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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이 음악링크를 막아놔서 네이버카페쪽에서 해봤습니다(어머나 불법링크?) 그래서 나올지 모르겠네요. 누가 음악링크하기 좋은 사이트좀 알려줘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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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께서 이 세상을 만들어 그 권한을 가지고 있길

그리고 나의 원망을 하염없이 언제나 들어줄 수 있길

그들에게 벌을 내려줄 수 있길

만약 존재하지 않는다면

만약 들어주지 않는다면

만약 내려주지 않는다면

그때는, 그때야 말로, 그때야 비로소

나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날이 되리니

부디 신께서 나의 염원을 이루어주길

나의 이 매스끄러운 미소를 유지시켜주길





[The lonesome guardian] 2화 말려드는 존재-2





"이..이건 뭐가 어떻게.."

"우리는 해방을 선포하는 아홉명의 수호자."

"!"

그 목소리는 위에서 들려왔다. 확성기를 통해 울려퍼진 그것은 분명한 사람의 목소리, 공중에서부터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하늘에서부터 떨어지더니 소녀와 남자가 타고있는 로봇 앞에 턱하니 착지했다.

"그 이상의 끝은 구원의 손길일지어다."

뿌옇게 일어난 모래연기가 사라지자, 아리엘의 앞에 나타난 것은 20m정도에 온몸이 철로 이루어져있는 회색빛 로봇이었다. 왼팔은 무언가 두꺼운것을 끼고있었고 오른팔에는 일렉트릭 나이프를 들고서있는 그것은 헤드를 내리면서 외부음성으로 아리엘의 파일럿에게 계속 말을 이었다.

"아홉번째가 묻는다. 그대는 무엇인가?"

"나....?!"

아리엘의 조종석에서 소녀가 말을 하려할때 또다시 땅 아래서 메르크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소녀도 그리고 앞좌석의 남자도 아리엘이 뒤로 쓰러진 충격에 고통을 호소했고 그 회색로봇은 뒤로 회피하면서 혼자 계속 말을 잇는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고, 아리엘또한 확인된 이상 암호는 생략하기로 하죠."
"그럴려면 시작하지도 말라고!"

주변에 치솟은 뾰족한 창형태의 메르크를 일렉트릭 소드로 자르며 소녀가 소리쳤다.

"어쨋든 이곳은 내가 끝장낼테니까 넌 상관말고 구경이나하고있어!"
"아니요.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뭐?"
"당신이 이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이이이잉

무언가 소리가 작게 줄어들어 사라지면서 아리엘의 두 날개뼈대에서 살포되던 금색안개가 그 행동을 멈췄고 덩달아 다시 날개또한 등쪽으로 접혀졌다. 살짝 지면에서 떠다니던 아리엘의 발이 갑자기 땅으로 떨어지면서 바닥에 걸리면서 몸을 뒤집어 넘어뜨린다.
한바퀴 빙돌아서 제대로 박은 충격에 정신을 일순간 제대로 차리지 못한 긴 금색머리의 소녀와 흑발의 남자, 스크린에선 어느새 창형태를 취한 메르크가 서너개나 이쪽을 향해 날아오고있었다.

"큭!"

챠캉

그리고 이들의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회색로봇이 오른손에든 일렉트릭나이프를 휘둘러 창형태의 메르크 네마리를 단번에 베어버린다. 쓰러진 아리엘을 등지고 서서 회색로봇의 파일럿은 외부음성으로 짤막하게 얘기했다.

"말씀드렸죠? 당신이 이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기기체도 잘 모르는 서포터는, 파일럿은 요행이 아니면 무조건 지기 때문이죠."
"우, 웃기지..!?"

