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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까마귀 -서장-

2004.09.01 22:29

T.S Akai 조회 수:178


“과연..저 아이가...”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그리고 새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엄숙하고 밀폐된 방안에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남자는 혼자가 아니다.바로 옆에도 5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중년이 한명 서 있었다.그 역시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칙칙한 분위기에 향냄새가 진동하는 곳이였다.떠드는 자들은 조용히 떠들고── 오열하는 자도 없다.이 중엄한 장례식장에, 그 아무도 큰 소리를 지르지 않고 그 아무도 울지 않는다.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이주진이 영정앞에 장례건을 쓰고있는 사람의 등을 보며 다시 말을 속삭이며 이었다.

“아직 아린 나이에...사랑하겠다고 맹세한 사람이 죽었는데.전혀 울지 않네요.”
“그기 저아 아니가.”

속삭이는 남자의 옆에서 조용히 그 장례건을 쓴 남자의 등뒤를 바라보던 검은 양복의 50대 중 후반의 남자가 사투리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중년의 남자는 과거를 더듬는듯, 허공을 바라다 보며 다시 장례건의 남자의 등을 바라보았다.그 등은 남자치곤 크다곤 할수 없다.그렇게 널찍하게 벌어지지도 않았다.키는 적당히 크지만 군살은 없다.그 노르스름한 장례건을 쓴 남자…이희진은 조용히 영정에 놓여진 사진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 사진에는 조용히 미소를 짓고있는 소녀의 모습이 하나.양 모서리에 감겨져 있는 검은 띠는 그녀가 죽은 것을 의미하겠지.희진은 그저 그 영정의 사진을 올려다 보며 무표정인채로 앉아 있었다.

“답답하군, 저 아이...왠지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는 느낌인듯 하니.아니, 한편에는 걱정스러울지도…”
“저아는 원래 그렇다.자기 감정을 남한테 잘 안보여준다이가.”
“아니, 그래도 아버지.아내가 죽었는데… 그렇다면 저 아이와 희진이가 결혼한건 둘다 좋아해서 그런거 아닌겁니까?둘다 정말로 좋아하기에 아버지께서 허락 해주신게…”
“니 눈은 사시가?”

한심한 아들을 질책하면서 50대 중 후반의 중년.이병식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저아가 진짜로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며는 니 눈은 동태눈깔이다.”
“네…?”
“비가…오고 있지 않나?”
“비…?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일기예보에서 맑다고 했는데요?”

빠악──.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병식의 손은 아들인 주진의 뒷통수를 신나게 후려갈겼다.뒷통수를 쥐어 잡고서 고통스러워 하는 아들을 한심하다는 듯한 얼굴로 내려다 보며 병식은 장례건을 쓴 소년, 희진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그러고 보면 이 장례식장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다.희진, 병식, 주진.그리고 그들을 따라온 두사람과 3사람 정도의 남녀가 있을뿐.지금 보이는 이 장례식은 굉장히 조촐했다.
병식은 희진의 등 뒤에서서.

“희진아, 볼일 있다.따라오그라”

그렇게 말하자 장례건을 쓴 소년은 뒤를 돌아보며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그것은 여느 소년의 모습과도 같았다.단지 안경이 심하게 콧등 밑으로 흘러내려 버렸다는 것을 뺀다면 말이다.





“거기 앉아라.”

병식은 장례건을 쓴 희진에게 방석을 던져주며 그렇게 말했다.그곳은 장례식장 새카만 구성의 식탁.본래라면 사람들이 술을 먹고 음식등이 얹어어 있어야 할 그곳은 재떨이만이 채우고 있었다.
그들을 유심히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이것은 사람의 차이겠지만 어쨌든 넘어가자면.
두 사람 모두 앉자 병식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병식의 눈앞엔 장례건을 쓴 희진이 앉아있고, 등 뒤에는 유심히 그 모습을 서서 지켜보고 있는 주진이 있었다.

“니 이제 우짤낀데?”

난데없는 병식의 질문에, 희진은 잠시 깜짝 놀라며 아무말도 없이 시선을 내리 깔았다.기합에서부터 지고서 꼬리를 내린 강아지처럼.

“오늘 밤만 지나면 내일 아침부터 느그집에 경찰 올끼다.그 방에는 니랑 니 마누라 밖에 없었으니께 말이다.”

그 말에도 희진은 아무말도 하질 않고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파묻고 있었다.

“아무말도 안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다!!살인 사건이란 말이다.목을 멨는데 발디딜 곳이 없다 안카나!?그라믄 그 방에 있었던 니가 범인이 되는건 동태눈깔도 안다!!”

하지만 희진은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번일 만큼은 문중에서도 완전히 덮어줄수가 없다.학생신분인 니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 어렵게 니랑 그아랑 맺어줬는데…이기 도대체 뭐란 말이고?!”
“그점은 대단히 감사하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백부님.그 보답은 반드시 갚겠습니다…”
“감사!?감사하면 뭐할건데?!내 진짜!!이런모습 느그 애비가 보면 참 좋아하긌다?!응!?”

희진은 아무말도 없이 바닥만 내려다 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숙부님.”

힘없는 목소리로 소년의 입에선 그 한마디가 토해져 나왔다.그 한마디 한마디 하는게…소년에겐 너무나도 힘들어 보였다.

