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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단편 책읽는 청년.

2004.08.06 15:27

사이네 조회 수:231

때르르르릉!!

뭐야...

때르르르릉!!

시끄러워...

때르르릉!!

다물란 말이야...

때르르르릉!!!

찰칵.

시끄러운 소음은 그 단조로운 소리에 죽음을 맞이했다. 어두운 공간 안에 울리던
요란한 소음은 그걸로 사라졌다. 정적 뿐이 없는 방안...그 안에서 한 청년이
상반신을 일으킨 체 자신의 손에 있는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9시15분. 방학이긴 하지만 조금 많이 잔 듯 하다. 청년은 그렇게 느꼈지만
아직도 의식이 깨이지 않는다. 어째서인지 점점 더 피곤해져 온다.

"..................."

청년은 드리누워 자신의 머리맡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한권의 책을 집어들고
책 사이에 꽂힌 책갈피를 길잡이 삼아 책을 펼쳤다...

하얀색의 공간...검은색의 낙서...
그것은 책...
그렇다. 인간이 지식을 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 물건...
때로는 나뭇잎...
때로는 두루마리...
때로는 나무토막...
그리고 때로는 비단...
그리고 지금은 종이...
책은...인류와 함께 문자가 발명되고 나서 쭈욱 함께 해온 동반자이다.
이 청년은 책을 좋아했다.
책을 좋아한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문자를 좋아해야한다고 할까...
그게 아니면...문자의 조합인 글을 좋아해야한다고 할까...
그 무엇도 정확한 답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청년도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머리가 조금 아파왔다. 그러나 청년은 계속해서 책장을 넘길 뿐이었다.
소리없는 정적속에서 펄럭펄럭하고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청년의 검은 눈동자는 글자를 핥 듯이...
조용히 조용히 흘러서 문자를 따라 움직였다....

"............"

청년은 책을 덥고 일어서서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애용하는 컴퓨터 앞에 앉는다.
딱히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습관처럼 키는 것...
그리고 청년은 워드프로세서에 문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숙제 같은 것도 아니다.
지식을 남기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머리 속에 무언가를 억지로 끄집어 낼 뿐이다.
그것이 머리 속에 계속 남아 있으면...
터져버릴 것 같았기에...
그렇기에 청년은 이런식으로 자신의 생각 이념 추상...
그런 것들을 문자와 교환해서 문장으로 남긴다...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취미라고 한다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청년에겐 솔직히 딱히 흥미가 있어서 하는
일이 아니다. 단지 청년이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뿐이다.
꿈을 꾸지 않는 인간.
청년은 그런 사람이었다.
꿈이 없었다.
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살아있다.
꿈을 꾸지 않는 인간도 분명 살 수 있지만 청년은 너무 이른 나이에 꿈을 잃었다.
사람과의 접촉도 싫었고
뭔가 하고 싶다는 의욕도 없었다.
그저 계속에서 머릿 속에서 울리는 것을 끄집어 내서 정리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기에 그 청년은 그런 행위를 할 뿐이다.
정적뿐인 방안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이 들린다.
청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또한 주변에 소음도 없다.
거기에...
청년은 혼자였다.
조금 넓은 아파트...
그러나 그것에 비해서 좁은 자신의 방.
물론 가족은 있으나 관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신은 혼자.
사실상 집안에서도 혼자.
그것 뿐...
그러기에 방은...집은 언제나 정적에 휩쓸려 있다.
소란함에게 정적이 물러선 적은 거의 없을 정도로...

"............."

청년은 자판을 두드리는 것을 그만 두었다.
실증이 났다. 그것도 있었지만 더 이상 머리 속에서 무언가를 꺼낼 수가 없었다.
언제나 이렇다...
뭔가 쓸 수 있다.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무언가를 남겼다. 그러나 청년은 곧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것을 '소거'했다.
청년은 자신이 필요없어진 물건을 남에게 줘버릴 정도로 자신이 필요치 않은 것을
가볍게 잘라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딱히 슬프다거나 아깝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것일 뿐인 사실이니까.
예를 들어 상상 할 수 없을 정도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그 정도라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면 상상해도 무의미하다.
청년의 인생은 그런 것이다.
그만큼 황폐했고 그만큼 무의미했다.

따르르르릉...

전화벨 소리가 울려서 전화를 집어들었다.

"여보세요."
"야 ooo야 우리 지금부터 영화보러 갈 건데 너도 안 갈래?"
"귀찮아. 난 빼줘"
"그래? 아쉽네 그럼."

찰칵.

단순한 대화.
청년은 사교관계도 좋지 않았다.
예초에 흥미를 가지지도 않았다.
아니 처음에는 아무도 그에게 근접하려하지 않았다.
청년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던 중에 거실에 걸린 거울을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눈동자가 자신을 직시해왔다.
아무런 표정조차 짓지 않으면 살기마져 나는 듯한 기분나쁜 눈...
비록 살기가 아니더라도 극의 허무함이 비춰보이는 듯한 눈...
청년은 그 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어머니 조차 그의 그런 눈을 싫어했다.
그러나 청년은 딱히 일부러 표정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소용이 없었다.
그는 표정을 지을지도 몰랐다.
청년은 자신 뿐인 방으로 돌아가 책을 읽었다.
길고 긴 시간을 묵묵히 문자를 읽는데 허비하고 드디어 책을 다 읽었다.
청년은 조용히 책을 덮고 책갈피를 뽑아냈다. 그리고 다 읽은 책을 책장에
돌려 놓고 다른 책을 끄집어내서 읽기 시작했다.
그것 뿐이었다.
청년에게는...
그저...
그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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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글.
요새 뭘 하는 지 머엉한 정신상태
플스2라는 궁극의 머신을 가지고 놀다가 지쳐서 책읽다가 자다가...
(뭔가 한숨)
어쩌다보니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의미가 있나 싶어서 주저리 해보려고
써봤습니다.
이글의 교훈은.
사이네의 글은 '영양가가 없다.'입니다~♡(하트는 저리 치워ㅡㅡ)
그럼 뭐 그런 걸로~ 이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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