말을 차마 다 잇기도 전에 뒤돌아 서있던 회색로봇이 갑자기 몸을 돌며 아리엘을 향해 달려들더니 헤드파트의 바로 옆쪽에다가 일렉트릭 나이프를 쾅하고 꽃아버렸다.
조종석안에서 반사적으로 양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는 소녀, 아무이상이 없음에 눈을 다시 뜨고 헤드를 옆으로 돌려서 바라보니 회색로봇의 칼끝에는 땅속에서 나오려던 메르크가 전기충격으로인한 마비효과로 형태가 일그러지고 있는게 보였다.
그리고 이번엔 아리엘의 헤드파트 왼쪽에서 메르크가 땅을 부수며 뾰족한형태로 튀어나온다. 이번에도 비명을 지른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소녀, 앞좌석의 남자는 아까전 폭주가 끝난후부터 멍하니 고개를 숙이고 있을뿐 그렇게 두명의 파일럿이 아무짓도 하지않고 있을때 움직인건 회색로봇의 파일럿이었으며 단숨에 적을 수십등분을 만들어버린것도 회색로봇의 파일럿이었다.
메르크를 일부러 요란스럽게 부수며 자신을 향해 주의를 돌린후 아리엘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회색로봇, 조종석안에서 금발의 소녀는 반쯤 망가져보이는 기계팔과 왼손으로 자기무릎을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

"제기랄!"

그렇게 조종석안에서 자신의 긴머리를 헝클어트린채로 소녀가 자책을하는 사이, 회색로봇의 파일럿은 부스터를 점화시켜선 자신의 기체를 하늘 높이 띄웠고 근처에서 싸우고있던 한쪽팔이 잘린 위시안드 로봇은 이를 보고는 다급히 무전으로 회색 로봇의 파일럿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그건 글러트의 유산인지뭔지가 아닌 그냥 보통 로봇이라고! 그정도 속도로 날면 잘해봐야 4,5분뒤엔 연료가 바닥날꺼야!!"
"괜찮습니다. 4,5분안에 끝내버리면 되니까요."
"뭐?!"

푸쉬이이잉!

패달을 세게 밟자 부스터의 불꽃이 더욱 크게 터져나왔고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회색로봇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로봇에 맞춰 메르크또한 뾰족하게 변해서는 같이 땅에서부터 몇십m를 넘게 치솟아오른다. 몇개의 거대한 것이 잭크의 콩나무처럼 아리엘을 중심으로 둘러싸 올라서는 몸에서 수많은 촉수같은것을 내보내 공격을 시도한다.

'지, 진짜로 해치울 생각인가?! 이정도 메르크라면 보통 로봇 수십기가 달려들어야하는게 정상이라고. 그걸 모를리가 없다는건, 그것을 알면서도 싸운다는건, 혼자서 수십기에 맘먹는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것인가?!'

위시안드의 파일럿이 생각하는 사이, 쌔앵하고 빠르게 날아오는 메르크의 창살공격을 회색로봇은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피하고는 오른손의 일렉트릭 나이프를 휘둘러 모조리 잘라버렸고, 그후엔 적들과의 거리를 차츰 넓히면서 왼팔에 끼어진 두꺼운 팔갑옷 같은 것에서부터 폭발형다트를 쉴새없이 총알처럼 쏘아댔다.
격렬한 전투속에서 혼자싸우면서도 파일럿은 한치의 동요도 보이지않은채 자신의 모든 기관을 전투에 집중시켰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파일럿은 공중에서 지상을 이리저리 돌아보며 조사를 하고 있었다.

'메르크의 형태가 터무니 없이 크다. 그리고 이런 공격, 저렇게나 많은 신체기관을 만들어서 조종을 하려면 하나둘의 개체가 합해져서는 불가능. 필시 이 지역의 모든녀석들이 집결해서 하나의 개체를 이루고 있을 가능성이 90%이상, 중심핵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88%이상, 그리고 핵을 파괴했을 경우 기타조직들이 무리한 합체로인해 분열할 가능성이 92%이상.'

이번엔 기둥의 반정도만한 크기로 굵은것이 네개정도 동시에 회색로봇을 향해 날아들었다. 왼팔에 달려있는 장치에서 다트를 기관총같이 쏴버리자 두녀석이 튕겨져선 방향이 뒤틀렸고 바로앞까지 도달한 나머지 공격중 하나는 일렉트릭 나이프로, 그리고 하나는 왼팔의 장치가 두꺼운점을 이용해 쳐내자 모두들 딴곳을 향해 떨어져버렸다.
파일럿은 스크린에 띄워진 많은 영상중 기체의 상태를 표시하는 곳을 살짝 주시했다. 연료를 가리키는 그래프가 눈깜짝할사이 반이나 떨어져있었다.

