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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Craneske . SIR Fantasy / Knight (6)

2007.09.18 20:10

로스나힐 조회 수:169

6.
세이즈는 자료를 넘겨받은 후에도 세토로스타와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세토로스타는 계속해서 새로 들어오는 정보를 넘겨주었고, 세이즈는 받은 자료를 가지고 연쇄 살인마 시르를 쫓았다. 일은 순조롭게 풀려나갔고, 모든 것은 세이즈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로나 가의 집사가 처음 찾아왔을 때 그 의도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진실에 다다를 수는 없었다.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어렴풋이 예상은 할 수 있었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남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은, 성공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을 잡을 수 있다는 사리사욕에 가득 찬 계획이었다. 그는 이미 아들을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돈을 얻고 한동안은 아들을 다시 데려오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새로운 생활을 즐기기 시작하고 나서는 아들 또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리워하지 않았고, 아들을 데려간 것이 연쇄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아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쉽사리 포기해버렸기에 그리워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뒤바꾼 돈을 맹신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돈은 자신이 가진 마력을 최대한 발휘하려 세이즈의 사고방식을 뒤바꿨다.
세이즈는 시르가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고, 세토로스타가 진짜로 아들을 잃은 슬픔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가만히 있어도 들어오는 정보를 가지고, 시르의 거처로 쳐들어가 힘으로 누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르의 돈을 먼저 빼앗고 그 갈취한 돈으로 로나 가문을 집어삼키려고 했다.
몇 번인가 정보의 교환이 오고갔고, 세토로스타는 드디어 세이즈에게 시르의 거처 정보를 넘겼다. 세이즈는 돈을 풀었다. 덩치들을 고용하고, 스파이를 고용했다. 대강의 준비를 끝마친 그는 로나 가문의 당주를 자신의 저택으로 불러냈다.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물었다. 덩치들과 스파이를 고용해 직접적으로 쳐들어갈 것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적당히 얼버무리고, 시르를 붙잡을 계획을 세웠으니 합심해 진행하자는 투로 이야기 했다. 보통 그런 상황에서는 거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세토로스타는 순순히 돕겠다고 이야기했다.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

세이즈는 말을 멈췄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아들이는 세토로스타의 모습에서 위화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렇게 순순히 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겁니까?”

세이즈는 직접적으로 질문했다.

“그거야, 제가 부탁했을 때도 당신은 순순히 제 정보를 받아 살인마를 쫓을 것을 약속하셨잖습니까. 그런 세이즈님이 부탁하시는 일이라면 마땅히 받아들여야 도리인 거지요.”

대답을 들은 세이즈는 납득했다. 그리고 적당히 꾸며낸 계획을 세토로스타에게 전했다.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계획이었다. 지도를 펼치고 적당히 표시된 시르의 거처를 보여주며 시기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 일단 몇 명의 고용일을 투입시켜 시르를 위협해 밖으로 나오게 할 겁니다. 우리는 다른 팀을 이끌고 시르가 나올 곳에서 기다릴 겁니다. 그리고 양쪽에서 몰아가는 거지요. 심플하지만, 아주 효과적일 겁니다.”

세토로스타는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동의했다. 군말 없이 자신의 계획대로 행동해주겠다는 그의 모습을 보고 세이즈는 안도했다. 혹시라도 계획에 차질을 줄 일이 생기면 대처하기가 곤란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연락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은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은 뒤 헤어졌다. 세토로스타는 무표정한 얼굴로 저택을 빠져나왔다. 바깥에는 집사가 차를 대기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차에 탑승했고, 곧 그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정말 따분한 녀석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잖습니까.”

“그렇게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계획을 세우다니. 분명 당일에 자신은 나타나지 않고 덩치들만 보내 시르와 나, 둘 모두를 없앨 생각이겠지. 그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너무 열심히 굴린 나머지 과부하가 걸린 모양이더군. 보통 쉽사리 도와줄 것을 약조하면 의심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그 녀석은 내 몇 마디에 의심하는 것조차 그만둬버렸어.”

“그럴 것도 예상하고 계셨잖습니까.”

세토로스타는 침묵했다. 당연히 전부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 세이즈가 멍청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쉽게 풀려가는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시르의 정보를 수집하던 때에도 느꼈던 위화감이었다. 시르라는 괴물이 그렇게 순순히 자신의 거처에 대한 정보를 내어주고, 감시역이 쫓아오는 것을 그냥 내버려두는 행동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느낌이었다.

“세이즈 녀석은 어차피 발판일 뿐이니까. 문제는 그 빌어먹을 살인자 녀석이 내 행동을 전부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잘 풀릴 겁니다.”

“지금도 일은 잘 풀리고 있어.”

차는 천천히 시내를 벗어났다. 세토로스타는 창밖을 바라보며 지나쳐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서 모든 일을 끝내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집사는 그의 중얼거림에 반응하지 않았다. 시외로 이어지는 구간을 경계로 앞쪽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졌다.

“이제 꺼내서 풀어놓으면, 자연스럽게 끝으로 향하겠지…….”

세토로스타는 밀려드는 피로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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