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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한의 황제.

하나의 영광은 썩어버린 시간을 위하고

하나의 수치는 앞으로올 시간을 위한다.

나는 상실된 멸망.

미래를 위해 현재를 버리고

현재를 위해 과거를 버리며

과거를 위해 미래를 버린다.

나는 원망의 사슬

나와 함께 모두를

잡아

먹어버린다





[The lonesome guardian] 3화 부서져가는 자신







투다다다다다다

타비스의 일리야가 몸을 왼쪽으로 방향을 틀은후 부스터로 속도를 한순간에 폭발시켜, 달려가면서도 미니머신건을 쥔 오른손만은 여전히 방아쇠를 당긴채 위시안드의 회색기체를 향했다. 회색기체의 파일럿또한 왼쪽방향으로 크게 돌면서 왼팔에 장착된 폭발형 다트를 마구 쏘았다.
두 로봇이 싸우는 지역을 놓고 다른 로봇들은 아무도 끼어들 생각을 못한듯, 그 전투를 그저 지켜만보았다. 돈다. 돌고 또 돈다. 몸에 달린 모든 부스터를 폭발시켜서 속도는 최대한 높이고 몸은 끊임없이 시계방향으로 이 지역을 돌면서 서로를 쫓고 쫓는다. 쏘고 쏘아댄다.
어깨에 총탄이 퍽하고 치고가자 한순간 균형을 잃고 흔들거리는 회색로봇, 머리를 한번치고서 비껴나가 딴데서 폭발한 다트를 살짝 곁눈질하며 한쪽팔만으로 싸우는 갈색의 일리야.
타비스의 제 2 독립부대 지휘관이자, 지금 팔은 한쪽이 날아갔고 전신의 장갑엔 여기저기에 금이 빠지직 새겨져있는 기체, 일리야의 파일럿 이고리 소령. 위시안드 작전B에 참가중이며 특수부대 소속으로 군에게 고용되었기에, 군인이라기보다는 용병이라는 말에 좀더 가까운 이 파일럿의 이름은 메르츠 M.(뮤리엘) 가약크, 직위는 중위이다. 이 둘이 벌이는 전투는 일반 상식을 초월했다.

캉!

"큭!"

타다당!

"쳇!"

말이 단순히 돌고도는 싸움이지. 좀전의 평야와 달리 이곳은 절벽이며 돌탑이며, 전쟁으로 부서진 바위같은 잡다한것들이 많은 지역. 죽고싶지않다면야 최고속도를 낸채 기체를 몰지는 절대로 않을것을 지금 두 남자가 앞뒤를 다투며 그것을 겨루고있었다.
한번씩 잘못 돌때마다, 한번씩 예상외의 장외물이 나타나 속력을 슬쩍 멈출때마다 기체의 머리로, 어깨로, 팔로, 다리로 총탄과 다트가 날아든다. 거기다 무턱대고 쏘기만한다면 어느순간, 자신은 자신이 무너뜨린 돌산으로인해 깔려뭉개져있을지도 모른다. 그점을 역으로 이용해본다.
결국 뭐라 어쩐다해도 서로가 쫓고쫓기며 원을 형성시키고 있다. 자신이 간길을 그대로 적이 지나가고, 적이 지나간 길을 자신이 그대로 지나간다. 이것저것 가끔씩 위로 무기를 갈겨대며 지형을 변형시켜보지만, 그럴때마다 다음에 보이는 것은 상대방이 무너뜨려 바꿔놓은 지형이고, 피하고난후 맞이하는 것은 자신이 바꿔놓은 장애물들이다.
떨어진 두개의 젓가락인만양 둘의 생각은 너무도 일치가 되어있었고 그 때문인지 애써만든 전략이며, 슬쩍 속도를 멈춘다음에 공격을 해보는게 자신에게 그대로 맞춰서 돌아온다. 벌써 몇분간 그렇게 싸워버렸던가, 주변에 서있던 다른 위시안드 파일럿들이 지휘관에게 교신을 하며 공격할것을 제안해보았다.