'통상전투보다 연료의 소비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뒤에서 쏘아진 공격을 발바닥과 메인부스터 옆에 달린 네개의 보조부스터로 기묘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피하고선 다시 폭발형다트로 공격을 가했다. 여전히 적들은 힘이 떨어진 기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지상의 열반응을 그래프로 정리, 지하에 있는 녀석의 움직임을 땅의 진동으로 그 많고적음을 정리, 그리고 현재까지의 출현범위로 녀석의 형태를 예측해본다.'

촤라라라라라락

양팔이 조종관에서 떠났고 발또한 패달에서 빠졌다. 그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있는대도 회색로봇의 움직임은 변함이 없었다. 단순히 공격을 가하지 않고 있을뿐이지, 적들의 공격을 피해내는건 오히려 공격쪽에 치중을 안해서인지, 아니면 이때까지 단순히 견제를 하고 있어서인지 더욱 빠르고 정확해져갈뿐이었다.
이윽고 연료가 4분의 1이하로 떨어져서 그래프가 깜빡이며 파일럿에게 경고를 할때즈음, 파일럿또한 자신의 작업을 끝마쳤다.

'정리완료.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목표의 핵의 위치는..!'

푸쉬잉!

회색로봇은 이번엔 몸을 거꾸로 땅바닥을 향하더니 그대로 부스터를 점화시켜서 고속으로 자신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회색로봇을 쫓아서 메르크또한 자신의 몸에서 난 수많은 창을 아래로 내려보내고 옆에서 나오게하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보낸다. 하나를 칼로 칠때마다 비록 전기효과로 재공격을 녀석이 바로 가하진 못하지만 다른 창이, 또다른 창이, 그렇게 끊임없이 그것이 뾰족한것으로 날아들어대니 대개 떨어지기마련인것만, 이 파일럿은 그 모든공격을 오른손의 일렉트릭 나이프하나로 죄다 튕겨내면서 왼팔로는 폭발형다트를 처음 땅으로 내려올때부터 멈추지않고 땅바닥에다 쏘아대고있었다.

'착지까지 앞으로 7초.'

쏘아대던 폭발형다트를 일시 멈추고나선 거꾸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기체를 다시 돌려서 머리를 위로 향하게 한다. 1초도 채되지않은 시간에 단순히 몸을 돌린것밖에 안되는대도 적의 창살들이 코앞까지 다가와있었다.
하지만 파일럿은 여전히 표정엔 아무런 변화도 띄지 않은채 묵묵히 오른손으로 버튼하나를 눌렀다.

철컥 쉬이이잉

오른쪽 어깨갑옷에서 무언가가 뒤에서 올라오더니 푸른 자기장같은것을 발생시키곤 쏘자, 메르크는 맞은부위부터 일정거리까지 자기장이 퍼져가며 형태가 일그러져버렸다. 그렇게 적의 공격을 봉쇄하고나서 다시 부스터로 속도를 감속시킨후 땅에 안전하게 착지한 회색로봇.
하늘에서부터 자신이 폭발시킨부위에다가 다시 방금꺼내든 무기로 파장을 쏘자 내부에서 녹색물질이 형태를 일그러뜨리며 퍽하니 튀어나왔고 회색로봇은 아무런 망설임없이 그곳에다가 일렉트릭나이프를 찔렀다.

촤지지지지직

전기가 메르크의 몸에서 퍼지기 시작하며 녀석은 땅여기저기서 자신의 신체를 튀어나오게하면서 갸누지를 못했고 아리엘과 다른 위시안드로봇은 그것때문에 황급히 그 지역에서 벗어나야했다. 땅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듯 흔들리고있어서 아리엘과 위시안드로봇이 중심을 잘 잡지못하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회색로봇만큼은 어수선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채 중심을 잡아서선 왼손으로 일렉트릭나이프를 하나 더 꺼내 메르크의 핵심에다가 꽃아넣자 그것은 이제 움직임을 정지한다.
하늘로 높이 솟아올랐던 녀석의 신체부위가 땅으로 쿵쿵하고 하나둘 떨어졌고 먼지가 주변에 자욱히 퍼지는 가운데 회색로봇은 혼자서 이 모든일을 끝내고 아리엘과 위시안드로봇을 향해 걸어서다가오며 말했다.

