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Maid no Maiden#03 - Rocks Drop
2005.01.27 18:33
「흑..하아..」
숨쉬기가 어려웠다.
「여, 여기 사람이 죽어있어!!」
「꺄아!」
「어서 경관을 불러!」
하지만.
따스한 해가 떠오르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느껴졌다.그리고, 주민들의 목소리도.
그리고, 반즘 감긴 눈동저 저편으로, 한 남자가 내앞을 가로막는 것을 보았다.
「귀족아이인듯 한데…이 아이는 아직 살아있다!어서 의사를 불러!」
「내가 의사요!환사 상태를 쫌 봅시다!」
한 젊은남자가, 자신이 의사라는 것을 자청했다.
「배를 칼에 찔렸군!다행히도 급소는 피했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그리고 나는.
사라져가는 의식속에서 다시 한번 이 남자의 얼굴을 훔쳐봤다.
「으…」
상쾌하지 않다.몸도, 마음도.누워있는 곳은 침대인가.이렇게 상쾌하지 않은 침대에 누워보는것도 처음이다.그래도 쓰레기 더미보다는 괜찮지만…
여기는 어디일까.난 분명히 엄마랑 오빠랑 도망을 치다가……
「…흑」
갑작스레 눈물이 났다.
왠지는 모른다.가슴이 아파왔다.왠지 모르겠지만 배도 아파왔다.왜이리 아플까.그리고 여기는 어딜까.정말로 살풍경한 방.이 방에는 책상과 침대, 그리고 책장과 옷걸이밖에 없었다.
책상에 여러가지 책들이 늘어져 있는걸 보니…학자?
「야아, 일어났구나.」
소리가 들린쪽으로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새하얀 코트를 입은 한 젊은 남자가 서있었다.그러고 보니, 의사?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위험한 상태였다고.뭐, 여자아이인데 생각보다 빨리 일어났네?보통 여자아이는 더 누워있어야 될텐데.아, 뭐라도 먹을레?」
「아뇨, 그것보다는…이곳은 어디죠?」
「여기는 내 집.아, 내 이름은 클라우스.아가씨의 이름은?」
「아, 제 이름은 엘자 드…아니, 엘자.엘자에요.」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을 말할수 없었다.
알고있다.이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은 가진 크리스티앙 드 발렌타인은 반역자였으니까.그리고 우리는 반역자의 가족이니까.그에따른 아버지의 죄를 짊어지지 않으면 안된다.그것이, 그녀석[왕]의 명령[법]이였다.
「엘자, 엘자인가.좋은이름인데?그래, 엘자.그런데 아까는 왜 울었어?」
지금 현재 제일 묻지 말았으면 하는 것을 물은 그 남자는 헤실헤실 웃고있었다.
기분나빠, 남의 마음도 모르고.
「우울한 표정 짓지 말라고.뭐, 여자아이의 프라이버시를 물은 내 잘못인가.미안해.」
그리고 금방 사과해버리는 이 베짱은 뭐란 말이냐.
「그러고보니…나 어떻게 된거죠?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듯 해서…배도 무언가에 찔린듯이 아프고…」
단정하게 붕대가 감겨있는 배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물었다.
「넌 골목길에 쓰러져 있었어.배를 칼에 찔린채로 말이지.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위험한 상태였어.거기다가 주위 상황을 보니 사연이 있는 것 같길레.귀찮아 지기 전에 내가 잽싸게 널 데리고 왔지.」
「그런가요.어쨌든, 고마워요.하지만 난 여기 오래 못있어요.이레뵈도 바쁜 몸이라…윽」
상체를 일으킬려고 했지만, 배가 심한 비명을 질러댄다.
「어이어이, 아가씨.쫌 참으라고.아무리 정신은 돌아왔다고 하지만 상처는 아직 완전히 다 아물지 않았어.거기다가 여기저기 타박상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퇴원할때까지 정도는 여기 남아있어.」
「안돼요!저만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당신한테도 피해가 올지도 몰라요!전…」
반역자의 가족이니까.
라는 말은 할 수가 없다.
「어려운 사건에 관계되어 있는 것 같군.하지만 괜찮아.만약 이나라 경비병들에게 쫓기는 신분이라면 말이야.」
「무슨 뜻이죠?」
「이 집은.」
그가 말했다.