"중위님! 이대로 계속 저 한기체때문에 발이 꼬일수는 없습니다. 지금 포위해서 일시에 공격하죠!"
"바보같은! 그런 짓을 한다고 뭐가 되는줄 아나!!"
"하, 하지만.."
"지금 미가스(위시안드의 회색로봇)에 타고있는 파일럿은 특수부대의 가약크중위다! 70%를 넘기기힘들다는 융합률을 무려 80%이상 돌파시킨 에이스파일럿이라고!! 70%만되도 혼자서 십여기는 잡는 시대에, 80%를 넘긴 파일럿과 대등하게 싸우고 있는 녀석을 상대로, 그것도 저런 전투를 벌이고있는 상황에 미가스는 노리지않고 공격할 수가 있겠나! 그렇다고해서 접근전을 내면 오히려 희생만 늘어날 뿐이다!!"
"그렇다해도 이것을 지금 놔두고 있을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침착해라! 이번 작전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타비스의 무기고탈환, 지금 이렇게 가만히 시간을 끄는것만으로도 작전수행에는 아무런 지장이없다. 자신의 본분을 모두 잊지마라!"

한 기체의 조종석안에서 이 중대의 지휘관으로 들린듯한 파일럿은 계속 말을 이었다.

"거기다 적은 장시간 아군과 교전하느라 상당히 지친상태다. 또한 팔한쪽을 잃어버렸으며 헤드쪽도 심한 손상을 입었다. 한쪽팔을 잃었을때 감소하는 융합률은 5%, 평소보다 5초정도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고 쳐도되겠지. 만약 이상태로 계속 전투를 하다가 헤드파트를 잃게되면 감소하는 융합률은 30%, 체력적으로도 불리한 상황이다. 가약크 중위가 질리가 없어!"

"큭!"

위시안드 중위가 말을 하는동안 일리야의 헤드쪽에, 미가스가 폭발시켜 떨어뜨린 돌덩이가 어느샌가 퍽하고 치고갔다. 머리는 가만히 있으나, 눈에낀 고글같은 것, 정신커넥터에서 보여주는 영상이 심하게 이리저리 뒤틀거리자 파일럿은 조종을 한순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놓고 있으면 어느샌가 따라잡은 녀석이 한번씩 일렉트릭 나이프로 조종석을 노려 찌르곤한다. 점점 호흡은 거칠어져가고 있었고 눈에는 힘이, 이마에는 땀이 쉴새없게 떨어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처음부터 내가 지친걸 이용해서 머리만 노리고 있었다. 그걸 알고서도 피할 수가 없다니..젠장!'

푸쉬익 키리링 쿠웅 쿠웅

부스터를 멈춘후 기체를 180도 돌린다. 그리고 다시 부스터를 가동시켜 속도를 떨어뜨린후 무거운 두발을 땅에다 떨구었다.

'큭!'

예상은 했었지만 적은 그것을 초월해서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이미 접근한 상태였다. 바로 눈 앞에 말이다.
횡베기로 날아든 나이프를 허리를 숙여 간신히 피하자, 헤드쪽에 붙어있는 두 아이카메라중 하나가 갈라지며 작은 폭발을 일으킨다. 한순간 머리가 지잉하며 뭔가가 크게 울려퍼지는 것 같다. 융합률이 떨어졌다는 신호다. 발을 제대로 디디지 못하고 땅바닥에 벌러덩 넘어졌다. 하지만 정신은 넘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땅바닥에 굴러넘어지는걸 일부러 한바퀴 더 구른후 자세를 잡아 땅을 치며 마치 공중제비를 하듯 턱하니 일어서는 일리야, 넘어진 기회를 놓칠 수 없는듯 당연히 몸을 이쪽으로 돌리는 터라 속력이 감속되어버린 위시안드의 미가스를 향해서, 미가스의 옆에있는 절벽을 향해서 미니머신건을 쏘았다.
아껴둔 탄환이 바닥을 보였지만 그 마지막 역할만은 충실히 수행한듯 탄환이 떨어졌을때, 미가스가 이쪽을 향해 달려들었을때, 둘 사이를 향해 돌덩이가 몇개 무너져내렸다.

"!"

아무리 로봇이라 하지만 장갑으로 커버시키기에는 데미지가 클것이 뻔하기에 감속패달을 밟으며 돌격을 중지하는 미가스, 그것의 두발이 땅에 닿았을때 무너지는 돌덩이들을 온몸으로 쳐내며 일리야가 달려들었다.

'아, 아니?!'

'버텨라. 버텨내라. 이정도의 돌따위에 부서지지 말고, 장갑으로 버텨내란 말이다!'

