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배경음 'Demoniac' - 진월담 월희


[新月] -Bloody Nachtanz-



당신은..

"왈라키아의.... 밤..."

"아? 자네인가? 푸른머리의 수녀여.."

"어찌... 어찌.. 또다시 엘트남의 몸으로..."


클레르 몽페랑의 한 작은 도시에 도착하자 시엘과 메렘은 서로 갈라져서 찾는 방법을 택했다.
물론 단 두명의 출동이라는게 약간 의아했지만 더이상 생각해봤자 골치만아프다고 생각한 시엘은 일단 제7성전 세븐과도 조를 나누어 행동하기로했다.
조용한 도시..-적은 범위이지만 마법으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했다.- 아무것도없는 도로를 거닐며 시엘은 생각했다.

사도 왈라키아의 밤이 여기서 출몰한다는 보고를 받았으므로 아마 이 도시 전체가 놈의 고유결계의 세력권일것이다.
즉 이 일대에서는 아무데서나 자신을 노리는 자들이 불쑥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앞에.. 너무나도 낯익은 '그'가 나타났다. 더이상 나타날 수 없을것 같던 '그'가...


"어찌해서... 당신은... 분명."

"죽었지."

"헌데 당신은.."

"애석하지만 본인도 모른다오.. 분명히 '그때' 나는 존재의 의미 자체가 부서지는 고통을 맛보았지... 분명히 더이상은 나타나지 못했을 터..."

"하지만 당신은.. 지금 내눈앞에있습니다. 설마.. 당신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존재인데..?"

"생각해보면 관객도 놀랄만한 반전의 시나리오인 셈이지. 막이 내렸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인게요."
사도 왈라키아의 밤. 타타리-물론 확실치는 않지만-. 그리고 당연히 죽었어야할 제피아 엘트남 오베론은 평소와같은 무거운 말투로 대답했다.

"설마.. 타타리가 만들어낸 허상인가요?"
시엘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자가 적이라는 인식보다 이것은 모순이다 라는 인식밖에는 들지않았다.

"그것도 모를일이오. 작가가없는 대본에는 추측만이 있을뿐.."
제피아는 꾸밈없이 대답했다.

"어쨋든 당신이 적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교회의 이름으로 처단하는것이 저의 임무입니다."
시엘은 흑건을 쥐고 눈앞의 괴인에게 겨누었다.

"꽤나 우아하지 못한 여인이군. 이리도 아름답고 조용한 하늘에 태양만큼이나 밝게빛나는 만월이 뜬 밤이라오. 그대에게는 이정도의 풍류를 즐길 여유가 없는거요?"
너무나도 태평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제피아.

"그럴만한 여유는 당신에게도 없습니다!!"
시엘은 빠르게 흑건을 던졌다.


화살만큼 빠르게 날아간 흑건은 그대로 제피아의 가슴을 꿰뚫었다.


"피하지 않아..?"

"시도는 좋지만... 관객은 관객대로 조용히 시청하는것이 의무이거늘..."
하며 가볍게 흑건을 가슴에서 뽑아낸다.

"하지만 비평이라면 언제라도 환영이네. 비록 나도 모르는 시나리오이지만.. 그럼 개막을 기다리는 사이에 눈요기라도 선보이도록하지."

"..!!!"


시엘의 눈앞에서 제피아가 사라졌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아차리자 마자 시엘은 견딜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등뒤에서 느껴지는 죽음의 기운..

시엘의 뒤에서 나타난 제피아는 자신의 손으로 시엘의  복부를 꿰뚫었다.


"하...하악!!"
복부를 통과한 놈의 손이 시엘의 눈에 비춰졌다.

"개막의 직전, 선혈이 난무하는 도다.."
시엘의 등뒤에서 제피아의 음성이 들려왔다.

"하앗!!"
시엘은 남아있는 힘을 모아 흑건으로 등 뒤의 적을 찔렀다.

하지만 시엘의 눈에 보이는것은 어느새 좀전의 자리로 돌아와 있는 제피아뿐..

"이런이런.. 배우의 옷이 더럽혀져버렸군. 그래가지고는 무대에 설 수 없네."
태연하게 비아냥거리는 제피아.

"크윽..."
시엘은 정신을 복부에 난 상처로 집중시켰다. 조금씩 나아가고는 있지만 그때까지 저 광기에 찬 악마가 기다려주길 바라는것은 무리였다.

"물론 자네를 괴롭히는건 지금도 가능하다네.. 손놀림이 녹슬진 않은것으로봐선 아마도 내가 타타리의 본체인것같군."
제피아는 손에 흥건히 묻은 피를 마시지않고 털어버렸다.

"설마..그런.."
시엘은 여전히 배를 움켜쥐고있었다.

"그래.. 확실히 이건 계약에 위반되는 일이지.. 본디 타타리의 장난은 예측하기 힘든법. 나로서도 그 이유를 알 순 없으나 오랜만에 나온 세상이니 마음껏 취해보실까.. 그럼 개막을 기대하게."
왈라키아의 밤은 퇴장의 제스쳐를 취했다.

"나를..이대로 놔둔단 겁니까? 적에게 동정심을 바라진 않아요!"
시엘이 다그치며 물었다.

"처음부터 자네를 만나는건 대본에 없었네. 뭐랄까.. 제멋대로 무대위로 올라와버린 관객이라서 말이야.. 자네를 죽인다해도 달라지는건 없네. 눈요기는 이걸로 충분하오."
이렇게 말하면서 왈라키아의 밤은 자신의 망토를 허공에 휘둘렀다.

