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연재 realize 22화 - 규칙 파괴 -

2006.08.06 02:59

연향 조회 수:164

realize  22화 - 규칙 파괴 -





“하, 루시퍼 네녀석, 정말로 미쳐버린거냐?”
“전혀 이득없는 질문을 하는군, 베오울프.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것쯤은 알수 있을텐데?”

베오울프의 기가막히다는 듯한 어조, 그 어조를 루시퍼는 태연히, 비웃음으로 받아 넘겼다. 자기 딴에는 루시퍼를 걱정해서 한 말이였지만, 그런 자신의 생각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비아냥 거리며 답하는 루시퍼의 언동에 베오울프는 잠시 눈꼬리가 올라갔지만, 지금 이상황에서 자신이 화를 내봤자, 나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일로를 걸을것이 명약관화 이기에 그는 화를 누그러트린채 답했다.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것쯤은 네녀석도 알텐데?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일을 벌인거냐?”

말투가 조금 격하기는 해도, 근본적으로 자신보다 남을 중시하는 경향을 가진 베오울프 였기에, 루시퍼도 진심이 담긴 베오울프의 말투에 조금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사적인 감정에 불과하기에 그는 그런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여전히 비웃는듯한 얼굴로 대답을 이었다.

“어리석은 질문이다. 이 일의 요점은 내가 왜 그런일을 벌였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토의 하는것이 옳다. 지금에 와서 원인을 따지는것 보다야, 앞으로의 사후대책을 논하는것이 옳지 않겠나?”

비웃는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담담한 어조로 말을 끝낸 루시퍼는 이윽고 베오울프의 답변을 기다렸다. 그런 루시퍼의 태도에 베오울프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으쓱이며 그런 루시퍼의 뜻에 응했다.

“뭐어...속이 쓰리긴해도 맞는말이다. 이미 일어나 버린일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것도 우습고, 일단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해 봐야되겠지...”

거기까지 말한뒤, 그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순간적으로 주먹을 들어서는 루시퍼의 안면을 힘껏 후려쳤다.

퍽!
둔탁한 효과음과 함께, 루시퍼의 안면은 급속도로 오른쪽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다. 생각이란걸 하고 말하겠나, 여성을 덥쳐 놓고는 ‘이 일의 요점은...’ 이라고 지껄이는건 대체 무슨 속셈이지? 나에대한 도전인가?”
“고통이라...간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로군, 그리고 말 조심하길 바란다만, 여성을 덥치다니. 그런적 없다.”

베오울프의 강격에 한 대 맞고 나자, 정신이 오락 가락 하는지, 있었던 일조차 부정하는 루시퍼의 언동에 베오울프는 험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물었다.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나갔어! 녀석아, 이젠 드디어 미친거냐?”
“무례하다. 베오울프, 아무리 네녀석이라고 해도 더 이상 무례는 용서 못한다.”

이제는 적반핮의 경지까지 오른 루시퍼. 그가 리리스를 덥쳤다는것은 이미 천,마계 사이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였기에 아무리 당사자가 그 사실을 부정한다고 해도, 그런 이야기를 믿어줄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허어!! 통제라! 오늘 미친놈 한명을 갱생시키지 않으면 밤에 잠자리에 들지 못하겠구나!”

끝까지 변명아닌 변명을 내뱉는 루시퍼의 언동에 베오울프는 그동안 쌓인 울분과 스트레스를 여기서 모두 발산할 셈인지 팔을 뚜둑이며 전투자세를 취했다.
본디 베오울프의 전투 스타일은 거검으로 인한 파괴형 전투이지만, 이번 격돌은 전투라고 부르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대련이라고 하기에는 수준이 높은 격돌이기에 그는 맨손을 사용하되, 전력을 다하기로 결심했다.
루시퍼는 루시퍼 나름대로 베오울프의 만행(?) 을 더 이상 봐주지 못하겠는지, 그도 이리저리 몸을 풀며 격돌을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물어보자, 네녀석 리리스를 덥친적이 없나?”

일단 형식상 마지막으로 물어보는 베오울프였지만, 루시퍼가 순순히 인정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기에 긴장감을 놓치 않은채 전투 자세를 취했다.

“있다.”
“...뭐?”
“거참 여러번 말하게 하는군, 덥친적이 있다고 했다.”

...방금전까지의 말과는 판이하게 다른말을 내뱉는 루시퍼의 언동에 베오울프는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는것을 간신히 억누르고는 루시퍼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으르렁 거렸다.

“이자식...아까까지만해도 덥친적이 없다고 해놓고선, 이제와서 딴소리냐!”
“무슨소리를 하는거냐, 난 덥친적이 없다고 한적 없다.”
“웃기지마!”

아까부터 계속 이리저리 말을 바꾸는 루시퍼의 언동에 베오울프는 더 이상 참기 힘든지 루시퍼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그런 베오울프의 언동에 루시퍼도 심기가 꽤나 언짢아졌는지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반박했다.

“하, 도마뱀따위와 동귀어진한 늙은이야, 네놈이 정말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지?”
“그러는 네녀석은, 여성체 마족이나 덥치는 색만 밝히는 중성 천사고?”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면서 말다툼을 하는 그 2명의 모습은, 전신과 대천사장의 싸움이라기 보단 동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주정뱅이 아저씨들의 싸움을 보는것 같았다.

“그러니까 덥친적 없다고 했잖냐, 귓구멍이 막혔나?”
“아나 미치겠네, 아까는 덥쳤다고 해놓고, 이제는 또 부정을해? 거참 돌아버리겠네!”

계속해서 말을 이리저리 바꾸는 루시퍼, 그리고 그에 따라 일일이 광분하는 베오울프였지만, 그 대립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이 미친 늙은이야, 그러니까 리리스는 덥친적이 있지만 내가 언제 여성체 마족을 덥쳤단 말이냐?”
“뭐?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거냐? 당연히 리리스가 여성이니까 여성체 마족이 맞잖아?”

어이없는 루시퍼의 말에 베오울프는 황당하다는듯이 물었지만 그에 따른 루시퍼의 대답또한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리리스가 여자라고? 하, 어이가 없군”

그리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 루시퍼의 얼굴은 진지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것 같지는 않았다.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