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Maid no Maiden#19 - Murderer
2005.05.25 00:29
그것은 알수없는 소리였다.
「킥──」
숨소리 같기도 했다.
「키아악──」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캬악──」
목에 무언가가 걸려,
콜록거리는 어린아이 같기도 했다.
「키야아아악──」
하지만.
그것은 모두 틀렸다.
그것은.
살인자의 웃음소리였다.
──내가 녀석을 처음으로 본건 비가 올려는 어느 마을이였다.소문으로 그곳에서는 연쇄살인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아무도 범인을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범인을 알고있다.
그렇기에 더욱 두려운 것이다.
범인은 소년이라고 했다.자세한 이야기는 알수 없었다.언제나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나 밤에나 나타난다고 했으니.소년의 인상착의는 물론이거니와 입은 옷마저 알수 없었다.그리고 소년은 자신을 보는자는 확실하게 사살을 했다.
단 한가지의 단서가 있다면, 그것은 금발.
이번 연쇄살인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간 뒤였다.마을은 버려진 아이들과 병과 몸이 성치않은 노인들 뿐.그곳은 완전히 폐허였고 더 이상 사람이 살곳이 아니였다.하지만, 이곳에 아직 그 ‘살인마’는 있다고 했다.
어디있냐.
이미 눅눅해진 길거리의 어린 아이들은 나를 보고 천천히 걸어온다.아이들의 모습은 굉장히 더러웠다.가까이 가기 싫어, 본능이 그렇게 말했지만 이성이 본능에 꼭 따를수만은 없었다.하지만, 최대한 따라 붙으려는 아이들을 피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은색으로 빛나는 플레이트 부츠가 더러운 흙탕물에 이끌려 더러워 진다.정말로, 폐허가 다된 마을이였다.건물들은 이곳저곳 성한곳이 없었고, 남은 주민들도 제대로된 인간들은 없었다.
전쟁이라도 휩쓸고간 풍경.
이 마을이 만약 불바다였으면 난 분명히 전쟁이 일어났다고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너덜너덜 해진 집들은 하나같이…칼자국만이 성하게 남겨져 있었다.
어떤녀석일까.
주민들의 증언으로는 금발의 소년이라고 했다.분명히, 그녀석일게 틀림없다.하지만 그녀석이 이런일을 할수 있을까?적어도 내가 아는 그녀석은, 그녀석의 아들은 절대로 이런짓을 할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
미치지 않는 이상은…
「끼야아아아아아아악!그만둬, 그만둬어어어!!!」]
비명소리.
그 소리가 들린곳을 향해 귀를 귀울인다.지금 내가 있는곳으로부터 오른쪽 골목.달리자 철컹 철컹, 하고 플레이트 부츠가 삐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목에서는 갈등이 끓는 소리와, 뇌에서는 계산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그곳은 여전히 할말없이 부수어져 버린 폐허.
그곳에서 아직도 여성의 비명소리를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만,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아, 아아아아아아악!!!!!」
끔찍한 여성의 비명소리.
부수어진 문을 집어 던지고서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집 안은 어두웠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인기척은 없었다.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고, 그 목소리는 머리 바로 위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2층인가!!」
혼자서 외쳤다.아차, 깜빡했다.난 지금 살인자를 알아보러 왔다.이렇게 크게 소리를 질러서는…하지만 이미 늦었으니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았다.어둠속에서 간신히 계단의 난간을 붙잡았고, 난간을 따라 천천히.아주 천천히 올라갔다.삐걱, 거리는 나무 계단.그리고 계단의 끝이 보였고, 그 끝에서 난 조용히 그 광겨을 지켜보았다.
「크으으으으으──」
알수없는 소리였다.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성의 비명소리는 이어지고 있었다.
「끽, 끼긱.」
인간의 두뇌로서는 아무래도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였다.
여성의 비명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는 저 소년, 아무리 봐도 소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금발의 인간에게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틀림없다.
녀석이다.
녀석은 칼을 들고있었다.그것은 도살장에서 소를 도륙할때나 쓸법한 커다란 만도였다.저 칼은 어디서 구했을까.아무래도 마을 어딘가의 도살장에서 구했겠지.그리고, 금발소년은 서슴지 않게…여성의 마지막 남은 다리를 자를려고 만도를 들었다.
「그만둬,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것은, 푸른 섬광.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조금의 빛에도, 그것은 푸르고 아름다운 그림자를 그려내며 온 마룻바닥에 선혈을 흩뿌려댔다.덕분에 여성은 실신.아니, 지금쯤이면 다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사지 절단.이제까지 버틴것만 해도 신기하다.
「킥, 키이이이이이이이익.」
금발소년은 말했다.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는 모른다.
이해할수 없는 울부짖음.그것은 울음소리일까?아니면 숨소리일까?아니면…피가 목에 걸려 기침을 하고있는 흡혈귀의 기침소리일까?
아니다.
모두 틀렸다.
내 머리는 그것을 이해하는데에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녀석이 돌아본다.
금발의 소년이 나를 돌아본다.
그건.
그녀석은.
그 이해할수 없도록 울부짖으며.
몸속의 내장을 입 밖으로 쏟아내고 싶을 정도로 역겨운 미소를 자아내고 있었다.
“완벽하게 살인자였지, 그거.”
“미안하군요 아저씨.그런거 따윈 제 기억에 없어요.”
그렇다.
내 기억에는 연쇄살인 사건따윈 없다.누군가를 죽여본건…그것이 처음이였다.우리를 쫓아오는 그 쓰레기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건 틀렸다.아무래도 난 그 이후로 정신을 잃었다.그 후로 기억나는 것은……이 남자.리샤르 드 옥시타니아의 마차에 태워져 그의 요새로 옮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후의 기억은 검술 훈련을 한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이 검과 함께……
“베냐민.”
“네, 아저씨.”
“그 검은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다.그러니…”
아저씨는 말했다.
“두번다시 잡아 먹히지마.이번에도 잡하 먹힌다면 난 널 버리고 이곳에서 도망친다.알겠냐 애송이?”
“…………”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면 도망치는게 당연.
“알겠습니다.”