"3분 17초. 예상보다 일찍 끝났군요."
"하..하하. 그렇나보네."

마찬가지로 외부음성으로 대답하면서 위시안드의 파일럿은 생각한다.

'그걸 정말로 4분안에 끝내다니..'

회색로봇의 파일럿은 이번엔 아리엘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 전투로 몸에 무리도 많이 있을텐데 서포터와 함께 파일럿도 일단 저희쪽 전함에서 휴식을 취하시는게 좋겠군요."
"..."
"설령 서포터에게는 별 무리가 안갔다해도 아까부터 아무말이 없는 것으로보아, 파일럿쪽은 다를테니까요."

소녀는 자신의 앞좌석에 앉아있는 남자를 향해 힐끗 눈길을 보내본다. 비록 이제는 두려움에 떤다던지 아님 미치며 날뛰는 기색 같은건 보이지 않으나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도 아무런 동요도 하지 않은채 멍하니 앉아있는게 꽤나 큰 스트레스와 충격, 그리고 피로가 겹쳐져있는것 같았다.
그리고 소녀는 자신의 오른팔을 향해 눈길을 돌려본다. 수십분전 남자와 아리엘의 폭주로인해서 이루어지려했던 강제 계약, 그로인해 자신의 기계팔은 지금 상태가 그저 움직이는 것뿐이지 결코 문제없음이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었다. 소녀는 이빨을 꽉 깨물었다.

"그래, 이번에는 함께하도록 하지."

아리엘이 무기를 집어넣고 서서 동행의 의사를 표하자, 회색로봇은 다시 위시안드쪽 로봇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럼, 가약크씨는 제 기체로 갈아타신후 직접 작전 B쪽에 참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응? 뭔가 문제라도 생긴건가?"
"현재로썬 이상은 없으나 만일의 대비를 위한다는 사령관님의 명령입니다."
"아아,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하도록하지."

회색로봇이 무릎을 꿇고 양손을 땅바닥에다 대서는 균형을 잡은후, 가슴파트쪽이 위잉거리며 열었다. 옆쪽에선 줄사다리가 촤락거리며 내려졌고 다른 팔 하나없는 로봇도 마찬가지로 같은 자세를 취하며 줄사다리를 내린후 기체밖으로 내려왔다.
팔이 잘려진 로봇쪽 파일럿은 전투복과 전투헬멧을 착용하고 있어서 목소리만으로 남자란거밖에 알 수가 없었지만 회색로봇쪽 파일럿은 이에 생각외로 전혀 상반되는 모습을 하고있었다. 전투복과 헬멧은 커녕, 복장또한 검은 신발에 검은 바지, 거기다 검은 후드같은걸 두른것에 더해서 검은 머리까지 지니고 있다.
거기에 더 맞춰서 추가되는 검은 눈동자. 그리고 가장 놀라운건 파일럿의 얼굴, 그것은 틀림없는 여성의 얼굴이었으며 나이는 20대 초반에 짧은 검은 머리를 후드와 함께 펄럭이고 있었다. 마치 인형인양 무뚝뚝한 표정으로 입을 다문채 어떻게보면 거만하지만 어떻게보면 뭐라고 해야할까, 자신감에 차있다고 해야할까 위엄이 보인다고해야할까하는 얼굴로 이 검은 머리 여성 파일럿은 혼자서 수십기에 맘먹는 괴물을 혼자서 처치해냈다.




"크윽!"

왼팔에 달린 장갑이 총탄이며 폭탄등으로 결국 반정도가 깨져터지는 충격에 타비스 제 2 독립부대 사령관이자, 현재 탑승하고 있는 기체 일리야의 파일럿인 이고리 소령은 인상을 찡그리며 고통을 표했다.
그의 기체로부터 오른쪽으로 약 몇백m 떨어진 곳에선 이번엔 적의 로봇이 커다란 바주카포를 들며 이쪽을 겨냥하는게 스크린에 비치자, 그는 다급히 패달을 밟곤 파워레버를 밀며 욕설을 지껄인다.

