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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라 더럽게 깁니다. 에휴, 슬슬 스토리의 한계가 보이는군요;; 뭔가 마음에 안들기 시작하고있습니다..OTL 누가 단점좀 팍팍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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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검은 롱코트에 검은 바지, 검은 신발 그리고 하얀 와이셔츠에 하얀 장갑을 낀 하얀머리 남자가 평원을 횡단하고 있다.

다행히도 사람이 다녔던지 풀과 나무대신에 흙과 모래만 드러나있는 길이란게 있기에 어느정도 안심은 되고있으나 이렇게 걸은지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났기에 한편으론 불안감이 커지고있는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상하네. 나 정말 길치인건가?"

내내 수풀과 나무만을 구경하며 모래길을 걸어서인지 다리에 슬슬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품에서 웬 나침반같은걸 꺼냈다.

가운데있는 작은 원반같은게 살짝 돌아가면서 그것은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게 동서남북방위도 없는 이상한 나침반이었다.

'슬슬 가까워졌다는건가?'

말이 씨가된다고 했을까. 그가 그렇게 생각을 끝마친 순간, 갑자기 바늘위에 걸려있던 원반이 빠른속도로 급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바늘또한 움직임이 빨라진게 뭔가 심상치가 않다.

그렇게 그또한 나침반과 마찬가지로 안절부절 떨고있을때, 바늘은 방향을 위로 올렸고 무엇인가 커다란 그림자가 그를 덮었다.

머리가 땅을 향하고 있었기에 그림자로밖에 모양을 추측할 수 밖에 없는 무언가는 있는 힘껏 그가 서있던 자리를 내찔렀고, 그는 재빨리 땅을 차면서 공중에서 한바퀴 회전을 한후 뒤쪽으로 약 4m정도 떨어진 곳에서 착지를 했다.

"뭐, 뭐야 이건?!"

자신을 습격한 무언가, 그것의 피부는 회색으로 뒤덮여있었고 키는 2m는 훌쩍 뛰어넘었다. 지나치게 크고 굵은 팔, 거기다 늑대같은 얼굴에 붉은 눈을 가진 그것은 크게 울부짖으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쳇, 문답무용인가!"

검은 롱코트가 뒤덮고있던 오른쪽 허벅지부근에 달려있던 접이식 특수저격총을 한손으로 탁하고 빼들자 그것은 철커덕거리며 본래의 모양으로 변형했다.

그리곤 오른손을 크게 휘저으며 그를 공격하려는 녀석을 향해 냅다 한발 갈기자 펑하니 놈의 몸이 터지며 찢어진 살갗과 뼈가 피와함께 튀겨져나왔다.

조심스레 적이 죽은걸 확인하자 그는 발걸음을 조금씩 그쪽으로 향했다. 역시나 잘못본것이 아니다. 절대로 이 세상엔 이런 생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설마하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쳐갔고 왼손에 쥔 나침반은 원반을 빙글빙글돌리며 그 시체를 향하고 있었다.

"역시, 그렇다는 것인가. 응?!"

나침반의 바늘이 다시 빙글빙글 돌아가자 그는 한기를 느끼고는 뒤로 물러섰다. 그 회색피부에 늑대얼굴을 지녔던 괴물, 그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어림잡아 5,6마리는 되보이는 놈의 동료들이 어느새 그를 에워싼채 이빨을 으르렁거리며 살의를 뿜어내고있었다.

아마도 동료를 죽여서 그렇겠지. 아니, 애초에 이 녀석이 먼저 공격해오지 않았나? 어찌됐던간에 놈들이 자신을 죽이기위해 덤벼들거란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하긴 벌써 놈들은 그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말이다.

"이런 제길!"

한껏 소리를 지르며 저격총을 겨누곤 쏘았다. 하지만 방금전 동료가 혼자서 뒈지는걸 유심히 봤는지, 총구가 겨눠지자마자 놈들은 재빨리 분산. 사방을 어지럽게 돌면서 수적인 유세를 잘도 이용했다.

"큭!"

다른쪽 놈이 다가올줄 알고겨눴는데 예상을 깨고 사각에서 한 녀석이 팔을 휘두르며 공격을 해왔다. 처음 대면했을때와 마찬가지로 뒤로 높이 점프하면서 오른손으로는 녀석을 겨냥하며 쏘려했지만 착지한 순간 다음 녀석이 또 주먹을 찔러대니 회피하기에만 바빴다.

거기다 이놈들은 피부안이 강철로 되어있는지 한번 내리칠때마다 땅바닥이 깨지며 모래바람이 일어나는게 잘못해서 맞으면 아파뒤지는 정도론 끝날것 같지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이렇게 계속 도망다니면서 기회를 노리는 것또한 좋은 방법으로는 볼 수가 없다. 결국 그는 이빨을 한번 꽉 깨물고는 총을 가로로 들고는 방어자세를 취했다.

파각!

옆면을 방패삼아서 놈의 공격을 막아내긴했으나 역시 충격이 보통이 아니었다. 마치 쇳덩이가 몸에 직격한것처럼 육체전체가 슬쩍 내려가면서 땅바닥에는 모래연기가 휘날렸다. 하지만 그는 분명 그 공격을 버티고 있었다!

자기공격을 막아낸 상대는 처음인지 눈을 동그랗게 크는 회색빛의 괴물을 있는힘껏 밀쳐내고는 바로 총을 제대로 쥐어잡아선 방아쇠를 당긴다.

투앙!

마치 소형대포를 쏜것같은 엄청난 총성이 울리면서 탄환이 놈의 몸을 꿰뚫고 터뜨렸다. 커다란 구멍이 뻥하니 생기면서 피를 토해내고 쓰러지는 괴물. 살짝 성공감에 도취되며 조금은 웃어보고 싶었지만 이번엔 좌우에서 둘이 동시에 공격을 해오는게 오히려 쉴틈도 주지않았다.

빠른 속력으로 자세를 낮춰서는 달려든다. 만화처럼 위로 점프했다가는 아래 놈들이 서로에게 카운터를 먹이고 쓰러지기 보다는 오히려 둘다 뛰어오르거나 아니면 또다른 녀석에게 공중에서 꼼짝없이 당하겠지. 하긴 공격하려는 포즈며 달려드는걸보니 결코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 둘의 공격을 동시에 막기는 무모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인상을 한번 찌푸리며 그는 가까운 녀석을 향해 자신도 달려들었다. 힘에서 이기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아까전이야 무릎을 구부린것이며 자신은 가만히 서있었기에 제대로 궤도를 잡았기에 성공한 것이고 저쪽도 똑같은 수에 두번당할 바보는 아닐것이다. 그런 생각이 그대로 적중한듯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는 공격이 아니라 그대로 내찌르는 공격을 행해왔다.