허리춤에 찬 검의 손잡이를 꼭 쥔다.발도의 자세, 그렇게 배웠다.자세히는 모른다.그저 난 이 검은 쥐고, 몸에 익혀져 있는 길을 따라갈뿐.생각할 겨를은 없다.이 남자가 생각할 겨를이 있다면 오줌이나 싸고 와라!라는 터무니 없는 말도 했다.길, 몸에 익은 길을 따라서……
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달칵, 하며 칼집에서부터 검은 검신을 드러내 보인다.그러자, 숨식간에 주위의 공기에 칼집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그것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어, 모든 공기를 빨아들이고서는 마지막 한마디를 하고.
끼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인간의 것이 아니였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그리고, 그 검은 날의 칼이 완벽하게 칼집에서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그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는 완벽하게 ‘비명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 무슨!!”
샤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 같은 검의 목소리에 놀란것인가? 하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청각이 침식당해 간다. 그리고 시각이 검은 천막에 둘러쌓인 것 같이 막을 내리고, 온몸의 감각이 사라진다. 검의 힘. 거역할수 없는 ‘이곳의 것’이 아니 ‘저곳의 것’이 온몸을 지배한다.
관건은 이것을 지배하는가, 아니면 지배 당하는가.
정적.
그리고 난 어둠속에 홀로 검을 들고 서있다.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비록 희미한건 인간의 기척.다행이다, 사고는 침식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싸울수 있을까?
볼려고 노력한다.
눈을 찡그린다.하지만 보이는 것은 어둠.난 분명히 눈을 뜨고있는데, 보이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둠이다.어떻게 된걸까?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녀석에게 사고까지 완벽히 먹혔을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꿈을 꾸는 것 같았는데……
“베냐민!!”
아주 작은 목소리.
그 목소리가 어둠속에 홀로 퍼지고, 난 조용히 귀를 귀울였다.침묵, 침묵속에서 그 목소리만이 들렸다. 귀에익은 목소리. 아저씨의 목소리가……
“네, 아저씨.”
“베냐민!!들리는가 보군!”
“들려요.아저씨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요.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으음..
조용히 신음하는 리샤르 대공.아무래도 내 목소리는 들리는 것 같다.아니, 잠시만.나 지금 이대로 있는거 위험한거 아닌가?아무리 지금 칼을 뽑고 있더라 해도 눈 앞에 적이있고……
“베냐민, 잘 들어라!”
그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난 그저 검은 들고 가만히 서서……
“아직 청각까지 침식당하지 않은걸 보면 네 검에게 대항정도는 할수 있겠구나!의지를 굳게 해!그렇다면 일부지만 시야정도는 보일수 있을거다!”
의지.
누군가가 말했던가.내게 있어서 의지만 앞섰다고.그 의지에 몸이 따라주지 않아, 방금전까지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그래, 그 의지인가.
하지만 가끔은 무섭다. 아까 ‘아네스’가 말했듯이, 의지만 앞선 내가 정말로 할수 있을까…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수 있을까?
‘물론.
무엇이든지는 할수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할수 있다.’
마음속에서는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래, 이건 의지의 문제다.정신적인 문제란 말이야.실제로 인간과 몸을 부딪히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검의 정신과 싸우는것이다. 그렇다면…분명히 의지가 있어야 겠지.강한 의지가, 무엇보다더 강한 의지가…….
보여라.
“베냐민!”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샤를로트 국왕의 목소리.그것은 확연히 들려왔고, 난 무의식적으로 검을 들었다.
챙-!!
바로 앞의 인기척이 느껴진다.이것은, 샤를인가?샤를의 검이 나의 검과 상쇄가 되어 난 소리인가?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들린다.이제 눈만 뜬다면……완벽해 지는거야.더 이상 녀석에세 잡아먹히지 않도록……
보여라.
“이자식……!!”
샤를의 목소리가 들린다.
챙!
이건 또 다른 상쇄의 소리.아저씨가 싸우고 있는것일까?내 눈앞에 있는 이녀석이 샤를이라면 분명히 아저씨는 다른 조무래기 들이랑 싸우고 있는거겠지.그거라면 문제없다.난 아저씨를 믿으니까.문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바로 나다.
찌잉-!!
칼끝과 칼끝이 비켜나가는 소리.
젠장, 너무 청각에 의지하지 말자.지금은, 보는것이 먼저야……!!
분명히 녀석의 기척은 있다.움직임은 보인다.하지만, 녀석의 검이 기척이 없기에 어디에 있는지 알수가 없어!받아 칠수도, 피할수도 없다고!
보여라.
시야를 갈망한다.
강한 의지를 담아 노려보자.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곳을 노려본다.빛 한줌 없는 어둠의 저 끝.보이지 않는 그 끝에는 분명히……새하얀 모서리가 있었다.
저기다.
저기가 출구다.
저곳을 나가면……
“베냐미인-!!!”
챙.
모서리 끝.
그 목소리가 틀려왔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커다란 섬광이 보였다.정답은 저곳이다.문제는…이 의지가 저곳까지 나를 끌고 가줄 것인가.
모서리는 점점 커진다.여기서 놓치면 안돼, 여기서 놓치면 영영 어둠속에서 살것만 같아.
달려라.
출구로.
정신을 놓지말고.집중하지 않으면 어둠속의 미아가 되어버린다.모든 빛이 모이는 그곳으로 달리고 달려……
“죽어라아아아아!!!”
머리 위로 한줄기 섬광이 내려 꽂힌다.
검의 칼날.
그것을 칠흑의 검신으로 막아낸다.
“윽!?”
그리고 순간 공중에 뜬 그의 몸을 발로 참과 동시에 검신으로 튕겨내자, 눈 앞에 있던 국왕은 꼴사납게 뒤로 나가 떨어져 버렸다.
보인다…
“베냐민 네 이놈!!”
“국왕주제에 지껄이지마, 허접돼지가.”
자세를 고쳐잡는다.
손에 너덜너덜 쥐어져 있던 손잡이에 힘을 준다.
그리고 어정쩡하게 일어나려는 젊은 국왕을 보고, 외쳤다.
“샤를, 여신 프리스카의 품에가서 운명의 단도로 영원히 새겨둬라.”
자세를 바로잡는다.
그것은 내 몸이 익히고 있는 준비자세.
“‘내 더러운 날개는 베냐민에 의해 짓이겨 졌노라!’라고!”
그리고.
칠흑같이 새카만 살인자의 검은 그 더러운 피를 향해 휘둘러진다!
