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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Maid no Maiden#04 - Magician

2005.01.29 02:19

T.S Akai 조회 수:368 추천:1

우직끈.

「꺅!」

방금전 까지만해도 핫쵸코를 담고있던 새하얀 머그컵이 미끄러운 자신의 손을 피해 허공을 가르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져 박살난다.
아니, 이렇게 약한 컵이라니.이거 어디서 산거야 도대체?한번 떨어졌다고 아예 박살이 나네?

「칫…」

어쩔수없다는 눈치로 박살난 머그컵을 내려다본다.솔직히 말해서 설거지는 오늘이 처음인 나 ‘엘자 드 발렌타인’은 이정도라면 처음치곤 잘하는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까지 접시 4개, 방금것까지 합쳐서 컵 2개를 박살내버렸다.

「쳇, 방심했어…」

중얼 거리며 달그락 달그락 설거지를 계속한다.이번은 방심하지 않는다.천천히, 아아.급한 마음은 먹으면 안돼.그러면 또 손에서 미끄러져 골로 직행이다.

「하아, 내가 한다고 해놓구서는.클라우스씨가 오면 뭐라고 할지…」

아아, 그것은 아무레도 어젯밤 일이였다.




「저기요, 그…」
「클라우스야.」
「클라우스씨.제가 도와줄건 없나요?」
「뭐가 말이야?」
「그러니까…설거지라던가, 방청소라던가, 빨래라던가.그래도 이렇게 치료해줬는데 아무런 보답도 없다는건 그…클라우스씨가 너무 가엾잖아요!」
「괜찮아 괜찮아~ 어느 세상에 환자한테 일시키는 의사는 없다고.너무 부담스러워 할 필요는 없으니까 퇴원할때까지는 편하게 지내.」
「하지만!빚을 졌으면 꼭 갚아야된다고 우리 아빠가 말했다구요!」
「그 아버지 참 좋은 아버지네.」
「노, 농담이 아니라구요!」
「그랙그래, 알았어.내일 나 잠시 나가봐야 해.엘자 문병 못해서 미안하지만 이레뵈도 의사니까 이곳 저곳 왕진가야되서 말이야.그러니까, 음…방청소는 너무 세밀하기도 하고 빨래는 스테미너가 너무 많이 드니까.설거지를 부탁해.설거지도 서서 하는거기 때문에 스테미너가 꽤나 들지만 여자아이는 손재주가 있으니까 말이야.부탁해.」



라지만.
난 전혀 설거지를 해본적이 없단 말이야!!

확실히, 여자아이가 손재주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그것은 내가 꽃꽂이라던가 옆에서 메이드 언니들이 하는걸 봐서 분명히 알고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절대로 다르다.아무리 손재주가 있다고 해도 설거지가 이런 고난이도의 테크닉을 요구한다니,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이야기다.
어릴적 주방에는 호기심으로 몇번 들여다 봐서 대충 어떻게 하는건지는 알겠지만…

「으앗!」

다시 한번더 새하얀 접시가 공중을 나른다.하지만 그것을 간신히 두손으로 받아들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방청소를 시키지…」

이집에 있었는지 약 5일째 되는날, 난 처음으로 클라우스씨를 원망했다.






“크으…”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어났다.음?왠지 머리가 붕 뜬 느낌인데.아아, 왠지 이마에 붕대가 감겨져 있다.왜일까, 무슨 일이 있었나.
라고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자, 아무레도 이곳은 방인듯 하다.인형들이 늘어져 있는.
커다란 곰인형부터 시작해서 인형극에 쓰일듯한 인형까지.밋밋한 목각인형부터 시작해서 귀족아이의 모습을 한 비스크 인형까지.이곳이 분명히 여자아이의 방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누워있는 침대에 무언가가 기대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곳에는, 흑발 생머리의 메이드복을 입은 한 여성이 침대 앞에 앉아 엎드려 자고있었다.

“저기…?”

아아, 로텐부르크의 메이드인가.분명히 아까의 로텐부르크 아가씨의 말에 의하면 한명 이상의 메이드가 있었던 것 같다.그렇다면 이사람이 그 한명의 메이드인가.
그것보다는 내가 왜 이런데에 있는것부터 물어야…

“저기, 이보세요.”