"칫!"

등쪽의 메인부스터와 부근의 보조부스터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그의 기체 일리야에게 높은 속력을 부여해주었고 그는 그대로 오른팔로 부근에 있던 한 로봇의 조종석을 그대로 팍하고 찍은후 들어선 마침 날아든 바주카포의 방패로 사용하곤, 폭발이 일어난 즉시 손에든 로봇을 버리고서 다른 한손에든 580mm 다기체용 샷건을 쏘아대었다.
언덕을 방패삼아 숨어서 기관총과 바주카포를 번갈아가며 쏘려했던 위시안드의 로봇 3은 이에 언덕째로 함께 박살이나면서 끝내 폭발을 일으켰고 이모습에 위시안드 병사 하나가 동요하며 소리를 지른다.

"미, 믿을 수가 없어! 맨손으로 장갑을 부수는 파워라니!!"
"에에잇, 적은 혼자다! 무엇을 겁먹는 건가!! 녀석은 전함을 구할 미끼이기때문에 죽기살기 각오로 싸우고있다. 확실히 그 각오가 무섭기는하나, 그 말은 보급과 지원이 불가능하단걸 뜻하는것이다! 단숨에 포위해서 끝장을 내버리는거다!!"

공포가 퍼져나가기전에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수습을 하려는듯 한 중대장이 소리치며 나가자 다른 병사들도 모두 로봇을 밀고 일단은 전진을 해댔다.

"호오, 또 포위작전인가?"

조종석안에서 타비스 소속 파일럿이 한쪽 서랍에 꺼내서 마신 약병을 반대쪽 서랍에다가 던지며 중얼거린다.

"칫, 이놈의 특수멀미진정제는 아무리 먹어도 익숙하질 않으니."

그리고 그가 한눈판사이, 두기의 기체가 눈앞에 언덕을 뛰어넘어선 기관총을 쏘며 들이닥친다.

"호오."

투두두두두두두

빠른 속력으로 조준하기 힘들 상황일텐데도 전혀 빗나가지 않은 정확한 사격, 총탄은 모두 일리야에게 명중했고 직격으로 끝장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분명히 정확히 맞혔는데도 타비스국의 로봇은 한발짝도 꿈쩍하지않은채 버텨서서는 오른손에든 다기체용 샷건을 겨누고있었다.
한발 두발 그렇게 딱 두발의 총성이 크게 지역에 울려퍼졌고, 공중에 떠있던지라 제대로 어떻게 피하질 못한채 두 로봇은 전부 콕피트에 직격을 당해선 그대로 일리야의 양 옆에 털썩 쓰러졌다. 탄창을 갈면서 파일럿은 씨익 웃으며 혼잣말을 지껄인다.

"자신의 기체는 알되, 적의 기체를 알지 못하면 이런 꼴이 나는거지. 응?"

투다다다다다다

이번엔 좌측에서 총탄이 날아드는 소리가 그의 귀를 찔렀다. 허나 이번에도 일리야는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은채 그저 왼팔로 얼굴쪽만을 가리며 턱하니 버텨선다.
기체를 향해 날아든 수십 수백의 총탄, 그것은 놀랄만큼 강력한 일리야의 장갑에 죄다 튕겨져버렸고 곧이어 탄창이 떨어진듯 총소리가 멈추자, 그제서야 이고리는 기체의 몸을 돌리고는 방금전과 마찬가지로 한발한발 정확히 샷건을 쏘고선 세기의 기체를 쓰러뜨렸다.
마지막 총탄을 쏘고선 적의 격추를 확인하고 죽였구나하고 잠시 안심하게되는 시간, 이번에는 후방에서 적이 하나 휙 날아들고는 기관총을 겨눠든다. 아무리 두터운 장갑이라고는 하나 부스터부분까지는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동안 한기를 후방쪽에다 가게한 작전인 것이다.

'이제 넌 끝났다!'

