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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03

2007.09.25 00:24

Set_Age 조회 수:194

분명 자신은 알고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잖아?"
하늘의 성의 주인, 아마츠는 말했다.
"넌 나, 즉 너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이곳으로 왔다. 하지만 자신과의 약속에도 대가는 필요한 법."
아마츠 주변의 기운이 변했다. 공격을 위한 마력과 죽이기 위한 살기.
리겔도 아마츠의 가슴에서 뽑은 검을 쥐었다.
"얘기는 천천히 하도록 하지. 자, 날 죽여보아라라, 나여."

리겔은 아마츠에게 달려갔다. 허리높이로 검을 들고 그대로 가로로 벤다. 하지만 초보자도 쉽게 피할만한 너무 뻔한 공격이다. 아마츠는 쉽게 피했-순간 리겔의 왼손이 아마츠에게 올라왔다. 손의 궤적을 봐선-분명 그 위치에서 손을 뻗는다면 자신이 휘두른 검에 잘렸어야했다. 하지만 리겔의 손을 잘리지 않았다. 아니, 잘렸지만 그 짧은 순간 아무런 자국도 없이 다시 붙었다. 그나마 살짝 튀긴 피도 모두 사라졌다. 손이 붙는 순간 다시 흡수된것인가.

뻗어진 손이 아마츠의 얼굴을 잡는다. 리겔은 달려온 반동을 실어 그대로 아마츠를 밀친다. 아마츠가 쓰러져도 리겔은 계속 그의 얼굴을 잡고있다. 오히려 손에 힘을 더 강하게 준다.

퍽-둔닥한 소리와 아마츠의 얼굴이 뭉개진다. 광대뼈가 부숴지고 턱뼈가 으스러진다. 부숴진 뼛조각에 안구가 터지고 살이 뭉개진다. 그제서야 리겔은 손을 뗀다. 하지만 부숴진 아마츠의 얼굴은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와있다. 살점과 뼈와 피가 어느새 정상적으로 돌아와있다.

"필요한 것은 힘. 원하는 사람은..."
"시끄럽다."
리겔은 검을 휘두르지만-빗나간다. 멀찍이 뒤로 물러난 아마츠.
리겔이 말한다.
"'리겔 아마츠'는 '자기 자신'에게 가한 상처는 어떠한 심한 데미지를 가져도 순식간에 재생시킨다."
아마츠가 말을 잇는다.
"그리고-너와 나는 하나."
아마츠의 손 주변에 검은 기운이 감돌고-
"우린 서로에게 어떠한 상처도 줄 수 없다."
[Code_Shadow knight]
검은 기운은 대검으로 변해있다.
"지금까지는 몸풀기 정도로 해두지. 와라, 리겔. 날 죽여보아라."
아마츠는 대검을 치켜들었다.