「아무도 못찾아.」
“이야아, 깔끔하게 면도하니 멋지잖아요 민씨?”
눈앞의 레아씨가 그렇게 말했다.옆에서 면도를 끝내고 장비를 챙기고 있는 이발사는 분명히 프로 이발사 같이 보였다(아아, 어쩌면 귀족님들의 전용 이발사일지도 모른다.)
콧수염을 기른 늙은 이발사는 천천히 방을 나갔다.
내가 있는 이곳은 아무레도 로텐부르크 아가씨의 별장으로, 별장이라지만 꽤나 호화롭다.공작집안인 우리집도 이런 별장이 몇몇 있었지만, 그다지 가본적도 없기에 별장이 어떻게 꾸며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이 별장은 장난이 아니라고 해야하나?
“민씨.”
“네?”
그녀는 갑자기 앉아있는 나를 진지하게 내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너어무 귀엽다아~♡”
내 목을 끌어안으며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분명히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아, 아, 안돼요 레아씨.그, 그러니까.가슴이 직빵인데…
“저, 저기…레아씨.숨, 막히…”
“아, 미안해요 민씨.”
난처하다는 듯이 끌어안은 목에서 손을 떼는 레아씨.아아, 이사람 진심이다.방금 그거 진심이였다고.왠지 무서운데…
“레아, 방금 이발사가 청구서를 주고 돌아갔습니다.민의 이발이 끝난건가요?”
여러가지 문양이 새겨진 고급스러운 새하얀 문을 열고 들어온 금발의 미녀는, 분명히 이 별장과는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아, 아가씨.방금 면도는 끝냈어요.”
“그런가요.그럼 목욕을 시키세요.식사준비는 메이드에게 미리 시켜두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아가씨는 문의 손잡이를 열고 나갈려는 순간,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물로 눈도 마주쳤다)
“ ‘금발’이 잘 어울리는 얼굴이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레아씨와 내가 있던 방을 나갔다.
하지만, 진짜 두려운 것은 슬슬 다가오고 있었다.
“와아, 아가씨한테 칭찬을 받다니.능력 좋은데요?”
“무, 무슨 뜻인가요 레아씨?”
“훗, 우리 아가씨한테 칭찬받는건 그리 쉬운게 아니에요.대륙 최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먹어도 단순히 ‘괜찮구나’정도의 말밖에 하지 않는 아가씨가, 심지어는 아무리 멋진 남자를 보아도 ‘흥’정도로 끝내는 아가씨한테 그런 이야기를 듣다니.그거 능력 좋은거에요.”
“에, 에이.그냥 어울린다는 말인걸요.”
“아니에요!저 뜻은 분명히 아가씨는 민씨에게 ‘관심이 있다’고 말한거에요!지금이에요 민씨!나 민씨가 주인님이라면 아무런 불평도 없이 받아줄수 있…”
“말이 많군요, 레아.”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금발 아가씨가 문곁에 서서 레아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아가씨!언제 그곳에!?”
“잊고 하지 않은 말이 있어서 말이죠.민씨.개인 목욕탕은 제 방에 있는 개인 목욕탕 뿐이니, 이쪽 복도 끝에있는 대중 목욕탕을 사용해 주세요.”
“아, 네.”
그렇게 말하고서는, 금발의 아가씨는 레아씨를 싸늘하게 쳐다본다.
“레아.”
“네!”
“제가있는 곳에서 쓸데없는 말은 삼가해주길 바레요.”
라고 말하고서는 대답도 듣지 않은채 방문을 닫고 나가는 그녀.
순간 정적이 있는건 말할 필요도 없을까?
“신기한 별장이네…”
방을 나와 복도를 걷고있었다.
나 자신이 아무리 공작집안 출신이라 해도 대중 목욕탕이 있는 별장은 처음봤다.아니, 이 부근에 온천이라도 있는것일까?책에서 본 바로는 아델라이드 대륙에는 화산이 없다고 한다.대륙의 서쪽에 화산섬이 있다고는 하지만 대륙에는 없는듯.
