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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좋은 정치를 하는 한유진 대령은 어느날 우연히 희안한 전차형 로봇을 하나 발견하게 되고 탑승자인 김수연을 만나게 된다. 반란군으로 생각한 한대령은 그에게 마구 화를 내지만 알고보니 여행자로 밝혀지고 수연에게 사과를 표한다. 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도중...갑자기 그들의 마을에 폭격이 시작된다.





죽음...그것은 삶의 끝.

삶의 종착점이라고 불리는 것...

신...끝이 싫어서...끝나기 싫어서...사라지기 싫어서 만든것...

죽음...언제부턴가 그것에 거부하면서 우리는 자꾸만 만들고 있었다...

과학...종교...그리고...그리고........












<슬픈 운명의 전사들 마이너스> 방랑자가 안겨준 선물







칠흑같은 밤을 대낮보다 더 밝게 만들어주는 지옥의 불길들. 빗발처럼 쏟아지며, 순식간에 목표물을 잿더미로 만드는 포탄. 비명을 지르면서 이리저리 대피소를 향해 도망치는 사람들.
이미 아수라장으로 변한 이곳은 불과 한두시간전의 모습은 생각도 할수가 없을 정도였다.
수연또한 한대령의 팔에 이끌려 대피소를 향해 도망치고 있었다.

"자, 어서 빨리요!"

"이..이봐. 당신 여기 총책임자아니야? 나같은 녀석한테 그정도로 신경써도 되겠어?"

"후훗. 당신은 여기 지리를 모르잖아요. 또..나때문에 이런일에 휘말리게 된거고...이정도 책임은 져야겠죠?"

"하아...정말...위..위험해!!"

날렵하게 뛰어들어 한대령을 잡고선 방향을 180도 돌린다. 그리고 동시에 둘의 앞에서 폭발의 충격이 전해졌다.
시끄러운 소리가 또 한바탕들리고 머리를 긁적이며 한대령은 일어났다.

"우우..."

"으으..괘..괜찮아?"

"네에. 덕분에 살았어요. 그쪽은요?"

"헤헤. 이 옷은 보통옷이 아니라고, 그나저나..."

그러면서 고개를 돌리자 둘의 눈앞에는 방금전까지 같이 도망치던 사람들이 꺼멓게 탄채로 쓰러져있었다. 약간 걱정되는 모습으로 바라보는 수연. 한대령은 잠시 모자를 멋어 묵념을 표하곤 다시 모자를 썼다.

"자, 가죠."

"저..저기.."

"네?"

"에에..괘..괜찮겠어? 난 혼자서도 충분해. 굳이 이렇게까지 수고를 들면서..."

"괜찮아요. 어차피 전쟁이나면 누군가는 죽어가요...설사 제가 지휘를 맡았다하더라도 이런 희생을 없앨수는 없어요. 지금은 그런것보다는 냉정하지만 다른게 더 중요하겠죠?"

조그맣게 미소를 지으면서도, 수연은 그 표정에서 누구보다도 슬퍼한다는 것을 느낀듯했다.






어느새 대피소에 도착. 굵은 철재문을 여러개 열자 그안에는 벌써 수많은 사람들로 거의 꽉차 있었다.

"저기...괜찮겠어? 나때문에 꽤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는데..."

"헤헷. 괜찮아요. 이미 명령을 내렸는걸요. 적의 위치를 추정해서 두분대로 나눠 한분대는 멀리 우회에서 후방을 치라고요. 안타깝게도 라비오트 대위는 지원을 요청하고 오겠다면서 참전은 못했지만요. 아시죠? 꽤나 실력있는 사람이에요."

"아아..나 때릴때 구경한 사람이군."

"헤헷. 그래도 좋은 분이세요. 전차형 한대로 퓨전형을 3대나 파괴한적도 있었어요. 아 그럼, 전 이만."

"아아..으..으응."

수연에게 손을 들어 경례를 한뒤 한대령은 그대로 바삐 뒤돌아 달려갔다.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사이 철문은 다시 굳게 닫힌다.

'강하다...강한 여자다..과거의 이야기로 추정한거와는 전혀 틀려...정말 강하다..후우...'