"크윽!!.."
시엘은 고통에 겨운 신음을 내며 한발의 흑건을 날렸다.


하지만 이미 흑건의 표적은 사라진 뒤였다.


"이런.. 타타리를..놓쳐버렸군.."
시엘은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마음속으로 외웠다.

표적을 잃고 날아가는 흑건이 여러장의 종이조각으로 변해서 공중에 흩날리다 이내 불타버렸다.

'일단.. 회복되기를 기다리자..'
시엘은 도로바닥에 무릎을 대었다.





왈라키아의 밤.. 타타리..
물론 제피아는 흑희 사도 알토르쥬와의 계약을 통해 타타리의 육신을 소유했었다.


'하지만 계약은 파기되었는데...'

'그리고 나는... 죽었었는데.. 어째서..?'


잠시 멈춰섰다.


'분명 말이 되지않는 일이지만 나는 지금 살아있고 타타리의 육신도 소유하고있다..'


복잡하다. 마치 잘 짜여진 추리극을 보는듯한 느낌. 분명 이것은 예측하지 못한 미래이자 현재. 아니, 예측할 수 없었던 미래이자 현재..
그날.. 그날의 일로 나의 존재의미는 부정되었다. 세계로부터의 제거가 이루어졌던 나의 존재가.. 왜, 다시 이 관객없는 무대를 배회하는가..?
부정할 수 없는 과거를 예측하지못한 미래가 부정하고있다.

이는.. 설마..!!


'그것이 시작되는가..'


시작되고있다.
'그것'이..
자신의 모든 인생을 다 바쳤던.. 자신의 꿈, 야망, 삶의 존재마저 버리고 추구했던 그것이..


'허나..'


추측에 불과할 뿐..


'이미 나는 좌절을 맛보았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못하는가.. 오베론이여.. 제피아.. 이 엘트남의 더러운 이름이여..

증오한다.
증오한다.
뼛속에 사무치도록 너의 이름을 증오한다..


'그 큰 좌절을 맛보고서도.. 아직도 그 바보같은 망상을 끌어안고있는게냐..'


통탄스럽도다.
아아 이리도 추할데가있나!
추하도다.. 추하도다..
또다시 네녀석의 거짓 환상을 쫓으며, 또다시 그 커다란 절망을 맛보고싶은게냐. 아아.. 추하도다 그 이름이여..


'더러운.. 이름이여..'


그러나..

받아주마..
얼마든지 받아주마..
더러운 그 이름의 저주를..


'그래.. 시작되고있는것이다.'


그는 또다시 쫓는다. 끝없이 자신을 질책하고 모욕하고 자학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릴 수 없는 광기에찬 그의 욕망을 따르며..


'시작이다.. 시작되고있는것이다..'


또다시..


"관중들이여 보라..!! 지루한 휴식시간에 기대어 잠을 청하던 우매한 관중들이여 보라..!! 새로운.. 새로운 연극이 쓰여질 때로다. 새로운 무도회가 열릴 때로다!!"


만월을 보며 천천히 눈을 뜬다.

"이 아름다운 달밤에.. 여기,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고 가장 슬픈 배우가.. 또다시..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바라노라..!!"


두눈에 광기에 찬 웃음이 서린다.
선홍의 피가 흐른다..


"개막을 선언한다.."


조용한 밤하늘에 고요하게 울려퍼진다.

밝게 빛나는 만월을 피로 물들일 광기에 찬 웃음소리가..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8 [新月譚]-Bloody Nachtanz- 제6편 -검은 그림자- [2] ㅞ리 2004.08.13 169
327 [新月]-Bloody Nachtanz- 제6편 -검은 그림자- [2] ㅞ리 2004.08.13 206
326 <슬.전.마이너스>방랑자가 안겨준 선물-2 [3] 고쿠 더 히트 2004.08.12 173
325 [The Memories of Destiny] episode.1 The Guardian Complex(11) [3] 아시냐르.Wr 2004.08.11 204
324 For One Day - zero [5] 느와르 2004.08.10 287
» [新月]-Bloody Nachtanz- 제5편 -광기어린 개막- 수정본 [2] ㅞ리 2004.08.09 245
322 月夏 ~여름 밤하늘의 환상~#제 1장, 붕괴서곡-3 [2] T.S Akai 2004.08.09 200
321 [Fate/fantastic night]-1- [3] 유민 2004.08.09 232
320 [Fate/fantastic night]프롤로그 [3] 유민 2004.08.08 214
319 Fate / excite night - 1일째 일상전환 part 1 [5] 白河 シュウ君 2004.08.08 288
318 다르아 전기 5. 전투(상) [4] 유민 2004.08.07 225
317 [新月]-Bloody Nachtanz- 제4편 -흑기사- 수정본 [3] ㅞ리 2004.08.07 252
316 [Forget me Not]-Chapter 1 'Escape' - Part 5 [2] ㅞ리 2004.08.06 226
315 단편 책읽는 청년. [3] 사이네 2004.08.06 231
314 [新月]-Bloody Nachtanz- 제3편 -해설의 끝- 수정본 [5] ㅞ리 2004.08.05 195
313 [공지] 소설록에서 지켜야 할 것들! [3] 카와이루나링 2004.08.05 6446
312 [新月]-Bloody Nachtanz- 제2편 -한밤중의 고통- 수정본 [4] ㅞ리 2004.08.05 235
311 Fate/ excite night 프롤로그 [7] 白河 シュウ君 2004.08.04 332
310 [新月]-Bloody Nachtanz- 제1편 -재회- 수정본 [5] ㅞ리 2004.08.04 285
309 [수필] 손톱 [4] 격랑 2004.08.03 28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