그것은 알수없는 소리였다.
「킥──」
숨소리 같기도 했다.
「키아악──」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캬악──」
목에 무언가가 걸려,
콜록거리는 어린아이 같기도 했다.
「키야아아악──」
하지만.
그것은 모두 틀렸다.
그것은.
살인자의 웃음소리였다.
──내가 녀석을 처음으로 본건 비가 올려는 어느 마을이였다.소문으로 그곳에서는 연쇄살인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아무도 범인을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범인을 알고있다.
그렇기에 더욱 두려운 것이다.
범인은 소년이라고 했다.자세한 이야기는 알수 없었다.언제나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나 밤에나 나타난다고 했으니.소년의 인상착의는 물론이거니와 입은 옷마저 알수 없었다.그리고 소년은 자신을 보는자는 확실하게 사살을 했다.
단 한가지의 단서가 있다면, 그것은 금발.
이번 연쇄살인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간 뒤였다.마을은 버려진 아이들과 병과 몸이 성치않은 노인들 뿐.그곳은 완전히 폐허였고 더 이상 사람이 살곳이 아니였다.하지만, 이곳에 아직 그 ‘살인마’는 있다고 했다.
어디있냐.
이미 눅눅해진 길거리의 어린 아이들은 나를 보고 천천히 걸어온다.아이들의 모습은 굉장히 더러웠다.가까이 가기 싫어, 본능이 그렇게 말했지만 이성이 본능에 꼭 따를수만은 없었다.하지만, 최대한 따라 붙으려는 아이들을 피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은색으로 빛나는 플레이트 부츠가 더러운 흙탕물에 이끌려 더러워 진다.정말로, 폐허가 다된 마을이였다.건물들은 이곳저곳 성한곳이 없었고, 남은 주민들도 제대로된 인간들은 없었다.
전쟁이라도 휩쓸고간 풍경.
이 마을이 만약 불바다였으면 난 분명히 전쟁이 일어났다고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너덜너덜 해진 집들은 하나같이…칼자국만이 성하게 남겨져 있었다.
어떤녀석일까.
주민들의 증언으로는 금발의 소년이라고 했다.분명히, 그녀석일게 틀림없다.하지만 그녀석이 이런일을 할수 있을까?적어도 내가 아는 그녀석은, 그녀석의 아들은 절대로 이런짓을 할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
미치지 않는 이상은…
「끼야아아아아아아악!그만둬, 그만둬어어어!!!」]
비명소리.
그 소리가 들린곳을 향해 귀를 귀울인다.지금 내가 있는곳으로부터 오른쪽 골목.달리자 철컹 철컹, 하고 플레이트 부츠가 삐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목에서는 갈등이 끓는 소리와, 뇌에서는 계산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그곳은 여전히 할말없이 부수어져 버린 폐허.
그곳에서 아직도 여성의 비명소리를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만,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아, 아아아아아아악!!!!!」
끔찍한 여성의 비명소리.
부수어진 문을 집어 던지고서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집 안은 어두웠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인기척은 없었다.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고, 그 목소리는 머리 바로 위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2층인가!!」
혼자서 외쳤다.아차, 깜빡했다.난 지금 살인자를 알아보러 왔다.이렇게 크게 소리를 질러서는…하지만 이미 늦었으니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았다.어둠속에서 간신히 계단의 난간을 붙잡았고, 난간을 따라 천천히.아주 천천히 올라갔다.삐걱, 거리는 나무 계단.그리고 계단의 끝이 보였고, 그 끝에서 난 조용히 그 광겨을 지켜보았다.
「크으으으으으──」
알수없는 소리였다.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성의 비명소리는 이어지고 있었다.
「끽, 끼긱.」
인간의 두뇌로서는 아무래도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였다.
여성의 비명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는 저 소년, 아무리 봐도 소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금발의 인간에게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틀림없다.
녀석이다.
녀석은 칼을 들고있었다.그것은 도살장에서 소를 도륙할때나 쓸법한 커다란 만도였다.저 칼은 어디서 구했을까.아무래도 마을 어딘가의 도살장에서 구했겠지.그리고, 금발소년은 서슴지 않게…여성의 마지막 남은 다리를 자를려고 만도를 들었다.
「그만둬,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것은, 푸른 섬광.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조금의 빛에도, 그것은 푸르고 아름다운 그림자를 그려내며 온 마룻바닥에 선혈을 흩뿌려댔다.덕분에 여성은 실신.아니, 지금쯤이면 다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사지 절단.이제까지 버틴것만 해도 신기하다.
「킥, 키이이이이이이이익.」
금발소년은 말했다.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는 모른다.
이해할수 없는 울부짖음.그것은 울음소리일까?아니면 숨소리일까?아니면…피가 목에 걸려 기침을 하고있는 흡혈귀의 기침소리일까?
아니다.
모두 틀렸다.
내 머리는 그것을 이해하는데에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녀석이 돌아본다.
금발의 소년이 나를 돌아본다.
그건.
그녀석은.
그 이해할수 없도록 울부짖으며.
몸속의 내장을 입 밖으로 쏟아내고 싶을 정도로 역겨운 미소를 자아내고 있었다.
“완벽하게 살인자였지, 그거.”
“미안하군요 아저씨.그런거 따윈 제 기억에 없어요.”
그렇다.
내 기억에는 연쇄살인 사건따윈 없다.누군가를 죽여본건…그것이 처음이였다.우리를 쫓아오는 그 쓰레기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건 틀렸다.아무래도 난 그 이후로 정신을 잃었다.그 후로 기억나는 것은……이 남자.리샤르 드 옥시타니아의 마차에 태워져 그의 요새로 옮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후의 기억은 검술 훈련을 한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이 검과 함께……
“베냐민.”
“네, 아저씨.”
“그 검은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다.그러니…”
아저씨는 말했다.
“두번다시 잡아 먹히지마.이번에도 잡하 먹힌다면 난 널 버리고 이곳에서 도망친다.알겠냐 애송이?”
“…………”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면 도망치는게 당연.
“알겠습니다.”
