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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HIM(힘) -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 - (2)

2006.10.05 16:13

絶影 조회 수:176

코이오스라 불린 남자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흑색과 백색이 조화롭게 얽힌 머리카락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후우..... 벌써 에이젼트(Agent)를 한 명 죽여 놓고도 그런 말입니까? 제 관할에서 당신이 죽인 에이전트의 숫자가 벌써 15명이 넘습니다. 그것도 하나같이 쓸만한 사람만 골라서 말이죠. 이러면 이쪽도 너무 곤란해지죠. 상위차원(Gimly)에서 당신을 언제나 주시하고 있는 것 아십니까? '그것'만 아니었어도 벌써 당신의 '힘'은 회수 됐을 겁니다만....."


"내 목적을 알면서도 잘도 그런 말이 나오는군."


"뭐어, 그래도 어차피 당신의 행동이야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꼬마의 투정'일 뿐이랍니다."


"죽고 싶은가 보군....... 이미 나는 세라핌(치천사)의 힘마저 뛰어 넘었다."


"하. 지. 만. '그것'. '요툼하임(Jotunheim)'을 유지하는 것 때문에 지금 당신의 힘은 기껏해야 파워즈(능천사)밖에 되지 안잖습니까? 참고로 당신도 알다시피 제 계급은 세라핌입니다만."


"그거야 시험해 보면 알겠지!”


아이올로스는 이를 갈더니 손등을 앞으로 향한 채 양손을 겹쳐갔다.


"아아. 그만 하시죠. 어차피 지금 당신을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높으신 분들이 놔두라고 해서요. 이것도 그랜드 스트림(Grand Stream : 거대한 흐름)의 일환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거북스럽다는 듯이 양손을 흔들며 상체를 살짝 뒤로 젖히는 코이오스의 행동은 장난스러웠다. 그 모습을 보던 아이올로스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리고 웃옷 앞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그의 오른손 검지가 담배 끝을 살짝 스치자 놀랍게도 담배 끝에선 연기가 피어올랐다.


"좋다. 지금은 물러가지. 하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반드시 죽여주마."


"얼마든지.... 바람의 왕이시여. 그 왕좌가 과연 자신의 '힘'으로 등극한 것인지는 의심스럽지만 말입니다."


"........."


아이올로스는 코이오스를 잠시 노려보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어떤 소리도 기척도 없었다. 그저 바람이 한번 부는 듯한 느낌만이 들었을 뿐........


"자! 그럼 이제는 당신과의 볼일이 남았군요!"


"아........?"


어안이 벙벙한 현수를 향해 빙글 돌아선 코이오스는 만면에 미소를 지은 채 양손을 짝 하고 맞추었다. 그러나 현수는 갑자기 일어난 일생최대의 경험 때문에 얼빠진 목소리로 대답할 뿐이었다. 그러자 코이오스가 혀를 차더니 현수의 어깨를 잡았다.


"쯧쯧. 다 이해합니다. 정신 없으시죠? 뭐, 이런 광경은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이미 '흔히' 라는 수준을 뛰어넘은 광경이었지만 어쨌든 현수는 코이오스의 말을 제대로 듣고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저, 저기......."


"아! 제 이름은 코이오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미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는 현수의 상태를 모르는 듯 코이오스가 웃으며 자기소개를 하였다. 그러나 현수는 바들거리며 말을 떨 뿐이었다.


"아, 아으......."


"예? 말씀하세요."


"살려주세요!"


현수는 갑자기 고개를 팍 숙이고 팔로 머리를 감싸며 목숨을 구걸했다. 현수는 사람을 엄청나게 쉽게 죽이는 아까의 금발남자와 당당히 맞써 싸운(말로 싸웠지만). 거기다 대화의 내용으로 볼 때 어쩌면 그 남자보다 강하다는 이자에게 목숨을 구걸 할 수밖에 없었다. 코이오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벌린 채 가만히 있다가 맑은 소리로 웃어댔다. 마치 짤랑거리는 맑은 풍경(風磬)과도 같은 웃음이었다.


"아하하하하! 정말 재미있군요 당신. 걱정 마세요 당신의 목숨은 당신 하기 나름이니까요."


"에.......?"


말을 마치며 빙긋 웃는 코이오스를 보며 현수는 이런 상황에서도 너무 아름다운 그 모습에 살짝 두근거리고 말았다.


"흠......"


코이오스는 주위를 살짝 둘러보더니 아까 푸른색 옷을 입었던 남자의 시체에 눈이 가자 눈살을 찌푸렸다.


"쯧쯧...... 이곳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닌 것 같습니다. 좀더 쾌적한 환경이 좋을 거 같군요. 하지만 우선......."


딱!


화륵!


코이오스가 길고 아름다운 손가락을 튕기자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시체가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이렇게 청소를 해둬야 나중에 시끄럽지 않답니다. 후후......"


왠지 코이오스의 웃음이 섬뜩해 보이는 것을 느끼며 현수는 최대한 시체 쪽을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자! 그럼 잠깐 이동할 까요?"


딱!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나더니 주위가 하얀색 빛으로 휩싸였다.


"으, 으앗! 뭐, 뭐야!"


갑자기 현수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새하얀 공간이었다. 마치 매트릭스에 나오는 것과 같은. 그리고 그 공간에 탁자와 의자두개만이 자리 할 뿐이었다. 코이오스는 사뿐사뿐 걸어 그 의자들 중 하나에 살며시 걸터앉았다.


"자 이쪽으로 오세요."


"아, 예......."


상당히 저자세로 대답하며 현수는 불안한 듯이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그러나 매우 불안한 눈초리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힐끔거릴 뿐 코이오스와 눈을 마주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자, 자, 긴장 푸세요. 당신에게 해가될 일은 없으니까요."


"예, 옛! 저, 그, 그런데 여기는 어디 에요......갑자기 뭔가가 확 하더니. 이런 이상한 곳에......."


"후후후..... 이곳은 단절공간(Another Place)입니다. 당신과 제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창조한 공간입니다. 별거 아닙니다. 제 보잘것없는 능력 중 하나이지요."


"아, 그, 그런가요......? 하하하........"


이건 아니다. 뭔가가 아니다. 갑자기 왠 만화 같은 이야기인가? 단절공간? 창조?


'나, 완전히 이상한데 걸린거 아니야?!!!!!'


원래 공포를 일으키는 요소 중 제일 큰 것이 바로 미지(未知)이다. 지금 현수는 바로 그 미지에 과다하게 노출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럼 우선 설명을 해드려야 겠군요."


코이오스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더니 여전히 쫄아 있는 현수를 보며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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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우선 리플을 달아주신 Lunate_S님께 감사드립니다.

에, 평범에 대해 하신 말씀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제 생각은 평범한 사람을 나누는 기준은 행동력이죠. 생각이야 누구나 하는 것 아니 겠습니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비범한 사람인 것입니다.

누구나 남이 일방적이고 부당한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을 보았을때 자신에게 힘이 있었으면 저들을 막고 싶다는 생각쯤 해보지 않았을까요?

맹자의 성선설이 맞다면 말이죠^^

그럼 이번건 짧지만 재미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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