어깨만 남았던 왼쪽팔이 무너지고, 가슴쪽 조종석쪽 장갑이 완전히 깨져나가진다. 오른쪽 무릎이 부서져 돌아가는 모터가 눈에 들어왔고, 오른손 어깨갑옷도 박살이 나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견뎌냈다. 그 바위들을 뚫고서 미가스를 향해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오른손이 활짝 펴지며 오른쪽 허벅지에선 일렉트릭 나이프가 튀어나온다. 꽉 잡아서 그것을 들고 그대로 종방향으로 녀석을 베어버렸다.

'박살내버려!!'

'당했다?!'

빠캉!

양 손으로 얼굴과 가슴위쪽, 콕피트쪽을 방어하는 위시안드의 파일럿, 가약크를 향해 일리야의 일렉트릭 나이프가 전기파장과 함께 그대로 팍 떨어졌다. 정확히 일리야의 오른팔은 그것을 세로로, 일직선으로 깨끗히 칼을 휘둘렀다.
작전은 완벽했다. 남보다 몇배나 강한 일리야의 장갑, 비록 다 부셔져가긴 했지만 그것을 믿고서 쏟아지는 돌덩이들을 향해 뛰어든다. 그리고 공격이 멈춰져, 돌격이 저지되 정지해버린 적을 향해 그대로 최후의 일격을 날린다.
그것은 믿음 그대로 실현이 되었고 일렉트릭 나이프를 든 오른팔은 깨끗이 종방향으로 적을 향해 휘두른채 땅바닥에 내려진 상태로 완벽히 놈을 베어버린 것이다. 만약, 그의 일렉트릭 나이프가 적의 장갑에 박살나지 않았다면 말이다.

"?!"

"!"

혼신의 힘을 다한 공격이라, 당연히 성공했으리라했던 일격이라 공격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일리야를 향해 미가스가 오른손에든 일렉트릭 나이프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휘둘렀다.

"크아아악!"

당연히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오른쪽 가슴아래를 맞아서 마치 축구공이 차인듯 뒤로 나가떨어지는 갈색 기체 일리야, 넘어지자마자 급히 일어서긴 했으나 다음 순간 그를 노리며 장전된 총소리는 회색 로봇 미가스가 아니라 사방에 퍼져있던 위시안드의 다른 기체들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어느샌가 수십에게 포위된채 총구에 노려지고 있으니 아무리 기를 쓰고 악을 쓴다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가만히 서있기는 하나 조종석 안에서는 그들 모두를 이고리가 살의를 띄며 노려보고있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한걸음한걸음 미가스가 다가오며 말했다. 물론 외부음성은 맨처음 만났을때처럼 켜져놓은 상태로 말이다.

"이거 상당히 위험했군. 설마 그 기체의 장갑이 그정도로 좋았을 줄이야. 만약 일렉트릭 나이프가 아니었다면 정말로 난 박살나버렸을꺼다. 이 무기는 메르크에겐 좋지만, 로봇에겐 그 반대니 말이야."

마찬가지로 방금전의 공격에 박살난 일렉트릭 나이프를 들이댄채 가약크 중위는 말을 이었다.

"장갑을 뚫지못하면 전기공격은 소용이 없으니 문자그대로 철과 철의 대결, 몇번만 싸우다보면 나이프의 한계로 늘 이 모양이지. 그러면서도 장시간의 단독전투로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았더라면 틀림없는 내 패배였을꺼다."
"허억, 허억. 크, 크크큭. 처음 말할때와는 달리 너도 대화하길 좋아하는 성격인가보지?"
"설마. 전장에서 적과 대화하는 건 처음이라고. 그러니 아군도 이렇게 무슨 바보짓이냐며 구경하고있지. 난 단지 인정해준것뿐이야. 이제 더는 만날 수 없을테니까."

철컥

왼손에낀 폭발형 다트의 탄창을 교환하며 일리야를 향해 겨눈 것에, 다른 동료로부터 그에게 교신이 들어왔다.

"가약크중위! 설마 무저항의 적을 쏠 생각인건가?"

삐익 외부음성이라 표시된채 빨갛게 빛나고있는 버튼을 눌러서 off시키며 그가 대답했다.

"적은 위험합니다. 이 퓨전형기체때문에, 융합률때문에 전쟁의 상식자체가 뒤바껴버린건 대위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상대쪽은 그것에 부인하지 않는듯 '음'하며 고민을 했다.