허리춤에 찬 검의 손잡이를 꼭 쥔다.발도의 자세, 그렇게 배웠다.자세히는 모른다.그저 난 이 검은 쥐고, 몸에 익혀져 있는 길을 따라갈뿐.생각할 겨를은 없다.이 남자가 생각할 겨를이 있다면 오줌이나 싸고 와라!라는 터무니 없는 말도 했다.길, 몸에 익은 길을 따라서……
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달칵, 하며 칼집에서부터 검은 검신을 드러내 보인다.그러자, 숨식간에 주위의 공기에 칼집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그것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어, 모든 공기를 빨아들이고서는 마지막 한마디를 하고.
끼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인간의 것이 아니였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그리고, 그 검은 날의 칼이 완벽하게 칼집에서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그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는 완벽하게 ‘비명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 무슨!!”
샤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 같은 검의 목소리에 놀란것인가? 하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청각이 침식당해 간다. 그리고 시각이 검은 천막에 둘러쌓인 것 같이 막을 내리고, 온몸의 감각이 사라진다. 검의 힘. 거역할수 없는 ‘이곳의 것’이 아니 ‘저곳의 것’이 온몸을 지배한다.
관건은 이것을 지배하는가, 아니면 지배 당하는가.
정적.
그리고 난 어둠속에 홀로 검을 들고 서있다.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비록 희미한건 인간의 기척.다행이다, 사고는 침식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싸울수 있을까?
볼려고 노력한다.
눈을 찡그린다.하지만 보이는 것은 어둠.난 분명히 눈을 뜨고있는데, 보이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둠이다.어떻게 된걸까?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녀석에게 사고까지 완벽히 먹혔을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꿈을 꾸는 것 같았는데……
“베냐민!!”
아주 작은 목소리.
그 목소리가 어둠속에 홀로 퍼지고, 난 조용히 귀를 귀울였다.침묵, 침묵속에서 그 목소리만이 들렸다. 귀에익은 목소리. 아저씨의 목소리가……
“네, 아저씨.”
“베냐민!!들리는가 보군!”
“들려요.아저씨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요.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으음..
조용히 신음하는 리샤르 대공.아무래도 내 목소리는 들리는 것 같다.아니, 잠시만.나 지금 이대로 있는거 위험한거 아닌가?아무리 지금 칼을 뽑고 있더라 해도 눈 앞에 적이있고……
“베냐민, 잘 들어라!”
그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난 그저 검은 들고 가만히 서서……
“아직 청각까지 침식당하지 않은걸 보면 네 검에게 대항정도는 할수 있겠구나!의지를 굳게 해!그렇다면 일부지만 시야정도는 보일수 있을거다!”
의지.
누군가가 말했던가.내게 있어서 의지만 앞섰다고.그 의지에 몸이 따라주지 않아, 방금전까지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그래, 그 의지인가.
하지만 가끔은 무섭다. 아까 ‘아네스’가 말했듯이, 의지만 앞선 내가 정말로 할수 있을까…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수 있을까?
‘물론.
무엇이든지는 할수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할수 있다.’
마음속에서는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래, 이건 의지의 문제다.정신적인 문제란 말이야.실제로 인간과 몸을 부딪히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검의 정신과 싸우는것이다. 그렇다면…분명히 의지가 있어야 겠지.강한 의지가, 무엇보다더 강한 의지가…….
보여라.
“베냐민!”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샤를로트 국왕의 목소리.그것은 확연히 들려왔고, 난 무의식적으로 검을 들었다.
챙-!!
바로 앞의 인기척이 느껴진다.이것은, 샤를인가?샤를의 검이 나의 검과 상쇄가 되어 난 소리인가?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들린다.이제 눈만 뜬다면……완벽해 지는거야.더 이상 녀석에세 잡아먹히지 않도록……
보여라.
“이자식……!!”
샤를의 목소리가 들린다.
챙!
이건 또 다른 상쇄의 소리.아저씨가 싸우고 있는것일까?내 눈앞에 있는 이녀석이 샤를이라면 분명히 아저씨는 다른 조무래기 들이랑 싸우고 있는거겠지.그거라면 문제없다.난 아저씨를 믿으니까.문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바로 나다.
찌잉-!!
칼끝과 칼끝이 비켜나가는 소리.
젠장, 너무 청각에 의지하지 말자.지금은, 보는것이 먼저야……!!
분명히 녀석의 기척은 있다.움직임은 보인다.하지만, 녀석의 검이 기척이 없기에 어디에 있는지 알수가 없어!받아 칠수도, 피할수도 없다고!
보여라.
시야를 갈망한다.
강한 의지를 담아 노려보자.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곳을 노려본다.빛 한줌 없는 어둠의 저 끝.보이지 않는 그 끝에는 분명히……새하얀 모서리가 있었다.
저기다.
저기가 출구다.
저곳을 나가면……
“베냐미인-!!!”
챙.
모서리 끝.
그 목소리가 틀려왔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커다란 섬광이 보였다.정답은 저곳이다.문제는…이 의지가 저곳까지 나를 끌고 가줄 것인가.
모서리는 점점 커진다.여기서 놓치면 안돼, 여기서 놓치면 영영 어둠속에서 살것만 같아.
달려라.
출구로.
정신을 놓지말고.집중하지 않으면 어둠속의 미아가 되어버린다.모든 빛이 모이는 그곳으로 달리고 달려……
“죽어라아아아아!!!”
머리 위로 한줄기 섬광이 내려 꽂힌다.
검의 칼날.
그것을 칠흑의 검신으로 막아낸다.
“윽!?”
그리고 순간 공중에 뜬 그의 몸을 발로 참과 동시에 검신으로 튕겨내자, 눈 앞에 있던 국왕은 꼴사납게 뒤로 나가 떨어져 버렸다.
보인다…
“베냐민 네 이놈!!”
“국왕주제에 지껄이지마, 허접돼지가.”
자세를 고쳐잡는다.
손에 너덜너덜 쥐어져 있던 손잡이에 힘을 준다.
그리고 어정쩡하게 일어나려는 젊은 국왕을 보고, 외쳤다.
“샤를, 여신 프리스카의 품에가서 운명의 단도로 영원히 새겨둬라.”
자세를 바로잡는다.
그것은 내 몸이 익히고 있는 준비자세.
“‘내 더러운 날개는 베냐민에 의해 짓이겨 졌노라!’라고!”
그리고.
칠흑같이 새카만 살인자의 검은 그 더러운 피를 향해 휘둘러진다!
「킥──」
숨소리 같기도 했다.
