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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Impromptu, op.4「太陽鏡作木」

2007.02.15 18:51

Lunate_S 조회 수:230

타들어가는 나무의 소망太陽鏡作木」

 아직 내가 어렸을 때, 가냘프고 쉽게 바스러지는 가지를 가진 아이들을 본 적이 있다. 아주 작은 불빛에도 사그라져버리는 그런 아이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렇게도 간단하게, 나는 하나가 하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법을 배웠다. 어쩌면 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생각했다. 그것이 크게 틀리지 않은 생각이란 것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고── 담아두고 있다.


  제가 처음 태어난 시절에 일어난 일입니다. 어른들은 항상 말하셨고, 주의하라고 하셨습니다. 높은 하늘엔 자비롭고, 강대하신 분이 언제나 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지만… 그분의 행동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째서 자비로운 것인지, 어째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지만…… 모두가 그 말을 명심하고, 또 명심했습니다.


 아직 내가 제 역할을 해내기 전에, 어머니를 따라나서 본 적이 있었다. 항상 고귀한 자태를 뽐내던 어머니는,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지에 서있던 모든 생명들을 어루만져주셨다. 나에게는 한번도 해주지 않은 행동을, 천연덕스럽게 하시고 계셨다. 나는 작게 불평하며, 어째서 그들에게 잘 대해주시냐고 물었다. 그들은 가냘프고 약하기에, 강한 우리들이 보호해주어야 한단다──, 라고 어머니는 차가운 얼굴로 말하셨다. 웃기지도 않아, 정말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틀어진 계기일지도─ 그렇게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제가 조금 자라난 후에 일입니다. 처음 땅에 섰을 때보다 수배는 커진 저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어른들에 손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그분이, 차가운 공기의 움직임―어른들을 그것을 가리켜 바람이라 불렀습니다―이 스쳐지나갈 때, 보였던 것입니다. 어쩌면─ 내가 더 크고 아름다워지면, 그분이 나를 봐주실 지도 몰라…. 모두가 어린아이의 철없는 생각이라고 말하시겠지만, 사실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조급했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이었던가─ 눈을 감았을 때, 차가운 굉음이 울려 퍼졌다. 놀란 눈을 비비며 일어나보니, 하늘에는 나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한없이 자비로웠던, 하지만 내게는 한없이 차가웠던 어머니는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나는 하늘을 떠맡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 어머니가 알려줬던 내용이 다가왔다.

「언제나─ 자신에겐 냉혹하게, 모든 이에겐 자비롭게.」
 그래서 나는 모든 이에게 냉혹하게 되었다.

「언제나─ 자신을 절제하고, 모든 이에게 무절제함을.」
 그래서… 나는 모든 이에게 절제하게 되었다.

「언제나─ 자신이 끌어안고, 모든 이를 따스하도록.」
 그래서… 나는 모든 이에게 굴레를 씌우게 되었다.


  제가 슬슬 연약한 손을 뻗기 시작할 무렵에 일입니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내 주위를 감싸던 어른들이 시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그분을 볼 수 있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던 저로써는 아무런 슬픔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나를 살게 한 원동력이자, 나를 지탱한 버팀목인 그분을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슬퍼하고, 근심에 가득 차 있을 때를 빌어… 빠르게 자라난 저는 드디어 그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눈이 멀어버렸습니다.


 내가 하늘에 군림하고 처음으로 한 일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었다. 내 상태가 좋은지, 나쁜지에 따라서 짧게─ 혹은 길게 얼굴을 비추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한 일은, 모두를 냉혹하게 다루는 것이었다. 한동안 세상을 춥게 만들었다. 쓸데없이 힘을 빼기가 싫었고, 어머니가 그토록 사랑했던 세상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미웠다. 그러자── 모두가 쓰러져갔다. 하나둘 쓰러지는 장면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서… 굉장히 즐겁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천천히 세상을 둘러보고 있을 때, 나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모두가 쓰러지는 가운데── 작은 아이 하나가 내게 손을 뻗치려 하고 있었다. 제 부모들이 쓰러져 죽어 가는데 나에게 손을 뻗치려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작게 웃었다.

 그리고…………


「그분의 행동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소중하고 작은 잎새가 타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행동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아직은 연약한 가지가 바스러지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행동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그토록 따스하게 보였던 빛이, 제 몸을 태워버리고 있었습니다.

──────────────────────────────────────
 언젠가 느꼈던 감정을 풀어헤친 것.
 나는 정말 누군가에게 쉽게 상쳐입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언제나 조심하려는 노력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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