그래도 나도 모르게 이 왕국에 온천이 발견된것일까?아니, 이 왕국에 온천이 발견된다면 먼저 국왕부터가 손을 댈것이다.온천은 대륙에서 귀하기도 하니 말이다.그런데 어떻게 아무리 동맹국이라지만 타국의 귀족부인이 온천의 개인소유권을 가지고 있을까?
복도의 끝에 거의 다다랐을 때, 두갈레의 길이 있었다.오른쪽에는 Gentlemen, 왼쪽에는 Lady.
“음, 난 Gentlemen이니까 오른쪽이겠군.”
오른쪽으로 돌자 수많은 수납장들이 있었다.아아, 이곳에 옷을 넣는것인가.열쇠도 달려있네?이런 (조잡한)수납장은 처음 보지만, 일일히 수납장에 열쇠가 달려있으니 옷을 도둑맞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옷을 모두 넣어놓고 열쇠로 잠궜다.
아, 열쇠는 어쩌지?들고 가자니 귀찮고, 그냥 놔두자니 불안하고.아니, 어차피 이 별장에는 로텐부르크의 아가씨와 집사, 그리고 메이드씨 말고는 더 없을 것 같으니 열쇠는 그냥 놔두고 가자.그러고 보니 훔쳐갈 사람도 없잖아?
온천은 관광차로 서쪽 화산섬으로 한번정도는 가본적이 있으니 어떻게 해야되는지는 알고있다.아아, 한동안 성에서 살지 않아서 옛날느낌이 잘 되살아나진 않지만 어쩔수 없나.
기억대로라면 입은 옷을 넣어두고 한번 또 들어가는 문이 있을것이다.아니면 통로라도 말이지.그쪽으로 가며 야외 온천이 있다.
“아, 저쪽에 있군.”
그곳에는 문이 아닌 커다란 통로가 있었다.아아, 저곳으로 가면 온천(이 아니라도 목욕탕)이 나오겠지.
아무것도 없는 그다지 길지않은 통로를 나오자, 눈 앞에 펼쳐진 광장안 멋진것이였다.온천을 가본지 어언 10년?조금 안됐을텐데.너무 오래되었나, 뜨거운 물에서 풍겨나오는 내음과 새하얀 연기가 너무나도 아름다워보였다.
“멋지네…”
확실히 야외온천이였다.
아직 밤은 아니지만 져가는 저녁의 하늘.올려다 보면 달이 떠있고 달이 떠있는 다른 편에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아, 술마시고 싶다─.
천천히 온천탕의 테두리에 있는 돌에 걸터앉아 발음 담궈본다.아아, 뜨겁다.따뜻하다.그래도 이거 꽤나 좋은 느낌.아아, 잠올것 같아.
천천히 다리 전체를 잠궈본다.
“후아~”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그런 소리가 튀어나와놓고서는 놀란다.아아, 굉장해.이런것이 대륙에 존재하다니.너무 기분 좋아.
하지만 이렇게 즐길수마는 없다.이 프랑크 왕국에 이런 온천이 존재한다면 곧 국왕이 발견할 것이다.그 남자는 굉장히 탐욕스러운 녀석이니까.
이 온천을 가만히 놔둘수 없다.서쪽 화산섬의 온천이 국가 소유니, 이것마저도 그 남자의 손에 들어갈지도 모른다.하지만 어떻게 이 온천이 존재할수 있는것일까?대륙에는 화산은커녕 최근 온천이 발견된 흔적은 없는데?
그렇게 보기에 이 온천은 꽤나 오래된듯 하고…
라고 생각하면서 온몸은 온천에 담근 나 자신을 보고선 다시 한번 더 놀랐다.
“굉장해…반했다, 홀딱 빠졌어…”
조용히 응얼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이…”
“꺄악!!”
퍽!!
아.정신이 묘해진다.이것도 온천의 효능인가?책에서 본건데 동쪽의 어느 대륙에는 화산이 많아 온천이 많다던데.그쪽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온천도 있다는데.아아, 이 온천이 그,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묘해지는…?
아, 내가 무슨말을 하고있는거지…?
“변태야아아아-!!!”
찢어지는 여성의 비명소리와 함께.
