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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 -Frosty Moon- 진월담 월희



新月 The Crescent Moon -Bloody Nachtanz-



만월이 뜨는밤.


클레르 몽페랑의 작고 고요한 시골마을에는 낡고 조촐한 성당만이 그 희미한 불빛을 간직하고있었다.

그리고 그안에서는 몇몇의 작고 어린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쩔쩔매고 있는 한 신부가있었다.


"신부님~ 신부님~ 좀 더 얘기해주세요~."

"그래요~ 좀더 얘기해줘요."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졸라댔다.

"허허.. 얘들아 이제 그만 자야하지 않겠니.."
신부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잠이 안오는걸요~."

"신부님께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잠이 잘올텐데.. 헤헤.."

"안되요.. 벌써 이렇게 시간이 늦어버렸단다.."

"에이~ 들려줘요~."

"거 참.. 이제 들어가서 자야할 시간이에요.. 밤 늦게까지 안자는 아이는 마귀가 와서 잡아간단다..'

"에이~ 거짓말.."

"정말이란다.. 어서들 가서 자려무나.."

"정말 마귀가 와요?"

"그럼.. 물론이지. 그 마귀는 오늘같이 커다랗고 둥근달이 뜰때마다 나타나서는 안자고 투정부리는 아이들을 데려간단다.."

"우.. 무서워.."
한아이가 겁을 먹은 듯 말했다.

"자.. 그러니까 모두들 가서 자려무나. 신부님은 이제 묘지에 다녀와야 하거든."

"묘지에는 왜 가요?"

"맞아.. 묘지는 무서워요.."

"허허.. 너희들이 안자니까 묘지 순찰하는게 늦어진거아니니.. 어서가서 자요."

"음.. 다녀오세요 신부님."

"조심하세요~"

"허허.. 그러마.."
신부는 성당의 문을 반만 살짝 열고 밖으로 나섰다.

"허어.. 오늘은 유난히도 달이 차고 크구나..'
신부는 교회 문앞에 걸려있던 전등을 들었다.


요즘들어 산 짐승들이 와 묘지를 훼손하는 일이 부쩍 늘어, 신부는 매일 밤마다 이렇게 묘지에 와 순찰을 하곤 했다.
묘지의 주인들이 편히 잠들기를 잠시 기도한 후 신부의 발걸음은 다시 성당쪽으로 향했다.

아무리 늦은밤이지만 유난히도 바람이 찼다. 산골마을이라 보통은 덥지않은곳이지만 한여름에 이리도 추운 날씨는 이상할 따름이었다.


"음..?"
신부는 무언가 바스락하는 소리를 들었다.

"여우인가..?"
신부는 전등으로 소리가났던 부분을 비춰보았다.

아무것도 없다.

"가버린겐가..?"
신부는 다시 발걸음을 성당쪽으로 옮겼다.

"왠놈의 여우녀석들이 이리도 많이 돌아다니는지.. 망자들의 휴식을 방해하는자 벌을 받아 마땅하리라..."


바스락하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온다.


"허허.. 참.. 이놈의 여우들이.."
하며 신부는 묘지의 울타리에 기대져있는 삽을 들었다.

"이걸로 쫓을 수 있을까 모르겠군.."
신부는 다시 묘지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깄다.


또다시 바스락하는 소리.


저 쪽 비석뒤에서 들려왔다.

'저긴가..?'
신부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풀잎이 자근자근 밟히는소리나 걷다가 돌을 건드려도 신부는 깜짝깜짝 놀라곤했다.
그러기를 몇차례..
신부는 이제 자기 키보다도 높게 서있는 비석 앞에 서있었다.
아직도 비석뒤에서 무언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신부는 할 수 있는 한 빠르게 비석의 뒤쪽으로 홱 하고 돌아섰다.

"... 없나..?"

신부는 들고있던 삽을 놓았다.

"오늘은 참 별일이 다 있군.. 허허.. 피곤이 쌓였나.."
다시 발걸음을 성당쪽으로 돌렸다.

"성당의 촛불들도 마저꺼야겠군.. 이리 늦게까지.. ..."




더 이상 신부의 입에서 말이나오지않았다.



"하...악..!!"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



신부의 손은 잠시 허공을 내젓다가 이내 축 늘어져버렸다.



신부의 목에서 흘러내리는 한줄기 붉은 그림자.



그리고 고요하게 울려퍼지는 남자의 목소리.



"해설자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다.. 이제 개막을 기다리면 돼.."


어두운 하늘에 만월이 차갑게 빛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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