그 생각 하면서 참는다. 참아.
그래, 앞으로 자식들 돌보면서 멋진 곳에서 여생을 살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그래 전에 말했지? 나는 그런 멋진 여생을 보낼거야. 야, 야. 꼭 무리라는 법 있냐? 괜찮아. 괜찮아. 두고 보라지 꼭 그런 멋진 여생을 보낼거니까.


크으...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술 좀 작작 마시라는 소리만 들으면 술맛이 끝내주게 좋당께. 마누라라는 건 그래서 끼고 사는 거 아니려나?
앙? 사람이란 말야. 죽으려면 이름을 남기고 죽어야 하는 거 아냐? 나도 그렇게 죽을거야. 영화같지 않아? 크으, 신문에 이름이 나올지도 모르지? 나름 괜찮은 일 아니야? 나는 그렇게 삶을 마무리할거야. 별거 아니잖아? 너도 해보라고.





고인께서 남기신 유언장입니다. 고인의 재산과 그 상속에 대한 유언장은 따로 있지만 고인께서는 사람들 앞에서 크게 외치고 싶으셨던 말씀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하셔서 이렇게 읽게 되었습니다.
자, 그럼 읽겠습니다... 흠흠... 에...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음? 이게 전부인 것 같군요. 무슨 뜻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이것이 고인께서 남긴 마지막 말씀이십니다.
저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술이라도 한잔 하지 않겠느냐고요? 아뇨, 저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왠지 기분이 좋아지지가 않거든요. 그럼, 저는 이만... 마지막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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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뜻이 조금도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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