정신이 든 내 시야에는 눈앞으로 날라오는 새카만 바위덩어리가 있었다.
숨쉬기가 어려웠다.
「여, 여기 사람이 죽어있어!!」
「꺄아!」
「어서 경관을 불러!」
하지만.
따스한 해가 떠오르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느껴졌다.그리고, 주민들의 목소리도.
그리고, 반즘 감긴 눈동저 저편으로, 한 남자가 내앞을 가로막는 것을 보았다.
「귀족아이인듯 한데…이 아이는 아직 살아있다!어서 의사를 불러!」
「내가 의사요!환사 상태를 쫌 봅시다!」
한 젊은남자가, 자신이 의사라는 것을 자청했다.
「배를 칼에 찔렸군!다행히도 급소는 피했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그리고 나는.
사라져가는 의식속에서 다시 한번 이 남자의 얼굴을 훔쳐봤다.
「으…」
상쾌하지 않다.몸도, 마음도.누워있는 곳은 침대인가.이렇게 상쾌하지 않은 침대에 누워보는것도 처음이다.그래도 쓰레기 더미보다는 괜찮지만…
여기는 어디일까.난 분명히 엄마랑 오빠랑 도망을 치다가……
「…흑」
갑작스레 눈물이 났다.
왠지는 모른다.가슴이 아파왔다.왠지 모르겠지만 배도 아파왔다.왜이리 아플까.그리고 여기는 어딜까.정말로 살풍경한 방.이 방에는 책상과 침대, 그리고 책장과 옷걸이밖에 없었다.
책상에 여러가지 책들이 늘어져 있는걸 보니…학자?
「야아, 일어났구나.」
소리가 들린쪽으로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새하얀 코트를 입은 한 젊은 남자가 서있었다.그러고 보니, 의사?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위험한 상태였다고.뭐, 여자아이인데 생각보다 빨리 일어났네?보통 여자아이는 더 누워있어야 될텐데.아, 뭐라도 먹을레?」
「아뇨, 그것보다는…이곳은 어디죠?」
「여기는 내 집.아, 내 이름은 클라우스.아가씨의 이름은?」
「아, 제 이름은 엘자 드…아니, 엘자.엘자에요.」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을 말할수 없었다.
알고있다.이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은 가진 크리스티앙 드 발렌타인은 반역자였으니까.그리고 우리는 반역자의 가족이니까.그에따른 아버지의 죄를 짊어지지 않으면 안된다.그것이, 그녀석[왕]의 명령[법]이였다.
「엘자, 엘자인가.좋은이름인데?그래, 엘자.그런데 아까는 왜 울었어?」
지금 현재 제일 묻지 말았으면 하는 것을 물은 그 남자는 헤실헤실 웃고있었다.
기분나빠, 남의 마음도 모르고.
「우울한 표정 짓지 말라고.뭐, 여자아이의 프라이버시를 물은 내 잘못인가.미안해.」
그리고 금방 사과해버리는 이 베짱은 뭐란 말이냐.
「그러고보니…나 어떻게 된거죠?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듯 해서…배도 무언가에 찔린듯이 아프고…」
단정하게 붕대가 감겨있는 배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물었다.
「넌 골목길에 쓰러져 있었어.배를 칼에 찔린채로 말이지.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위험한 상태였어.거기다가 주위 상황을 보니 사연이 있는 것 같길레.귀찮아 지기 전에 내가 잽싸게 널 데리고 왔지.」
「그런가요.어쨌든, 고마워요.하지만 난 여기 오래 못있어요.이레뵈도 바쁜 몸이라…윽」
상체를 일으킬려고 했지만, 배가 심한 비명을 질러댄다.
「어이어이, 아가씨.쫌 참으라고.아무리 정신은 돌아왔다고 하지만 상처는 아직 완전히 다 아물지 않았어.거기다가 여기저기 타박상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퇴원할때까지 정도는 여기 남아있어.」
「안돼요!저만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당신한테도 피해가 올지도 몰라요!전…」
반역자의 가족이니까.
라는 말은 할 수가 없다.
「어려운 사건에 관계되어 있는 것 같군.하지만 괜찮아.만약 이나라 경비병들에게 쫓기는 신분이라면 말이야.」
「무슨 뜻이죠?」
「이 집은.」
그가 말했다.
