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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HIM(힘) - 시작 -

2006.10.04 18:45

絶影 조회 수:162

…그것은 언제나 방황하던 나에게 던져진 새로운 충격이며 그 무엇보다도 나를 붙잡고 놔주지 않았던 쾌감이었어. 내가 바라던 내가 원하던 막연한 그 무언가..... 예고도 없이 찾아온 그것은 거짓말 같은 그러나 진실이었는지도 모를....... 아니,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였던 것 같아. ‘그것’이 과연 내가 바라던 행복이 될지 아니면 행복이라는 껍질을 뒤집어쓴 불행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야…
                                                                        - 어느 서한에 적힌 글에서 발췌 -



서울에 있는 한 고등학교

퍼억!


“아악!”


한 교실에서 구타 음과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얻어맞아 교실바닥에 나동그라진 소년이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된 채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며 몸을 비틀었다. 주위에 건들거리며 서있는 학생들이 그런 소년에게 침을 뱉으며 말했다.


“퉤! 이 새끼! 어디서 개기고 지랄이야?”


“돈 좀 빌리겠다는데 왜 깝쳐? 누가 안 돌려 준데?”


퍽!


군데군데 염색을 넣은 머리를 한 학생이 엎드려 있는 소년을 발로 찼다.


“흑!”


소년은 배를 부여잡고 고통을 참는 듯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다 가까스로 목소리를 쥐어 짜냈다.


“그, 그 돈은 하, 학원비야....... 엄마가 주신......”


퍼억!


또 다시 들어오는 발길질.


“누가 뭐래? 학원에 내기 전까지 돌려주면 될거 아냐?”


“우욱...... 하, 하지만.....”


“아~! 새끼 좃나 찍찍거리네. 야! 조지자!”


퍼억! 퍽! 퍽! 파박! 퍽!


무차별한 구타가 시작되었다. 소년은 최대한 몸을 웅크린 채 신음소리만을 삼킬 뿐이었다. 교실에 있는 다른 학생들은 으레 있던 일이라는 듯 외면한 체 각자의 할 일에 몰두하였다.






“.........”


그러나 다른 학생들과 달리 그 모습을 가만히 주시하고 있는 ‘소년’이 있었다. 안경을 쓴 매우 평범한 학생.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어이없는 폭력의 현장을 가만히 주시하고 있었다.


‘뭐야? 이 자식들! 어이없는 이유로 그렇게 사람을 패도 되는거야? 그리고 다들 왜 가만히 있는거야? 제기랄! 아무리 저 자식이 싸움을 잘한다고 해도! 저 뚱떙이가 대기업 사장 아들이라고 해도! 좋아! 이렇게 되면 나라도.......!’


오만가지 생각이 ‘소년’을 스쳐갔다. 사실 이 광경을 외면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름대로의 대단한 용기. 그러나 그게 다였다. 나서겠다고 생각한 순간. 요동치는 심장. 무언가 목 위까지 들어찬 기분. 어느새 땀으로 가득한 손. 뻐근해지는 뒷목. 울렁거리는 속. 그리고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그래, 내가 나서봤자 임시 방편일 뿐이야. 또 그럴 텐데. 나도 나섰다가 두들겨 맞겠지? 현실은 만화 같지 않아. 저 녀석도 그리 친한 애도 아니고. 괜히 학교 다니기만 힘들어져. 그래, 곧 선생님이 오시겠지.......’


“야! 담탱이온다! 누가 꼬질렀나봐!”


망을 보고있던 녀석이 열심히 구타를 하는 아이들에게 외쳤다.


“씨발! 어떤 새끼야!”


“야! 너 다음에 죽여줄게, 기다려라!”


“퉤! 좃같은 새끼!”


그렇게 아이들은 즐거운 행사를 그만 멈추고 흩어졌다. 역시 선생 앞에서 대놓고 하기는 조금 껄끄러운 것이다.


“휴우.......”


‘소년’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한계였다. 당연한 한계. 어느새 힘줬던 주먹이 풀렸다.

그는 평범했다.

‘소년’은 평범했다.


그저 약간 부족했던 용기가 그를 평범하게 만들었다. 사실 그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이며 당연한 행동, 이른바 ‘올바른’행동 이었다. 아무도 그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난하지 않지만 칭찬도 하지 않는다.


‘소년’은 생각한다.


무언가..... 내게 ‘힘’이 있었으면 나의 ‘정의’를 관철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나에게 힘이 없기 때문에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힘’! 뭐든 것을 누르는, 그런 힘! 재력, 폭력, 권력 등..... 그러나 그것들은 내가 잠깐 노력한다고 금방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어쩔 수 없는 거다. 피해자가 내가 아닌 것에 안도해야지. 그런 거다. 모두 그런 것이다. ‘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거다. 어떤 ‘힘’이든 간에......


“자! 그럼 수업 시작한다! 모두 수학책 138페이지를 펴라!”


수업이 시작되었다. ‘소년’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잡생각은 그만...... ‘힘’은 무슨,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그냥...... 무료할 뿐이다. 정의는 개뿔. 만화를 너무 읽었군. 이제 고등학생인데 줄여야지..... 라고 생각하며 ‘소년’은 공책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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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재미있을까요?

나름 새로운 타입입니다만.

참고로 작중에 등장 하는 인물, 지명, 단체 등은 실제와 아무 관련 없습니다.

픽션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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