공중으로 날아든 위시안드로봇의 파일럿안에서 레이더로 조준이 끝났다는 '삐'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파일럿은 오른손으로 조종관의 버튼을 눌렀다. 허나, 그의 손가락이 이제막 버튼에 닿은 순간, 일리야는 순식간에 마치 무술을 하는듯 제자리에서 180도로 휙 돌고선 샷건을 머리에다 겨눠들고 쏘았다.

투앙!

한발의 총성이 다른 총성을 저지시켰고 로봇은 머리와함께 조종석이 통째로 날아가고는 엔진에 이상을 일으켜서 폭발을 시켰다.

"흠?"

방금전 멋지게 일격을 끝내고난 일리야의 파일럿, 이고리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는 중얼거린다.

"쳇, 역시 로봇은 로봇이고 숫자는 숫자란건가?"

언제부터인지 일리야의 왼팔이 보이지가 않았다. 이때까지의 결국으로 결국 아까전 장갑이 반이상 부서졌던 왼팔이 팔꿈치까지 송두리째 날아가버린것이다. 샷건의 남은 탄수를 체크하며 그는 쓴맛을 받은듯 한쪽눈을 찡그렸다.

"젠장. 들어있는 탄환은 한발, 이제 탄창교환은 불가능이란건가? 이거 억수록 운이좋군."

쉬이이잉!

그리고 또다시 후방에서 몇기의 적이 단체로 그를 향해 몰려들었다. 사방은 훤히 탁트인곳, 힐끗 기체상황그래프를 바라보자 대부분이 주황색으로, 그리고 일부분은 빨강색으로 위험표시를 보이고 있다. 이고리는 씨익 눈을 크게 뜬채 웃으며 조종석안에서 홀로 소리쳤다.

"이거 정말 억수록 운이좋군! 고민하고있던 무기가 단번에 보급이되니 말이야!!"

투앙! 오른손에든 샷건을 아무렇게나 쏘면서 견제사격을 가한다. 그렇게 적이 살짝 피하며 동작을 움츠린 사이, 그는 냅다 샷건을 버리고선 달려서 가장 가까운 녀석의 가슴부분을 주먹으로 쾅하고 찔러넣었다. 한쪽 팔밖에 없는지라 균형이며 파워며 떨어졌을터인데, 일리야의 주먹은 이번에도 조종석을 관통했다.
그대로 오른발로 허리를 쳐서 팔을 빼고는 그는 쓰러지는 적의 손에서 떨어진 기관총을 줍고는 나머지 적을향해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적들도또한 바보는 아닌지라 조종석부분에 일리야의 주먹이 관통한순간, 동료의 죽음을 받아들이곤 아무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투두두두두두

양쪽에서 기체가 서로를 향해 총탄을 빽빽히 쏘아대었고 일리야는 강력한 장갑을 가진덕에 총탄이 튕겨져나갔지만 그에비해서 위시안드의 로봇들은 모두 수십발 끊어지지않은 공격에, 수십발 정확하게 쏘아진 사격에 하나둘 폭발해버렸다.
눈앞의 적의 격파를 확인하자 그제서야 공격을 멈추는 이고리소령, 쉴시간이 없다는 것을 모르지않는다는듯 서둘러 그는 들고있던 무기를 버리고 떨어져있던 다른 무기를 손에 들었다.

"..?"

기체를 일으키며 한쪽발을 땅에다 짚어 균형을 잡았을때, 콰지직거리며 왼팔의 남은 부위와 가슴이며 다리, 허리부분의 장갑일부분이 부서졌다. 아무리 속도를 포기하고 두껍게 만든 장갑이라지만 벌써 그 한계가 온것이다.
그는 조용히 입을 다물며 레이더를 보았다. 자신의 전함은 여전히 후방에 떨어진채 있었고, 그 앞에는 본국인 타비스가, 그리고 본국에가려는 자기 기체와 전함을 포함한 독립부대를 적들의 기체가 빽빽히 가로막고있었다.

'우리 부대의 생존또한 중요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수가 온 이상 틀림없이 본국영토쪽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을터, 하루빨리 합류해야만한다. 어서 빨리 이곳을..!?!'

일순간 날아든 미사일을 간신히 피해냈다. 어느샌가 적들이 또다시 이쪽을 향해 몰려오고 있었다. 수도 훨씬 더 늘어서 말이다.