「아무도 못찾아.」
“이야아, 깔끔하게 면도하니 멋지잖아요 민씨?”
눈앞의 레아씨가 그렇게 말했다.옆에서 면도를 끝내고 장비를 챙기고 있는 이발사는 분명히 프로 이발사 같이 보였다(아아, 어쩌면 귀족님들의 전용 이발사일지도 모른다.)
콧수염을 기른 늙은 이발사는 천천히 방을 나갔다.
내가 있는 이곳은 아무레도 로텐부르크 아가씨의 별장으로, 별장이라지만 꽤나 호화롭다.공작집안인 우리집도 이런 별장이 몇몇 있었지만, 그다지 가본적도 없기에 별장이 어떻게 꾸며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이 별장은 장난이 아니라고 해야하나?
“민씨.”
“네?”
그녀는 갑자기 앉아있는 나를 진지하게 내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너어무 귀엽다아~♡”
내 목을 끌어안으며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분명히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아, 아, 안돼요 레아씨.그, 그러니까.가슴이 직빵인데…
“저, 저기…레아씨.숨, 막히…”
“아, 미안해요 민씨.”
난처하다는 듯이 끌어안은 목에서 손을 떼는 레아씨.아아, 이사람 진심이다.방금 그거 진심이였다고.왠지 무서운데…
“레아, 방금 이발사가 청구서를 주고 돌아갔습니다.민의 이발이 끝난건가요?”
여러가지 문양이 새겨진 고급스러운 새하얀 문을 열고 들어온 금발의 미녀는, 분명히 이 별장과는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아, 아가씨.방금 면도는 끝냈어요.”
“그런가요.그럼 목욕을 시키세요.식사준비는 메이드에게 미리 시켜두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아가씨는 문의 손잡이를 열고 나갈려는 순간,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물로 눈도 마주쳤다)
“ ‘금발’이 잘 어울리는 얼굴이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레아씨와 내가 있던 방을 나갔다.
하지만, 진짜 두려운 것은 슬슬 다가오고 있었다.
“와아, 아가씨한테 칭찬을 받다니.능력 좋은데요?”
“무, 무슨 뜻인가요 레아씨?”
“훗, 우리 아가씨한테 칭찬받는건 그리 쉬운게 아니에요.대륙 최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먹어도 단순히 ‘괜찮구나’정도의 말밖에 하지 않는 아가씨가, 심지어는 아무리 멋진 남자를 보아도 ‘흥’정도로 끝내는 아가씨한테 그런 이야기를 듣다니.그거 능력 좋은거에요.”
“에, 에이.그냥 어울린다는 말인걸요.”
“아니에요!저 뜻은 분명히 아가씨는 민씨에게 ‘관심이 있다’고 말한거에요!지금이에요 민씨!나 민씨가 주인님이라면 아무런 불평도 없이 받아줄수 있…”
“말이 많군요, 레아.”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금발 아가씨가 문곁에 서서 레아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아가씨!언제 그곳에!?”
“잊고 하지 않은 말이 있어서 말이죠.민씨.개인 목욕탕은 제 방에 있는 개인 목욕탕 뿐이니, 이쪽 복도 끝에있는 대중 목욕탕을 사용해 주세요.”
“아, 네.”
그렇게 말하고서는, 금발의 아가씨는 레아씨를 싸늘하게 쳐다본다.
“레아.”
“네!”
“제가있는 곳에서 쓸데없는 말은 삼가해주길 바레요.”
라고 말하고서는 대답도 듣지 않은채 방문을 닫고 나가는 그녀.
순간 정적이 있는건 말할 필요도 없을까?
“신기한 별장이네…”
방을 나와 복도를 걷고있었다.
나 자신이 아무리 공작집안 출신이라 해도 대중 목욕탕이 있는 별장은 처음봤다.아니, 이 부근에 온천이라도 있는것일까?책에서 본 바로는 아델라이드 대륙에는 화산이 없다고 한다.대륙의 서쪽에 화산섬이 있다고는 하지만 대륙에는 없는듯.
