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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1일 수정본입니다.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 01~03의 스토리+04 스토리 입니다.
제목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세계-입니다.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n번째 세계-세계-
n번째 세계-카미루 가(家)-
n번째 세계-왜곡-
으로 진행될듯 싶습니다.
스토리 수정 대폭 들어갔습니다. 고로 변경내용 적지 않았습니다.
스크롤 압박 크지만, 그냥 다시 읽어주세요(←)
앞의 글들은 그냥 남겨두지만-크게 변했기에 그냥 무시해주세요.
앞으로 이걸 01로 보고 스토리를 진행하겠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스토리 수정이 있을 수 있으며, 그때마다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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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해가 져가며 주홍빛 황혼이 서쪽 하늘에서 지평선을 향해 기울어져 내려갈 무렵.
안경을 쓴 남자가 창틀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고있다. 그가 있는 곳은 복도. 안쪽 면은 커다란 유리들이 이어져있는 창문이고 반대쪽 면은 하얀 벽만이 이어질 뿐이다. 그런 복도가-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양쪽으로 이어져있다. 남자는 황혼 아래에서 그림자를 길게 늘이며 말없이 담배를 피고 있을뿐이었다.
창문에서 내려오는 주홍빛 황혼. 어느새 그 황혼의 아래에 하나의 그림자가 더 생겼다. 그림자의 주인공은 둥근 모자를 쓰고있었다.
안경 쓴 남자는 피던 담배를 허공에 떨궜다. 담배는-땅에 떨어지지않고 허공에서 사라졌다.
"사탄...무얼 하려는것이냐..."
안경 쓴 남자가 모자 쓴 남자에게 묻는다.
"난 [그녀]와 [그]에 대해선 몰라...다만, 네가 가는 길이 정말 맞을진 의문이군..."
안경을 쓴 남자는 새 담배에 불을 붙이며 대답했다.
"후우...웬만하면 담배는 끊지? 아무리 천사라고 하지만 좋을게 없다고."
"말을 돌리지마. 도대체 어쩔 샘이지?"
모자 쓴 남자는 모자를 더 깊게 눌러썼다.
"걱정마라. [그녀]를 막을 수 있는 신을...지상으로 떨어뜨리려는 것이다."
모자의 그림자 밑 미소가 일그러졌다.
황혼 아래의 그림자는 다시 하나만 남게 되었다.



인간과 블러드 레기온(Blood Legion : 피의 군대)의 전쟁.
인간의 모습이 아니며,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붉은 색을 띈 지휘관도 없는 군대.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블러드 레기온의 공격이 멈췄다. 먹지도 죽지도 않으며, 그저 '인간(혹은 그에 준하는 지적 생명체)'를 무자비하게 멸하던 그들이었기에-사람들은 그들의 공격이 멈추자 기쁨과 함께 뭔지 모를 두려움에도 쌓였다.
그가 이곳에 나타난것도 그 즈음이었다.
어께까지 닿는 흑발. 검은 눈동자를 가진 건장한 체구의 청년. 그저 이방인인듯한 위화감도 없이 이곳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것은 극소수의 사람만이 아는 이야기인데, 그가 처음 오던 날. 외곽 지역에서 블러드 레기온과의 소규모 전투가 있었다. 작은 지역이어서 마땅히 싸울만한 사람도 적었고, 아무리 적은 수의 블러드 레기온이 왔다지만 이길 수 있을리 만무했다. 사람들은 당연히 모두 도망갔다. 그런데-블러드 레기온은 추격해오지 않았다. 궁금해진 한 사람이 다시 마을로 가보니, 한 청년이 마치 처음부터 붉은 머리카락이었다는듯이 피를 뒤집어쓰고 맨손으로 블러드 레기온과 싸우고 있었다. 아니, 그들을 찢으며 일방적으로 살육을 하고있었다. 그 블러드 레기온을 상대로.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돌아왔을땐, 그곳엔 청년은 커녕 피 한방울 남아있지않아 헛소리로 묻혀진 이야기이다.
하지만-헛소리 일리가 없다. 그는 분명히 이곳에 있고, 나와 만났다. 그는 우리 쇼브스리(Chauve-Souris)에 의뢰를 했고 난 그 보수로-전쟁의 참가를 요구했다. 그가 승락을 했다는 것을 말 할 필요도 없다.
'필요한게 갖춰져간다...[그녀]의 세계를 막을 수 있을거야. 내 생각이 맞다면...'
모자 쓴 남자-사탄은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아 웃고있었다.



