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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us/The Seal Of The Ether

봉인이란, 각각의 세계(世界), 또는 자연에 어긋나는 힘을 가진 자들을 이단(異端)이라 칭하여 심판하는 교회 당국의 일의 하나. 그리고 그러한 일을 담당하는 교회 당국은 부지런해서, 그것들은 이미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대다수가 인간. 죄악이라 칭해진 인과귀(因果鬼)들. 마녀 재판 중에서도, ‘진짜’라 불릴만한 것은 있었던 듯하다. 수도 없이 행해진 마녀 재판의 종료 이후면 어김없이 진짜’들은 화형대가 아닌 교회로 옮겨졌고, 이내 봉인되었다.
―――살아날 수 있기에―――
허나. 그러한 것들이 있더라도, 태고로부터 전해져 오는 봉인의 기록에는 순수한 ‘마(魔)’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미 대다수는, 통칭 ‘악마’. 허나 개중에는 영웅이나 통칭 ‘천사’. 또는 신, 환상종(幻想種)들이 여럿 포함된다. 그렇게 하여 봉인된 것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그것들에 대한 감시 등의 총괄적 업무를 인간들이 모르게 처리하는 것이 왕국(王國)이라 하는 곳의 임무이다. 허나, 현대에 와서는 그러한 것들에 하자가 발생. 곳곳의 봉인이 풀려남에, 왕국의 본부는 곳곳의 지부에 ‘감시자’들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허나 그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왕국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환상을 상대하기 위한 환상의 개방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여기서 환상들이란, 봉인되어 있던 것들과 같은 것들. 즉, 자연의 논리적 원리에 어긋나는 종. 결국, 봉인되어 있는 이단들과 같은 이단으로써 이단을 처리한다. 라고 하는 방책을 내놓은 것이다.
역시나 작업은 수월. 허나 방책이 방책이었으니만큼, 왕국은 ‘술사’와 교회에 도움을 청하면서도, ‘기관’에는 소문의 처리를 맡겨 일시적인 휴전이 형성되었다.



C=梅佾花

사립고교(私立高校)였던 매일화(梅佾花)는, 그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유명했다.
항시 하굣길 정문에 가득하던 남학생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눈이 즐겁다거나 한 것으로 유명한 것이었겠지. 물론 언제나 이사장의 경비 시스템 때문에 쫓겨 갔지만.
본디 매일화는 여학생들로만 이루어진 여학원. 흡사 말하자면 수도원에 가까웠지만,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해 유명 인사들이 압박을 가하고 결국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다는 것 같다. 물론 남학생들의 통과기준은 여학생들의 그것과는 차원부터가 달랐던 것 같지만. 뭐, 덕분에 학교 수준은 올라갔으니,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입학한 남학생들의 대다수는 갑작스레 성적이 떨어졌다던가 어쨌다던가.
하굣길 안전보장. 규칙준수. 학생의 도리. 매일화가 내세우는 것들은 그야말로 이상(理想)이었다. 덕분에 명성이 드높은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매일화는, 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사교육 본거지로 이름을 높이기도 했다.
물론, 그러한 것에 대한 부작용도 있었다. 말하자면 조교. 학교의 이미지가 실추될까 두려웠던 학교는 학생들에 대해 엄청난 규제를 가하였다. 그것이 바로 학생회. 보통의 학교와는 다른, 이사장 직속의, 일종의 시스템. 교장조차도 건드리지 못하는 권한을 가졌던 학생회는, 교내의 모든 것을 총괄하여 규제하였다. 그것은 일종의 훈련. 조교. 학습. 학생들은 그로 인해 자신들의 무력함과 학교에서의 생활 방식을 ‘학습’했다.
덧붙여 여담.
나는,
귀찮게도.
그 학생회장의 단 하나뿐인.
남동생의 마음에 들어버렸다―――

“수희―――”

요란한 소음. 말하자면 점심시간의 그것, 아이들의 요란함과 같다. 이런 소음 속에서, 깬 잠을 다시 청하기란 바보 같은 짓이겠지.

“으으응……”

눈을 뜨자 나타나는 것은 학교.

“뭐야아 수희―――도착한 뒤부터 계속 잠만 자고 있잖아. 저녁에 뭐라도 하는 거야?”

“아니―――뭐, 저녁에 뭐라도 하는 거냐고 물어도 그건 원래부터 하고 있던 거니까 말야”

녀석의 말에 따르면 나는 평상시와 다를 것 없이―――물론 누가 불러도 대답을 안 했다는 것만 빼면――― 학교에 등교해, 내 자리에 앉고 가방을 걸어놓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어버린 것 같다.