「키아악──」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캬악──」
목에 무언가가 걸려,
콜록거리는 어린아이 같기도 했다.
「키야아아악──」
하지만.
그것은 모두 틀렸다.
그것은.
살인자의 웃음소리였다.
──내가 녀석을 처음으로 본건 비가 올려는 어느 마을이였다.소문으로 그곳에서는 연쇄살인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아무도 범인을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범인을 알고있다.
그렇기에 더욱 두려운 것이다.
범인은 소년이라고 했다.자세한 이야기는 알수 없었다.언제나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나 밤에나 나타난다고 했으니.소년의 인상착의는 물론이거니와 입은 옷마저 알수 없었다.그리고 소년은 자신을 보는자는 확실하게 사살을 했다.
단 한가지의 단서가 있다면, 그것은 금발.
이번 연쇄살인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간 뒤였다.마을은 버려진 아이들과 병과 몸이 성치않은 노인들 뿐.그곳은 완전히 폐허였고 더 이상 사람이 살곳이 아니였다.하지만, 이곳에 아직 그 ‘살인마’는 있다고 했다.
어디있냐.
이미 눅눅해진 길거리의 어린 아이들은 나를 보고 천천히 걸어온다.아이들의 모습은 굉장히 더러웠다.가까이 가기 싫어, 본능이 그렇게 말했지만 이성이 본능에 꼭 따를수만은 없었다.하지만, 최대한 따라 붙으려는 아이들을 피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은색으로 빛나는 플레이트 부츠가 더러운 흙탕물에 이끌려 더러워 진다.정말로, 폐허가 다된 마을이였다.건물들은 이곳저곳 성한곳이 없었고, 남은 주민들도 제대로된 인간들은 없었다.
전쟁이라도 휩쓸고간 풍경.
이 마을이 만약 불바다였으면 난 분명히 전쟁이 일어났다고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너덜너덜 해진 집들은 하나같이…칼자국만이 성하게 남겨져 있었다.
어떤녀석일까.
주민들의 증언으로는 금발의 소년이라고 했다.분명히, 그녀석일게 틀림없다.하지만 그녀석이 이런일을 할수 있을까?적어도 내가 아는 그녀석은, 그녀석의 아들은 절대로 이런짓을 할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
미치지 않는 이상은…
「끼야아아아아아아악!그만둬, 그만둬어어어!!!」]
비명소리.
그 소리가 들린곳을 향해 귀를 귀울인다.지금 내가 있는곳으로부터 오른쪽 골목.달리자 철컹 철컹, 하고 플레이트 부츠가 삐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목에서는 갈등이 끓는 소리와, 뇌에서는 계산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그곳은 여전히 할말없이 부수어져 버린 폐허.
그곳에서 아직도 여성의 비명소리를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만,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아, 아아아아아아악!!!!!」
끔찍한 여성의 비명소리.
부수어진 문을 집어 던지고서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집 안은 어두웠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인기척은 없었다.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고, 그 목소리는 머리 바로 위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2층인가!!」
혼자서 외쳤다.아차, 깜빡했다.난 지금 살인자를 알아보러 왔다.이렇게 크게 소리를 질러서는…하지만 이미 늦었으니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았다.어둠속에서 간신히 계단의 난간을 붙잡았고, 난간을 따라 천천히.아주 천천히 올라갔다.삐걱, 거리는 나무 계단.그리고 계단의 끝이 보였고, 그 끝에서 난 조용히 그 광겨을 지켜보았다.
「크으으으으으──」
알수없는 소리였다.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성의 비명소리는 이어지고 있었다.
「끽, 끼긱.」
인간의 두뇌로서는 아무래도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였다.
여성의 비명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는 저 소년, 아무리 봐도 소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금발의 인간에게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틀림없다.
녀석이다.
녀석은 칼을 들고있었다.그것은 도살장에서 소를 도륙할때나 쓸법한 커다란 만도였다.저 칼은 어디서 구했을까.아무래도 마을 어딘가의 도살장에서 구했겠지.그리고, 금발소년은 서슴지 않게…여성의 마지막 남은 다리를 자를려고 만도를 들었다.
「그만둬,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것은, 푸른 섬광.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조금의 빛에도, 그것은 푸르고 아름다운 그림자를 그려내며 온 마룻바닥에 선혈을 흩뿌려댔다.덕분에 여성은 실신.아니, 지금쯤이면 다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사지 절단.이제까지 버틴것만 해도 신기하다.
「킥, 키이이이이이이이익.」
금발소년은 말했다.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는 모른다.
이해할수 없는 울부짖음.그것은 울음소리일까?아니면 숨소리일까?아니면…피가 목에 걸려 기침을 하고있는 흡혈귀의 기침소리일까?
아니다.
모두 틀렸다.
내 머리는 그것을 이해하는데에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녀석이 돌아본다.
금발의 소년이 나를 돌아본다.
그건.
그녀석은.
그 이해할수 없도록 울부짖으며.
몸속의 내장을 입 밖으로 쏟아내고 싶을 정도로 역겨운 미소를 자아내고 있었다.
“완벽하게 살인자였지, 그거.”
“미안하군요 아저씨.그런거 따윈 제 기억에 없어요.”
그렇다.
내 기억에는 연쇄살인 사건따윈 없다.누군가를 죽여본건…그것이 처음이였다.우리를 쫓아오는 그 쓰레기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건 틀렸다.아무래도 난 그 이후로 정신을 잃었다.그 후로 기억나는 것은……이 남자.리샤르 드 옥시타니아의 마차에 태워져 그의 요새로 옮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후의 기억은 검술 훈련을 한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이 검과 함께……
“베냐민.”
“네, 아저씨.”
“그 검은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다.그러니…”
아저씨는 말했다.
“두번다시 잡아 먹히지마.이번에도 잡하 먹힌다면 난 널 버리고 이곳에서 도망친다.알겠냐 애송이?”
“…………”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면 도망치는게 당연.
“알겠습니다.”
허리춤에 찬 검의 손잡이를 꼭 쥔다.발도의 자세, 그렇게 배웠다.자세히는 모른다.그저 난 이 검은 쥐고, 몸에 익혀져 있는 길을 따라갈뿐.생각할 겨를은 없다.이 남자가 생각할 겨를이 있다면 오줌이나 싸고 와라!라는 터무니 없는 말도 했다.길, 몸에 익은 길을 따라서……
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달칵, 하며 칼집에서부터 검은 검신을 드러내 보인다.그러자, 숨식간에 주위의 공기에 칼집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그것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어, 모든 공기를 빨아들이고서는 마지막 한마디를 하고.