한숨을 내쉬며 몸을 그냥 드리누웠다. 철제천장이 그의 눈에 들어온다. 손을 들어올리며 뭔가를 잡는듯한 행동을 하며 지난일을 생각한다.

'나는...도망치는 건가...아니면 올바른 선택인건가...후우, 오늘도 일이 많았군. 시작부터 잡히고. 이제서야 풀려난다 싶더니 포격이 시작되고. 통신장비와 방어시스템이 파괴되고, 포탄세례를 받고...에구......응? 잠깐만...라비오트 대위가 지원...방어시스템과 통신장비 파괴...포탄세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다시 생각을 정리해본다.

'방어시스템과 통신장비 파괴...라비오트 대위의 지원...뛰어난 파일럿? 혹시...아냐 틀림없어!'

결심을 굳힌채, 철재문으로 달려가 손잡이를 돌리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고 있던 주위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이..이봐, 갑자기 왜그래.."

"어서가서 대령에게 전해야해요!"

"뭐...뭘 말야..."

"생각해보라고요."

"도대체 무슨 얘기야?"

"적은 공격을 시작하자마자 방어시설을 정확히 파괴했어요.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거에요."

"에에?"

"거기다 라비오트 대위...그정도 실력이 되는 사람이 지원을 요청하러 간다는건 있을수가 없어요!!"

"이봐, 아까부터 듣고 있자니, 원...대체 말하려는게 뭐야."

"라비오트 대위는 첩자일지도 모른다는 거에요!!!"

투각!

순간 머리에 무언가로 내동댕이쳐진 충격이 느껴지고, 수연은 그대로 바닥을 뒹굴렀다.














"우욱...여...여긴 어디지..."

머리에 손을 갖다대니 피가 났던 흔적이 느껴졌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정신이 들었나?"

"여긴...가...감옥?"

"그렇다."

주위를 둘러보자 자신과 똑같이 감옥에 갇힌 병사가 한명 말을 건네고 있었다.

"어떻게....된거지?"

"뭘. 라비오트 대위가 반란을 일으켰지....그리고 넌 대피소에서 끌려온걸로 알고있고. 제길! 뭐든게...녀석이 꾸민짓이었다니...내가 그런녀석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다니..."

"...... 당신은 어떻게 된거지?"

"대령님의 명령으로 전차형로봇으로 싸우려고 진격하던 도중....녀석의 일당에게 당했다. 나를 제외한 모두는 죽거나 똑같이 잡혔어.....젠장..."

"대령은?"

"마찬가지로 전차형로봇에 향하던도중 당하셨다. 라비오트자식이 끌고 갔어. 그 빌어먹을 녀석....반드시 복수해 줄테다."

"대령을...어쩔셈이지?"

"뻔하지. 그런걸 말해야하나? 너도 봤자나. 예상외로 꽤나 미인이시다고 대령님. 게다가 대령님 같은 실력자를 그대로 놔뒀다간 라비오트 자신이 위험해지겠지."

"........ 처형할셈인가..."

"그래. 도저히 막을수가 없어. 빌어먹을..."

"앞으로 얼마정도 남았지?"

"앞으로 약 4시간정도."

"후우, 서둘러야겠군."

"응?"

철장앞을 향해 다가서더니 수연은 옷 이음새부분을 찢어서 바늘같은 공구를 꺼내들었다.

"훗. 구식이어서 다행이군. 저런 철장따윈 이걸로.."

"소용없어. 변경마을이라 구식이라해도 그런걸 생각하지 않은건 아니라고."

"엥? 이건 뭐야?"

"비밀 번호식이야. 한번 틀리면 바로 경보가 발생하게 되어있지. 무리라고."

"호오..."

"그보단 역시 다른 방법을 생각하자고, 나도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었..."

철컹

설마하고 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열린 철장 너머로 수연이 뭐하냐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너...어떻게..."

"그보다 대령이 있는 곳을 아나?"

"혼자서 갈 생각인가."

"..."

아무말 없이 그저 미소만을 짓는 수연. 병사는 가망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정말로...혼자서...?"

"그럼 같이 가줄래?"

