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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단편]하늘의 마녀

2006.04.25 13:33

-Notorious-G君 조회 수:305

하늘의 마녀





━검은 옷의 소녀는 주위를 둘러본다

칠흙같은 어둠 속, 보이는 것은 수천의 눈동자.
지난 수 년 간 자신과 싸워왔던 것들, 마족이라 불리는 괴물들이 거기에 있었다.

━소녀는 눈을 감고, 지팡이를 고쳐잡는다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그녀가 걸어 온 추억이라는 것은.
긴 시간 곁에 있어, 함께 여행해온 사람이 있었다.
그 긴 시간동안 만날 수 있었던 많은 친구들. 싸워 상대한 수많은 괴물들.
오랜 추억들 속에, 그는 언제나 나의 옆에 있었다.

납치당할 뻔한 적도 몇번이나 있었다.
몇번은, 정말로 납치당한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를 구해주었던 것도 그 사람.

"너를 구할 수 있는 건, 그 사람 뿐이야.
분하지만-그를 구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내가 아니야."

그것은, 가장 친했던 친구의 말.
나를 여기까지 오도록, 함께 싸워준 동료의 말.
지금도, 내 등을 지켜주고 있을 소중한 아이의 말.

이정도의 적을 상대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혼자서 그 전부와 대치하는 것은 처음.
무섭고 떨리지만, 이제 울거나 도망치지는 않는다.

아직도 나는 울보에 겁쟁이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내가, 그 사람을 구해 낼 차례이니까.




━그리고 소녀는, 춤추기 시작한다.
입고있는 것은 검은 옷.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그 사람이 어울린다고 말해 준 검은 옷.
그리고 그 입가를 스치는 바람은 노래가되어 -




『바람이여 빛이여, 내게로 오라.』

잎사귀를 스치는 대기, 파도를 간지러이는 청명한 자여
춤추는 소녀의 노래를 타고.

빛을 품은 그대여, 내 발치에 머물러라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 내가 찾는 그 있는곳 밝히라

바람이여, 그리고 빛이여. 내게로 오라.
노래하는 소녀 위를 춤추는 하늘- 빛나는 그 자태로 날개가 되어라

노래는 바람에, 춤은 하늘로.

『춤추는 마녀는 하늘을 딛고, 그의 곁으로.』


















━칠흙의 어둠 속에서, 소년은 눈을 감는다.
떠오르는 것은, 추억에의 의문.
많은 시간을 여행했다. 그 시간을 함께한 소녀가 있었다.
긴 여행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적과 싸웠다.

그 긴 시간동안, 계속 함께였던 소녀가 있었다.

함께 했던, 많은 시간들.
그 신간만큼 즐거웠던, 우리의 추억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즐거움 이었던 것은 아닐까.
기억의 장소는, 사천왕과의 결전 후.
마왕의 방이 눈 앞에 있었던 때의 이야기.
모든 것을 끝내는, 용사가 선택해야할, 마왕과의 싸움과 ━ 처음으로 돌아가는, 모험의 계속.
그 때의 어린 우리는, 우리의 여행을 계속 하기를 택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일까.
언제까지나 지키겠다는 맹세는, 나홀로 붙잡힌 지금 너무나 바보같이만 느껴지니까. 그것은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을 때, 눈을 감은 채로도 주위가 밝아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득하게 그리운 따스함.


━그 눈부신 그리움 속에서, 추억의 따스함이 춤추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신의 사자(天史)처럼.
눈을 감고, 허공을 딛고, 춤추는 검은 옷의 소녀.

밝아진 하늘은 이미, 춤추는 마녀의 솔로 무대가 되어 있었다.
수천의 괴물도, 적의도 두려움도 이미 보이지 않아.

이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그저. 하늘을 딛고 춤추는 전설속의 스테이지.

━거기에 속삭여지는,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
추억이 속삭이는 따스함에, 소년이 눈을 뜬다.

━━눈을 떠요, 나의 용사님.