"거기다 적은 타비스의 에이스 파일럿입니다. 수십이나 많은 사람을, 우리들의 가족을 앞장서서 죽여왔겠죠. 저렇게나 싸움을 좋아하니까요. 타비스의 군인이니까요."
"음, 알겠네. 허가하도록하지."

삐비비비비비 원과 십자표시가 일리야를 향해 같이 맞춰지면서 조준이 되었음을 알려주었다. 어떻게 하면 될까. 무기는 없고 장갑은 이제 총알 한방도 견딜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맞는 즉시 관통될것이고 그렇다해도 이 많은 수가 겨누고있는데 피하는건 불가능하다. 숨이 거칠어진다. 눈꺼풀이 더욱 무거워진다.
뭔가 방법은 없을까하며 이고리가 생각할때였다.

콰앙! 띠디디디디디디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근처에 떨어져폭발한 미사일에 갑자기 락온이 풀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기기가 이상을 일으키고 있었고 움직이는 거외에는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이고리가 '기회다!'라고 외치며 자리를 피하자 곧장 다른 기체들이 수동으로 겨누며 방아쇠를 당기려하자 또다시 이번엔 수십의 작은 미사일들이 떨어지면서 기체들을 박살낸다.

"크윽!"

가약크또한 이빨을 꽉 깨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공격을 피하기에 바빴다.

'갑자기 한번에 이렇게나 많은 전파교란미사일과 자탄분사식 미사일을 쐈다는건 노렸다는거다. 이곳이 적들 투성이라는 것과, 아군이 하나뿐이란걸 말이다.'

이리저리 피하고 떨어진 방패를 주워서 막으는 와중, 그는 우연히 일리야를 포착하게되었고 그 부근에서 커다란 전함이 나타난걸 마찬가지로 보게되었다.

'저건 아까 그 전함인가?! 제길, 설마 저것도 혼자서 공격해올 줄이야!!'

메인부스터와 발쪽의 부스터를 점화시키며 미가스는 일리야를 향해 곧장 날아갔다. 그러던중, 오른손에쥔 방패를 내던지고 왼쪽허벅지에서 삐져나온 일렉트릭 나이프를 쥐어든채 그는 다트를 쏜다. 쫘악 일자로 마치 선이라도 긋듯 일어난 폭발에 일리야는 함선에 귀환할 수가 없었고 함선또한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각부에 달린 대기관포며 있는없는 무기를 전부 쏘긴하나 일리야와 대등하게 싸운 파일럿이 그정도 공격에 물라날리가 없다.

"제길, 융합률이 84%?!? 적도 괴물을 기르고 있었던건가!"

"물러나라 부함장."

철컹 부서진 장갑조각이 땅바닥에 떨어뜨리면서 일리야는 한발짝 미가스쪽으로 다가섰다.

"아무래도 놈의 목적은 나인것 같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태로 아무 무장도 없이는.."

쉬이이이잉

미가스의 파일럿은 계속 폭발형 다트를 쏘면서 사이를 좁혀나갔다. 혼자서 전함에 대항해야하니 견제적인 공격외에 다트를 사용할 수 있는건 둘 사이를 갈라놓는것 정도겠지만 그정도야 이미 계산했는지 오른손에 미리든 일렉트릭 나이프가 끊임없이 번쩍거린다. 좁혀지는 거리차는 육안으로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고 적이 근접전으로 단숨에 끝내겠다는 것을 어느 누구라도 모를리가 없었다. 하지만 무기가 없다.
그토록 강대했던 장갑은 이제 단순한 겉치장에 불과하다. 거기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기체에 전파교란파장이 씌여졌으니 다른 기체보다 완벽하게 시스템이 재기동되는것또한 월등히 느리다.

'이길 수가..없어. 이길 수가 없다고!'

"함장님! 신무장입니다!"

"!"

무전에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다. 순간 머릿속의 모든 정보를 꿰뚫는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다.

"오른팔의 신무장을!!"

'신무장?!'

오른쪽 의자 받침대에 붙어있는 계기판, 그것에 표시되어있는 기체, 거의 모든부분이 이제는 위험을 표시하는 빨간색으로 치장된 그것의 오른팔부분을 그는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철컹! 챠카앙!