혼자서 그곳에 가려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또 누군가 그곳에서 '성'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것보단 혼자 가는 쪽이 낫다. 하지만 그는 혼자 가지않고 굳이 용병단에 의뢰를 했다. 사막 한 가운데까지 블러드 레기온에게서 안전하도록 데려다달라고.
그래...어째서인지 이곳에선 죽었을 '그녀'의 기운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녀'가 누군지는 모르겠다. '그녀'가 죽었을거란 확신 또한 왠지 모르겠다. 확실한건-
"난 잘못된 길을 가고있지않아."
그-리겔 아마츠-는 침대에 누워 천장으로 손을 뻗었다.
"잘못되었다면, 내 손으로 제대로 된 길을 만들어주겠어."
눈을 감지만 잠은 오지않는다. '그녀'의 기운이, 불안하게 한다...

다음날, 그는 할일없이 거리로 나간다. 이곳에 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아직 때가 안됐다. 그 전까지 딱히 할 것도 없다. 도시의 번잡함을 지나 발걸음이 교외로 향한다.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한 교회가 시야에 들어왔다. 내키지 않지만-할일도 없다. 신을 믿는것도 아니지만 가서 시간이나 때워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신이라는것도-다 믿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를 뿐 이잖아..."
"그렇지 않아요."
교회 문에 다다랐을때, 그가 중얼거리자 누군가 거기에 답하였다. 리겔은 뒤를 돌아보았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성. 그리고 옷의 일부라도 되듯 새하얀 머리칼. 마치 순백의 천사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못보던 얼굴이네요. 저희 교회엔 처음이신가요?"
그녀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신도인가? 옷차림으로 봐선 성직자 같진 않다. 리겔은 귀찮다든듯이 대답했다.
"아, 예. 방에 있어봤자 별로 할 일도 없고. 걷다보니 여기로 걸음이 향했네요."
"모두가 주님의 뜻입니다. 어서오세요.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순간-
"지옥으로."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아니,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남은 것은 거대한 위화감 뿐. 분명 외관으론 변한것이 없지만, 확실히 '다른 공간'이다. 바람 한점 불지않는 '이공간'이다.
"너...뭐냐..."
"오랜만이네요. 아까 못보던 얼굴이라고 했는데, 거짓말. 정말-이렇게 얼굴 맞대는게 얼마만인지 몰라. 그동안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알아요, 리겔?"
그녀는 뒷짐을 지고 한발 한발 리겔의 주변을 맴돈다. 아-이 위화감. 확실히 이곳에 와서 처음 느꼈던 기운과 동일하다.
"너...설마..."
"기억할리는 없는데-'설마'라는건 뭔가 느꼈다는거지요? 기뻐! 리겔이 나를 기억해주다니."
숨이 막힌다. 이 공간 속에선 한시도 더 있기가 싫다. 아니, 더 있을 수 없다. 이곳에 있다간...분명 위화감에 눌려 미쳐버릴것이다.
"너무 그렇게 스스로를 조이지 말아요. 그냥 풀어버리세요. 괴로워할것 없어요. 자-난 여기 있어요. 더이상 당신을 붙잡는건 없잖아요?"

광기(狂氣)
내 안에 가둬둔 그녀의 영혼이-날 미치게 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리겔의 머리칼이 핏빛으로 물든다. 마찬가지로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며 달려나간다. 손톱을 세우고-그녀에게 달려든다.
"미안해요. 하지만 이젠 안돼요."
한줄기 바람이 불었다.
그렇게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리겔이 온몸에 베인듯한 상처를 입으며 나가떨어졌다.
"리겔. 혹시 이 검 알아요? 바르만웨라고 하는데."
어느새인가 그녀의 손엔 한자루 검이 쥐어져 있었다. 장식이 전혀 없는 날밑과 손잡이. 하지만 창백한 파란색을 내뿜는 검날이, 그 검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리겔은 몸을 이르켜 자세를 추스렸다. 많은 상처가 난 그의 몸은-벌써 조금씩, 하지만 눈에 띄도록 회복되고있었다.
"너, 뭘 한거냐."
"'진공을 가르는 검' 이에요. 가만히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십번도 더 적을 벨 수 있죠."
그녀가 검을 살짝 흔들자 주변에 마치 돌풍이 일어난것첨 요동쳤다.
"뭐, 오늘의 매인은 이게 아니지만요."
그녀는 왼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 한자루 단검이 쥐어졌다. 날이 두갈래로 갈라진, 돌로 된 단검이다.
"이건...이름이 없네요. 능력은-직접 보여주는게 낫겠죠?"
그녀는 단검을 아래로 쥐고 자기 등 뒤쪽의 허공을 찔렀다.
"크아악!!!"
리겔의 배에서 거대한 날이 튀어나와있었다. 날은 그의 등 뒤로 이어져있다. 커다란 낫이다. 그녀는 검을 다른 방향으로 휘둘렀다. 베고-찌르고-당기고-
허공을 향해 계속해서 단검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때마다 리겔의 주변에선 검, 도끼, 창, 낫 등의 날붙이들이 나타나 그를 베고-찌르고-후벼팠다.
"리겔, 일어나요. 당신이 내 심장을 가져간 고통에 비하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너...죽여버리겠어...!!!"
리겔은 이미 낫기 시작한 상처를 끌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녀의 목을 잡고 쓰러트렸다.
"으아아아아아!!!!"
그녀의 목을 조른다. 그리고 한손을 들어 손톱으로 그녀의 목을-