그런 괴물에게 총을 겨누며 달려든 하얀머리 남자, 둘이 동시에 공중으로 뛰어버린 상황이기에 현재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그가 선택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우습게도 아까전과 마찬가지로 그는 총을 방패처럼 옆면을 두손으로 들어서는 놈의 공격을 그대로 막았다. 아니, 맞고 튕겨졌다. 그대로 강한 충격을 받으며 반대쪽 괴물을 향해 날아가는 남자, 총을 겨냥해 쏘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것은 좋지 않은 방법일 것이다. 이미 거리가 너무도 가까워진 것이 그 긴총으로는 겨누기가 너무도 힘들테니까. 그렇게 반대쪽 녀석이 손가락에 힘을 꽉주며 그의 심장을 꿰뚫으려했다.

퍼억!

그리고 그런 녀석의 머리통에 남자의 저격총의 손잡이 부분이 내리쳐졌다. 160cm도 넘어보이는 저격총의 총신을 잡아들고는 마치 도끼같이 내리치니 놈의 손이 제아무리 길다해도 먼저 닿을리가 없었다.

그렇게 한녀석의 대갈통을 박살내논뒤 땅에 착지한 남자는 방금전 자신을 날려버렸고, 이제는 동료가 또한명 살해당한것에 분노를 표하며 달려들고있는 녀석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녀석이 아무리 빠르다한들 이쪽은 대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보다 빠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이었다.

"!"

그의 뺨에 순간 무언가 차가운것이 떨어졌다. 탁하니 떨어져서는 볼을 타고 흘러서 내리는 그것. 이어서 수풀쪽에도, 나무쪽에도, 땅에도 그리고 지금 달려들고있는 괴물에게또 떨어지고있는 차가운 그것.

'비?!'

그렇다. 그것은 비(雨)였다. 회색빛 구름이 모이면 내리는 비, 날씨가 어두컴컴해지면 식물들에게 에너지공급원으로 제공되는 그것은 단순한 비였다.

허나 그것을 뺨에 맞고는 인식해버린 순간, 남자의 몸이 창백하게 굳고는 그는 심지어 왼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강한 통증을 호소했다.

"크윽?!"

발작과 비슷해보이는 증세를 표한후 다시 정신을 차린 하얀머리 남자, 허나 이 방심은 너무도 크고 컸다. 어느샌가 눈앞에선 그 거대한 녀석의 이빨과 눈이 살기를 드러냄과 함께 묵직한 주먹을 그의 얼굴에다 내찌르고 있었다.

투다다다다당!

그리고 그 순간 1초의 오차도 어긋나지 않게 수십의 총성이 울려퍼지고는 놈의 몸을 꿰뚫었다. 계속해서 주변의 다른 괴물마저 몰살시키는 총성은 그의 손에 들려진 저격총의 것이 아니었다.

약속이라도한듯 다같이 검은 양복을 입은채 손에는 갖가지 기관소총과 몇개는 땅에다 박아서는 쏘아대고 있는게 요즘 시대로치자면 대전차용 라이플이라도 되는걸, 정확히 괴물을 향해 명중시키고는 아예 몸을 완전히 해체시키고 있었다.

일단은 도움받은 것일까라고 생각하는것도 한순간, 이번에는 자신을 향해 총구가 겨눠졌다.

"어, 어라?"

"당장 소지한 모든 무기를 버리고 두손을 머리위로 올려! 그렇지 않으면 벌집을 만들어버릴테다."

"흐익?!"

그렇게 손에든 저격총을 땅바닥에 내려놓고는 양손을 머리위로 올리자 다른 몇몇이 와서는 그에게 총을 들이대며 조사하기 시작, 아무래도 불행이란건 자신과는 전혀 떼지못할 조합중의 조합인가보다라며 그는 한탄했다.

"흐음, 눈이 빨갛지는 않군."

"진화된것인가?"

"아무리그래도 사람일리는 없겠지."

니놈들의 행동도 충분히 사람의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아라고 외치고는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정말로 결혼도 못한채 이 세상을 하직할것 같아 그는 안절부절 못한채 최대한 헤헤거리며 웃을뿐 별다른 저항은 하지못했다.

이것저것 살펴보던중 이제 그들의 관심은 그가 땅에다 떨어뜨린 총쪽으로 돌아갔다.

"이, 이 총은 뭐지? 저격총치고는 꽤나 조잡하고 두꺼운걸?"

"혹시, 이녀석 어디 조직같은데서 파견된 놈인가?"

"일단 이건 조사해볼 가치가 있겠군."

"어이, 거기 뭐하고 있는거야!"

멀리서 검은 모자의 뒤쪽 뚫린곳으로는 긴머리를 내려묶었고 허리가 보이는 나시와 허벅지부분까지 내려온 바지, 거기다 검은 잠바를 입은 웬 여자가 소리치며 다가왔다.

"최대한 빨리 행동하라고 했잖아! 얼레? 이녀석은 또 뭐야?"

"네. 저희들이 놈들과 조우하기전에 혼자서 놈들과 대전하고 있었던 자입니다."

"놈들과? 혼자서? 인간이?"

그들의 대답에 호기심을 드러내고선 여성또한 하얀머리 남자가 있는곳까지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서보니 무슨 조직폭력배들처럼 생긴 남자들속에서, 혼자 꽤나 세련된 스타일이며 20대 여성의 몸매를 제대로 지니고있것이 왠지 모르게 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있을때였다.

"어, 어라?"

자신보다 키가 큰것때문인지 고개를 들면서 그와 눈을 마주하는 여성, 그녀는 눈을 커다랗게 뜬채 눈에 놀라움을 표하며 중얼거렸다.

"오, 오메가?"

"에?"

검은 모자 뒤로는 머리를 포니테일모양을 낸채, 이들의 리더라도 되는 행동을 보이는 여성이 중얼거린말에 하얀머리 남자도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아, 알파씨?"



[마지막 전사] ~ 핏빛재회 ~



"그나저나 진짜 오랜만이네. 한 7개월정도 흘렀나? 그동안은 뭐하고 지냈던거야?"

시내를 걸으면서 검은 모자에 긴 흑발을 포니테일로 묶은 성숙한 여성, 암호명 알파가 과거 오메가라 자칭했던 남자에게 묻자 그는 입에는 담배를 문채, 모래씹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뭐, 이런저런 귀찮은 일에 말려들었썼습니다. 언제 학자에서 직업이 바뀌었는지 모를정도로요."

"학자? 그런 무식한 총을 들고가는 사람은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거라고."

"어차피 눈앞에 서있는 경찰분께서도 잡아가질 않으시니 다행인거죠, 뭐."

"호오, 지금이라도 불법무기소유죄를 적용해줄까?"

"아, 아니. 그, 그러니까 이렇게 나서서 돕고있는거 아닙니까."

순간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두손을 흔들면서 당황이라는 두글자를 당당하게 온몸으로 표현하는 오메가, 자기딴에는 어떻게든 수습을 하려했던것이었지만 그렇기에 괴롭히는 재미가 있다는 것을 유머감각빵점인 그가 알리가 없었다.
한 5,6분정도 그렇게 그녀에게 시달렸을까.