"무..무리라고. 둘이라해도 너무 무모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흐음..꽤나 힘들겠지."

"..."

"..."

"정말 갈 생각이군..."

"뭐, 그런 셈이지."

"..."

"..."

이내 한숨을 쉰채 병사는 창밖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수연에게 말했다.

"여기서 북쪽으로 가다보면 네가 갇혔던 곳이 나오게 된다. 그곳을 들어서서 3층 맨 오른쪽 끝방에 대령님이 갇혀있다고 얼핏들었다."

"고마워."

"확실한건 아니야. 얼핏들었을 뿐이라고. 난 동료를 모아서 남쪽에서 큰 소동을 일으키겠다. 이왕이면 그 틈을 노리라고."

"응."

"대령님을 부탁한다."

"맡겨만두라고."

말을 마치자마자 수연은 쏜살같이 사라졌다.






쏴아아아아아아 뚜벅뚜벅뚜벅뚜벅

그 많은 불길에 준비되었다는 듯, 이제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한없이 쏟아지는 비는 이미 불을 다 잠재워버렸고, 탑위에선 여러 병사들이 이곳저곳을 순찰하고 있다. 이제 슬슬 아침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졸린 눈을 비비며 서로 잡담을 나누기도 시작한다.

"하암. 너무도 쉬운 작전이군."

"그래. 이 바보녀석들 내부에 적이 있는줄도 모르고 그렇게나 날뛰었지."

"그나저나 왜 고작 이런 변경 마을을 상대로 우리가 오게된거야."

"하하. 그러게 말야. 어느 녀석이 갑자기 항복을 해와서 우리가 이 고생을 하게 되었지."

"참나, 항복한 녀석이 스파이 노릇을 했다고 소령이란 직위를 주다니....하아..."

"에고...난 벌써 몇년째라고...참나, 그렇게 한번하고 바로 우리 상관이 되다니 말야..."

"참나 그런 쓰레기 자식...그냥 사고로 위장해 죽여버릴까?"

"맞아맞아. 그런 자식은 죽는게 나아 히히히히."

콰앙

유쾌하게 웃으며 떠들던 병사들뒤로 커다란 불길이 하나 더 치솟았다.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하며 병사들은 입을 벌린채 허둥지둥 소리만 질러댔다.

"뭐...뭐야?! 저건..."

"늬들을 지옥에서 환영하는 등불인가보다."

"뭐...."

우득! 그 중 한사람의 얼굴을 뒤에서 불쑥튀어나온 수연이 두손으로 꺾어버린다. 그후, 단숨에 무기를 빼앗아들어 나머지 동료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뒤이어 무슨일이냐고 달려오는 몇명의 병사. 그를 보고선 머신건을 겨누지만 수연은 그보다 더 빨리 떨어져있던 또다른 머신건을 하나 들어 그들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북쪽이라고 했지?"

머신건을 다시 장전한후, 시체들 사이에 서있던 수연은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확실히 그 병사덕분이었을까? 적들의 관심이 다른데로 쏠려있는 지금, 그에게 있어서 이정도 일은 식은죽 먹기인듯 보였다.

최대한 우회를 하면서 하나둘 뒤를 노려가며 공격을 가한다. 우왕좌왕 당황하는 적도 총을 쏘지만 이런 소란속에서 단 한명의 적을 찾기란 쉽지않다. 더구나 지금은 어두운 밤, 거기다 비까지 내리니 수연에게 있어서는 일석이조였다. 차례차례 적은 분대를 습격하다보니 어느새 목표의 건물에 도착했다.

'3층 오른쪽 끝. 3층 오른쪽 끝방. 오른쪽 끝방. 끝방. 끝방. 끝방.....'

목적지에 점점더 가까워 질수록, 수연의 발걸음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흥분한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른채 힘들게 숨을 헐떡이면서도 발걸음은 계속 빨라만진다. 무턱대고 달려가다가 그는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병사와 부닥치고 말았다.

"큭."

"우웃. 뭐냐? 이녀석. 쏴버려!!"

"제길."