탕!
단발의 강한 총성이 들리고 리겔이 뒤로 쓰러진다.
"괜찮습니까?!"
총을 든 남자가 여자에게 달려와 그녀를 감싼다. 그리고 다른 한 남자는 자신의 검을 쓰러진 리겔의 목에 겨누었다.
"네놈, 뭐하는거냐!!!"
긴 금발과 초록 눈동자. 그리고 교회군 장교들의 제복. 그는 흑발로 돌아간 리겔의 팔과 몸을 마법 구속구로 묶었다.
"이 회복력...평범한 인간은 아니군."
기절한 리겔을 놔두고 그는 여성에게 다가갔다.
"괜찮습니까, 크리사리온양?"
"아 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케이진님."
리겔이 흘린 피에 붉게 물든 원피스를 입고있는 그녀는, 마치 자신이 공격받았다는듯이 겁먹은 표정으로 있었다.
"크리사리온양, 일단 저희랑 함께 가시죠."
"네..."
케이진이라 불려진 남자와 총을 든 남자는 양쪽에서 리겔을 구속하고 앞서 걸어갔다. 뒤 따라 걸어가는 여성-크리사리온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갔다.

「Code_─────분석─────완료」
"지독하게 당했군."
「Code_Copy─────error」
"칫, 피가 부족해..."
리겔은 구속구에 묶인채 혼잣말을 하고있었다.
'피하지 못할 공격은 없었다. 하지만 피하지 못했어. 게다가-모두 치명타로 들어왔다. 피하고의 문제가 아니라...전혀 저항을 할 수 없었다...'
칫-회복될때까지 잠이나 자자
하고 감금된 방의 바닥에 누운 순간, 리겔은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누웠는데 눈이 마주쳤다. 눈동자의 주인공은 천장에 거꾸로 서서 리겔을 내려보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어, 어...사탄?"
사탄은 바닥에 내려와 리겔의 구속구를 톡 건들였다. 그것만으로도 구속구는 허무하게 사라졌다.
"여긴 어떻게?"
"구해드리러 왔습니다. 자, 어서 나가죠. 아무리 그라도 도와주는덴 한계가 있으니까요."
"근데, 왜 천장에 메달려 있던거야?"
"괜히 쇼브스리(chauve-souris=박쥐)겠습니까?"

"사탄, 어떻게 된거지?"
그들은 교회 앞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차를 타고 달렸다.
"당신도 참...아무리 관계없던 사람이라지만 이미 우리쪽에 관여해버렸습니다. 그렇다는건 저들은 적, 적진에 제발로 찾아가다니요..."
하지만 말하는 사탄의 얼굴엔 즐거움이 엿보였다.
"당신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건 미카엘입니다."
"미카엘?!"
천사군의 총사령관이다.
"그완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요. 아무리 긴장상황이라지만 이정도 부탁은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은 묻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그들은 용병단 쇼브스리의 앞에 도착했다.
"아, 내리지 마세요."
사탄이 혼자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당신의 의뢰, 지금부터 수행하겠습니다."
"응? 분명 다음주 쯤 하겠다고...?"
"이번 일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저희측도 위급상황입니다. 3일 뒤 정오에 일을 개시할겁니다. 당신 일이 끝나고 그때까지 오실 수 있으시다면 그때 도와주세요. 의뢰의 보수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알겠다-리겔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가 탄 차는 출발했다.

"저 자인가?"
쇼브스리의 문 안에서 미카엘이 걸어나왔다.
"아아. 신을 떨어트릴 가장 중요한 말, '마왕'이다."
"확실히...저 자는 위험하다. 아니, 정말 괜찮은건가? 저런 자를 끌여들여도..."
"위험한 자 이기때문에 필요한거야."
사탄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녀]의 이야기가 완성되고, [그]의 이야기와 만나면 돌이킬 수 없어. 큰 희생을 치뤄서라도 더 큰 '멸망'은 막아야하니까."
햇빛에-그의 왼쪽 눈에 있는 큰 흉터가 반짝인다.
"우리가...틀리지 않았길 빌 뿐이지..."
미카엘이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인다.