"호오, 슬슬 내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는 건가?"

"뭐, 뭐 저런 놈이 다있나. 미사일을 피해내다니! 녀석의 융합율은 도대체 몇퍼센트이길래?!"

서로가 혼잣말로 지껄이는 타비스 제 2 독립부대 지휘관과 위시안드의 한 소대 지휘관, 둘이 서로를 노려보며 견제하고 있을즈음 이고리의 눈이 번뜩였다.

'응? 저건..!'

푸슈웅!

뭔가를 깨닫자마자 서슴치없고 발은 패달을 밟아서 부스터를 가동시켰다. 파워레버를 밀면서 속도를 더욱 올렸고 오른팔의 기관총은 땅바닥에다 쏴대면서 모래연기를 일으키게 한다. 적들도 멍하니 있지않고 쏴서 명중시키기는 하나, 그런것쯤이야 자기기체의 장갑을 믿고 신경도 쓰지 않는 이고리소령,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한가지뿐이었다.
이윽고 모래연기가 어느정도 퍼져나갈때 오른쪽어깨부분에서 나온 쇼크웨이브로 전파교란파장을 아무대나 거리도 계산하지않고 그는 쏘기 시작했다.

"바, 바보같은! 이런 거리에서 저런걸 쏴대다니! 1,2초면 풀려버릴..!!"

위시안드 소대지휘관이 중얼거리는 사이, 타비스의 일리야가 언제왔냐는듯 눈앞에 떡하니 마술처럼 모습을 펑하고 드러냈다. 그리고 한팔에든 기관총으로 호위하던 기체중 하나를 단박에 끝내버리고 나머지 한녀석도 탄환이 나간 총을 그대로 콕피트에다 찍어서 박살을 낸다. 이 모든것이 단 몇초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놀람을 금치 못하는 소대지휘관, 마침 공격을 끝내서 정지중인 일리야를 향해 그는 머신건의 방아쇠를 무작정 당겨댄다.

"으, 으아아! 으아아아아!!"

몰려드는 벌떼처럼 날아든 총알들은 일리야를 맞추면서 장갑의 파츠를 하나둘 박살내며 오른쪽 어깨갑옷쪽에 달린 쇼크웨이브도 부숴버렸지만 기껏해야 그것뿐, 파일럿을 죽인다던가 기체를 저지시키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에비해 날아드는 총탄속에서도 전혀 망설임없이 일직선으로 돌격하는 일리야, 허벅지에서 나온 일렉트릭나이프를 꺼내곤 치켜들며 이고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나 컬러로 치장을 해대니 지휘관이 아니란걸 모를 수가 없고 단숨에 목표로 포착되버리는거다."

가슴부분을 시작해서 일리야의 일렉트릭나이프는 허리부분까지 그것을 반으로 쩍하고 갈라버렸고, 그의 말대로 다른 보통기체보다 훨씬더 많은 색으로 칠해진 이 지휘관기체는 전기자극을 일으키며 폭발해버린다.

"그러면서 나올 배짱도 지니지 않았다니, 과연 치졸한 민간인 집단답군, 위시안드."

연달아 일어난 폭발로인해 발생한 불꽃을 등지고 서있는 육중한 로봇의 모습은, 전신에 그림자가 드러진채 양 눈의 카메라에서만 빛을 뿜어대고있으니 마치 한폭의 그림과 같아보일 지경이었다. 지옥의 악마라던가 말이다.
뚜벅뚜벅 그것은 혼자서 수십의 기체와 싸우는대도 한발짝도 물러서지않았고 근처에 떨어져있던 적의 무기로 보급을 하면서 위시안드의 기체들을 향해 계속 걸어간다.
단 한기의 기체가 수십의 기체를 잃었음에 두려움에 떨고, 단 한기의 기체가 지휘관기며 에이스기며 격추시킨것으로인해 공포에 젖은 병사들은 마음의 동요에 따라 방아쇠를 당길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은 당연히 이고리에게 있어서 중대한 허점을 보여주는 셈이었다.
터져버린 불꽃으로인해 훨씬더 시야가 밝아지긴했으나 그로인해 생긴 언덕이나 바위의 그림자는 훨씬 더 커지는 법, 주변의 어둠에 숨어서 공격을 피한후 한바퀴 천천히 빙돌아 적의 후방에 다가가서는 하나둘 모조리 해치워버리고 또무기를 빼앗는다.
그리고 미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적의 지원군이 달려들면 기체의 파워를 사용해서 한손만으로 적의 로봇을 들어 방패로 사용, 방패의 역할이 끝나면 던져버려서 무기로 사용, 던져버린 로봇이 적의 시야를 가리면 자신은 또한 그 사각지대로 파고들어선 기체를 모조리 박살내버렸다.
그렇게 서서히 자신의 페이스를 만들어서 싸움에 익숙해질때 즈음이었다.