이제는 땀이 마르고 말라서 피라도 흘릴듯한 표정을 가지게되버린 오메가, 겨우 해결이되자 그는 이윽고 화제를 본론으로 돌렸다.

"그, 그런데 이번 녀석들은 도대체 뭡니까? 아무리봐도 동물원의 맹수로는 안보이던데요."

"아아, 웬 싸이코녀석이 우리한테하는 실험을 짐승한테했다가 실패해서 폭주해버린게 놈들이라고 알고있어."

"시, 실험이라뇨?"

"뭐야. 내가 오래전에 말하지 않았나? T.S.A.는 모두들 인체개조를 받은 특수집단이라고 말이야. 당연히 짐승한테 먼저 실험을 하지."

듣고보니 확실히 그런 기억이 없지는 않은것 같았으나, 그가 놀란건 그녀의 입에서 그런 얘기가 아무런 꺼리낌없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변한 내색을 표현하지말자. 그 편이 오히려 더 나쁠수가 있으니까. 그렇게 그가 생각하는동안 알파는 별다른 기색없이 계속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실험이 대폭 실패해버린 모양이야. 덕분에 이 많은 대원들이 한 도시에 머무르게되버린거고, 어쩌다보니 나는 또 지휘관이 되어버린거지."

"이 도시에 머무르고있다는건, 놈들은 이 도시에만 모여있단 겁니까?"

"응. 아무래도 복수할 생각인것같아. 실은 이곳에 그 실험의 최고관계자가 머물고있거든. 안전한 곳에 20명이 넘는 경호원을 붙여두긴 했지만, 놈들이 그것에 안달이 났는지 이제는 주민들까지 공격해대서 말이야.

거기다 포위망도 형성해서인지 외부로 연결된 길은, 아까 오메가때처럼 완전히 막아버리고 있어. 일단은 증원을 요청했고 이렇게 일정시간때만 사람들의 외출을 허용하고는 있지만, 워낙에 놈들의 수가 많아서 솔직한 말로 역부족이야."

"이것참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로군요. 하여간 과학자들이란~!"

담배연기를 한껏 흡입하며 오메가는 반쯤 장난끼섞인 말투로 말했지만 그와중에 왼손은 호주머니에 넣은 작은 나침반을 잡은채 가끔씩 시선을 옮기고 있었다. 작은 원반이 빙글빙글 돌면서 이곳저곳을 가리키는 화살표, 확실히 그것은 무언가에 반응하고 있었다.

역시 예감이 맞았다는건가. 그답지않게 살짝 무거운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고개를 돌리자, 알파의 얼굴이 바로 코앞에서 들이닥쳤다.

"헤에, 뭐하는거야 오메가?"

"우, 우악?! 아, 아니. 그, 그러니까. 시, 실은 배가 조금 고파서.."

"배가 고파?"

"아, 그, 아침을 안먹어서 자꾸만 정신이.."

한껏 오버를 하면서 덩치큰 녀석이 양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변명을 해대니 자연스럽게 알파는 웃음을 띄며 말했다.

"오메가는 여전하구나."
"에?"

옆으로 돌아서선 그의 스텝에 발을 맞추며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

"자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않고, 또 그렇다고해서 남에대해서도 물으려하지않아. 거기다 무언가 받은것이 있어야 비로소 주려하지. 이번에도 그 무식한 총을 가지고있지 않았더라면 과연 나를 도왔을까?"

"에, 에에?"

"아마도 도왔겠지. 예전에 함께 생활도 해왔으니 뭐 어떠냐며 도왔겠지. 흐음, 그런데 말이지. 생각해보면, 오메가만큼 냉정한 남자도 없는거 같아."

뭔가, 뭔가 상당히 섬뜩한 기분과 함께 머리를 망치로 가볍게 두들긴것 같은 충격이 느껴졌을때는, 호주머니속의 나침반이 원반을 쾌속으로 돌려대고있었고 머리위로는 웬 괴물체가 살의를 띈채 떨어지고있었던 것이었다.

"!"

서로가 동시에 뛰어날아선 자리를 이탈하는데는 성공, 떨어진 괴물체는 그대로 몸에 달린 팔을 힘껏 보도블럭을 향해 내리쳤고 블럭은 종이스틱과 같이 하나하나 모두가 빠지직 금이가며 깨져버렸다.

"이, 이녀석은!?"

"조심해! 하나가 아니야!!"

알파의 말이 끝나기무섭게, 근처 건물옥상에서 커다란 그림자 대여섯개가 둘을 향해 급습해왔다. 붉은 눈에 늑대얼굴, 자기키만큼 길고 굵은 팔에 3m는 되보이는 덩치, 아침에봤던 그녀석의 동류가 틀림이 없다.

피를 터뜨릴것만같은 눈이며 살의가 만든 공포에 사람들은 온몸이 얼어붙은듯 꼼짝을 하지못한채 그대로 벌벌떨었고, 그 와중에 알파와 오메가는 서로의 등을 맞댄채 자신들을 둘러싼 6명의 괴물과 마주섰다.

"제길. 아무리 쫓아왔다해도 설마 도시한가운데에 이렇게나 올줄이야.."

"이거이거, 아무래도 상황이 안좋은데요?"

"뭐 어때? 어쨋든 오랜만에 서로 실력이나 확인해볼까?"

알파의 말이 끝나자마자 놈들쪽에서 먼저 선제공격을 해왔다. 팔등의 털쏙에서 퍽하고는 무언가 길고 날카로운게나왔다 싶더니 뼈로만든 칼날이었다.

주먹을 꽉쥔채 그것을 휘두르며 공격을 가하는 변이짐승들, 알파는 그 사이를 날렵하게 왼쪽오른쪽으로 피하면서 어느순간 두 마리정도가 동시에 공격하는 타이밍을 읽자 곧바로 힘껏 땅을 박차곤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몸이 5m정도 붕뜬 상태에서 그대로 허리를 돌려서는 포즈를 180도 거꾸로 바꾸고는 오른손을 내밀고 놈들을 향해 겨냥을 한다. 주먹을 꽉쥐고 장갑에 일정이상의 힘을 가하자 연결된 팔찌가 활짝 펴지면서 이상한 분사구같은것들이 열렸고, 그것을 입구로삼아 새하얀 에너지탄이 놈들을 향해 발사되었다.

파앙!

마치 레이저탄마냥 발사된 에너지가 적들에게 명중하자 그대로 맞은부위가 공중에 흩날리는 잿더미로 변했다.

상공에서 적의 제거를 확인한후, 다시 거꾸로 뒤집힌 몸을 원래대로 돌리면서 착지하는 알파. 그렇게 순식간에 적 둘을 해치운 그녀와 달리, 양손에든 특수저격총으로 힘겹게 공격을 막아내며 피하는것만으로도 벅찬 오메가였다.