"음? 그가 사라졌다고?"
"네. 억지로 무언가를 한 흔적은 없습니다. 아마 내부에서 누군가 꺼내준듯..."
"됐어. 지금은 그런데에 신경 쓸 여유는 없다. 쇼브스리의 움직임이 심상치않아. 이대로라면 며칠 내로...칫, 총사령관님은 이럴때 어디계신건지...!!"
케이지는 수 많은 모니터를 보며 전투를 대비하고있다.
"앞으로 있을 전투...아니, 전쟁은 분명 수는 적지만 어느때보다도 위험할거야. 눈에 보이는건 없지만, 느껴져. 위험해, 분명."
그의 얼굴엔 초조함이 묻어난다.
"걱정하지말아요."
문이 열리고 한 여성이 들어온다. 순백의 천사와같은 흰 머리칼. 크리사리온이다.
"걱정 말아요, 케이지. 제가 있잖아요."
"아, 크리사리온양."
케이지의 얼굴이 미세하게 붉어진다.
"우리들이 함께면 쇼브스리를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거에요. 케이진은, 예수님의 혼을 몸에 담은, 진정한 구세주가 될 분이시잖아요."
그녀의 요염한 미소. 거기엔 분명, 사람을 홀리기에 충분한 마력과도 같은 매력이 있었다.
"으, 음."
부관이 헛기침을 하자 그제야
"아, 크리사리온양도 함께 보시겠습니까? 지금 다시 쇼브스리의 전력을 분석중인데."
"네."



꼬박 반나절 이상을 차로 달려온 곳은 사막의 한 가운데.
"이곳이, 이 사막의 가장 중심 지점입니다."
운전수가 망토와 터번을 두르고있는데에비해 리겔은 출발할때 그대로의 차림. 하지만 뜨거운 햇빛에도 모래바람에도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차에서 내렸다.
"고맙습니다. 어서 돌아가보세요."
"에? 리겔씨는요?"
"여기서 할 일이 좀 오래 걸릴것같고 돌아갈땐 생각이 있습니다. 제 걱정하지 마시고 어서 가보세요. 갈때도 오래 걸릴테니까요."
운전수는 의아해했지만 금새 생각을 접었다. 그래-저 사내라면 아무렇지도 않을것같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리겔씨도 일이 빨리 끝나면 와서 도와주십시오."
그 말을 남기고 그는 떠나갔다.

"자..."
리겔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 한 점 없이 태양만이 뜨겁게 내리쬐는 사막. 리겔은 손을 뻗어 자신의 손으로 태양을 가렸다. 그리고 손을 다시 치웠을때-
"이곳만은, 기억에 남아있어..."
손을 치웠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겐 햇빛이 바로 내리쬐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에도 커다란 그림자가 져있었다.
"그리고, 들어가는 방법도..."
그는 그림자의 한쪽 가장자리를 향해 걸어갔다.

하늘의 성.
언제부터인진 모른다. 하지만 거의 모든 인류 역사에 기록이 남아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거대한 유럽의 성 모습으로 하늘을 날아다닌다. 하지만 그 성은 관측은 가능하지만 절대 도달할 수 없다. 비행기를 타든 날아가든 어느정도 이상 성에게 접근하면 성의 모습이 보이지않게되고 들어가는것 물론 불가능하다.

하늘 위에 거대한 성이 나타나 사막의 모래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리겔은 그림자 바깥으로 나와-손톱으로 자신의 목을 뜯었다.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양의 피가 솟구쳤다. 피는 모래바닥을 물들이고-그의 목에선 끊임없이 피가 솟구쳤다. 한 사람의 몸에서 이정도의 피가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 갈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모래를 물들인 피는-조금씩-성의-그림자를 따라-움직였다. 그리고 결국-성의 그림자를 피가 완전히 뒤덮었다. 하지만 단 한 방울도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않고 단 한방울도 그림자에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리겔은 팔을 앞으로 뻗었다. 그의 그림자가 성의 그림자-성 문 있는 부분-에 닿았다. 그리고 그는 문을 열듯 팔을 움직였고-그림자의 성문이 함께 열렸다. 그리고-그는 한 발짝 앞으로 내밀었다. 그 동안 리겔의 다리는 허공에서 사라지고-그의 그림자가 완전히 성의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자 그 역시 사라졌다. 그리고 모래 바닥에 흥건한 피도 성문의 그림자가 닫히는 동시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리겔은-어느새인가 낡고 황폐한 성의 회랑에 서있었다.
"아마츠(天)..."
그는 한발 한발-걸어갔다. 성은 이미 오랜 세월 사용하지않아 모든 곳이 낡고 부식되고 풍화되어있었다. 거대한 성 안을 한참을 걸어올라가 바깥으로 통한 곳으로 나왔다. 그 곳엔-좁은 계단 하나가 공중을 향해 나있었다. 엄청나게 긴 계단은 그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리겔은 망설임 없이 그 계단을 걸어올라갔다. 그 끝엔 성을 축소해놓은듯한 방이 있었고-방의 문엔-
"이거...내 앰블렘이잖아..."
그는 웃으며 방 문을 열어젖혔다.

밖에서 보던것에비해 매우 넓은 방 안. 거의 무도회장 수준이다. 아마 마법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 방의 끝엔-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그의 가슴엔-낡고 녹슬고 이가 나간 검 한자루가 박혀있었다.
리겔은 마치 모두 알고있다는듯 다가가-그 검을 뽑았다. 검에는 피 한방울 묻어나오지 않았다. 그리고-그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 남자의 모습은-옷차림을 제외하고 완벽히 리겔과 똑같았다.
"여어. 기다리고있었다, 나여."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리겔 아마츠는 검을 뽑은 남자-리겔 아마츠에게 말을 걸었다.