"코코리... 네가..."

소년의 눈 앞에 다가와 있는 얼굴은, 그가 너무나도 사랑한 추억의 전부.
전설의 마법을 계승한 검은 옷의 마녀.

"전설속의... 마법사 였구나."

소녀는 수줍게 웃는다.
그리고 소년은, 그때의 소녀의 표정을 보고서야 무언가를 생각해 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용사님 - 저의 용사님은 이미."

그래, 소녀의 표정은, 코코리의 웃음은.



"이미 옛날부터, 전설 속의 용사님이셨잖아요?"



그날 그 때의 그것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그래... 나는."
전설 따위 알 바 없다. 나는 분명.

"네, 코코리의 용사님이세요."
나는 다른 누구도, 다른 무엇도 아닌, 그녀의 용사.
그리고 코코리는, 나의 마법사.

"모험을, 계속 하자 코코리."
"네! 용사님."

소녀는 기다렸다는 듯 힘찬 웃음을 지으며, 지상의 땅에 원을 그리기 시작한다.


"언제나의 작전이다 코코리!"
"네~ 용사님~!"

용사의 손에는 어느새 검의 형상을 한 흰 빛이 쥐어져 있다.
'빛의 검 빛나리'라는 요상한 이름의 그 검은 어느새, 그의 의지만으로도 자유자제로 꺼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 찬란한 백광이 용사와 하나 되어, 빛의 인간인 그만의 비기를 만들어 낸다.






"필살━━━━━━━━━━━━━━━━━━━━━━


멋진 포즈으!!!!Nice Pose"


이것이, 우리의 언제나의 패턴.
그 뒤를 이어 ('눈부심' 상태에 빠진 괴물들을 향해) 소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도마뱀, 꼬리━━━━━━━━━━!!!"

























[에필로그]


━용사님은 왜 돌아가고 싶으셨던 거에요?
━━뭐가?
━마왕을 물리치는 게 용사님의 꿈이셨잖아요.
━━아, 그거말야? 으음... 좀 쑥쓰러움데..
━네?
━━마왕을 물리치고 나면, 더 이상 코코리와 여행할 수 없을거 아냐.
━...네?... 아... 요, 용사님도 차암...
━━... 진짜라고. 음, 코코리는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
━그럴리가요, 저도 용사님이랑 훨씬 훨씬 더 많이 여행하고 싶은걸요
━━그렇지? 마왕 따위는 언제라도 잡을 수 있으니까, 질리고 질릴만큼 여행한 후에 생각하자고.
━정말 그렇네요, 아하하
━━그렇지? 그렇지? 아하하하━━━━━━━━━━━━━━━━━━━━




"저기말야, 코코리."
"네? 용사님"
"우리 이제말야, 슬슬 마왕한테 가 볼까?"
"...예에? 그런...,"
"여행을 이제 슬슬 끝내자는 말이야."
"아... 예......용사님이, 그러고 싶으시다면..."
"그리고, 여행이 끝나면 말야━━..."

"...... 네에에에?!!!!"



그것은, 다시 찾아온 봄의 이야기.
소년과 소녀의, 새로운 추억의 이야기.
이제부터가 시작인, 그들만의 모험담.


그것이, 우리들의 이야기.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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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원에서 갑자기 떠올라서 써버린 단편입니다.

....으음, 과연 이게 무엇의 패러디인지 아실 분이 있을까.



여하간, 이 패러디를 아는 분은, 어렸을 적의 그리움에 한번 휩쌓여 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써 본 글입니다.

...라지만 별로 잘쓰진 못했네요, 대사 위주고(...)


ps.여러가지 일정이 겹쳐서 이번 휴가때 꿈꾸던 하늘을 옴겨적지 못했습니다. 다음 휴가를 기대해 주세요  ^^ (...퍽퍽퍽)

ps2.이름 같은건 국내판 기준입니다. 원작중의 대사는 각색했으니, 완전히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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