총신으로 막아대며 적의 칼날과 씨름을 하던중, 헛점을 찾자 곧바로 뒤로 피해서는 겨눠보는 그였지만 쏘았다간 이 무식한 탄환이 목표만을 꿰뚫어버리는것에 그치지 않고 그 연장선상에 놓인 아녀자와 아이마저 찢어버릴것이 틀림없었기에 기껏잡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그는 방아쇠를 당길 수가 없었다.

'제길!'

포기하고 떨어져있던 다른 녀석에게 총알을 갈기려하지만 역시나 곳곳에 얼어붙은 시민들한테 피해가 가는것은 마찬가지. 결국 연신 날아드는 공격을 가까스로 방어밖에 할 수 없는 오메가였다. 하지만 이대로 방어만하다가는 아차하는 순간 몸이 두동강난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시민에게 피해를 주질 않고 공격을 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알파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듯 뛰어다니는 것은 적어도 현재의 그로써는 무리. 놈들보다는 힘도 스피드도 딸리고 또한 수마저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써 압지를 수 있는 방법은? 당연 도구밖에 없겠지.

양손에든 저격총으로 다시한번 적을 밀고난후 총을 오른손만으로쥔채 왼손으로는 코트안속을 뒤진다. 그렇게 허벅지에 달려있는 웬 십자가모양의 검은 쇳조각을 밖으로 빼들고서는 힘껏 누르자,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찰칵거리는 소리와 함께 긴 칼날이 튀어나왔다.

살짝 두껍기는 하지만 형성이 되고나서부터는 모터라도 달렸는지 심한 기계음과 함께 강한 진동을 일으키는 검은 칼날. 남자가 신무기를 꺼내자 적들도 이번에는 양팔에다가 각기 뼈의 날을 세개나 내빼서는 공격을 가해왔다.

한합 두합 그렇게 세합째에서는 결국 오른손에든 저격총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계속되는 강렬한 맹수의 공격을 그는 양손에 쥔 진동검을 힘겹게 휘두르며 막아내고있었다.

그리고 일순간, 둘의 공격이 서로 정확하게 일치해졌을때 서로의 몸은 각기 튕겨져나갔고, 뒤로 살짝 물러서는 맹수와 달리 오메가는 뒤로이어진 충격을 몸을 돌려서 역으로 전환시키고는 두손에 쥔 검을 놈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파각!!

검의 궤도상에 있다가 맞딱드려진 뼈의 날이 큰 파격음과함께 아예 몸통째 베어진다. 그렇게 한마리의 괴물이 먹묵은 종이가 찢겨지듯 아작이 났다. 숨을 한번 고르며 움켜쥔 검을 다른 녀석에게 겨누며 오메가는 자세를 최대한 안정감있게 하려한다.

'제대로 싸우다보면 결과적으로 신체의 차이는 이 전투복때문인지 그다지 크지가 않다. 다 내가 공포로인해서 무뎌진것일뿐이야. 이상태로만 나간다면 알파도 있으니까 어떻게든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똑 똑

살짝씩 그의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 어느새인가 하늘을 메운 구름이 그렇게 조금씩 빗방울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허나, 비가오는 날에 내 몸은 최악이다! 어서 빨리 끝장을 내야해!!'

오른손으로 검을 고쳐쥐고 포즈를 찌르기형태로 바꿔서는 선수를 가했다. 팔, 다리, 가슴, 머리를 향해 내찔러지는 검은 칼날, 허나 그렇게 그가 급하게하려면 할수록 애써 놈들에게 맞춰 다져놓은 전투방식이 계속 삐뚤어져만 갈뿐이었다. 차츰 드러나는 헛점에 한번 뼈의 칼이 검을 튕기고는 가슴팍안으로 급습해왔다.

"욱!"

정중앙부위를 향해 정확히 날아드는 칼날을 간신히 몸을 돌려서 피해내고는 몸의 회전력에 오히려 회전을 더한다. 그렇게 한바퀴 돌아서는 검을 양손으로 쥔채 내리찍는 자세로 돌변, 몸이 큰만큼 적은 동작이 무뎌서 이대로라면 그대로 목을 칠 수 있었다. 허나.

"!"

실수와 방심이 운좋게도 역전의 찬스를 만들었건만, 그의 검은 중간에 힘을 잃고 그대로 멈춰서버렸다. 몸을 기우뚱거리며 전투중인데 머리가 돌은듯 왼손을 검에서 떼고는 머리를 쥐어싸는 오메가, 그의 눈에 비치는 비는 이제는 소나기인 마냥 쫙쫙 기관총처럼 떨어지고있었고 또한 추가로 적의 공격도 이미 코앞까지 미친 상황이었다.

갈고리같은 세개의 날카로운 뼈가 그대로 그의 가슴을 찌르고는 더해서 오메가의 몸을 힘껏 멀리 날려버린다. 찌르기인데도 불구하고 몸이 뚫리기는 커녕, 철판에 부닥친듯한 소리와함께 나가떨어지는 하얀머리 남자. 알파는 그 모습에 놀라 소리쳤다.

"오, 오메가!"

"크윽!"

공중에 뜬상태로 회전을 가해서는 간신히 착지만은 제대로 실행을 시켰다. 허나 안타깝게도 그것이 한계, 땅바닥에다 한쪽다리를 꿇은 상태로 가슴을 감싼채 그는 전혀 일어서질 못하고 있었다.

'이, 이 옷을 입고있었는데도 이정도 충격이라니! 녀석들, 힘이 더 강해졌어! 아니, 나또한 그에 맞게 약해졌단건가?!'

땅에다 칼을 꽃아선 중심을 잡지만 전혀 움직이지는 못하는 오메가를 향해 알파가 다가와서는 부축했다.

"어이, 오메가! 괜찮아?"

"으, 으으.."

"야, 너 오늘 왜이래! 이정도 녀석들한테 어째서!"

몸을 채 반도 일으켜주지 못했는데, 오메가를 돕던 그녀에게 어느샌가 한녀석이 손목에서 나온 뼈를 창으로 삼아 내찌르는 공격을 가해왔다.

왼손으론 오메가의 왼팔을, 오른손으로는 그의 몸을 잡으며 부축하고있던 터이니 제대로된 움직임을 펼치기는 무리인 상황, 알파는 왼쪽발을 앞으로 내딛은후 그대로 접어서는 뒤로 재낀 몸전체를 땅쪽으로 내려 공격을 피하는 한편, 오른발은 힘껏 들어올림으로 놈의 턱을 차버렸다.

땅바닥에 털썩 쓰러지는 알파와 오메가, 그리고 앞으로 달려가던 중 머리를 향해 올려쳐진 공격에 그대로 위로 붕떠오른채 날아가는 적안의 괴물, 그렇게 녀석이 두 사람이 누워있는 곳까지 넘어서서 날아가는 순간, 오메가는 왼손을 꽉 움켜쥐며 팔찌를 통해 에너지탄을 쏘았다.

