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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교감(交感) 01

2007.10.18 22:27

Set_Age 조회 수:225

1장
유키오의 시신은 며칠 뒤 일본으로 보내졌다. 덕분에 창주도 나도 장례식에 참여하지 못한다. 다만 창주는, 병원에서도 그녀의 시신 앞에서 목놓아 울 뿐이었다.
그녀가 한국으로 유학오고 얼마 되지 않아, 그녀의 뛰어난 외모와 상냥한 성격에 금방 인기가 좋아졌다. 더듬 거리지만 열심히 해보려는 한국어도 그녀의 호감도를 상승시켰다.
수 많은 교재 신청을 받았지만 전부 거절. 하지만 남학생들도 여학생들도 그런 그녀에게 반감이 생기긴 커녕 오히려 신비스러운 느낌만이 생긴듯 싶다. 창주는 일본어 실력이 굉장히 좋아 그녀와 처음부터 말이 잘 통했다. 그래서 반에선 그가 거의 그녀의 통역사 역할을 하고있다. 창주도 그녀에게 고백한 적이 있었지만, 역시 거절당했었다. 하지만 둘 사이도 어색해진점 없이 전처럼 잘 지내고있었다.

언제였던가?

방과후, 창주는 선생님 신부름으로 조금 늦게 남아 일을 했다. 귀찮게 5층까지 올라가야된다면서 투덜댔지만, 그래도 성실히 일을 마쳤다. 그러던중-창주는 옥상으로 가는 문의 자물쇠가 열려있는것을 발견했다.
「어이, 그냥 가자. 저기 아무것도 없어.」
나는 자주 가봤기에 그렇게 말했지만 창주는 굳이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평소엔 학생들 출입을 금하여 큰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는 곳이기에 더욱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을것이다.
무언가...불길한 느낌이 들었으나...
그리고-조심스럽게 그 문을 열었다. 그곳엔-

해가 저무는 붉은 석양. 황홀한 주홍빛의 그 경치에-무언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두 갈래의 긴 갈색 머리칼...
「스마데라 유키오...?」
학생들의 출입을 금하기에 옥상 난간엔 안전망등의 장치가 전혀 없다. 그런 난간에 그녀가 보기에도 위험천만하게 올라서 있었다.
바람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하는 옥상. 창주는 그녀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그의 발자국 소리는 바람소리에 묻힌다.
끼이익-
옥상 문이 닫히는 소리에 그제서야 눈치챘는지-유키오가 뒤를 돌아본-
"아,..."
휘청-돌아보는 순간, 그녀는 몸의 중심을 잃었다.
「창주!!」
"으, 와악!!"
창주느 소리지르며 몸을 날린다. 그리고 가까스로 그녀의 팔을 잡아 다시 끌어당겼다.
털썩
둔탁한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쓰러졌다.
「아, 휴우...아찔했어...」
창주가 쓰러져 누워있고, 그 위에 유키오가 안기듯 쓰러져있다.
「여어-보기 좋은데?」
"시끄러..."
창주는 숨을 가쁘게 쉬며 째려본다.
"응? 아, 미, 미안..."
유키오가 그제서야 자신들의 모습을 알아채고 일어난다.
창주도 몸을 털면서 일어난다.
"휴우...위험했어. 괜찮아, 스마데라?"
"어째서..."
...또 들었다, 불길한 느낌...
"응?"
"어째서 구해준거야?"
기분나쁘다...
"어, 어째서라니?
"...으응, 아니야. 구해줘서 고마워. 창주..."
불길한 느낌이 사라졌다. 하지만...
「어이, 그냥 가자. 왠지 아까부터 기분이 안좋아.」
하지만-무시당했다...창주와 유키오는 서로 빤히 처다본다.
"저...창주...부탁이 있는데..."
유키오가 어색한 한국어로 말한다.
"응?"
"지금 일...다른 사람들 한테는 비밀로 해주지않을래...?"
중간 중간 일본억 섞인 한국어. 하지만 얼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응? 무슨 일 있는거야?"
잠깐의 공백을 두고, 유키오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아무것도. 비밀로 해주면 대신 나도 부탁 하나 들어줄게."
순간-창주의 얼굴이 빨개졌다. 붉은 석양 아래에서 눈치채지 못할수도 있지만-정말 그 석양만큼이나 빨개졌을 것이다.
「나 참...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넌...」
"그, 그럼..."
크게 심호흡 한번.
"나랑 사, 사, 사귀어줄래?"
다시한번 용기를 낸 창주의 고백. 그리고
"응."
미소와 함께 돌아온 유키오의 승낙.
「하아...잘해보라고.」
방금 전의 불길한 느낌같은건 기분탓이라며 잊고, 나도 그들을 응원해주었다.
그제서야 창주는 날 바라보고 웃어주었다.

