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연재 가족을 찾습니다.-2화

2007.01.19 14:17

라온 조회 수:133

시현은 진우의 손을 잡았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아니라서 추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몇시간이고 시현같은 사람을 기다렸을 진우의 손은 차가웠다.
“이름이 뭐야?”
“진우...”
“난 시현이야. 오래 기다렸어?”
“아뇨 조금...”
“교복을 입고있네. 고삼이야?”
“네...”
흥분한 시현의 기세에 밀린 진우는 약간 헤매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진우는 그런 시현의 행동이 기분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시현의 호감이 따듯한 손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일까? 진우는 시현이 잠시 질문을 멈췄을 때를 기다려 말을 꺼내려 했다. 하지만 시현의 질문이 끊겨 진우가 시현에게 말을 걸려 했을 때 시현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앗! 내 오뎅! 크윽! 내 안주가!”
진우는 자신의 양손이 비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아 혼자 날뛰는 시현의 모습에 다시 말을 잃었다.

“아주머니 오뎅 20개 싸주세요~  아까 열 개 샀던 사람이니 조금 더 얹어주시면 좋고요~”
시현은 분식집에 들어오자마자 애교있게 오뎅을 주문하고 진우를 돌아보았다. 진우는 긴장이 풀렸는지 무엇을 파나 둘러보고 있다.
‘내가 너무 흥분했나?‘
시현 자신이 생각해봐도 너무 흥분해서 소리를 크게 지르고 자기 멋대로 행동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소중한 인연이 될 수 있는 아이를 억누르게 만들었다. 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현은 가슴이 벅차올라 주체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기대와 걱정, 안쓰러움 때문에 점점 더 흥분될 뿐, 조금도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저...”
진우가 입을 열었다. 시현은 갑자기 입을 연 진우 때문에 당황했는지 잠시 당황하다가 헛기침을 하고는 진우와 눈을 맞췄다. 시현이 들을 준비를 하자 진우는 물어보고 싶었던 걸 물어보았다.
“가족을 찾는다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
진우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지만 그것이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호기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또렷해지는 마음은 진우에게 그가 그 이상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아마 호기심만 있었다면 10분도 지나지않아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필요하지만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울타리에 들어가게 해주는 문이야”
진우는 계속 밝은 웃음을 짓다가 말을 시작하자마자 고개를 숙이며 입술을 살짝 무는 시현을 봤다. 진우는 시현에게 상처라도 입혔을까봐 조심조심 시현의 얼굴을 살폈다. 아주머니가 그 순간 오뎅을 주지 않았다면 그 난감한 상황은 계속되었을 것이다.
“아. 고마워요. 아주머니”
진우는 만원짜리 지폐를 아주머니에게 건네는 시현의 표정이 다시 밝아진 것을 보았다.
“나가자”
시현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진우는 시현이 아까 전과는 달리 자신과 나란히 걷지 않고 조금 앞서서 걷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이 아저씨! 내가 좋은 거 싸왔어!”
시현의 뒤를 쫄랑쫄랑 쫓아가던 진우는 작은 바를 보았다. 어둡고 약간 먼지가 낀 느낌의 바. 하지만 오히려 그 먼지가 오래된 성처럼 멋지고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왔냐. 밥버러지?”
커다란 몸집에 시원해 보일정도로 머리를 민 사내가 주인인듯 바 안에서 시현을 퉁명스럽게 맞이했다. 시현은 그런 주인이 익숙한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자리에 앉아 오뎅을 꺼냈다.