분명 자신은 알고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잖아?"
하늘의 성의 주인, 아마츠는 말했다.
"넌 나, 즉 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이곳으로 왔다. 하지만 자신과의 약속에도 대가는 필요한 법."
아마츠 주변의 기운이 변했다. 공격을 위한 마력과 죽이기 위한 살기.
리겔도 아마츠의 가슴에서 뽑은 검을 쥐었다.
"얘기는 천천히 하도록 하지. 자, 날 죽여보아라라, 나여."

리겔은 아마츠에게 달려갔다. 허리높이로 검을 들고 그대로 가로로 벤다. 하지만 초보자도 쉽게 피할만한 너무 뻔한 공격이다. 아마츠는 쉽게 피했-순간 리겔의 왼손이 아마츠에게 올라왔다. 손의 궤적을 봐선-분명 그 위치에서 손을 뻗는다면 자신이 휘두른 검에 잘렸어야했다. 하지만 리겔의 손을 잘리지 않았다. 아니, 잘렸지만 그 짧은 순간 아무런 자국도 없이 다시 붙었다. 그나마 살짝 튀긴 피도 모두 사라졌다. 손이 붙는 순간 다시 흡수된것인가.

뻗어진 손이 아마츠의 얼굴을 잡는다. 리겔은 달려온 반동을 실어 그대로 아마츠를 밀친다. 아마츠가 쓰러져도 리겔은 계속 그의 얼굴을 잡고있다. 오히려 손에 힘을 더 강하게 준다.

퍽-둔닥한 소리와 아마츠의 얼굴이 뭉개진다. 광대뼈가 부숴지고 턱뼈가 으스러진다. 부숴진 뼛조각에 안구가 터지고 살이 뭉개진다. 그제서야 리겔은 손을 뗀다. 하지만 부숴진 아마츠의 얼굴은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와있다. 살점과 뼈와 피가 어느새 정상적으로 돌아와있다.
"필요한 것은 힘. 원하는 사람은..."
"시끄럽다."
리겔은 검을 휘두르지만-빗나간다. 멀찍이 뒤로 물러난 아마츠.
리겔이 말한다.
"'리겔 아마츠'는 '자기 자신'에게 가한 상처는 어떠한 심한 데미지를 가져도 순식간에 재생시킨다."
아마츠가 말을 잇는다.
"그리고-너와 나는 하나."
아마츠의 손 주변에 검은 기운이 감돌고-
"우린 서로에게 어떠한 상처도 줄 수 없다."
[Code_Shadow knight]
검은 기운은 대검으로 변해있다.
"지금까지는 몸풀기 정도로 해두지. 와라, 리겔. 날 죽여보아라."
아마츠는 대검을 치켜들었다.