새하얀 불꽃같이 날아간 에너지탄은 그대로 목표의 허리자체를 없애버렸고, 그렇게 한마리를 처치한뒤 다시 오메가를 부축해서 일으키긴했지만 이런 간단한 동작을 시행한 사이, 다른 녀석들이 둘을 완전히 둘러싸 포위해버렸다.

"이거 안 좋은걸."

오메가를 땅바닥에 눕히면서 중얼거리는 알파, 떡하니 일어선채 그녀는 눈을 부릅뜨며 양 발목과 양 손목에 달린 링(팔찌와 발찌)를 작동시키자 그것들이 개방되면서 하얀 스파크를 일으켰다.

그렇게 양 손과 발에 마치 전기링이라도 달아놓은 모습의 여성은 주먹을 꽉 쥔채 놈들을 향해 전투태새를 취한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이 꽤 한다할지라도 다섯이나 되는 놈들을 혼자서, 그것도 누군가를 지키면서 싸운다는건 보통 힘든일이 아니다. 애시당초 그는 왜 갑자기 이 지경이 된걸까?

실은 너무도 오랫동안 지쳐있었기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걸까 아니면 몹쓸 병에라도 걸린것이 비때문에 악화된것일까. 비? 그러고보니 언제부터 비가 내린거지?

아까전 그를 부축하면서 피하느라 몸을 황급히 땅바닥에다 내릴때 모자가 벗겨져서 얼굴을 때리는 물방울을 그제서야 느낀 알파. 확실히 아까 이녀석이 공격을 받는 순간부터 비가 세게 내렸던것 같기도하다.

하지만 그런게 대체 무슨 상관이지? 무슨 이놈의 비는 초특급 산성비라도 된단 말인가? 이런저런 잡생각을 떠올리던중 역시나 놈들쪽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공격을 감행해왔다.

'쳇!'

그리고 그들의 공격을 맨몸으로 상대하는 흑발의 여성 알파. 팔찌와 발찌에서 나오는 하얀 스파크는 일정부위의 손과 발을 감싸면서 마치 무기인냥 놈들의 칼날을 막아내고 또한 잘라내는 것까지도 가능하기에 어떻게든 견뎌내고는 있었지만 역시 이런 싸움은 그녀의 스타일에 맞는게 아니었다.

누군가를 지키면서 싸운다는건 T.S.A.로써 당연히 일상생활이었지만 이토록 가깝고 위험한 곳에 누군가를 놔둔채 지키고 싸운다는건 익숙하고 말고를 떠나서 너무도 벅찬 임무다.

전투란건 서로의 목숨을 건 도박으로 방심만하면 아이도 식칼을 어른의 목에다 쳐박아선 인생 디 엔드(The End)하는 것. 고로 자기자신도 지키며 싸우기에 바빠 미치는데 다른 사람의 목숨마저 신경을 써야한다니. 이 도대체 얼마나 무모한 전법이란 말인가!

"욱!"

비로인해 고인 물웅덩이에 모르고 발을 갖다대버리자 그대로 미끌어져서는 몸이 기우뚱 넘어져버렸다. 당연히 찬스를 노리지 않고 달려드는 적안의 괴물들, 목을 노리며 날아든 칼날을 하얀 전기불꽃이 감도는 두손으로 잡아멈추긴했으나 적은 다섯, 다른 네마리가 자신의 목을 따버리기위해 달려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면 자기가 건 생명은 곧바로 놈들의 손에 뺃겨서는 바이바이(byebye).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넘겨야한다. 마찬가지로 새하얀 스파크가 감도는 오른발에 힘을 가득히 주어서 몸을 일으킴과 동시, 자기위에 올라서있는 놈을 힘껏 밀어날렸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기회는 문자그대로 절호의 찬스.

이제막 뛰어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떨어지는 놈들을 향해 에너지탄을 겨누며 쏘는건 너무도 쉽고 쉬울따름이다. 공중에서는 날아다니지 않는한 속도를 웬만큼 줄이거나 늘리는건 불가능할테니까.

파팡!

두 손을 엇갈려 겨냥해 쏜 에너지탄이 시원스럽게 놈들의 몸통을 꿰뚫었다. 그리고 다음 녀석들을 향해 겨누려는데 이것이 어찌된 일일까. 수는 다섯인데 자신에게 달려든건 맨처음 놈을 포함해서 셋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둘은 도대체 어디서?

이런! 지켜야만하는게 자기 혼자가 아니란걸 아무리 긴박했다하더라도 그만 잊고말았다.

"이런 빌어먹을! 오메가!!"

생각해보니 애초에 놈들이 이곳에 온 목적은 그일것이 뻔했다. 자기가 목표였다면 왜 그전에는 오지않았겠는가? 어째서 그런것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걸 생각할 여유따윈 없다. 이미 놈들은 그가 움직일 수 없다는 상태란걸 알고는 머리를 꽉 쥐어든채 다른 한손의 칼날로 목아지를 절단할 셈이니까.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치고는 어떻게든 제대로 겨냥해서 놈만을 맞추려고 해보지만 각도가 안 좋은게 너무 안 좋다. 너무 밀착해있는게 이 방향에서는 무리였고 게다가 놈들은 하나가 아닌 둘이니까 두발을 쏘려면 또 그에 맞춰 자리를 옮겨야한다. 결과적으로 직접 달려들 수 밖에 없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눈을 떠, 이 멍청아!!"

그녀의 외침과 함께 퍽하는 소리와 함께 살점이 뜯겨나갔다. 순간 모르고 눈을 감았기에 깜짝 놀라며 다시 오메가를 바라보는 알파, 둔탁한 소리와 함께 터져나간 살점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두 녀석 다 한쪽팔을 잃은채 광분에 휩싸인게 오메가를 떨어뜨리고는 피가 터져나오는 부위를 만지며 고통을 호소했고 그런 그들의 머리가 잇달아 터져나갔다.

어느샌가 그녀가 지휘하던 T.S.A.부대가 반정도는 시민들을 다른 장소로 옮기면서, 남은 반은 근처 옥상과 건물에서 총을 겨눠든채 둘을 지원하고 있었다.

"뭐, 어떻게든 최고의 타이밍은 맞췄나보군요."

남은 생사의 위기를 넘어가고 있었는데 저런 말을 하는걸보니 맞을 각오를 한 녀석인것 같았다. 그렇게 이들을 임시로 지휘한 놈인듯한 검은머리의 남자가 총을 쏘면서 알파에게 보고하는걸 보고, 그녀는 순간 긴장을 잊고 자신도 장난끼를 약간 섞은채 소리를 질렀다.

"타이밍 좋아하네. 끝나고나면 너희들한테 세탁비를 몇배로 받아낼테니 각오해둬!"

그렇게나 뛰어대던 심장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팽팽했던 긴장이 적당히 느슨해졌다. 비록 완전히는 아니나 큰일을 당하지 않은 오메가를 바라보며 그녀가 그렇게 안심을 하고 다른 T.S.A.대원들이 남은 괴물들을 소탕하고는 슬슬 돌아가려고 채비를 갖추려는 찰나, 귀를 찢는듯한 울음소리가 도시에 크게 울려퍼지면서 몇몇개의 거울이 깨졌다.

