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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雜談. 포커스

2006.07.19 07:28

Lunate_S 조회 수:165

 『소녀가 들고 있던 것은, 작은 폴라로이드 사진기』
  『세계를 들고 있던 것은, 작은 소녀』


 ─어느 날, 어느 세계, 어느 곳.
 나는 그런 곳에 서서, 텅 빈 눈동자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텅 빈 채로, 그저 텅 빈 채로.

 때로는 미래를 알고 싶었다.
 때론 과거를 지우고 싶었다.

 현실이란 건, 언제나 모순덩어리.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정된 미래 따위, 볼 수가 없지만 진행될 뿐.
 진행된 현실 또한, 되감기는 불가능.

 미래에 속해 있는 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려준 소녀는 그렇게 말했다.
 타인의 미래를 투시할 수 있는 소녀는 그렇게 말했다.
 “…정말 웃기지 않아요, 이 세상이란 것? 아무리 많은 남의 미래를 봐도, 아무리 남의 과거를 바꿔도, 내가 보이질 않아요. 나는…, 나 자신을 바꿀 수가 없다고요! 이것은 분명 미래를 찍어주지만, 내 자신의 미래는 볼 수가 없어요.”

 허탈감에 허덕였다.
 구원을 찾아 방황했다.
 현실의 고뇌에서 깨달았다.

 결국은 뭐가 진실인지, 내 자신은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

 나는 결여되어있었다.
 내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나에겐 가장 어려웠다.
 무참히 밟혀져나간 영혼의 한숨이─ 그것이 바로 나였다.

 결국 그것이 폭발했을 때,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강렬한 충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을 듣고 있던, 세계를 들고 있던 소녀는 말했다.
 “…미래는 어디까지나 미래일 뿐이에요. 중요한 것은 현재 무엇을 하느냐, 겠죠. 듣고 있어요, 오빠? 이것은 대상의 미래를 보여주지만, 그 미래라는 것은 단 한가지에요. 「파멸」이라는 것. 그것 하나밖에 보여주지 않아요. 나는 이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가올 과거를 조작하는 것을 도와줬어요. 바꿀 수 있다는 소리에요, 미래라는 건.”

 파멸이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멸을 피하려고 하던데, 오빠는 좀 특이하네요? 하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고 있을 땐, 아니, 어떤 것이 진실인지 파악하지 못할 땐, 누구나 흔들릴 수 있다고요!”

 어차피 이렇게 살아갈 바에는, 죽어있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진심으로 생각했다.
 “…….”


 어느 곳, 어느 세계, 어느 날─.
 나는 그런 날에 가만히 서서, 공허한 마음으로 무뚝뚝하게 파멸을 기다리고 있었다.
 텅 빈 채로, 가끔은 텅 빈 채로.

 때론 과거를 바꾸고 싶었다.
 때로는 미래를 밟고 싶었다.

 꿈이란 건, 언제나 모순덩어리.
 생각하기도 전에 이루어진다.

 지나간 과거 따위, 진행되지 못하고 바라볼 뿐.
 다가올 현실 또한, 녹화는 불가능. 

 현재에 속해 있는 나는 「죽을 것이다」는 것을 보여준 소녀는 그렇게 말했다.
 자신의 미래를 보고 싶어 하는 소녀는 그렇게 말했다.
 “정말 웃기지 않아요, 미래라는 것? 아무리 보고 싶어 해도, 아무리 자신을 기억 해봐도, 남의 기억만 엿볼 수 있어요. 나는…, 내 자신은 바꿀 수가 없다고요! 이것은 분명 과거를 읽을 수 있지만, 내 자신의 기억은 볼 수가 없어요.”

 현실의 고뇌에서 깨달았다.
 구원을 찾아 방황했다는 것을.
 계속된 허탈감에 허덕였다는 것을.

 결국은 뭐가 거짓인지, 내 자신이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

 나는 부족함이 없었다.
 내 자신의 길을 망쳐놓는 것이, 나에겐 가장 즐거운 일이었다.
 무참히 찢겨져나간 영혼의 절규가─ 그것이 바로 나였다.

 결국 그것이 감춰졌을 때,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강렬한 슬픔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을 듣고 있던, 사진기를 들고 있던 소녀는 말했다.
 “과거는 어디까지나 과거일 뿐이에요. 중요한 것은 현재 무엇을 하느냐, 겠죠. 듣고 있어요, 오빠? 이것은 대상의 과거를 기억할 수 있게 하지만, 보여주는 과거라는 것은 단 한가지에요. 「슬픔」이라는 것. 그것 하나밖에 보여주지 않아요. 나는 이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미래를 잊지 않게 도와줬어요.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소리에요, 과거라는 건.”

 슬픔이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스런 기억도 추억으로 만들려고 하던데, 오빠는 좀 특이하네요? 무엇이 거짓인지 모르고 있을 땐, 아니, 어떤 것이 거짓인지 파악하지 못할 땐, 슬픔으로 남겨두는 편이 가장 좋을지도.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요.”

 살아간다는 건, 상처를 만들어 내는 것.
 가시밭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걸어가는 것.
 비바람의 흔들리는 작은 갈대를 기억하는 것.

 나라는 인간이 살아가야 할 것은,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소녀는 내게 웃어보였다.

──────────────────────────────────────
 흐음, 글로써는 오랜만입니다아아─.
 게으름에 농땡이란 농땡은 다 피다온 루나테, 라고 쓰고 그리프라고 읽지요.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요 ㅇ 3ㅇ/)

 미래나 과거를 찍는 사진기, 라는 아주 흔하디흔한 소재랍니다.
 약간 비범하게 나가봤습니다.
 요즘 컨셉은 '존내 비범하다!'거든요. [깔깔]

 그건 그렇고, 팬픽을 얼른 연재해야 할 텐데 말이죠, 하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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