또다시 총격전이 벌어지고 계단쪽으로 몸을 피한다. 너무 성급히 달려갔던지라 왼쪽 옆구리에 총알 한발을 맞았다. 계속되는 총소리를 들으니 이미 머신건으로 당해낼 수준은 아닌것으로 판단. 병사에게서 빼앗은 수류탄을 빼어들어 그들을 향해 던져준다. 자욱한 연기가 불꽃과 함께 나타나며 폭발음이 들린다. 총을 겨누며 주위를 살펴 모두 죽은것을 확인한뒤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수류탄의 폭발소리를 듣고 또다시 아래쪽에서 달려오는 병사들 소리가 들린다. 다시한번 수류탄을 떨어뜨려 계단을 폭발시킨다. 3층으로 올라가던 도중 그의 머리위로 총알들이 지나간다. 급히 머리를 숙인뒤 계단위에 있던 적을 향해 사격. 연이어 나오는 적들에게도 총알을 가득먹여준뒤 드디어 3층에 다다렀다.

"헉..헉헉...헉헉...끝방..오른쪽 끝방..오른쪽 끝방...앞으로 10m...8...5...2...1..여기다!!"

쾅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당

있는힘껏 문을 박차는 순간, 그를 반겨주는것은 금속총알뿐이었다. 그곳에는 수십명의 병사들이 총을 겨눈채 대기하고 있었다. 너무도 놀란 나머지 반격할 틈도 없었던 수연. 그런 그의 눈에 비치는 광경......손발이 기둥에 묶인채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하고 입을 크게 벌리는 대령의 모습과...그 옆에서 라비오트와 함께 서로 웃으며 총을 겨누고 있는 감옥에 있던 그 병사의 모습이었다.

털썩. 수연은 맥없이 쓰러졌다.

"후후후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멍청한 녀석."

"큭큭큭큭. 그러게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감시할 필요가 있는 녀석이라니까요."

"후훗. 잘했다 준위."

"큭큭 뭘요. 단, 절 승진시켜주시는 것, 잊지마십시요."

"후후후후. 그건 걱정말도록. 그나저나 어떠신가? 대령님. 눈앞에서 당신을 구해주러온 사람이 죽은걸 보니까말이야."

"이...이 나쁜녀석!"

"후후후후. 말조심하는게 좋을껄? 죽을지도 모른다고, 당신. 다시한번 생각해보는게 어때? 나도 꽤 괜찮은 남자라고."

"웃기지마. 당신같은 사람...최악이야!"

"하하하하하하하하. 마음껏 비웃으라고. 크하하하하하하하!"

"제...제길!"

"하하하하하하하하."

주변 병사들은 마음껏 웃음을 크게 짓고, 대령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수연의 시체를 보면서 울고만 있었다.

'미...미안해요. 나때문에...나만...나만 아니었으면...지금쯤 이런꼴이 되지 않았을텐데...여기말고 다른데서 잘 지내고 있을텐데...정말...죄송해요....'

끝없이 흘러만 내리는 눈물. 그러다보니 과거의 기억하나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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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자네가 한유진대령인가?"

복도를 걷는 도중 들리는 목소리. 굵은듯하면서도 또박또박 뚜렷히 들리는 그 목소리는 무언가 달랐다.
고개를 돌리자, 10대정도로 추정되는 소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큰키에 뒤로 젖힌 약간 긴 검은 머리. 선글라스를 끼고 있지만 왼쪽눈에 가늘고 길게 그어져있는 흉터. 군복을 보고나서야 누군지 짐작할 수가 있었다.

"넵. 쿠르트 마이어 대장님."

뒤늦었지만 손을 들어 경례를 했다. 그또한 손을 올리지만 건성으로 올리는 티가 보였다. 한숨을 내쉬며 그는 내게 다시 말했다.

"자네, 내 부대에 지원을 했나?"

"아, 네. 뭔가 문제라도.."

"아니아니. 훌륭해. 그정도 나이치곤 정말 테스트에서 훌륭한 성적이야."

"그런걸 따지자면 대장님도 만만치 않습니다."

"응.......하하하하하하. 그도 그렇군."

비록 계급은 높지만 한참 나이 어려보이는 소년에게 그런 말을 듣고 있자니, 뭔지모르게 자존심이 상했다.