장대비가 내리고있는 마냥에 도시안을 휘저은 짐승의 울음소리, 다시금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고 모두가 침을 꿀꺽삼킨채 호기심과 공포를 서로 저울질하고 있던것도 잠시, 평면 벽돌을 땅바닥에다 내리치는 것과 같은 발소리가 쿵쿵 들려오면서 괴음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 저건 또 뭐야.."

5층 건물정도는 되어보이는 크기에 새빨간 눈, 늑대같은 얼굴에 매우 두껍고 긴 팔, 이들의 보스인마냥 되는 녀석이 도심의 보도를 깨부수면서 그렇게 한발짝 한발짝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젠장! 이제는 보스가 직접나서서 크기로 승부하겠다는 건가!"

누가 뭐라 명령할것도 없이 다들 총구를 들이대고는 탄환을 거세게 쏘았다. 허나, 이번녀석은 크기만이 보통이 아닌듯 모든 총탄들을 장난감인마냥 죄다 튕겨내 버린다. 방향이 꺾인 탄환은 오히려 유리창을 꿰뚫거나해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 결국 이녀석과 함께 도시안에서 싸운다는건 미친짓이라는 결론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해도 그냥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법, 알파는 다른 모두가 가만히 서서 적의 위용에 놀라고있을때 근처 옥상에서 옥상으로, 그렇게 더 높은 옥상으로 올라간후, 놈의 머리쪽을 향해 뛰어내리면서 에너지탄을 쏘았다.

비가 오는 날에도 커다란 연기를 터뜨리며 적에게 데미지를 가하는 알파의 공격, 확실히 이거라면 효과가 있기는 있을테지만 다음 순간 놈의 눈을 으라리며 멀쩡히 서있는걸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꽤나 많이 걸릴것 같았다.

"윽!"

떨어진 직후 바로 옥상에 서있던 알파를 향해 놈이 큰 팔을 휘두르자 건물의 상위가 한방에 날아가버렸다. 그녀야 재빨리 다른곳으로 날아올라서 안전하기는 했지만, 그 건물에 있었던 사람들의 목숨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역시, 일단은 최소한의 피해를 줄이며 놈을 도시밖으로 빼내는게 급선무로 올라섰다.

'하지만 말이 쉽지. 여긴 정말로 도시한가운데라고. 설사 운좋게 피해제로인 상태에서 놈을 유인한다해도 1시간은 족히 걸린다. 거기다, 밖으로 내뺀후에는 어쩌겠단거야. 미사일이라도 있지않는한, 지금의 장비로는 놈을 죽이는건 불가능해!'

삐빗

그녀가 근심을 안고 이리저리 피하며 어떻게든 놈의 시선을 끌고있을때 품안의 무전기가 연락이 왔음을 알렸다.

"호오, 꽤나 힘든상황이신가 보군요, 알파씨."

"박사?!"

화상무전기에서는 주황색 선글라스에, 머리가 이미 백발이 다된 중년의 남자가 낄낄거리며 말하고 있었다.

"어이, 지금 상황에 웃음이 나와? 당신때문에 이제는 정말로 죽을지도 모르게 생겼다고. 이대로라면 해결된다해도 당신은 시민들한테 얻어맞아 죽을것 같은데?"

"이런이런, 그래서 제가 이렇게 도움을 드리는것 아닙니까."

그는 무전기를 통해서 자기 옆에있는 커다란 장비를 보여주며 말했다.

"놈들을 일망타진할때 사용하려고만든 대량살상용 무기 Zx-03입니다. 원리는 S급용 에너지링과는 같지만 다른점은 한발쏘고나면 계속 차지를 해야한다는 점이지요."

"호오, 그거라면 이녀석도 날려버릴 수 있다는건가?"

"실패하면 다같이 죽거나 아님 도망가야겠죠."

"변함없이 재수없는 답변이군. 그래서 위치는 어디지?"

"정확히 지금 알파씨가 유인하고 있는 방향으로 쭉 오시면됩니다. 그정도 속도라면 한 20분정도면 될것같군요. 물론 도시안에서 발사해야하니 시민들을 대피시키는것도 다른 대원들에게 시켜두면 좋겠지요."

"좋은게 아니라 우리한텐 필수사항이야!"

순간 머리를 낚아채려했던 놈의 커다란 팔을 가까스로 피한 알파, 어느새 여기까지 쫓아왔다니. 큰 몸집에 비해서 스피드또한 보통이 아닌것이 방심했다가는 곧바로 몸이 아작나버릴 것이다.

"크윽!"

왼쪽에서 덮치려하는 거대한 뼈의 날에다가 에너지탄을 쏘아서는 그 반작용으로 회피, 다시 거리를 벌리기는 했으나 녀석에게는 별 큰차이도 없는 거리였다.

몸집이 큰것으로인해 딱히 힘든 움직임을 취하지않고있어서인지 알파와달리 녀석이 먼저 주먹을 쥐고서는 각 손가락사이마다 칼날을 내세우고는 힘껏 공격. 순간적으로 양 다리에다 링의 에너지를 이용해 높이 뒤로 도약하여 직접적인 타격은 면하긴했으나 스친것만으로도 오른쪽 허벅지에 커다란 상처가 피를 뿌리며 생겨났다.

스티로폼마냥 완전히 아작이 나는 보도블럭, 물길쪽에 미끄러져서는 피가 터져나오는 오른쪽 허벅지를 손으로 꽉 누르는 알파. 숨을 헐떡이며 일어선 그녀를 향해 다시한번 두께가 200mm는 되는 놈의 뼈가 공격을 해왔을때, 오기로라도 아픔을 참고 일어서려했으나 오히려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올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거대한 날이 그녀를 덮쳐왔다.

투가가강!

또한 거대한 날은 알파를 자르기직전, 무언가에의해 튕겨졌다. 이어져서 계속 쏘아지는 공격에 양팔로 머리를 감싸며 방어자세를 취하는 거대맹수, 알파가 뒤를 돌아보자 약 300m쯤 떨어진 곳에서 비를 맞은채 오메가가 자신의 커다란 저격총을 든채 놈을 향해 총을 쏘고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요우! 최고의 타이밍을 찾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괴물은 이제 목표를 오메가로 바꾸고는 괴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적안의 대괴수가 달리는 진로한가운데에 노여져있던 알파, 옆에서 잽싸게 그 임시리더였던 검은 머리 남자는 그런 그녀를 덥썩 안고는 골목을 향해 몸을 숨겼고 오메가를 향해 오케이사인을 보내주었다. 그러자 사격을 멈추고는 180도 돌아서 있는힘껏 도망가기 시작하는 오메가, 알파는 자신을 업고있는 부하에게 다짜고짜 고함을 쳤다.

"뭐하는거야, 델타! 난 아직 싸울 수 있어. 그리고 너도 이런데에서 우물거리지말고 어서가서 도우란 말이야!"