리겔은 몸을 숙여 아마츠에게 파고든다. 저렇게 큰 대검이라면 작은 움직임으로도 틈을 만들 수 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리겔은 검을 아마츠의 배에 찔러넣는다. 예상대로 아마츠는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 동시에 검에서 손을 떼며 자신의 양손에 힘을 집중한다. 양손을 바깥으로 찢는 느낌으로 손을 뻗는다. 하지만 리겔의 손은 아마츠에게 직접 닫지 않았다. 리겔의 손이 지나간 궤적 조금 앞쪽으로-피처럼 붉은 액체가 칼날을 만들며 아마츠를 찢는다.
"하, 하하!!"
아마츠는 너덜너덜한 몸으로 나가떨어지면서도 웃는다. 리겔의 피에의해 찢어진 부분은 어느새 회복되어있다.
"뭐 하는 짓이지, 리겔? 이 녀석을 손에서 놓다니. 아직 하지도 않았잖아?"
아마츠는 자신의 배에 꽂혀있는 검을 뽑아 리겔에게 던졌다.
"제대로 하라고. ...만나야할것 아닌가?"
리겔은 검을 받으며 말한다.
"난 분명 이렇게 말이 많지 않았을텐데?"
그리고 다시 달려나간다. 이번엔 아마츠도 그냥 당하지 않았다. 거대한 검을 재빠르게 들어올려 리겔이 달려오는 속도에 맞춰 휘둘러 내린다. 무거운 검의 무게에 바닥이 부숴지며 검은 기운이 사방으로 퍼진다. 리겔은 가볍게 접프하여 공중으로 올라간다. 그 추진력을 합하여 그대로 검을 아마츠에게 내려찍는다.
[Code_Mech]
순간-창백한 청백색의 빛이 리겔과 그의 검을 막는다. 검은 아마츠의 왼손-에 잡혀있는 금속 막대에서 뻗어나오고 있었다. 광선검이다.
아마츠의 오른손에서 대검은 이미 사라지고 왼손에 있던것과 같은 광선검이 생겼다.
"세상의 모든 것의 개념-Code. 리겔 아마츠는 그것을 복제하여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
아마츠는 발을 굴렀다. 바닥에서 폭발이 일어남과 함께 그가 공중으로 튀어올랐고-그의 등을 찢고 작은 금속의 날개가 돋아나 있었다. 그리고 그 날개에선 광선검과 같은 청백색의 큰 날개가 뻗어나오고 있었다.
"지금의 넌 영혼뿐이다. 기억은 기본적으로 영혼에 각인되지만-리겔 아마츠는 자신의 능력의 일부-the_Code와 함께 그 기억을 육체에 봉인했지."
아마츠가 빛의 날개를 펄럭이며 강하했다. 눈으로도 쫓기 힘든 빠른 속도였다. 리겔이 피할 새도 없이 아마츠는 청백색의 검으로 수차례 그를 베었다. 하지만 리겔의 상처도 또다시 엄청난 속도로 재생되었다.
"왜-라는 질문은 하지마. 그 이유는 우리-'나'가 끝나면 알게될테니까."
아마츠의 양 손에서 광선검 두자루가 사라졌다. 그리고-대신 거대한 포 같은것이 생겨났다.
"리겔, 염혈을 깨워라."
"...?"
아마츠는 대검을 쥐듯 거대한 포 같은것을 들었다. 그러자 포의 총신 같은 부분에서 아까보다 훨씬 거대한 청백색의 빛이 형성되었다.
"아니면-절대 끝나지않아."
그리고는 거대하게 가로로 베었다. 분명 자세를 낮추거나 높게 뛰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공격이건만-리겔은 그러지 못했다. 자신이 들고있는 낡고 녹슨 검을 거대한 빛의 덩어리를 막기위해 드는것이 고작이었다.
"큭, 커억!!"
지금까지의 공격과는 분명 다르다. 자신에게 스스로 입힌 상처로 인식되는 아마츠의 공격임임에도 불구하고-분명 크나큰 타격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육체가 재생되는 속도도-분명 아직 비정상적일 정도로 빠르긴 했지만-눈에 띄게 느려졌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건 육체가 그 정도로 손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리겔의 검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이미 낡은 검이긴 했지만)
[Code_Valkyrie]
아마츠의 등에서 빛의 날개가 사라지고 거대한 광선검도 사라졌다. 대신 손엔 멋지게 장식된 장검이 들려있었다.
"아버지는-내가 매우 미워하긴 했지만-셰도우 나이트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발키리셨지."
리겔이 말한다.
"그래...조금씩 기억나는군."
"리겔, 염혈을 깨워라."
...
리겔은 낡은 검을 자신의 목에 찔렀다.

"그 향은 강철보다 비리게..."

그리고는 다시 검을 뽑았다.

"그 열기는 염옥보다 뜨겁게..."

검을 공중에 휘두른다. 검의 날이 녹듯이 사라졌다.

"그 빛깔은, 선혈보다도 붉게..."

꺽쇠 모양의 작은 조각들이 리겔의 등을 찢고 나타났다.

"함께-춤추자, 염혈(焰血)"

리겔의 주위가 불타오른다. 아니, 불타오른다고 느껴질 뿐이다. 그 정도로 뜨겁다. 피처럼 붉은 일렁임이 그의 주변을 감싼다.
손잡이 밖에 남지않은 검에서 피처럼 붉은, 아니, 피보다 붉은 날이 생겨났다.
그의 등에서 나온 조각들에도 붉은색 막이 생겨 마치 10장의 날개를 가진듯 보였다.
...
"내 뼈를 깎아서"
"내 영혼로 다듬고"
"내 피로 완성시킨"
"또 하나의 나 자신,"
"불을 당기는 피, 염혈(焰血)"
리겔과 아마츠는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처다본다.
"기껏 뽑았건만 발키리의 검은 쓸모가 없겠군."
아마츠의 손에서 장검이 사라진다.
"그래, 이것만은 나도 모른다. 어째서 이게 내 Code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어. 이런건 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있겠군. 염혈을 뽑은 널 상대하려면 이것밖에 없다고."
아마츠는 자조적으로 웃는다.
[Code_MobyDick]
공간이 바뀐다. 거대한 홀 같은 공간이 어느새인가 우주공간으로 변해있다. 아니, 우주공간은 아니다. 마력에의해 생겨난 하나의 아공간. 무중력이지만 우주공간은 아니기에 공기는 있다.
"솔직히...상상도 못했다, 이정도일줄은..."
아마츠는 자신의 손을 거대한 빛의 기둥에 대고있다. 사람 수십명이 양팔을 벌리고 안아야 겨우 잡힐 정도로 큰 기둥이다. 하지만 굉장히 멀리서 본다면 알 수 있을것이다. 그것이 단순한 빛의 기둥이 아니라 어이없을 정도로 거대한 검 이라는 사실을...
"염혈의 위력을 100으로 본다면...Code를 전부 합쳐도 50이나 될까...하지만 이 모비딕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90은 되겠군..."
아마츠는 스스로도 어이없다는듯이 웃는다.
거대한 검이지만 무중력 상태에서의 무게는 제로. 가장 큰 패널티가 없다. 아니, 그 이전에 에너지체인 저 검에 '무게'라는게 존재하긴 하는것일까.
"모비딕...그건 나도 모르겠군. 어째서 그런것이 있는거지?"
"모른다니까. 하지만, 이걸로 너와 나의 싸움은 더 재밌어질것같네."
리겔도, 아마츠도 웃는다.