"저도 잘 할 수 있습니다."

크고 나름대로 힘있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선글라스를 약간 내려 나를 노려보곤 다시 한숨을 내시며 말했다.

"정말인가?"

"네."

"이건 전쟁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리고 자네는 누군가를 죽여야한다. 할 수 있겠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따라오도록."

계단을 따라 한참을 따라 내려간곳은 포로를 가두는 곳이었다. 마이어 대장은 그중 한 감옥문을 열었다. 그곳에선 여러명의 죄수들이 눈에 힘이 없는 모습으로 뭔일인가하고 쳐다보고 있었다.
마이어 대장은 내게 총을 건네주곤 말했다.

"이...이건 뭡니까..."

"지금부터 그 총으로 여기있는 전원을 다 죽여라."

"네에?????????"

"뭐...뭐라고?!!?"

"우..우릴..."

순간적인 발언에 죄수들 또한 동요가 컸다. 침대에서 하품을 하던 몇몇 죄수들은 놀라서 굴러떨어지더니 뒤로 살금살금 기어갔다.
손이 떨린다. 지금 내손에는 차가운 권총 하나가 주어져있다. 그리고...옆에는 내가 죽여야 하는 죄수들이 겁먹은채 구석에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고개를 돌려 마이어 대장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얼굴이 굳은채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저..정말 죽이라는 건가요...?"

"왜? 힘든가? 좋다. 그럼 반만 죽여라."

"네에?!?!!?"

"왜? 그것도 힘든가? 좋다. 그럼 한명만 죽여라."

"아...아니 그런것을 떠나서. 포로를 죽이시라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죽일 수 없는가?"

"포로도 사람입니다!"

"하지만 적이다."

"적이라해도 최대한 희생은 줄여..."

"그렇담 이게 전장이라면?"

"네?"

갑자기 그는 내게서 권총을 탁 빼앗아가지곤 내 머리에 겨누었다.
너무나도 빠른 몸놀림에 나는 얼어붙은채 가만히 서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상대는 적이다. 설사 적이 심한 부상을 입은채 저항할 수 없는듯 보인다해도, 네가 자비를 베푼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가 숨기고 있던 총이 네 머리를 꿰뚫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그래도..."

"물론, 아닐수도 있다. 허나, 너는 대령이다. 적에게 괜한 자비를 베풀다가 너뿐만 아니라 한 지휘관의 그릇된 판단으로 부대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는것이다. 그때 너는 어떻게 할건가?"

"..."

"그저 미안하다고만 할건가? 사과한다하더라도 이미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한순간의 실수가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것이다. 때문에 나는 죽일 수 있다. 몇명이든간에 가리지 않고 다 죽일 수 있다. 알겠나 대령?"

얼굴을 가까이 갖다대고 그는 무서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며 엄숙히 말했다.

"이건 전쟁이다. 우린 저런 사람을 죽이기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자네는 어디 조그만 마을이라도 관리하는게 좋을듯하군."

"네에?!!"

총을 집어넣고 감방문을 다시 잠근다. 터벅터벅 나를 뒤로 남겨둔채 걸어가는 그는 내 지원서를 던진채 말했다.

"자네는 좀더 자신의 소중한 것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잠깐만요!!"

걸어가는 그를향해 크게 소리쳤다. 어느새 그가 내 상관이라는 것도 잊고 있었다.

"그렇담...대장님은 뭡니까. 적이라면 누구도 가리지 않고 다 죽인다는 뜻인가요? 그가 누구던 간에 상관없다는 말씀입니까? 대장님은 아무렇지도 않고 죽이실겁니까?"

"만약 우리에게 해가 간다고 판단이된다면 누구라도."

"그냥 시민이라도 말씀이십니까? 전쟁에 휩싸여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곳에 살게된 민간인이라도 말입니까?"

"그렇다."

"... 그게 군인으로써 할 행동입니까? 아무 죄없는 사람들을 그저 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다 죽이실겁니까?!!!"

"그렇담 어쩌란 말인가. 우리 부대를 다 죽이란 뜻인가? 앙!"

"그..그런게 아니라.."