끼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인간의 것이 아니였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그리고, 그 검은 날의 칼이 완벽하게 칼집에서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그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는 완벽하게 ‘비명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 무슨!!”
샤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 같은 검의 목소리에 놀란것인가? 하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청각이 침식당해 간다. 그리고 시각이 검은 천막에 둘러쌓인 것 같이 막을 내리고, 온몸의 감각이 사라진다. 검의 힘. 거역할수 없는 ‘이곳의 것’이 아니 ‘저곳의 것’이 온몸을 지배한다.
관건은 이것을 지배하는가, 아니면 지배 당하는가.
정적.
그리고 난 어둠속에 홀로 검을 들고 서있다.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비록 희미한건 인간의 기척.다행이다, 사고는 침식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싸울수 있을까?
볼려고 노력한다.
눈을 찡그린다.하지만 보이는 것은 어둠.난 분명히 눈을 뜨고있는데, 보이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둠이다.어떻게 된걸까?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녀석에게 사고까지 완벽히 먹혔을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꿈을 꾸는 것 같았는데……
“베냐민!!”
아주 작은 목소리.
그 목소리가 어둠속에 홀로 퍼지고, 난 조용히 귀를 귀울였다.침묵, 침묵속에서 그 목소리만이 들렸다. 귀에익은 목소리. 아저씨의 목소리가……
“네, 아저씨.”
“베냐민!!들리는가 보군!”
“들려요.아저씨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요.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으음..
조용히 신음하는 리샤르 대공.아무래도 내 목소리는 들리는 것 같다.아니, 잠시만.나 지금 이대로 있는거 위험한거 아닌가?아무리 지금 칼을 뽑고 있더라 해도 눈 앞에 적이있고……
“베냐민, 잘 들어라!”
그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난 그저 검은 들고 가만히 서서……
“아직 청각까지 침식당하지 않은걸 보면 네 검에게 대항정도는 할수 있겠구나!의지를 굳게 해!그렇다면 일부지만 시야정도는 보일수 있을거다!”
의지.
누군가가 말했던가.내게 있어서 의지만 앞섰다고.그 의지에 몸이 따라주지 않아, 방금전까지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그래, 그 의지인가.
하지만 가끔은 무섭다. 아까 ‘아네스’가 말했듯이, 의지만 앞선 내가 정말로 할수 있을까…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수 있을까?
‘물론.
무엇이든지는 할수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할수 있다.’
마음속에서는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래, 이건 의지의 문제다.정신적인 문제란 말이야.실제로 인간과 몸을 부딪히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검의 정신과 싸우는것이다. 그렇다면…분명히 의지가 있어야 겠지.강한 의지가, 무엇보다더 강한 의지가…….
보여라.
“베냐민!”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샤를로트 국왕의 목소리.그것은 확연히 들려왔고, 난 무의식적으로 검을 들었다.
챙-!!
바로 앞의 인기척이 느껴진다.이것은, 샤를인가?샤를의 검이 나의 검과 상쇄가 되어 난 소리인가?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들린다.이제 눈만 뜬다면……완벽해 지는거야.더 이상 녀석에세 잡아먹히지 않도록……
보여라.
“이자식……!!”
샤를의 목소리가 들린다.
챙!
이건 또 다른 상쇄의 소리.아저씨가 싸우고 있는것일까?내 눈앞에 있는 이녀석이 샤를이라면 분명히 아저씨는 다른 조무래기 들이랑 싸우고 있는거겠지.그거라면 문제없다.난 아저씨를 믿으니까.문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바로 나다.
찌잉-!!
칼끝과 칼끝이 비켜나가는 소리.
젠장, 너무 청각에 의지하지 말자.지금은, 보는것이 먼저야……!!
분명히 녀석의 기척은 있다.움직임은 보인다.하지만, 녀석의 검이 기척이 없기에 어디에 있는지 알수가 없어!받아 칠수도, 피할수도 없다고!
보여라.
시야를 갈망한다.
강한 의지를 담아 노려보자.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곳을 노려본다.빛 한줌 없는 어둠의 저 끝.보이지 않는 그 끝에는 분명히……새하얀 모서리가 있었다.
저기다.
저기가 출구다.
저곳을 나가면……
“베냐미인-!!!”
챙.
모서리 끝.
그 목소리가 틀려왔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커다란 섬광이 보였다.정답은 저곳이다.문제는…이 의지가 저곳까지 나를 끌고 가줄 것인가.
모서리는 점점 커진다.여기서 놓치면 안돼, 여기서 놓치면 영영 어둠속에서 살것만 같아.
달려라.
출구로.
정신을 놓지말고.집중하지 않으면 어둠속의 미아가 되어버린다.모든 빛이 모이는 그곳으로 달리고 달려……
“죽어라아아아아!!!”
머리 위로 한줄기 섬광이 내려 꽂힌다.
검의 칼날.
그것을 칠흑의 검신으로 막아낸다.
“윽!?”
그리고 순간 공중에 뜬 그의 몸을 발로 참과 동시에 검신으로 튕겨내자, 눈 앞에 있던 국왕은 꼴사납게 뒤로 나가 떨어져 버렸다.
보인다…
“베냐민 네 이놈!!”
“국왕주제에 지껄이지마, 허접돼지가.”
자세를 고쳐잡는다.
손에 너덜너덜 쥐어져 있던 손잡이에 힘을 준다.
그리고 어정쩡하게 일어나려는 젊은 국왕을 보고, 외쳤다.
“샤를, 여신 프리스카의 품에가서 운명의 단도로 영원히 새겨둬라.”
자세를 바로잡는다.
그것은 내 몸이 익히고 있는 준비자세.
“‘내 더러운 날개는 베냐민에 의해 짓이겨 졌노라!’라고!”
그리고.
칠흑같이 새카만 살인자의 검은 그 더러운 피를 향해 휘둘러진다!
그것은 알수없는 소리였다.
「킥──」
숨소리 같기도 했다.
「키아악──」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캬악──」
목에 무언가가 걸려,
콜록거리는 어린아이 같기도 했다.
「키야아아악──」
하지만.