그래도 나도 모르게 이 왕국에 온천이 발견된것일까?아니, 이 왕국에 온천이 발견된다면 먼저 국왕부터가 손을 댈것이다.온천은 대륙에서 귀하기도 하니 말이다.그런데 어떻게 아무리 동맹국이라지만 타국의 귀족부인이 온천의 개인소유권을 가지고 있을까?
복도의 끝에 거의 다다랐을 때, 두갈레의 길이 있었다.오른쪽에는 Gentlemen, 왼쪽에는 Lady.
“음, 난 Gentlemen이니까 오른쪽이겠군.”
오른쪽으로 돌자 수많은 수납장들이 있었다.아아, 이곳에 옷을 넣는것인가.열쇠도 달려있네?이런 (조잡한)수납장은 처음 보지만, 일일히 수납장에 열쇠가 달려있으니 옷을 도둑맞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옷을 모두 넣어놓고 열쇠로 잠궜다.
아, 열쇠는 어쩌지?들고 가자니 귀찮고, 그냥 놔두자니 불안하고.아니, 어차피 이 별장에는 로텐부르크의 아가씨와 집사, 그리고 메이드씨 말고는 더 없을 것 같으니 열쇠는 그냥 놔두고 가자.그러고 보니 훔쳐갈 사람도 없잖아?
온천은 관광차로 서쪽 화산섬으로 한번정도는 가본적이 있으니 어떻게 해야되는지는 알고있다.아아, 한동안 성에서 살지 않아서 옛날느낌이 잘 되살아나진 않지만 어쩔수 없나.
기억대로라면 입은 옷을 넣어두고 한번 또 들어가는 문이 있을것이다.아니면 통로라도 말이지.그쪽으로 가며 야외 온천이 있다.
“아, 저쪽에 있군.”
그곳에는 문이 아닌 커다란 통로가 있었다.아아, 저곳으로 가면 온천(이 아니라도 목욕탕)이 나오겠지.
아무것도 없는 그다지 길지않은 통로를 나오자, 눈 앞에 펼쳐진 광장안 멋진것이였다.온천을 가본지 어언 10년?조금 안됐을텐데.너무 오래되었나, 뜨거운 물에서 풍겨나오는 내음과 새하얀 연기가 너무나도 아름다워보였다.
“멋지네…”
확실히 야외온천이였다.
아직 밤은 아니지만 져가는 저녁의 하늘.올려다 보면 달이 떠있고 달이 떠있는 다른 편에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아아, 술마시고 싶다─.
천천히 온천탕의 테두리에 있는 돌에 걸터앉아 발음 담궈본다.아아, 뜨겁다.따뜻하다.그래도 이거 꽤나 좋은 느낌.아아, 잠올것 같아.
천천히 다리 전체를 잠궈본다.
“후아~”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그런 소리가 튀어나와놓고서는 놀란다.아아, 굉장해.이런것이 대륙에 존재하다니.너무 기분 좋아.
하지만 이렇게 즐길수마는 없다.이 프랑크 왕국에 이런 온천이 존재한다면 곧 국왕이 발견할 것이다.그 남자는 굉장히 탐욕스러운 녀석이니까.
이 온천을 가만히 놔둘수 없다.서쪽 화산섬의 온천이 국가 소유니, 이것마저도 그 남자의 손에 들어갈지도 모른다.하지만 어떻게 이 온천이 존재할수 있는것일까?대륙에는 화산은커녕 최근 온천이 발견된 흔적은 없는데?
그렇게 보기에 이 온천은 꽤나 오래된듯 하고…
라고 생각하면서 온몸은 온천에 담근 나 자신을 보고선 다시 한번 더 놀랐다.
“굉장해…반했다, 홀딱 빠졌어…”
조용히 응얼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이…”
“꺄악!!”
퍽!!
아.정신이 묘해진다.이것도 온천의 효능인가?책에서 본건데 동쪽의 어느 대륙에는 화산이 많아 온천이 많다던데.그쪽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온천도 있다는데.아아, 이 온천이 그,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묘해지는…?
아, 내가 무슨말을 하고있는거지…?
“변태야아아아-!!!”
찢어지는 여성의 비명소리와 함께.
정신이 든 내 시야에는 눈앞으로 날라오는 새카만 바위덩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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