일리야의 남은 오른팔, 그것의 앞쪽 팔파트부분이 한바퀴 빙돌아선 손파트가 팔아래쪽에 놓여지면서 뒤집어진 팔쪽에선 속에서 돌려져 나타난 긴 칼날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진동을 일으켰다. 두말할 주저없이 그대로 휘둘러진 이 초진동 블레이드는 단 한칼에 일렉트릭 나이프를 베어버렸다.

'카, 칼로 칼을 베었다고?!'

미가스의 일렉트릭 나이프를 단박에 물먹은 종이자르듯 벤것에 가약크는 놀라서 속으로 소리칠 수 밖에 없었다. 교차하고 지나간 두 회색과 갈색의 로봇, 미가스와 일리야, 가약크와 이고리, 약속이라도한듯 동시에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둘은 큰 흔들림과 함께 멈춰섰고, 곧바로 돌아선 서로의 무기를 들어공격했다.

카앙!

고속으로 달리던중에 멈춰선터라 당연히 느릴 수 밖에 없던 미가스는 왼팔로 다트를 쏘려던중 눈앞에 들이닥친 일리야로인해, 어쩔 수 없이 위로 접어치켜들어 막기형태로 바꿨으나 일리야의 신무기는 이 두꺼운 파츠를 장착한 미가스의 왼팔마저 쫘악 베어버리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정도 두께마저 아무런 저항도 없이 베어버렸다고?!'

쉬잉 철컹 거의다 박살나고 금이 없는곳이 없는 장갑, 꺼지고 박살난 한쪽 아이카메라, 어깨까지 송두리째 사라져버린 왼팔로인해 한손의 초진동블레이드라는 신무기를 다시 치켜들며 조종석에서 파일럿은 속으로 외쳤다.

'가능하다! 로봇을 가르고, 로봇을 자르며, 로봇을 죽이는 이 무기라면, 가능하다!!'


  *  *  *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텐가

흐름이 끊겨진 의식속에서 무언가가 나지막히, 허나 뚜렷히 머릿속에다 목소리를 집어넣었다. 매우 간사하고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언제까지 참고만 있을텐가

무엇일까. 이것은 무엇일까. 의문이 돌아다니는 가운데 또하나 알아차린게 있다면 그것은 너무도 내게 평안했단것이었다.

-언제까지 삭히고 있을텐가

얄팍하면서도 약삭빠른 목소리를 가진 그것은 나의 목덜미를 돌며 잔혹한 미소를 짓는듯 얇은 목소리가 더욱 길게찢어지며 말을 건넸다.

-분하지 않은가? 모두가 죽어가는데 살아가는 자들, 모두를 죽이고서 살아가는 놈들. 그런 녀석들이 있는걸 인정할정도로 너는 썩어버린 녀석이었나?

울려퍼진다. 그 말 한마디마다 내 머릿속의 무언가가 깨어난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것이 정의고 틀린걸 바로잡게 하는것이 정의이며 약자를 돕고 악(惡)자를 처단하는게 정의아닌가.

움직인다. 나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손과 발이, 머리와 턱이, 그렇게 전신이 흐름에 따라 돌아가고 있다.

-갈망하지마라. 왜곡하지마라. 너에겐 힘이 있다. 그 모든걸 드러내라. 세상을 위한 너의 마음을 폭로하라.




"저기, 괜찮으신가요?"

가슴위의 커버를 열어놓은채로 위시안드의 지상용전함 격납고안에 서있는 검은 로봇 아리엘, 그 콕피트의 조종석에 앉아선 마치 귀신에 홀린듯 몸을 축 늘어뜨린채 정신커넥터와 시트의 안전장치를 낀 상태로 검은 머리의 30대로 보이는 남자, 그의 옆에서 마찬가지로 짧은 흑발에 검은 후드를 입은 여성이 무뚜뚝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남자는 여전히 눈은 초점도 맞춰지지 않은채로 아무런 움직임도 보여주질 않았다. 너무나도 격한 전투에 실성해버린것이라 생각하며 그녀가 안전장치를 풀고 정신커넥터를 벗기려 할때였다.

파직!

"!"

커넥터에 손이 닿자마자 바로 전기불꽃이 터지며 그녀는 팔을 다시 뺄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무엇일까. 혹시라도 누전이 되고있는걸까할때 뒤에서 또다른 여성이 화를 내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저녀석만 데리고 나가라고 했잖아! 난 바쁘다고!!"