그것은 모두 틀렸다.
그것은.
살인자의 웃음소리였다.
──내가 녀석을 처음으로 본건 비가 올려는 어느 마을이였다.소문으로 그곳에서는 연쇄살인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아무도 범인을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범인을 알고있다.
그렇기에 더욱 두려운 것이다.
범인은 소년이라고 했다.자세한 이야기는 알수 없었다.언제나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나 밤에나 나타난다고 했으니.소년의 인상착의는 물론이거니와 입은 옷마저 알수 없었다.그리고 소년은 자신을 보는자는 확실하게 사살을 했다.
단 한가지의 단서가 있다면, 그것은 금발.
이번 연쇄살인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간 뒤였다.마을은 버려진 아이들과 병과 몸이 성치않은 노인들 뿐.그곳은 완전히 폐허였고 더 이상 사람이 살곳이 아니였다.하지만, 이곳에 아직 그 ‘살인마’는 있다고 했다.
어디있냐.
이미 눅눅해진 길거리의 어린 아이들은 나를 보고 천천히 걸어온다.아이들의 모습은 굉장히 더러웠다.가까이 가기 싫어, 본능이 그렇게 말했지만 이성이 본능에 꼭 따를수만은 없었다.하지만, 최대한 따라 붙으려는 아이들을 피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은색으로 빛나는 플레이트 부츠가 더러운 흙탕물에 이끌려 더러워 진다.정말로, 폐허가 다된 마을이였다.건물들은 이곳저곳 성한곳이 없었고, 남은 주민들도 제대로된 인간들은 없었다.
전쟁이라도 휩쓸고간 풍경.
이 마을이 만약 불바다였으면 난 분명히 전쟁이 일어났다고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너덜너덜 해진 집들은 하나같이…칼자국만이 성하게 남겨져 있었다.
어떤녀석일까.
주민들의 증언으로는 금발의 소년이라고 했다.분명히, 그녀석일게 틀림없다.하지만 그녀석이 이런일을 할수 있을까?적어도 내가 아는 그녀석은, 그녀석의 아들은 절대로 이런짓을 할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
미치지 않는 이상은…
「끼야아아아아아아악!그만둬, 그만둬어어어!!!」]
비명소리.
그 소리가 들린곳을 향해 귀를 귀울인다.지금 내가 있는곳으로부터 오른쪽 골목.달리자 철컹 철컹, 하고 플레이트 부츠가 삐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목에서는 갈등이 끓는 소리와, 뇌에서는 계산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그곳은 여전히 할말없이 부수어져 버린 폐허.
그곳에서 아직도 여성의 비명소리를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만,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아, 아아아아아아악!!!!!」
끔찍한 여성의 비명소리.
부수어진 문을 집어 던지고서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집 안은 어두웠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인기척은 없었다.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고, 그 목소리는 머리 바로 위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2층인가!!」
혼자서 외쳤다.아차, 깜빡했다.난 지금 살인자를 알아보러 왔다.이렇게 크게 소리를 질러서는…하지만 이미 늦었으니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았다.어둠속에서 간신히 계단의 난간을 붙잡았고, 난간을 따라 천천히.아주 천천히 올라갔다.삐걱, 거리는 나무 계단.그리고 계단의 끝이 보였고, 그 끝에서 난 조용히 그 광겨을 지켜보았다.
「크으으으으으──」
알수없는 소리였다.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성의 비명소리는 이어지고 있었다.
「끽, 끼긱.」
인간의 두뇌로서는 아무래도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였다.
여성의 비명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수 없는 목소리는 저 소년, 아무리 봐도 소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금발의 인간에게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틀림없다.
녀석이다.
녀석은 칼을 들고있었다.그것은 도살장에서 소를 도륙할때나 쓸법한 커다란 만도였다.저 칼은 어디서 구했을까.아무래도 마을 어딘가의 도살장에서 구했겠지.그리고, 금발소년은 서슴지 않게…여성의 마지막 남은 다리를 자를려고 만도를 들었다.
「그만둬,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것은, 푸른 섬광.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조금의 빛에도, 그것은 푸르고 아름다운 그림자를 그려내며 온 마룻바닥에 선혈을 흩뿌려댔다.덕분에 여성은 실신.아니, 지금쯤이면 다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사지 절단.이제까지 버틴것만 해도 신기하다.
「킥, 키이이이이이이이익.」
금발소년은 말했다.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는 모른다.
이해할수 없는 울부짖음.그것은 울음소리일까?아니면 숨소리일까?아니면…피가 목에 걸려 기침을 하고있는 흡혈귀의 기침소리일까?
아니다.
모두 틀렸다.
내 머리는 그것을 이해하는데에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녀석이 돌아본다.
금발의 소년이 나를 돌아본다.
그건.
그녀석은.
그 이해할수 없도록 울부짖으며.
몸속의 내장을 입 밖으로 쏟아내고 싶을 정도로 역겨운 미소를 자아내고 있었다.
“완벽하게 살인자였지, 그거.”
“미안하군요 아저씨.그런거 따윈 제 기억에 없어요.”
그렇다.
내 기억에는 연쇄살인 사건따윈 없다.누군가를 죽여본건…그것이 처음이였다.우리를 쫓아오는 그 쓰레기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건 틀렸다.아무래도 난 그 이후로 정신을 잃었다.그 후로 기억나는 것은……이 남자.리샤르 드 옥시타니아의 마차에 태워져 그의 요새로 옮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후의 기억은 검술 훈련을 한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이 검과 함께……
“베냐민.”
“네, 아저씨.”
“그 검은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다.그러니…”
아저씨는 말했다.
“두번다시 잡아 먹히지마.이번에도 잡하 먹힌다면 난 널 버리고 이곳에서 도망친다.알겠냐 애송이?”
“…………”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면 도망치는게 당연.
“알겠습니다.”
허리춤에 찬 검의 손잡이를 꼭 쥔다.발도의 자세, 그렇게 배웠다.자세히는 모른다.그저 난 이 검은 쥐고, 몸에 익혀져 있는 길을 따라갈뿐.생각할 겨를은 없다.이 남자가 생각할 겨를이 있다면 오줌이나 싸고 와라!라는 터무니 없는 말도 했다.길, 몸에 익은 길을 따라서……
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달칵, 하며 칼집에서부터 검은 검신을 드러내 보인다.그러자, 숨식간에 주위의 공기에 칼집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그것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어, 모든 공기를 빨아들이고서는 마지막 한마디를 하고.