“너무하잖아. 술 값 대신 내주는 것도 아니면서”
시현은 주인 바로 앞에 있는 의자에 걸터앉은 뒤 진우를 옆자리에 앉혔다.
“소주~”
주인은 수많은 고급 술 사이에서 소주를 찾는 게 맘에 안 드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큰 소리가 나도록 소주를 테이블 위에 놨다. 하지만 시현은 콧방귀도 뀌지 않고 주인이 내준 양주잔에 소주를 채울 뿐이었다.
“아저씨도 같이 먹자. 어차피 손님도 없는데 뭘”
또다시 눈살을 찌푸렸지만 주인도 꽤 술이 마시고 싶었는지 다가가 시현이 건네는 소주잔을 받아들었다. 시현은 또 한잔을 따라 진우에게 주고는 마지막으로 자기 잔에 술을 따랐다.
“내 새로운 가족이 될지도 모르는 아이야. 이름은 진우고”
진우는 시현이 자기를 소개하고 있는 걸 알고 고개를 숙여 주인에게 인사했다. 주인도 진우에게 손으로 가볍게 인사했다. 진우는 가볍게 건배를 한 뒤 약간 마셨다. 시현도 목을 축이는 것처럼 가볍게 마신 뒤 입을 열었다.
“가족을 찾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 것 같아?”
시현은 잔을 쳐다보며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말했다. 진우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망설였지만 시현은 질문한 것이 아닌지 말을 이었다.
“가족이 없는 사람? 아니야. 가족이 필요한 사람은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사람이야. 그게 어떤 이유가 되었던 말이지. 가족을 기억하는 사람은 가족을 원해. 불행한 기억만 있더라도 그 속에 행복한 기억이 남아있다면 말이야.”
시현이 고개를 들었다. 진우는 또다시 입술을 살짝 깨무는 시현을 보았다. 이윽고 시현은 숨을 크게 들이쉰 뒤 말을 계속했다.
“나는 말야. 가족이 나를 이해해주지 않았어. 아내가 나를 혐오스럽게 쳐다볼 때를 잊을 수 없어. 나도 날 혐오할만하다는 걸 알아. 하지만 바로 전날까지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던 사람이... 그리고 이혼했어. 아내는 내가 그런 짓을 그만둔다면 계속 살 수 있다고 했지. 하지만 아내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이후 무슨 말을 할 때도 똑같은 눈으로 쳐다봤는 걸...”
시현의 말은 진우를 향한 것이 아닌 자신에게 하는 말로 바뀌었다 주인은 그런 그가 한심해 보이는 듯 혀를 찼다.
“.죽고 싶었어. 아마 그걸 발견하는 게 조금만 늦었다면 정신이 죽어버렸을거야. 아니, 이미 한번 죽었던 걸지도 몰라. 어쨌든 그걸 발견한 후 내겐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
시현은 단숨에 잔을 비웠다. 쓴 맛 때문에 얼굴을 절로 찌푸렸지만 그 후의 표정은 다시 밝아졌다.
“사실 떨쳐내지 못했어. 그래서 아저씬 나보고 잠깐의 쾌감을 위해 자위하고 있는거래. 다른 가족들은 잘 대해주면서 말야...”

진우는 시현의 표정이 완전히 밝게 돌아온 것을 보고 안심했다. 얘기를 하는 중간의 시현의 얼굴은 죽어가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아마 시현은 아내가 그를 계속 사랑해주었다면 자기자신을 억눌렀을 것이다. 자신을 포기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기분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제 네 얘길 해줄래? 넌 어때?”
시현은 진우를 바라보았다. 시현은 가족을 찾는다는 그 종이에 호기심 이상의 의미를 두는 진우는 분명 뭔가 사연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전... 왤까요?”
진우의 한마디에 시현과 주인은 어이없다는 듯 진우를 쳐다보았다.

-----------------------
반전이라고 넣긴 넣었는데 낚인 사람이 있으려나

1일 1연재가 목푭니다. 조금씩 양을 키워가서 남들 올리는 분량만큼 올리려고요. 그러니 양이 적어도 봐주세요~

...낑낑거리며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댓글로 올바른 지적을 해주신다면 전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세요^^

ps.히이로씨 자세히 읽으면 아시겠지만 나름 반전이 있어요(...)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