프롤로그도 되지 못하는 빠른 배드앤딩임을 예상하지 못한채,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2장
5년전, 가을.
나도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여학생도 있었다. 그렇게 예쁜 편은 아니지만-나이에 비해 작고 귀여운 여학생. 하지만 그다지 잘생기거나, 특별하지도 않고, 인기가 있었던것도 아닌 나이기에, 용기를 내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었다.
그날-분명 10월 17일 이었다.
평소처럼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늦은 시간. 집에 가는 길엔 학교 앞을 지나가게 된다. 내일 학교 걱정은 하지않고 집에가서 놀 생각만 하며-교문을 지났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녀와 만났다.
"아, 안녕."
"어? 안녕."
웃으며 대답해주는 그녀.
인사로 끝나고 어긋난 방향으로 헤어지는데...그 날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자, 잠깐만!"
난 뒤돌아 그녀를 불렀다.
"응?"
다시 그녀에게 뛰어가고
"저...할 말이 있는데..."
얼굴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지만, 어둠 속이라서 보지 못했을 것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 심장은 더 빨리 뛰어가고 호흡도 가파진다.
"나, 나랑, 읏,"
콰직-말하려다 혀를 깨물곤,
"저...괜찮아? 방금 뭔가 굉장한 소리가 났는데..."
하아...라며 한숨을 쉬고 다시 크게 쉼호흡을 했다.
"오래전부터 좋아했어! 나랑 사귀자!"
그리고-말했다. 세상이 정지한듯 싶었다.
"...응? 에, 에에...에에에?!"
늦은 반응...그리고 외침.
"어, 저, 그러니까...대답은 지금...아..."
말이 꼬였다. 자꾸 실수만 했다.
"나...고백 받아보는거 처음이야..."
그녀도-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응, 좋, 좋아..."
"아..."
"나, 나, 아직 누구를 좋아한다든지-하는건 아니지만, 응, 사귀자.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니까."
그리고 방긋 웃는 그녀. 그녀의 얼굴도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때의 기분은-정말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 느낌은-
등에 뜨겁고 찌릿한 느낌.
"어...아?"
무언가 차갑고 딱딱한게 있다는 느낌.
몸에서 힘이 빠지고, 무릎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아아-긴장이 풀려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극심한 통증. 그리고 공포로 질린 표정의 눈 앞에 있는 소녀. 얼어붙은듯 꼼짝을 못했다.
"으아..."
말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쓰러졌다. 등 뒤에서 기척이 느껴지더니-앞으로 나왔다. 그리곤 눈 앞의 소녀에게 다가갔다. 체구가 작은 한 남자(그래도 그녀보단 크다)가 그녀를 붙잡았다. 그녀는 소리치려 했지만 남자는 무언가를 꺼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작은 체구이지만 힘은 좋은지, 잡힌 그녀는 전혀 저항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를 근처 수풀로 끌고들어가-그녀의 옷을 거칠게 벗기며 그녀를 범하려 했다.
안돼-
분노 때문인지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좋아-그대로 일어나 달려가 남자를 향해 온 몸의 체중으로 들이받-
- - - - 어?
이런 상황이었다.
빗나갈리 없는 위치로 달려갔는데 빗나갔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이번엔 온 힘을 다해 남자를 찼다. 하지만 역시 빗나갔다. 아니, 빗나간게 아니었다.
그저-내 발이 그냥 그를 통고했을 뿐이었다.
그때의 기분? 분노? 당황? 슬픔? 절망?
알 수 없는 기분. 그때-내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아까 내가 쓰러진 자리에 쓰러져있는 '나'. 등엔 무언가가 튀어나온채-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내 시체와, 겁탈당하는 그녀를 번갈아가며 멍 하게 보고있는거밖엔.
남자는 그녀에게 몇번이고 자신의 욕정을 풀더니, 축 늘어진 그녀를 놔두고 어디론가 가 버렸다. 하지만 난 따라갈 생각도 하지못했다. 그녀는 한참동안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다가-겨우 몸을 일으켜 내가 쓰러져 있던 자리를 보았다. 그리곤 힘들게 기어가-
"아, 아아..."
내 시체에 기대어 흐느껴 울다가-등에 꽂힌 칼을 뽑아-자신의 가슴을 찔렀다.
그리곤-그녀도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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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안녕하세요? 세트입니다.
시험기간중,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젠장-전설이 되자!(←)
라는건 제쳐두고...
교감 첫번째 이야기 입니다.
이번 작의 경우는 글 하나당 한 편으로 나누지 않고 각 장 별로 나누게 되네요.
뭐...내용만 계속 이어지면 상관은 없을듯 싶습니다.(←야)
자살하려던 유키오를 막고 그녀에게 고백을 한 창주.
창주와 사귀기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자살이란 길을 택한 유키오.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고백하고, 승낙을 받지만-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그녀마저 자살하는 기환.
뭔가...초장부터 암울 막장입니다.(←)

음...막-어제 독서실 컴퓨터로 소설 쓰다가 독서실 형한테 들켰습니다...
고로-시험 끝날때까지 진짜 소설 멈춰야지...후우...
에-그럼 안녕히 계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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