끼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인간의 것이 아니였다.
인간의 목소리가 아닌,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그리고, 그 검은 날의 칼이 완벽하게 칼집에서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그 저승에서 들려오는듯한 목소리는 완벽하게 ‘비명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 무슨!!”
샤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소리 같은 검의 목소리에 놀란것인가? 하지만 그 목소리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청각이 침식당해 간다. 그리고 시각이 검은 천막에 둘러쌓인 것 같이 막을 내리고, 온몸의 감각이 사라진다. 검의 힘. 거역할수 없는 ‘이곳의 것’이 아니 ‘저곳의 것’이 온몸을 지배한다.
관건은 이것을 지배하는가, 아니면 지배 당하는가.
정적.
그리고 난 어둠속에 홀로 검을 들고 서있다.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비록 희미한건 인간의 기척.다행이다, 사고는 침식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싸울수 있을까?
볼려고 노력한다.
눈을 찡그린다.하지만 보이는 것은 어둠.난 분명히 눈을 뜨고있는데, 보이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둠이다.어떻게 된걸까?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녀석에게 사고까지 완벽히 먹혔을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꿈을 꾸는 것 같았는데……
“베냐민!!”
아주 작은 목소리.
그 목소리가 어둠속에 홀로 퍼지고, 난 조용히 귀를 귀울였다.침묵, 침묵속에서 그 목소리만이 들렸다. 귀에익은 목소리. 아저씨의 목소리가……
“네, 아저씨.”
“베냐민!!들리는가 보군!”
“들려요.아저씨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요.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으음..
조용히 신음하는 리샤르 대공.아무래도 내 목소리는 들리는 것 같다.아니, 잠시만.나 지금 이대로 있는거 위험한거 아닌가?아무리 지금 칼을 뽑고 있더라 해도 눈 앞에 적이있고……
“베냐민, 잘 들어라!”
그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난 그저 검은 들고 가만히 서서……
“아직 청각까지 침식당하지 않은걸 보면 네 검에게 대항정도는 할수 있겠구나!의지를 굳게 해!그렇다면 일부지만 시야정도는 보일수 있을거다!”
의지.
누군가가 말했던가.내게 있어서 의지만 앞섰다고.그 의지에 몸이 따라주지 않아, 방금전까지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그래, 그 의지인가.
하지만 가끔은 무섭다. 아까 ‘아네스’가 말했듯이, 의지만 앞선 내가 정말로 할수 있을까…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수 있을까?
‘물론.
무엇이든지는 할수 없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할수 있다.’
마음속에서는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래, 이건 의지의 문제다.정신적인 문제란 말이야.실제로 인간과 몸을 부딪히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검의 정신과 싸우는것이다. 그렇다면…분명히 의지가 있어야 겠지.강한 의지가, 무엇보다더 강한 의지가…….
보여라.
“베냐민!”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샤를로트 국왕의 목소리.그것은 확연히 들려왔고, 난 무의식적으로 검을 들었다.
챙-!!
바로 앞의 인기척이 느껴진다.이것은, 샤를인가?샤를의 검이 나의 검과 상쇄가 되어 난 소리인가?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들린다.이제 눈만 뜬다면……완벽해 지는거야.더 이상 녀석에세 잡아먹히지 않도록……
보여라.
“이자식……!!”
샤를의 목소리가 들린다.
챙!
이건 또 다른 상쇄의 소리.아저씨가 싸우고 있는것일까?내 눈앞에 있는 이녀석이 샤를이라면 분명히 아저씨는 다른 조무래기 들이랑 싸우고 있는거겠지.그거라면 문제없다.난 아저씨를 믿으니까.문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바로 나다.
찌잉-!!
칼끝과 칼끝이 비켜나가는 소리.
젠장, 너무 청각에 의지하지 말자.지금은, 보는것이 먼저야……!!
분명히 녀석의 기척은 있다.움직임은 보인다.하지만, 녀석의 검이 기척이 없기에 어디에 있는지 알수가 없어!받아 칠수도, 피할수도 없다고!
보여라.
시야를 갈망한다.
강한 의지를 담아 노려보자.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곳을 노려본다.빛 한줌 없는 어둠의 저 끝.보이지 않는 그 끝에는 분명히……새하얀 모서리가 있었다.
저기다.
저기가 출구다.
저곳을 나가면……
“베냐미인-!!!”
챙.
모서리 끝.
그 목소리가 틀려왔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커다란 섬광이 보였다.정답은 저곳이다.문제는…이 의지가 저곳까지 나를 끌고 가줄 것인가.
모서리는 점점 커진다.여기서 놓치면 안돼, 여기서 놓치면 영영 어둠속에서 살것만 같아.
달려라.
출구로.
정신을 놓지말고.집중하지 않으면 어둠속의 미아가 되어버린다.모든 빛이 모이는 그곳으로 달리고 달려……
“죽어라아아아아!!!”
머리 위로 한줄기 섬광이 내려 꽂힌다.
검의 칼날.
그것을 칠흑의 검신으로 막아낸다.
“윽!?”
그리고 순간 공중에 뜬 그의 몸을 발로 참과 동시에 검신으로 튕겨내자, 눈 앞에 있던 국왕은 꼴사납게 뒤로 나가 떨어져 버렸다.
보인다…
“베냐민 네 이놈!!”
“국왕주제에 지껄이지마, 허접돼지가.”
자세를 고쳐잡는다.
손에 너덜너덜 쥐어져 있던 손잡이에 힘을 준다.
그리고 어정쩡하게 일어나려는 젊은 국왕을 보고, 외쳤다.
“샤를, 여신 프리스카의 품에가서 운명의 단도로 영원히 새겨둬라.”
자세를 바로잡는다.
그것은 내 몸이 익히고 있는 준비자세.
“‘내 더러운 날개는 베냐민에 의해 짓이겨 졌노라!’라고!”
그리고.
칠흑같이 새카만 살인자의 검은 그 더러운 피를 향해 휘둘러진다!
흐음.. 저런 과거가 또 있었군요.
전 단순 먼치킨화인줄 알았더니..
잘 보았습니다~|icon/member_1091648069.jpg_thu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