“에엑, 밤마다 뭘하는 거야 수희. 밤늦게까지 안 자면 피부 상해! 아무래도 지금 증상은 그동안의 것들이 누적된 거야 분명!”

“됐어, 레프리”
“레프리 칼리프 사이론. 나한테 충고할 자격 없다 너―――”

이마에 손을 짚으며 시선을 약간 위로 옮긴다.
교복은 흑색. 노을빛에는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지만, 이 녀석의 노을빛 금발에는 이상하게도 어울리고 있어. 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확실히 미남이지만, 정말로 ‘반했다’라고는 할 수 없다. 그치만 반대로, ‘반했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정말 미남인 것이다.

“소꿉친구잖아 소꿉친구”

―――그의 말에 의하면, 우린 꽤나 오래 전의 소꿉친구라고 한다. 헤어진 것은 나이 일곱. 이유는 레프리의 이사. 그 이후로―――지금으로부터 2년 전――― 레프리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고, 우리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관계로 지냈다는 것 같다. 허나―――

“기억 안 나는 걸 어쩌란 말이야 도대체”

꽤나 과거의 일이니만큼, 헤어질 때까지의 기억 같은 건 이미 한숨을 불어넣은 석회수처럼 흐리멍텅하다. 2년 전 우리가 다시 만났다고 해도, 그때의 기억이 없는 내게 이 녀석은 단지 타인. 남남. 정신을 차리니 내 나이에 2라는 숫자가 더해져, 2년이라는 시간을 건너뛰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던 내게, 기억이란 의심해야 할 것에 속한다. 신뢰도 Zero. 난데없이 생면부지의 인물이 친숙한 태클을 걸어오기도 하고, 집안 가득히 엉뚱한 물건―――예를 들면 인형, 말뚝, 그리고 정체 모를 식물이라던가―――이 쌓여있기도 하고. 으음, 갑자기 침대 밑에서 본 적도 없는 빨간 딱지의 만화책이라던가 나온다면, 그거 난해하잖아 그거.
사실, 이러한 부정이 그에게 있어 상처가 된다는 것쯤 알고 있다. 그 정도를 알고 있다고까지는 함부로 입에 담을 수는 없지만.
누군가에게든 자신이 부정 당한다는 것은 일부의 세계에 있어서 자신이 사라지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아주 단순한, 자부정(自否定)과 타부정(他否定)의 차이. 현대. 타인에게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은 흔해빠진 만상(萬狀)의 일상(一狀). 단원(單元)에서 생겨난 수론 오입(數論 誤入)인가.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발악하다가는 결국 자해해버리는 것이다. 어떤 노인은, 그것에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인가―――」

하고 지껄였었지.

“―――에, 수업도 다 끝났고. 집까지 같이 가자 수희”

허나 소년은―――나를 생각해주는 것인지, 자신의 슬픔 같은 것은 덮어두고 웃는다. 그것이 이 소년의 장점일까. 그래. 진짜로 어쩌면, 나는 이 소년에게 반했었을지도 모르겠다.

“으, 으응?”

난데없이 소년은 팔짱을 걸어온다. 그야말로 기습. 당황해서 적절한 대응책을 찾는 속도가 늦어진다. 과연. 스킬의 경직 시간은 약 2f. 콤보를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자, 잠깐 레프리!”

소녀의 고함은 무효 판정. 소년, 완벽하게 캔슬. 곧바로 소녀를 끌고 나간다. 하는 수 없이 소녀는 책상에 걸려있는 자신의 가방을 낚아채듯 챙겨서, 소년에게 끌려 나갔다.

“우우―――”

어쩌면, 아니 확실하게. 나는 소년에게 기대고 있다. 자꾸만 기대려 하고 있다. 나약해진 것일까. 기억 따위 없다고 부정하면서도, 소년에게 의지하고 있다. 어째서일까. 이, 어린 아이 같은 소년이 몇 번이고 나를 받아주는 것은―――

“저기 수희”
“이번 주말에는, 다 같이 어딘가로 놀러가지 않을래?”
“소풍인 거야. 일단은 교외로 나가서 노래방이든 어디든 들어가, 목이 터져라 노래라도 불러보는 거야”

하지만 그래. 그것. 아니 지금으로 좋겠지. 모르는 게 약이란 얘기도 있고.

“음―――오늘이 화요일인가? 좋아. 그럼 일요일, 9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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