"그의 작전입니다."

"뭐?"

델타라 불렸던 남자는 그녀를 조용히 내려놓은후 품에서 미리 준비한 붕대로 대강 응급조치를 취하며 계속 말했다.

"놈을 예정포인트까지 유인하는 것은 너무 어려우므로 결국 무모하지만 저쪽에서 차지가 끝나는대로 겨냥해서 쏘기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초기단계라 제대로 맞출려면 최소 5분정도는 놈을 한곳에 정지시켜야만합니다."

"그걸 그가.."

"네. 그가 하겠다고 하더군요."

한손에는 커다란 저격총을 들고 왼손에는 무전기로 알파가 대화했던 그 박사와 얘기를 나누면서 키가 7m를 훨씬 넘는 거대 괴물을 산책시키고있는 오메가. 그는 무전에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재촉을 가했다.

"학, 학. 아직 멀었습니까!"

"아, 이제 조금남았다. 그래, 거기야! 지금이라고!!"

"크윽!"

앞으로 몸을 날림과 함께 허리를 비틀어서는 저격총을 놈의 머리를 향해 겨눠서 쏜다. 소형대포라도 쏜것과 같이 날아간 탄환은 음속을 훨씬 돌파해서는 미간부근을 향해 날아가지만, 이성을 잃고 뛰어오던 도중에 녀석은 재빨리 팔에 튀어나온 날을 들어서 그걸 막았다.

"헉, 헉. 이런 젠장! 그 순간에 막아내다니, 엄청 날렵하잖아!"

"이 바보야! 목표포인트에서 30m나 벗어났잖아!"

"날더러 뭘 어쩌라고요! 그쯤은 어떻게든 그쪽에서 커버해요!!"

"빌어먹을. 니놈때문에 2분이면 될것을 10분은 넘게 걸리게됐다."

"아, 당신도 천재과학자라면 어떻게든 5분내로 끝내봐요!!"

커다란 총을 쏘아대면서 어떻게든 놈의 접근을 저지하는 오메가, 뼈가 아닌 살쪽을 맞을때마다 비록 피가 튀기지는 않았으나 한발한발 뒤로 물러서야만한다는걸 괴물이 눈치채자, 놈도 팔뚝에 박힌 뼈를 한손으로 뽑아들고는 오메가를 향해 힘껏 던졌다.

콰앙!

허겁지겁 오메가가 고개를 숙이며 피한 뼈의 창은 그대로 20m정도뒤에 박힌채 도로자체를 박살내버렸다. 비록 이렇게 작은 상대에게 비효율적이긴 하나 정확히 머리를 노리다니, 오메가는 이번 상대는 잘못걸려도 한참 잘못걸렸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제길. 저녀석이 덩치가 인간만했더라면 아주 번개처럼 날라다녔겠군."

이번에는 반대로 놈쪽에서 뼈의 창을 총알인마냥 계속 그를 향해 쏘아댄다. 이리저리 피하기는 하나, 차츰 도로에 커다란 뼈가 박힌것이며, 아주 개박살이 난것에의해 점점 착지가 불안해져가는 것만은 피할 수가 없었다.

오메가는 공중에 뜬채로 총에껴져있는 탄창을 빼고는 다른 한손으로는 주머니에 들어있던 긴 탄줄을 총에다 연결시켰다.

"그래, 어디 누가죽나 해보자. 이쪽도 연사모드다!"

다음순간 착지했을때는 놈의 공격을 피하지않고 자신도 총구를 겨눠서는 똑같은 방향을 향해 쏘았다. 양손으로 총을 잡고서는 다리를 구부리며 저격총을 라이플인마냥 누른채로 탄환을 놈을향해 퍼붓는다. 놈또한 당연히 멈추지 않고 이번에도 자신의 뼈를 적을 향해 던졌다.

매초당 엄청난 양의 말도안되는 화력을 가진 탄환을 퍼붓는 오메가의 저격총과 탱크마냥 거대한 크기에 날카로운 뼈의 창을 그 커다란 팔로 던진 적안의 대괴수. 저격총의 탄환은 그대로 뼈의 창을 박살내며 목표를 향해 망치로 내리치듯 가격을 해댔고, 탄환에 의해 작게 부서진 뼈의 날들은 오히려 산탄마냥 분산되어선 하얀머리 남자의 몸을 덮쳐버렸다.

"크으윽!"

남자도 맹수도 서로 비명을 지르고선 공격을 멈춘다. 그래도 연사였기에 아까보다는 데미지가 컸는지 놈의 몸에서도 조금씩 비를타고 피가 내리기 시작했고 남자의 몸또한 왼쪽어깨와 오른쪽 다리, 그리고 옆구리를 뚫고나간 놈의 뼈로인해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다.

'헉, 헉. 역시 이 전투복으로도 방어할 수가 없어. 크큭, 빌어먹을. 하다못해 비라도 안왔더라면..'

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들고서는 입에문채, 그는 라이터로 불을 지폈다. 그리고 담배연기를 크게 한번 들이마쉬고 내쉬는 오메가, 흐리멍텅한 표정으로 그는 움직이지 못하는 왼팔을 놔두고 오른팔로 허벅지에 달려있던 검은 십자모양의 철조각을 꺼내 검으로 변형시키고는 외쳤다.

"좋아, 와라 이 변종아! 혼자 싸우다 죽는건 남자의 로망중 하나니까말이야!!"

욕설을 지껄이며 6층짜리 건물크기의 괴수를 향해 달려드는 오메가, 녀석도 그의 접근전에 응한듯 이번엔 커다란 뼈의 검을 만들어 뽑고는 그를 향해 휘둘렀다. 길이가 4m는 족히되는 거대한 골검(骨劍)이 2m도 안되는 남자의 검을 향해 내리쳐진다.

이걸 정면으로 막을 힘이 있다면 수퍼맨도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을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피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힘을 순환시켜서 그대로 돌려버려라! 아무리 굵다해도 날카로운 날로 되어져있다면 저것도 검(劍). 그 힘을 그대로 받아치지말고 넘겨버려라!

아래로 내려져있는 검을 힘껏 위로 휘두르면서 그의 검이 놈의 검의 옆면부분을 쳐냈다. 대각선으로 크게 휘둘러진 놈의 검은 그대로 도로를 무써는 마냥 깨끗이 베어서파고들었고, 팔만을 휘두른게 아니라 온몸을 돌려서 그것을 필사적으로 쳐냈기에 남자는 넘어지면서 상처가난 부분으로는 피를 쏟아내었다.

"우으으으으윽!"

한쪽검을 땅에다 꽂고는 지팡이 삼아 일어서는 오메가. 한번 몸을 움직일때마다 온몸에서는 피가 축제의 폭죽처럼 자꾸만 터져선 그의 육신을 붉게 물들인다. 하지만 가만히 서있을 수는 없다.