리겔은 몸을 숙여 아마츠에게 파고든다. 저렇게 큰 대검이라면 작은 움직임으로도 틈을 만들 수 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리겔은 검을 아마츠의 배에 찔러넣는다. 예상대로 아마츠는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 동시에 검에서 손을 떼며 자신의 양손에 힘을 집중한다. 양손을 바깥으로 찢는 느낌으로 손을 뻗는다. 하지만 리겔의 손은 아마츠에게 직접 닫지 않았다. 리겔의 손이 지나간 궤적 조금 앞쪽으로-피처럼 붉은 액체가 칼날을 만들며 아마츠를 찢는다.
"하, 하하!!"
아마츠는 너덜너덜한 몸으로 나가떨어지면서도 웃는다. 리겔의 피에의해 찢어진 부분은 어느새 회복되어있다.
"뭐 하는 짓이지, 리겔? 이 녀석을 손에서 놓다니. 아직 하지도 않았잖아?"
아마츠는 자신의 배에 꽂혀있는 검을 뽑아 리겔에게 던졌다.
"제대로 하라고. ...만나야할것 아닌가?"
리겔은 검을 받으며 말한다.
"난 분명 이렇게 말이 많지 않았을텐데?"
그리고 다시 달려나간다. 이번엔 아마츠도 그냥 당하지 않았다. 거대한 검을 재빠르게 들어올려 리겔이 달려오는 속도에 맞춰 휘둘러 내린다. 무거운 검의 무게에 바닥이 부숴지며 검은 기운이 사방으로 퍼진다. 리겔은 가볍게 접프하여 공중으로 올라간다. 그 추진력을 합하여 그대로 검을 아마츠에게 내려찍는다.
[Code_Mech]
순간-창백한 청백색의 빛이 리겔과 그의 검을 막는다. 검은 아마츠의 왼손-에 잡혀있는 금속 막대에서 뻗어나오고 있었다. 광선검이다.
아마츠의 오른손에서 대검은 이미 사라지고 왼손에 있던것과 같은 광선검이 생겼다.
"세상의 모든 것의 개념-Code. 리겔 아마츠는 그것을 복제하여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
아마츠는 발을 굴렀다. 바닥에서 폭발이 일어남과 함께 그가 공중으로 튀어올랐고-그의 등을 찢고 작은 금속의 날개가 돋아나 있었다. 그리고 그 날개에선 광선검과 같은 청백색의 큰 날개가 뻗어나오고 있었다.
"지금의 넌 영혼뿐이다. 기억은 기본적으로 영혼에 각인되지만-리겔 아마츠는 자신의 능력의 일부-the_Code와 함께 그 기억을 육체에 봉인했지."
아마츠가 빛의 날개를 펄럭이며 강하했다. 눈으로도 쫓기 힘든 빠른 속도였다. 리겔이 피할 새도 없이 아마츠는 청백색의 검으로 수차례 그를 베었다. 하지만 리겔의 상처도 또다시 엄청난 속도로 재생되었다.
"왜-라는 질문은 하지마. 그 이유는 우리-'나'가 끝나면 알게될테니까."
아마츠의 양 손에서 광선검 두자루가 사라졌다. 그리고-대신 거대한 포 같은것이 생겨났다.
"리겔, 염혈을 깨워라."
"...?"
아마츠는 대검을 쥐듯 거대한 포 같은것을 들었다. 그러자 포의 총신 같은 부분에서 아까보다 훨씬 거대한 청백색의 빛이 형성되었다.
"아니면-절대 끝나지않아."
그리고는 거대하게 가로로 베었다. 분명 자세를 낮추거나 높게 뛰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공격이건만-리겔은 그러지 못했다. 자신이 들고있는 낡고 녹슨 검을 거대한 빛의 덩어리를 막기위해 드는것이 고작이었다.
"큭, 커억!!"
지금까지의 공격과는 분명 다르다. 자신에게 스스로 입힌 상처로 인식되는 아마츠의 공격임임에도 불구하고-분명 크나큰 타격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육체가 재생되는 속도도-분명 아직 비정상적일 정도로 빠르긴 했지만-눈에 띄게 느려졌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건 육체가 그 정도로 손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리겔의 검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이미 낡은 검이긴 했지만)
[Code_Valkyrie]
아마츠의 등에서 빛의 날개가 사라지고 거대한 광선검도 사라졌다. 대신 손엔 멋지게 장식된 장검이 들려있었다.
"아버지는-내가 매우 미워하긴 했지만-셰도우 나이트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발키리셨지."
리겔이 말한다.
"그래...조금씩 기억나는군."
"리겔, 염혈을 깨워라."
...
리겔은 낡은 검을 자신의 목에 찔렀다.

"그 향은 강철보다 비리게..."

그리고는 다시 검을 뽑았다.

"그 열기는 염옥보다 뜨겁게..."

검을 공중에 휘두른다. 검의 날이 녹듯이 사라졌다.

"그 빛깔은, 선혈보다도 붉게..."

꺽쇠 모양의 작은 조각들이 리겔의 등을 찢고 나타났다.