"!"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곳에서 적의 공격이 들어왔지만 이번엔 그 종류자체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날아든 것은 마치 다트와 같은 표창같은 것이었으며 땅이며 지형에 박히는 동시에 폭발하는것이 만약 반사적으로 위험을 느껴 피하지 않고 막았더라면 일리야의 오른팔이 날아가버렸을 것은 뻔한 사실이었다.
남은 오른팔에는 미니머신건을 하나든채, 어느정도 거리에 떨어져서 이고리가 그 새로운 적을 바라보고 있을즈음, 터벅터벅 걸어오던 적쪽에서 먼저 외부음성으로 소리가 들려왔다.

"후우, 혼자서 몇개의 중대를 향해 싸우다니, 이거 이번 적은 꽤나 자신만만하구만."

마치 전쟁속에서도 그 모든게 귀찮기라도한듯한 말투로 중얼거리는 파일럿, 잠잠히 생각하던 이고리는 이윽고 외부음성버튼을 누르곤 그에게 대답했다.

"그러는 그쪽은 전쟁속에서 상대방에게 사적인 얘기를 하다니, 자기도취에 빠져있나보지?"
"응? 아아 이런. 이거 켜져있었군. 이거 실례, 본의아니게 무례를 범했군."
"호오, 이제는 죽이려는 적에게 예의마저 갖추다니. 살다보니 이상한 녀석도 만나게되는군."
"뭐, 그렇다고 보면되고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한손에는 일렉트릭 나이프를 빼들고 나머지 한손에는 아무것도 들지않은채 마치 총처럼 겨누며 새로운 위시안드의 회색기체가 일리야를 향해 공격자세를 취했다.

"그거아나? 5기만 격추하면 에이스 파일럿이 된다는걸 말이야. 난 이번 전투에서만 이미 네놈의 동료를 스물아홉기나 격추시켰지. 네녀석을 격추시키면 서른기가되니까 그럼 수퍼스페셜에이스 파일럿이라도 되는건가?"
"흐음? 사적인 얘기를 싫어한다고 꺼낸건 그쪽이 아니었던가? 이제와서 무슨 속셈이지?"
"큭큭큭큭. 인정하고 있는거다."
"뭐?"

멍한 표정으로 얘기하고 있을법한 위시안드의 회색로봇 파일럿에게 이고리는 눈동자의 흰자위를 커다랗게 뜨고선 검은자위를 작고 동그랗게 만들곤 다문 양이빨을 드러내며 씨익 일그러지게 웃은채 소리쳤다.

"네놈의 실력이 나를 분명히 뜨겁게해줄 거라고, 나에게 잊지못할 전쟁의 기억을 만들어줄거라고 인정하고있는거다."
"이런이런, 안타깝게도 이쪽은 이래뵈도 폭력과 함께 미친녀석은 끔찍히 싫어해서말야. 미안하지만 대화는 이만 끊고 빨리 끝내주도록 하지."
"그래, 그거다. 대화따윈 필요없어. 오로지 실력으로 서로를 얘기하는거지."

타비스의 일리야가 한쪽팔의 미니머신건을 치켜들었고 위시안드의 회색기체또한 왼손을 총처럼 겨누고선 오른손으론 일렉트릭 나이프를 쥐어들었다. 두 파일럿중 한쪽은 무뚝뚝하고 귀찮아해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적을 바라보는데 비해, 한쪽은 광기에 흔들린듯한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적을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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