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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Maid no Maiden#23 - Epilogue

2005.06.11 19:58

T.S Akai 조회 수:159


↑BGM을 들으며 읽고싶으신 분은 ▶을 눌러주세요.


-아델라이드력 679년 5월 6일 아침-


아픈 머리를 쥐어뜯으며 몸을 일으킨다.

아무래도 내 방인 것 같다. 이곳은…그러니까 아직은 살풍경한 방. 아직 있어봤자 이틀밖에 있어보지 못한 방이니…살풍경한건 어쩔수 없다. 이제부터 조금씩 조금씩 살림을 꾸려 나가야 겠지.

…아침이 어두웠다.
아니, 실제로는 굉장히 밝다. 창 밖은 새소리와, 햇빛이 쨍쨍 거렸고. 여느때의 아침이나 다름없는 날씨였다.

하지만.
나의 아침은 어두웠다.


…뭔가 가슴에 뻥, 하고 구멍이 뚫린 느낌.


…하지만 그 뻥 뚫린 가슴이, 굉장히 답답한 느낌.



죽고싶다.
죽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지만 죽기 싫다.
난 살 가치가 있는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내 배는 격렬하게 공복을 호소하고 있었다.


“…배고프네”

혼잣말을 해봤자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면서도 그렇게 혼잣말을 한다. 정말로, 가슴이 허전하다… 이러다가 자폐증 걸리는지 모르겠다.


“하아…”

한숨을 몰아쉬며 침대에서 내려온다. 간단하게 그 꼬마 여자애가 디자인해준 메이드복 같은걸 입고서 방문을 열자, 그곳에는 무수한 계단이 있었다.
아아, 이 계단을 내려가면 곧바로 로비던가…

터벅 터벅 터벅.

의욕이 없다.
그날 이후로 전혀 의욕이 서지 않는다. 그래, 허전함 때문이겠지…눈물이 앞을 가릴때도 있어서 굉장히 난감하다. 언젠가, 역시 이 저택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더 이상 이 일에 이 저택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지도 않으니까…

지금 시간이 언젠지 모른다.
아무도 깨우지 않을걸 보니 나같은건 이 시간에 필요다는 이야기겠지. 아니, 잠시만. 지금 확실히 아침인가? 어쩌면 낮일수도 있는데…



“아, 민.”

계단을 다 내려오자, 계단의 출구에는 곧바로 로텐부르크의 아가씨가 있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아가씨.”
“그렇게 너무 굳을거 없어요. 편하게 대하세요.”
“아, 네…”

정말로.
엘자는 없는데 세상은 잘 돌아가는구나.

그렇게 보자면, 내 여동생의 존재는 너무나도 작게 느껴져 가고 있었다. 아니, 지우자. 죽은 녀석을 자꾸 생각해봤자 쉽게 성불할리가 없다. 그래, 지우자, 지우자───


“아아아아앙─ 민씨~”

혼자서 마인드 컨트롤 하고있을 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곳에는 메이드복을 아주 잘 차려입은 밀렌씨가 있었고… 그 밀렌씨는 낡은 천이 감싸져 알수없는 느낌은 주는 커다란 액자를 짋어지며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아니, 정말로 힘들어 하는 표정이다. 아무래도 액자의 뒤쪽에는 액자를 들어주러온 일꾼들이 있을 듯? 시장에서 산건가?──

“도와줘요~”
“아, 아아!”

헬프미 요청에 곧바로 밀렌씨의 옆으로 뛰어가 그 커다란 액자를 짋어진다. 뭐, 뭐야 이거… 발렌타인 성에서도 이런 액자 많이 봤지만 이렇게나 무거울줄은 몰랐다. 아아, 성의 남자 시종들은 이런걸 맨날 맨날 들었단 말인가.

“그런데 밀렌…”
“네…네?”
“이 액자…뭐야? 굉장히 무거운데…갑작스런 충동구매인가?”
“아하하, 충동구매라고 하면 충동 구매겠죠?”

식은땀을 흘리며 건조하게 웃는 밀렌씨는 왠지 모르게 전번보다 귀여워진 것 같다. 아니, 그건 아무래도 좋지만…어이, 아가씨! 그런 무표정으로 ‘오라이 오라이’하면서 도와주지 말라구요! 그냥 가만히 앉아 계세요!

라는 속마음의 외침은 전혀, 들릴리가 없었다.


쿠웅-!

로비의 비어버린 어느 한가운데에 그 커다란 액자를 기대어 세워놓고서는 밀렌씨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아무리 충동구매라 해도 이정도면 한도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에헷, 그래도…”

밀렌씨는.
여전히 식은땀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요 며칠동안, 민씨 저언혀 의욕없어 보였다구요…청소같은것도 정말 의욕없이 하고…보는 이쪽이 같이 의욕이 없어질 지경이였어요…”

아니, 그정도란 말인가…
하긴, 그럴만도 하지만…

“그래서 준비한거에요! 슬픔따윈 잊어버리게!”

밀렌씨의 손이 액자를 뒤덮고 있는 누리끼리한 천을 더듬는다. 그리고 강하게 쥐어잡더니, 순식간에 그 천을 벗겨버린다.
그리고 그 액자는……


“짜잔! 자 봐요! 아가씨랑 많이 닮았죠?”

…놀랍게도 금발의 여성이였다.
아니, 여성이라기 보다는 소녀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아직 소녀티를 벗지않은 이미지가 확실하니 말이다.
소녀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고딕 스타일의 의자에 앉아있었다. 주위의 선반 위에는 아름다운 화분과 꽃들이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고, 그녀는 은은하게 웃고있었다. 하지만, 색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막셀 아가씨랑…?”
“네! 이 대륙에는 금발이란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힘차게 말하는 밀렌.
그녀를 뒤로하고서, 나는 액자의 오른쪽 아래에 씌여져있는 글자를 읽기 시작했다.

“뭐지? 이건?”

칼로 긁어 씌여진듯한 글자. 그것은 물감과 종이를 도려냈으며, 그렇기에 어두운 캔버스의 구석에는 그 글자가 아주 선명하게 씌여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랜 세월동안 노랗게 바레져 더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뭐죠? 그건?”

밀렌씨가 옆에서 얼굴을 들이민다.

“…음… 프, 롬……”

휘갈겨쓴 필기체.
한자 한자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프롬, 클라우스……?”



from. Clous in 677


그것만이 유채의 어둠을 밝히듯, 당당히 씌여져 있었다.








그리고───────────


















-Episode.1 END-













드디어.

메이드 노 메이든 에피소드 1이 끝났습니다.[?!]



네?

저기, 아무래도 메이드 노 메이든이 끝난게 아니냐구요?





에이, 설마.[....]

지금까지 이야기는 발렌타인家 이야기였지요. 엘자와 민을 중심으로 이뤄진 이야기니까요.


한동안 로텐부르크 저택의 아가씨들의 등장비율이 낮은 이유는 이제부터가 로텐부르크 저택이 배경이기 때문이죠.



대체로 즐겁게 쓰고싶지만, 전문이 '암울'이다 보니 어쩔수 없이 암울로 갈수밖에 없을것 같아요.[...]



에피소드는 약 4까지 잡고 있는데, 이게 늘어날지 줄어들지는 작가 마음.[....]




이 작품을 쓴 날이 2005년 1월 18일.

약 5개월동안 23편의 메이드 노 메이든을 썼군요.

정말로, 그동안 울고불고한 작품이지 아니하지않습니까.



그럼 에피소드2 부터는 더욱 더 재미있는 소재를 가지고 등장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리며.




에피소드 1을 마칩니다.


그리고.



엘자가 행복해지기를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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