티긱!

오른팔은 커다란 천조각으로 감싼 상태로 긴 금발의 소녀가 다가오더니 남자의 커넥터를 벗기자 그제서야 남자는 '아!'하며 정신을 차린듯 온몸을 오싹떨며 머리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에 소녀는 더욱 신경질을 낸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꺼야! 어서 너도 나가! 난 급한 일이 있단말야!!"
"아, 아.."

반사적으로 대답하며 소녀의 손에 이끌려 일어서는 남자, 둘의 모습을 넋을 잃고 지켜보던 흑발의 여성은 자신의 오른손을 다시 바라보았다.
전기쇼크는 아직도 지직거리며 그녀의 손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었지만 소녀에게는, 그리고 남자에게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듯했다.

'괜한 걱정인가.'

엘리베이터에 억지로 떠밀린채로 뭐가 어떻게됐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는듯 머리를 두리번거리며 사방을 살피고있는 남자에게 그녀가 다가왔다.

"여긴 도대체.."
"이곳은 격납고, 위시안드의 지상용전함 격납고입니다."
"!"

조종석에선 제정신이 아니어서 눈치를 못챘었는지 그녀의 등장에 남자는 놀라는 기색을 표하는데도 짧은 흑발의 여성은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한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저는 현재 이 국가의 특수부대 임시대원인 이네라고합니다."
"아, 아아.."

갑자기 나타나선 자기소개를 하고서 오른손을 건넨 여성의 물음에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악수를 했다. 하지만 그것은 여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그쪽의 성함은?"
"응?"
"그쪽의 성함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아, 시마. 시마라고 합니다."
"시마씨군요. 그렇다면 시마씨 단도직입적으로 죄송하지만 부탁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

여성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높고낮음의 톤이 없었으며 아무래도 예의라던지 다른 사람에대한 씀씀이가 조금 부족한것 같았다. 그렇게 다짜고짜 이런 말을 해버렸으니 말이다.

"저것을 타고 저희와 함께 싸워주시지 않겠습니까?"
"!?"
"저에게는 어느정도 권한이 있습니다. 시마씨를 특수부대에 편입시킬 수 있고, 또 살아가는데 필요한 돈도 그에따른 대가로 드릴 수 있습니다. 시마씨는 싸우시기만하면 됩니다. 그저 '저것'을 타고 '놈들'과 싸우시면 되는겁니다."
"놈들..?"
"네, 놈들. 그 괴물들말입니다."

이때 순간, 누군가가 웃은것 같았다. 아니, 분명히 웃었다. 이 다음 말을 들었을때 진실로 이 중에 누군가가 아주 긴, 아주 길고긴 미소를 드러내며 이빨을 드러내며 깊고깊게 웃고있었다.

"인간을 죽여서 생태계의 정점에 서려는 녹색의 생명체, 당신을 공격했으며 당신이 광분하며 싸웠던 괴물, 우리는 그것을 '메르크'라 부르고 있습니다. 인류의 영원한 적이자, 생존경쟁자라고."

그것을 들었을때 분명 누군가는, 무언가는 날카롭고 날카로운 미소를 표하고 있었다.




"....젠장, 젠장!"

모니터가 비추는 빛에 의지한채 아리엘의 콕피트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왼손에 든 도구를 땅에다 팍 던지며 긴 금발의 소녀가 외쳤다.

"고쳐지지가 않아! 수리가 되질 않는거야! 빌어먹을, 빌어먹을!!"

도구상자를 발로차면서 소녀는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어째서야! 어째서 되질 않냐고! 이래가지곤..이래가지곤 싸울 수가 없어. 놈들을 죽일 수가 없어!"

벽을 주먹으로 퍽하고 치면서 소녀는 어둡게 비치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나는, 고물이 아니야. 나는 완벽해. 완벽하다고! 나는 결함따위가 아니야. 나는 완벽해, 나는 완벽한 도구야! 완벽한 기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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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원, 설정을 계속 바꾸니 꼬여서 재미가 더 떨어져버린거 같아요..;; 문제점을 집어주신다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너무도 부족한것 같은데 그걸 알려주실 수 있는 분들이 계신것 같아서 부탁드려봅니다OTL

추신 : 음악링크는 이번에 없애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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