수직으로 내리쳐진 녀석의 공격을 옆으로 피하고서는 놈의 한쪽다리를 검으로 휘둘러서는 피를 쥐어짜냈다. 괴성을 지르며 눈앞에 있는 그를 그대로 들개마냥 발로 힘껏 차는 적안의 괴수. 오메가는 근처 건물의 벽을뚫고 안으로 박혀들어가졌다.

"크으으윽!"

"히익!"

다시한번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나자, 그 모습에 놀란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렇다. 사람들은 여전히 건물안에 숨어있다. 그리고 이 싸움의 희생물이 된다. 최소한으로 희생을 줄여도 막을 수는 없다.

눈앞에있는 노파와 나이어린 소년을 바라보며 그는 숨을 헐떡였다. 밖에있는 괴물은 지금당장 이곳을 내리칠것이다. 혼자서라면 무사히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은채 도망칠 수 있겠지만, 누군가와 함께라면 다르다. 지금 그의 왼팔은 움직이질 않고, 오른쪽 다리는 덜덜 떨고있는게 곧있으면 정지할테니까.

버리고 가자. 보다 많은 생명을 구하기위해, 그리고 그 많은 생명을 구하기위해 무상으로 일해온 자신을 구하기위해. 자기자신을 계속 사랑하기 위해서 버리고 가자.

콰과과과광!

예상대로 놈이 건물을 그 검으로 무터뜨렸으나 머리와 달리 몸이 계획대로 움직여주질 않았다. 오른손에 검을 쥔채로 어린애를 감싸안은 노파를 안고는 무너지는 건물안에서,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그리고 녀석이 일으킨 충격파로인해서 그도 노파도 땅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아픔을 참고 아이를 안은채 일어선 노파, 옆에서는 땅바닥에 뻗은채 피웅덩이를 만들고있는 하얀머리 남자를 보곤, 그녀는 기겁을 하며 그대로 도망을 쳤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또다시 쓰러졌다 일어서는 오메가, 그렇게 그가 똑바로 일어서자 온몸에서 다시한번 피가 푸슈슉 솟아나왔다. 이제는 검을 지팡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가 없다. 몸의 한계가 느껴진다. 석상처럼 뼈와 근육이 굳어져만가고, 점점 체온이 떨어져만갔다.

"어이! 포인트조정과 에너지차지 모두 제대로 끝냈다. 어서 당장 그 자리를 이탈해! 안그러면 너도 휘말리게된다고!"

그제서야 무전기로 보고를 해주는 박사. 살짝 눈을 반쯤뜨자 괴물이 검을 높이 치켜들고는 자기를 노려보는게 보였다. 그래, 이제 도망치기만 하면된다. 그러면 최후의 마지막으로 자신을 살릴 수가 있다. 오기로라도 움직이란 말은 바로 지금 사용해야할 문장이다.

일어서라.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어라. 두다리를 들어서 움직이라. 그렇게 도망쳐서 살아남으라. 방금전 남을 위했듯, 이번엔 자신을 위해서 살아남으라.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된다면 인생이 아니라 각본이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 품에서 담배를 빼선 입에물며 그가 품안에 들어있는 무전기를 향해 중얼거렸다.

"후후후후, 뭐하는 겁니까? 어서 쏘질 않고요."

"뭐?"

정면에서 아래로 내리쳐지는 녀석의 공격, 그것을 일자로 내리쳐져서는 그의 옆에있던 건물자체를 아예 조각내 잘라버린다. 아슬아슬하게 칼날의 공격에서 벗어나게된 오메가, 허나 그는 움직이지 않았었다.

"상관말고 쏘세요. 이쪽은 알아서 도망갈테니까."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방금전의 공격은 그가 피한게 아니라 놈의 시력이 그동안 받은 데미지로인해 약간의 착란을 일으켜 만든 결과뿐, 그는 손가락하나 튕길 수도 없었다.

그렇게 입에다가는 담배를 한개피 문채, 그는 자기를 향해 내려쳐지는 검의 일격을 똑바로 보며 중얼거렸다.

"아디오스. 굿바이. 사요나라. 짜이지엔."

그렇게 거대한 날이 그와 함께 수직으로 다시 건물을 잘라버렸다. 안에서 숨죽이며 벌벌떨던 사람들도, 자신들의 집과 함께 그렇게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하얀머리 남자 오메가도 함께.

"!"

아니, 하얀머리 남자 오메가는 제외하고서 말이다. 포니테일로 긴 머리를 묶은 알파는 아슬아슬하게 그를 구출해내면서는 한편, 등에 스친 칼날로 피를 빗속에 쏟으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쏴버려!!"

그녀의 외침을 방아쇠로 삼아서, 약 2km정도 떨어져있던 대괴물살상용 에너지포가 첫발을 쏘았다. 구름이 태양을 삼킨 어두운 도시에 푸른빛이 마치 거대한 봉인마냥 그대로 쭉 뻗어나가서는 괴물의 머리를 쳐 날려버린다.

그렇게 계속계속 뻗어나간다. 목표를 꿰뚫고, 산을 꿰뚫고, 구름을 꿰뚫어서 하나의 거대한 푸른 기둥이 뻗어나갔다.

무너져버린 건물잔해 근처에다 오메가를 내려놓고 알파는 옷의 등쪽이 잘려선 피가흐르는 맨살을 거의다 드러낸채 그를 바라보았다.

"여어, 알파씨. 타이밍 참 잘 맞추시네요."

"후우, 이놈이고저놈이고 죄다 동화속 왕자님이 그렇게나 되고싶었나보군."

쿵하니 상반신이 날아간채 쓰러지는 괴수의 몸, 그렇게 모든게 끝이 났는대도 당연한듯 먹구름은 사라지지않았고 장마인마냥 비를 끊임없이 내리고있었다. 입에는 담배를 문채, 오메가는 알파를 향해 넌지시 말했다.

"불 좀, 붙여주실래요?"

"이걸 어쩌지? 난 이제 담배 안 피거든. 니 라이터는 아까 박살이 난거 같고말야."

"이런, 그거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조용히 눈을 감으며 비가오는 와중, 오메가는 눈을 감으며 잠을 취했다.

"알파씨는 여전하군요."

"너도 마찬가지야, 오메가."

잠시후, 거짓말같이 비가 그치며 하늘이 개였다.






각 숲의 나무와 수풀에는 이슬인마냥 물방울이 맺혀있고 구름이 사라지면서 하늘은 서서히 맑아져가고있다. 참사가 일어났던 도시가 아래로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서 검은 단발머리에 허리가 드러나는 긴팔 티와 조끼를 입은 한 소녀가 나무옆에 서서 이것을 지켜보고있다.

잠시, 소녀는 눈을 감은채 무언가에 의식을 집중했고 그런 그녀의 머릿속에 붉은 눈에 늑대얼굴을 한 괴물과 하얀 머리에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의 영상이 지나갔다.

"그래, 여기에 놈들이 와있어."

소녀는 감았던 눈을 뜨고선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곳에 그가 와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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