침대 앞에 앉아 엎드려 자고있는 여성의 어깨를 흔들어 깨운다.흔들흔들, 흔들흔들.하지만 절대로 일어날 생각은 안한다.

“전혀 일어날 생각 안하네.뭐, 일단 일어나 볼까…”

하고 이불을 걷었을 때.
분명히, 허전한것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왠지 춥네.”

허전한것이…


이불을 걷어내자.
홀딱 벗고있다.



“…….”

순간 정적.
하지만 당황하고 있을 사이가 없다.이 몸을 무언가로 가려야 한다.아아, 옷 있을려나 옷?여자아이 방이니까 왠지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안든다.
그러니까…

“자는척이라도 하자.”

라고 생각하며 눈감고 침대에 다시 누웠다.

젠장, 어떻게 된거지.홀딱 벗고있다니.그것도 여자아이 앞에서 말이다!이거 보통 위험한게 아니다.이집 주인인 로텐부르크의 아가씨도 여자고, 보통은 늙은 할아버지라던가 중년의 남자가 맡는 집사 역시 젊은 여자고, 거기다가 메이드라 함은 대체로 젊은 여자아이들이 주(主)잖아?분명히 이 별장에는 로텐부르크의 아가씨와 레아씨와 메이드밖에 없을텐데…

‘그럼 남자는 없잖아!?’

속에서 그렇게 중얼거리고 다시 생각을 가다듬는다.
아니다.먼저 이곳에 오게 된 상황을 생각해보자.역시 난 아가씨의 말대로 목욕하러 온천으로 들어간 것 까지는 기억 나는데……

“끙…”

등 뒤에서 신기한 신음소리가 들린다.아아, 메이드가 일어난듯 하다.침대의 무게가 덜어지는걸 보니 분명히 그렇다.

“응…그세에 자버린건가.”

조용히 혼잣말을 하는 그녀.

“하아…주인님도 참.나도 모르게 이 저택에 남자를 들여놓으니까 그런거잖아.거기다가 우리 저택 온천은 혼탕이니까 말이야(라는것 보다는 여자가 대부분이니까 남탕이 필요없잖아).아아!이렇게 된 바에는 쎄실한테 부탁해서 남탕도 새로 만들어야 하나?하지만 이사람…”

정말로 혼자서 이야기 잘한다.

“주인님네 저택에서 산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레아언니 말로는 아직 정식채용은 되지 않았다던데…”

정식채용?
그럼 설마 임시채용은 됐다는 소리야?

“그러고보니 이사람, 주인님과 같은 금발이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 부드러운 손이 대 뒷머리를 쓰다듬는다.뭐, 그다지 누군가가 머리쓰다듬는걸 싫어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아니.오히려 쓰다듬는걸 좋아한다랄까나.아니, 그런것은 어쨌든.이사람 지금 뭘 하는거야?

“확실히 금발이 귀티나 보이는구나~”

자아도취!?
아니, 뭐.어쨌든.굉장히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해진듯 하다.

“설마 주인님의 숨겨둔 오빠같은건 아니겠지~”

그건 아무레도 절대 아닌것같다.
‘진짜’를 아까 만났으니 말이다.


“하앙…어쨌든 저질러 놓고도 미안하네.그렇게 커다란 돌을 맞고도 살아있는 이사람도 신기하지만…(거기다가 주인님한테도 혼나버렸고…)”

돌?
바위?
아아!기억났다.분명히 난 온천안에 있었었지.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면서 정신이 흐릿해졌고 마지막으로는 새카만 바위가 날라오더니…

“밀렌?민씨는 깨어났어?아아, 그사람한테 허튼 수작 부리지마.그럼 그사람한테 관심있는 아가씨 한테 또 혼난다고.”
“아, 레아언니.”

푸히히, 웃으며 문을 열고 등장하는 그녀의 목소리.아아, 안돼.사람이 많아졌어.난 지금 홀딱 다벗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고보니 역시!주인님은 이사람한테 관심이 있는거구나!그래서 혼수상태로 이사람을 온천에서 끄집어 냈을 때 포커페이스인 주인님이 화낸거야!”
“이제서야 눈치채다니, 너 그 상황파악력은 언제 향상시킬레?”
“헤헤, 언젠가는 향상 되겠죠?”