"그럼, 2차전 시작이다."



무한히 펼처져 보이는 공간. 중력이 없기에 일반인이라면 몸을 가누기도 힘들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렇지않다. 아니, 아마츠의 경우는 움직이지않고 가만히 서서 팔만 휘두르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리겔은 마치 이미 무중력에서 헤엄치는, 아니, 헤엄치는 정도가 아니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법을 알고있는 듯 싶었다.
"크윽,"
아마츠가 왼손으로 오른팔을 감싼다.
"확실히...익숙하지않은, 이정도의 힘을 감당하긴 힘들군..."
스스로에 의한 데미지는 어떠한 상처라도 빠르게 회복이 가능하다곤 하지만, 정도에따라 차이는 있는법이다. 게다가 오리지날로 자신의 힘이거나, 많이 사용해서 익숙해진 힘이 아닌, 처음 사용해보는 힘은 그만큼 몸에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생각하자...저 검이라고 부르기에도 무식하게 큰 검...폭마저 너무 넓다...'
너무나도 거대한 검이라, 손잡이 부분에 손을 대고 있는 정도만으로도 몸 앞쪽이 전부 가려진다. 게다가-그 손잡이 부분마저 전부 에너지체이니, 적이 닿기만해도 타격을 입을것이다. 게다가 그 거대한 손잡이는 등 뒤, 발 아래, 머리 위쪽까지도 덮을 정도로 크다. 즉-사각이 없다.
아마츠가 검을 크게 휘둘러 내린다. 리겔은 염혈로 머리 위에서 막는다. 에너지체는 가장 바깥 부분에서 막혔지만, 거기서 생겨나는 파장만으로도, 데미지 정도는 아니지만 영향이 생긴다.
그리곤 왼손을 저었다.
그의 등 뒤에 있던 열장의 피의 날개들이 날아갔다. 검의 길이로 봐선 아마츠까지의 거리도 한참 멀다. 하지만 날개들은 그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 아마츠의 주위를 둘러쌓았다.
"해, 보는데까지 해보자!"
열장의 날개는-아마츠 주위를 둘러싼 에너지체를 뚫고 그를 찔렀다.
"크윽,"
거대한 검에서 힘이 빠졌다. 틈을 놓치지않고 리겔은 아마츠에게 접근했다. 날아가면서 허공에 염혈을 휘두른다. 염혈을 휘두른 자리에선 붉은 초승달 보양의 검기가-피가 날아간다. 하지만 아마츠를 감싼 에너지차-검의 손잡이-에 모두 소멸되어버린다.
"그럼, 밀도는 떨어지지만..."
리겔은 염혈을 앞으로 뻗었다. 염혈의 칼날이 길게 늘어나 아마츠를 찔렀다.
"으아앗!!!"
기합소리인지 고함소리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염혈을 당긴다. 아마츠의 가슴팍에 찔린 염혈은 그대로 그의 어께를 찢고 원래의 길이로 돌아왔다. 아마츠를 찌르고있던 피의 날개들도 리겔에게 돌아왔다.
"크윽..."
치명타, 일격사가 되어도 괜찮을 정도의 위치. 하지만 아마츠는 역시 죽지않는다. 하지만 회복 속도가-현저하게, 전에 비하면 심각할 정도로 늦다.
"아아...이게, 염혈의 힘이다..."
아마츠는 만족한듯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이쪽도 이제 적응이 되어가는군."
팔을 조금 움지기이자-그 거대한 검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전에 비해 훨씬 작아졌지만-아직도 아마츠의 키의 몇배나 되는 크기이다.
"솔직히...나도 어떻게 끝내야할지 모르겠다..."
"하아...?"
아마츠의 말에 리겔이 맥이 빠지는듯한 목소리로 답한다.
"분명, 염혈의 공격에 회복속도가 늦어졌어. 하지만-죽을정도의 공격에도 죽지않았잖아? 염혈로 날 어떻게 짓뭉개고, 피떡을 만들어 놓는다고해도 분명 죽지 않을거야."
아마츠의 발언. 리겔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아...나도 참...바보같은 짓을 했군..."
리겔이 한숨을 쉰다.
"그래-확실히 이 성-아마츠-과 너-리겔 아마츠-는 내-리겔 아마츠-가 '이전 세계'에 놓고온 내 존재의 일부임은 확실하다."
리겔이 말을 잇는다.
"하지만-지금 확신했다. 너-리겔 아마츠-는 나-리겔 아마츠-의 부속물일뿐, 내가 아니야."
확신에 찬 표정을 지으며, 리겔이 말한다.
"리겔 아마츠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사람에게 살해당한다는 선택지까지 걸었어. 그런데 그 리겔 아마츠가, 겨우 이정도의 일로 포기한다는건, 말도 안돼."
그리고-무한한 공간의 흐름이 바뀐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가-는 명확히 말할 수 없다. 다만, 몸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난, 사랑하는 사람-연인-을 위해선,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어."