“니도 이제 곧 대학가야할 나이니까 니 스스로 결정해라.언제까지 문중에 바라지 말고.알겠나?”
“알겠습니다…”

그걸로 끝으로.
몇분의 정적이 흘렀을까.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조용한 장례식장에서 정적을 깬건 분명히 희진의 백부였다.

“상태는…어떻노?”
“네…?”
“니 상태 말이다 상태!!마음상태!!”
“그건…”

희진은 살짝 고개를 들어올리며, 어찌 되었든 조그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 미소에 잠시 놀란 병식은 다시 희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지 않다이가?”

그 물음에.
희진의 대답은 없었다.또 다시 정적이 흘렀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짧은 정적이였을뿐, 그렇기에 병식의 한마디에 그 정적을 다시 깨졌다.

“비──  오고있제─?”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희진은 장례건을 조용히 벗어 식장 바닥에 내려 놓았다.장례건을 벗은 그 모습은 다른 사람과 같은 새카만 양복차림.소년은 눈을 감으며 자신이 백부님 얼굴도 보지 않은채 그대로 장례식장을 나왔다.




새빨간 등불이 켜진 대문.그 옆에 앉아서 조용히 사람이 지나가는 횟수를 세고있는 것은 분명히 희진이였다.방금까지 숙부님의 질책을 듣고서 뛰쳐나온 녀석, 인도를 넘어 보며는 차도가 있고 그것을 다시 넘어보면 다시 인도가 있다.
사람이 얼마나 지나갈까.하나, 둘, 셋…한두명씩.이상한 눈초리로 자신을 보고있는 시선을 느끼고서는 곧바로 그 시선을 다시 되돌린다.

끝나지 않는 밤은 없다.
하지만 이 밤만은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이 지금 현재 희진의 바렘이였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일려고 했을 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것을 막았다.

“선배, 안돼요.담배는 각종 폐암의 원인이 된다구요.”

그렇게 말하며 담배를 빼앗아 가는 소녀는 학교 후배인 정민지.숏트 포니테일이 굉장히 어울리는 스타일이다.성격은 좋다지만 그리 남자애들에게 인기있는 타입은 아닌듯 하다.충분히 나름대로 이쁜듯 한데…라고 하는게 희진의 생각이였다.
그녀 역시 새카만 치마에 새하얀 셔츠만 입고 왔다.지금이 아무리 시원한 가을이라고 해도 점점 서늘해 질텐데..그것만으로는 조금 무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아무레도 상관할 바는 아니다.

“이리줘, 하나밖에 없는거야.”
“안돼요.선배가 담배 끊도록 언니한테 부탁 받았다구요.”
“쳇…”

그 언니라는 사람은 지금쯤이면 이미 이세상 사람은 아니겠지.방금까지 희진이 앉아있던 영정에 누워있는 사람.그 사람이 민지가 가장 잘 따르는 선배이자 희진의 아내.유세정.이 이름이 희진이 가장 사랑했다고 말할수 있는 여성의 이름이다.

“그런데…선배.”
“뭐?”
“언니랑…선배랑.그런 사이였다니…학교에는 그냥 사귀는 사이로 알고 있었지만…그런 사이였는지는 전혀 몰랐다구요.”
“비밀이야.다른애들한테 말하면 안돼.”
“도대체…무슨 일이 있었어요?아까 선배네 백부님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내일 경찰이 온다고…”
“알필요 없어.너한테까지 페끼치고 싶지 않아.”

라며 주머니에서 다시 담배 한가치를 꺼내자, 잽싸게 그 담배를 후배 민지는 빼앗아 갔다.그리곤 말했다.

“말해주세요.저도 이 장례식에 온 이상 알 권리가 있다구요.”
“시끄러워, 애들은 몰라도 돼.”

라고 [중얼]거리며 라이터를 다시 주머니 안에 집어넣었다.그렇게 말하며 희진은 자신의 볼을 귀염둥이 처럼 누르며 말했다.

“알고싶으면 뽀뽀해줘.”

그 소리에 흠칫, 하는 민지.하지만 이내 곧 마음이 굳혀졌는지 흐진에게 다가고서는…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몇초간의 정적이 온몸을 휘감았고, 그녀는 희진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어 옷소매로 씨익 닦으며 말했다.

“뽀뽀 했으니까 말해줘요!”
“아니, 아가씨…이건 뽀뽀가 아니라 키스야.”
“어, 어찌됐든!!”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히스테릭하게 고개를 훽 돌려버린 민지는 희진이 이야기를 해주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희진이 입을 열었다.

“시원스럽구만…”
“장난치는게 아니에요!!!”

‘그래그래..별수 없구만..’이라고 중얼거리는 희진은 마음을 먹었는지, 조용히 눈을 감으며 입을 열었다.

“처음 만난건 중 2때였지.”

희진은 기억을 더듬는듯 허공을 올려다 보았다.
밤하늘에는 달빛과 별빛만이, 가을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이제 곧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무대 앞의 관객처럼, 모두가 희진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아니.


심심해서.

그냥..



상태 안좋을때 써버려서..



내가 써놓아도 뭔 이야긴지 모르겠...





이이이런 슈퍼 초 하이퍼 로우 퀄리티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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