뭔가 굉장히 위험한 대화를 하고있는 두사람이였다.

“그런데 말이지.쎄실한테는 남자 메이드복 부탁 해놨어?”
“아아!부탁 해놨어요.오랜만의 옷만들기라서 굉장히 기뻐하던데요?뭐, 드레스라거나 에이프런 같은건 자주 만들면서 막상 남자아이 옷을 만들려니, 간만에 새로운 소재라 기뻐하는 것 같아요.(위험해 보이기도 했고)”
“그래?조금 위험하긴 해도 다행이네.그 아이, 난 절대로 다루기 어렵더라고.”
“쎄실도 알고보면 좋은 아이에요.아무리 저택에 존재감이 없다라고는 하지만 저택 청소는 손재주 없는 저보다는 쎄실이 모두 하니까요.거기다가 시간 남으면 저한테 인형도 만들어 주구요.”
“흐응, 그럼에 있어서 밀렌이 우리 저택에 있는건 참 다행이야.요리도 잘하고.이레저레 도움되는 것이 많거든.”
“헤헤~ 뭘요.”

아니, 한 남자를 홀딱 벗겨놓고 뭘 이야기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일어나는 것부터 해야할 듯 하다.이렇게 숨어서 듣는것도 지겹고, 그러니까 이제 곧 일어나는 연기를 해야…

쾅!!

폭발음?소리에 깜짝 놀라 상반신을 일으키고 주위를 돌아봤을 때, 머리 위로 돌조각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천정을 바라봤을 때, 그곳은 이미 휑하니 구멍이 뚫려져……

쿠르르르르릉!!

무너지고 있었다.

“꺄아!”
“밀렌!위험해!”

바위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레아씨와 밀렌이라는 아가씨의 목소리가 동시에 겹쳐졌다.아아, 다행히도 바위는 머리 위의 직빵으로는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아무리 돌덩이가 떨어져도 이 침대의 이불에서 도망치면 알몸이라는 것이 들통 나…아니, 설마 이미 들통난걸까?

“젠장!”

후두둑, 떨어지는 돌조각 사이에서 바위에 깔리 새하얀 이불을 끌어당긴다.힘에 이기지 못한 이불은 찢어졌지만 확실히 아래를 가릴수는 있을정도.좋았어!이대로 도망친다!라고 생각하며 침대에서 뛰어 나왔을 때.
바로 눈앞에 사람 덩치반한 바위가 쿵!하고 떨어졌다.

“……………”

분명 이 바위를 맞았으면 난 꾸직, 이였을거야.비명소리 하나 못내고 케찹이 되었을걸.아아, 난 왜이리 해피포츈인거냐…


“…찾았군요.금발의 귀공자.민·리코스트 라 했나요?”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음침했다.그러니까, 왠지 나한테 텔레파시로 말을 건다면 이런 느낌일까?

“제 이름은 쎄실…당신의 옷을 만드는 김에 이 저택에 당신의 방을 만들려고 했는데.방과 방 사이의 장벽이 깨져버렸네요.미안해요.나 때문에 밀렌의 방마저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나중에 사과나 해야겠군요.”

목소리는 더욱 더 뚜렷해지고 있었다.그 뚜렷해지는 목소리를 따라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아무리 봐도 8~10정도 밖에 안되는 어린 소녀가 에이프런을 입고 서있었다.
말하자면 그녀의 용모는 아무리 봐도 무표정(한쪽 눈을 앞머리로 가리고 있어서 잘 판단은 안되지만).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목소리는그 무표정에 맞지않게 10대 후반의 목소리였고, 약간은 들떠있었다.

“제 얼굴과 목소리가 잘 매치되지 않아 당황스러운가 보군요.당연한 현상이에요.이건 제 목소리가 아니거든요.”

아, 아니.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니.잘 이해가 안됩니다요만?

“저는, 로텐부르크의 성을 관리하고 있는 마법사거든요.”

그렇게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쎄실이라는 소녀의 얼굴은, 변함없는 무표정이였다.








슬슬 니맘대로 해라 스토리가 되어가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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