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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가족을 찾습니다-1화

2007.01.18 03:21

라온 조회 수:145

그것을 보았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써져있는 문장 외엔 아무런 장식없는 종이를

그를 보았습니다. 저를 저로 있게 해준 종이를 보는.

알고 싶습니다. 이 단순한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는 가족이 되어줄지

두근거립니다. 저는 이 종이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두근거립니다. 그는 새로운 가족을 바랄까요?

이 문장을 만난 게 단순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인연을 이어 줄 이정표가 되어줄까요?

그가 저기 서있는 게 단순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인연일까요?

어떨지는 모르지만 단순한 장난이나 광고가 아니길 바랍니다.

어떨지는 모르지만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길 바랍니다.











수능이 끝나 나이를 속이고 술을 마셔보려는 학생들과 정규근무시간을 초과한 일 때문에 피곤한 듯 늘어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우는 그 종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가족을 찾습니다]
아이가 쓴 듯 엉망인 글씨지만 진우는 그 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수능이 끝나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자마자 눈에 띈 종이. 진우는 바보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떠나지를 못했다.
“벌써 9시가 다 돼가네 바보같네”
그는 피식 웃으면서도 떠날 생각은 없는 듯 서성거리며 이 종이에 대해 알고 있어 자신이 하는 행동에 반응을 보여줄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렸다.
“바보같아... 술 마시자는 것도 뿌리치고 뭐하는 짓이냐?”
진우는 궁시렁거리며 일어서서 기다리기 힘든 듯 자리에 앉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그런 그를 힐끔 쳐다볼 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시 시간은 흘러갔다.

시현은 언제나처럼 회사일을 마치고 바에 들르기 위해 500원짜리 오뎅을 10개 사서 담았다.
“주인꺼 내꺼 하면 대충 맞아 떨어지겠지? 작살난 포도주라도 한잔 주려나”
시현은 손에 잡히는 대로 흔드는 버릇이 나올까봐 조심하며 사람들로 북적이는 길을 걸었다. 축 늘어진 사람들과는 달리 가볍게 걷는 시현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아무거나 기억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던 시현은 바를 앞에 두고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잠시 망설였다.
“으으... 귀찮네...”
매일같이 하던 일이지만 오래간만에 술을 마시는 데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그걸 시작한 이후 한번도 원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
“에휴... 가야지. 가...”
시현은 거리가 5분 이상 떨어져 있었다면 가지 않았을 거라며 투덜거렸다. 귀찮음을 떨쳐내고 일말의 희망을 품은 채 시현은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
진우는 작은 인영을 보았다. 처음엔 지나치는 회사원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인영은 진우를 향해 똑바로 다가왔다.
“...”
그 인영은 점점 속도가 빨라져 가지고 있던 짐도 내팽긴 채 뛰었다. 진우도 자신의 심장이 점점 빨리 뛰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인영이 다가왔다.
“너 가족이 필요하니?”
소녀같은 외모를 가진 그 사람은 흥분한 듯 큰 소리로 그렇게 물어보았다.

사람이 있다. 시현은 마음이 급해졌다. 그 사람이 시현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 되지도 않은 거리지만 뛰었다. 새로운 가족일지도 모를 그 아이를 빨리 보고싶었다.
“너 가족이 필요하니?”
시현의 기세에 눌리는 것처럼 보이는 소년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시현은 흥분한 듯한 목소릴 그렇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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