"이봐. 한대령. 자네의 기록에서 전쟁에 참가하지 않고 그저 시험같은것만으로 대령이된 것을 보고 미리 예상은 했었는데 말야..확실히 자네는 뛰어나다. 대령이라는 직위에 부끄럽지 않는 머리와 실력을 가지고 있다. 허나..."

뚜벅뚜벅 그는 다시 내옆으로와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린채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건 전쟁이다. 어설픈 '전쟁놀이'는 다른데서 하도록."

"네에?!???"

뚜벅뚜벅

두려움에 휩싸여 다리를 후들후들 떨고있는 나를 남겨두고 그는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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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쿠르트 마이어대장님. 이제서야...이제서야 왜 제가 탈락이 된 이유를요. 그랬군요...그래서 언제나 대장님은 자신을 '악마'라고 부르신거였군요. 언제나..언제나..그렇게 큰 책임을 짊어지고 계셨군요.'

크게 웃음을 짓고 있는 라비오트 일당. 그들의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수연. 그 광경을 다시보고 유진은 굳게 마음을 굳혔다.

'저도 되겠습니다...저도 '악마'가 되겠습니다. '악마'가 되어서...제 소중한 것을 지키겠습니다!! 모두...모두...죽여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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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다보니 결국에는 다쓰질 못했습니다. 에구...무척 힘들군요.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지 않고...그나저나 오랜만이군요.(3주정도마다 오니..;;;)

이번에 동생이 귀국해서 동생과 조금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꽤나 소설쓴게 길게 느껴졌습니다. 이래저래.....이번에도 부족하군요...아아 그리고 답글들은 정말 소중히 잘 읽고있습니다. 매번 정말 감사합니다.

이래저래...아이디어가 없어서 애니나 보려고 뒤지다보니 제가 좋아하는 해피레슨3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기쁜마음에 1화를 본뒤 2화를 보려했지만...곰으로 보는데 영상이 안보이고 소리만 들리더군요.

코덱오류라고 하길래 코덱 다지우고 곰도 다시깔았지만 실패...이젠 자막도 안나옵니다. 다른 애니는 다 잘나오는데 말이죠. 아마도 '불법공유'를 해서 약간 벌받았나 봅니다. 쩝.....전 해피레슨을 무진장 좋아하는데 말이죠.

뭐 쓸데없는 말이었습니다. 예상외로 수연이 저렇게되었군요. 본래는 대령을 죽이고 끝내려 했는데...이거원...오히려 길어졌습니다. 어서 빨리 쓴뒤 '슬픈 운명의 전사들'본편을 써야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재밌게 읽으셨길 바라며...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요.

추신 1 : 다른분들이 주신 설정캐릭터 과거이야기는 제가 시간관계상 아무래도 못쓸것도 같습니다. 제게 과거이야기를 만들어주신다면 나름대로 수정을 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거원...죄송합니다. 하기는 해보겠으나 이왕이면 주세요~(꽥!)

추신 2 : 그림님...그러고보니 저번 엠에스엔 대화에서 말이죠...그 부가로 넣는다는 헬가와의 이야기...전투가 '주'가되고 '부가'로써 되는 이야기 말예요...제가 그림님께 판단하신뒤 올린다는 이야기요....그러고보니 그거 원래 제가 그림님께 써달라는게 아니었나요?ㅇㅁㅇ?????? 아아...그리고......어서 '에카님잡기'2화를 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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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Forget me Not]-Chapter 1 'Escape' - Part 5 [2] ㅞ리 2004.08.06 226
314 단편 책읽는 청년. [3] 사이네 2004.08.06 231
313 [新月]-Bloody Nachtanz- 제3편 -해설의 끝- 수정본 [5] ㅞ리 2004.08.05 196
312 [新月]-Bloody Nachtanz- 제2편 -한밤중의 고통- 수정본 [4] ㅞ리 2004.08.05 237
311 Fate/ excite night 프롤로그 [7] 白河 シュウ君 2004.08.04 334
310 [新月]-Bloody Nachtanz- 제1편 -재회- 수정본 [5] ㅞ리 2004.08.04 285
309 [수필] 손톱 [4] 격랑 2004.08.03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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