바람 한점 없는 이 곳에서

리겔의 머리칼이 흩날렸다.
은빛으로...그의 머리칼이 물든다.
그의 눈동자가 빛난다.
은빛으로...그의 눈동자가 물든다.

그는 손에서 염혈을 놓았다. 염혈은 허공에서 사라지고-동시에 등의 날개들도 사라졌다.
"내가 이곳에 놓고 간건, 염혈 뿐만이 아니잖아?"
은빛의 눈동자로 리겔이 말한다.
"아아...물론이지."
아마츠도 이해했다는듯이 답한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줄어든 에너지체-검-도 사라진다.
[the_Code...기동]
"재료는 '나 자신의 목숨'. 대상은 '나 자신의 목숨'."

리겔이, 스스로에 의한 데미지를 아무리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해도, 정도가 있다. 강력한 데미지엔 그만큼 회복속도가 늦어진다. 그리고-만약 그의 힘을 100으로 봤을때, 100 이하의 힘을 소비하는 기술을 사용했을땐, 물론 사용이 가능하고 금방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100 초과의 힘을 소비하는 기술을 사용한다면?

"레지를, 막을때...난 시도를 해 봤지..."
[Code_Chaos=World Extinction]
"너무 위험하지만, 왠지 지금이라면 될것 같은데?"
하하하-아마츠가 웃는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행복한 웃음이다.
[the_End]
리겔이 순식간에 아마츠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곤 오른손을 아마츠의 몸에 대었다.

강한 힘을 담아서 휘두른것도 아니다. 무언가 공격이 담겨있는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아마츠의 몸이 가루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레지의 '세계소멸'의 Code를 기반으로한 기술...the_End라 부르기로 한건가?"
아마츠가 사라지는 자신의 몸을 보며 말한다.
"'세계소멸'은, 이미 인식 밖의 영역이라...그걸 억지로 사용해버린 리겔 아마츠의 몸은, 그와 함께 본인도 소멸하지..."
"내-리겔 아마츠-가, 아무리 너-리겔 아마츠-의 부속물이라고 해도, 일단 너 자신이야. 그리고 '나'라는 존재를 없애기 위해, '나'를 재료로 사용..."
다시 아마츠가 웃는다.
"리겔. 나여, 내 자신이여. 내 과거여, 내 미래여."
......
"우린, 잘못된 길을 택하지 않았어. 이 길은 분명히, 우리가 원하는 결말로 이어질거야."
그럼...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아마츠가 완전히 사라졌다. 동시에 무한히 펼쳐진듯한 공간도 사라졌다.
다시 넓은 방 안에 홀로 서있는 리겔.
"당연하잖아."
그가 말한다.
"이, 리겔 아마츠가, 수 많은 '세계'를 건너 도달한 길인걸..."

그의 은빛 머리칼과 눈동자는 어느새 검정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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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은 아마추어 글쟁이들은,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글을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다른 분들은 어떤줄 모르겠지만-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스토리의 큰 틀은 잡아놓고 써가지만-쓰다보면 세부적인 내용을 바꾸고 싶을때도 많죠.
간단하게는-칼로 베어었다-를 칼로 찔렀다-로 바꾸고 싶다거나.
크게는 어떤 큰 사건의 의미 자체를 바꾸는 경우까지.

하지만-별로 문제될것 없겠죠?
어차피 제가 쓰는것 자체가 어디까지나 자기만족. 제 즐거움을 위해 쓰는것이지
어딘가에 출판을 하거나 할 목적이 아니니까요.
또 어딘가에 책을 내게 되더라도 그땐 전체적으로 다시 본뒤 수정해도 되는 일이니까.
그렇게 되겠습니다.
지금은 제 글을 읽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그냥-언젠가 제 글이 완성된다면-그땐 그게 단편이든, 중편이든, 책 한권짜리 장편이든, 수십권에 이르는 장편이든, 한번 읽어주셨으면 하는게 제 바람입니다.
그럼, 별것 없는 초보 아마추어 작가지만, 앞으로도 분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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