"함께-춤추자, 염혈(焰血)"

리겔의 주위가 불타오른다. 아니, 불타오른다고 느껴질 뿐이다. 그 정도로 뜨겁다. 피처럼 붉은 일렁임이 그의 주변을 감싼다.
손잡이 밖에 남지않은 검에서 피처럼 붉은, 아니, 피보다 붉은 날이 생겨났다.
그의 등에서 나온 조각들에도 붉은색 막이 생겨 마치 10장의 날개를 가진듯 보였다.
...
"내 뼈를 깎아서"
"내 머리칼로 다듬고"
"내 피로 완성시킨"
"또 하나의 나 자신,"
"불을 당기는 피, 염혈(焰血)"
리겔과 아마츠는 한참을 말없이 서로를 처다본다.
"기껏 뽑았건만 발키리의 검은 쓸모가 없겠군."
아마츠의 손에서 장검이 사라진다.
"그래, 이것만은 나도 모른다. 어째서 이게 내 Code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어. 이런건 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있겠군. 염혈을 뽑은 널 상대하려면 이것밖에 없다고."
아마츠는 자조적으로 웃는다.
[Code_MobyDick]

공간이 바뀐다. 거대한 홀 같은 공간이 어느새인가 우주공간으로 변해있다. 아니, 우주공간은 아니다. 마력에의해 생겨난 하나의 아공간. 무중력이지만 우주공간은 아니기에 공기는 있다.
"솔직히...상상도 못했다, 이정도일줄은..."
아마츠는 자신의 손을 거대한 빛의 기둥에 대고있다. 사람 수십명이 양팔을 벌리고 안아야 겨우 잡힐 정도로 큰 기둥이다. 하지만 굉장히 멀리서 본다면 알 수 있을것이다. 그것이 단순한 빛의 기둥이 아니라 어이없을 정도로 거대한 검 이라는 사실을...
"염혈의 위력을 100으로 본다면...Code를 전부 합쳐도 50이나 될까...하지만 이 모비딕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90은 되겠군..."
아마츠는 스스로도 어이없다는듯이 웃는다.
거대한 검이지만 무중력 상태에서의 무게는 제로. 가장 큰 패널티가 없다. 아니, 그 이전에 에너지체인 저 검에 '무게'라는게 존재하긴 하는것일까.
"모비딕...그건 나도 모르겠군. 어째서 그런것이 있는거지?"
"모른다니까. 하지만, 이걸로 너와 나의 싸움은 더 재밌어질것같네."
리겔도, 아마츠도 웃는다.

"그럼, 2차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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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일지도 모르는 무언가

오랜만에 뵙는 분들, 오랜만입니다.
처음 뵙는 분들, 처음뵙겠습니다.
...라는 뭔가 익숙한듯 싶으면서도 다른 시작 맨트를 써볼까 생각해본 세트입니다만,
그만두기로 했습니다.(저 맨트는 작안의 샤나 작가이신 타카하시 야시치로 선생님의 전용대사 패러디 입니다.)
여러분들이 기다려주셨을지
더이상 나오지 말길 비셨을지
존재 자체를 잊고 지내셨을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의 이야기 : n번째 세계의 세번째가 나왔습니다.(하지만 제 작품을 언제나 기다려주는 나름 독자 반포의 A씨, 언제나 고맙습니다.)
음...오래 걸렸군요.
사실 3편을 쓰기 시작한건 2편이 끝난 직후였지만-어째 이제야 완성했습니다.
라는것도-추석때 친척집 와서 할게 없어서 글이나 써야지-해서 썼다는게 정답이겠군요.
음-이번엔 리겔과 아마츠의 대결을 다뤘습니다.
사실-전투씬만큼 어려운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스토리야 어떻게 진행하면 되는데-전투씬은 전투 동작에대해 일일이 묘사를 해야하니까요. 묘사가 길면 지루해지고 짧으면 시시하게 끝나고...이건 에로씬보다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야)
그런고로-이번편은 엉망이라고 하겠습니다. 전 스토리 전체 진행 위주로만 생각해왔지 전투씬 묘사같은건 거의 염두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이것도 일종의 문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3편이 늦어진것도 문체에 막혀 그랬다고 나름 변명해보렵니다.

아, 이전 글의 리플을 보니
리겔과 아마츠는 도플갱어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이번 편을 읽고 의문은 해소되었는지요?
만약 모르겠다면 나중에 개인적으로 물어봐주세요~

음-사실 리겔과 아마츠의 대결은 이번편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생각 외로 길어져서 다음편까지 넘기기로 했습니다. 이전편에비해 분량이 많아서 행복해요<<<
랄까-이거 후기도 엄청 길어지잖아...

어쨌든, 다들 재밌게 읽으셨다면 좋겠습니다.
부족한점이 있다면 언제나 충고 부탁드립니다.
다음편이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 분발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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