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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 - Moon Gray - 진월담 월희


新月 The Crescent Moon -Bloody Nachtanz-

하아.. 정말이지 피곤하네요. 세븐."
시엘이 침대에 쓰러지듯 누우며 말했다.

"이탈리아는 너무 머니까요, 마스터. 비행기 안도 너무 지루해요. 설마 그 오래된 영화를 틀어줄 줄은.. 그나저나 너무합니다, 마스터. 저 그 기내식으로 나온 샐러드 먹고싶었다구요."
세븐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어쩔 수 없잖아요. 기관의 비행기도 아니고 민간 항공사의 비행기였으니까요.. 음식이 떠다녀서 행여라도 세븐의 존재가 발각되면 일이 복잡해진다구요. 애초에 혼자서 좌석 두개를 쓴다는게 얼마나 어색한지 알고나하는 소리 입니까?""
시엘은 이렇게 쏘아붙이고는 여전히 침대에 누어 천장만을 응시하였다.

"우.. 정말 마스터란 사람은..  후..  뭐.. 그럼 전 식당에라도 가서 뭐라도 좀 달라고 해봐야겠어요. 배가고파 죽을 지경이에요..."
세븐은 배를 움켜쥐었다.

"혼자서는 뭘 먹지 못할텐데요? 식당에선 세븐을 볼 수 있는사람이 없잖아요.."

'다 방법이 있답니다."
하며 웃어보이는 세븐.

"예예.. 그렇게 하십시오..."
시엘이 피곤하다는듯이 대꾸했다.

"다녀오겠어요. 마스터."
세븐은 이렇게 말하고는 이내 문을 '통과'해 나갔다.


방안에 남겨진 사람이라곤 시엘뿐..


'하아.. 나른하구나..'
시엘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일본에서의 임무가 순간 그녀의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로어의 출현이 보고되자마자 그녀는 일본에 파견되었다. 그러던 중 자신을 죽였던 진조들의 살아남은 공주 알퀘이드를 만났다.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천년성 브륜스터드를 스스로의 사념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진조의 마지막 처형자...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존재 중 하나... 신경쓰고 싶지않은 '녀석'..

세상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힘, 흡혈충동, 그리고..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의 사랑의 대상...
이윽고 그녀는 생각을 멈추었다. 지워버리고싶은 기억이었으니까...


공허한 심정이 천장에 닿는다.


'임무에나 집중하자...'

시엘은 이윽고 기억속의 창고에서 타타리에대한 정보를 꺼내보았다.

타타리. 왈라키아의 밤. 사도 27조 중 13조.. 사실 일본에서의 출현이 아니었다면 이 사도의 존재는 영원히 의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제피아 엘트남 오베론이라는 연금술사가 지금까지 타타리의 육체를 소유한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개인적인 이유로 왈라키아의 밤의 처단을 시도한 시온 엘트남 소카리스. -아틀라스협회의 차기 원장 후보인것으로 보아 아트라시아의 칭호를 받은 듯 하다. 물론, 이 정보들도 매장기관의 뒷조사를 통해 얻어진것이다.-의 활동도 보고된상태이다.  

일본에서의 타타리의 출현 전까지만 해도 타타리는 존재한다고만 알려졌지, 매장기관에서조차 조금의 정보도 가지고있질 못했었다. 솔로몬의 정보에의하면 초대 사도급 인물들도 왈라키아의 밤의 존재를 인정만 할 뿐 대면해본적이 없다고 한다.

조사된 바에 의하면 제피아를 소유했던 타타리는 제피아와 알토르쥬와의 계약을 통해 구현되었고, 이윽고 사도 처형에 나선 진조 알퀘이드 브륜스터드의 능력으로 생겨난, 천년후의 붉은달의 등장에의해 계약이 파기되어 타타리는 사라지고 제피아도 동행했던 시키에의해 죽임을 당했다.


....


시키..


'역시.. 진조와 시키군.. 지워버리기엔 너무나 큰 기억들이야..'


시엘은 몸을 뒤척였다.


'그래.. 기억이란게 원래 쉽게 잊혀지지 않잖아..'


순간 꽝하고 방문이 열렸다.


"누구냐!?'


문너머로 낯익은 소년이 보였다.


"메렘? 무슨 짓이에요!! 남의 방문을 그렇게 열어버리고!"


하지만 메렘은 시엘의 말은 아랑곳하지않고 다가왔다.


"하..할말이있어.. 가...갑자기.. 아악!!"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시엘은 메렘의 이성을 잃어버린 눈을 볼 수 있었다. 한눈에봐도 메렘이 고통에 겨워한다는걸 알 수 있었다.


"왜그래요!? 도데체 왜 그러는겁니까!?"
시엘은 무의식적으로 한발짝 물러섰다.

"으... 내.. 내말을 들어... 이..이러는게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메렘은 말하는것도 힘겨워보였다.

"한두번이 아니라니요!? 어디가 잘못된건가요!?"

"뭐...뭔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야.. 시엘..! 어서 나를 마술로 묶어!!"
메렘은 이젠 고통을 참을 수 없다는 듯 고함쳤다.

"예!? 묶으라니요? 도데체 무슨..?"
시엘은 갑작스러운 말에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주..주체할 수 없이 광분해져버리면 나도.. 내자신을 어찌할 수 없어. 어서!!"


시엘은 이윽고 정신을 집중한 뒤 메렘을 사념의 실로 묶었다,


"크윽... 이제.. 내가 하는 말을 들어줘."

"뭡니까? 메렘. 언제부터 이런거냐구요!?"

"한 열흘 전부터 간헐적으로 이런 고통이 느껴저.. 육체의 고통이아닌 정신의 고통이야.. 마치.. 침식당하는 듯한.."

"원인은요!? 모르는건가요?"

"애석하게도.. 으윽..!! 어쨋거나 이 고통은 조금있으면 사라져.. 그 동안에 나를 주체할 수 없기때문에 너에게 온거야.. 이미 기관의 하수인들 몇명을 없애버렸어.."

"그 정도입니까!? 아무리 잔인한 당신이지만 기관의 사람들을 그토록 죽이지는 않잖아요."

"으으.. 뭐 그렇지... 어쨋거나 이 고통이 심해지면 나도 주체하지 못할.. 흡혈충동이 일어나게 돼.."

"흡혈충동.. 그런..."

"그래.. 뭔가가 이상해.. 이건.. 전혀..느끼지못한.."

"천년을 넘게 살아온 당신이 느끼지 못한 것이라면 과연 예삿일이 아니로군요."
그 와중에도 시엘의 쏘아붙이는 듯한 말투는 여전했다.

"이봐.. 농담할 기분이 아니라구.. 으.."

"뭐 아까보단 나아지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시엘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메렘 솔로몬. 사도 27조 중 20위의 악마술사. 그와 동시에 교회소속 매장기관의 5위.
메렘의 태도 등이 못마땅하여 그에게는 겉으로 냉정한 척 하지만 그녀의 그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낼 수 없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그녀의 머리를 당장에 날려버릴 수 있는 존재다.


"크윽... 아악!!"
메렘은 점점 더 고통에 겨운 비명을 질러댔다.


시엘은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강력한 주술을 걸고있었다.

그러기를 한시간.. 시엘에게는 두려움의 속박이자 긴장의 고문이었다.


"하아.. 많이 나아졌나.. 이제 풀어주지 그래?"

"이제.. 괜찮은겁니까?"

"아아.. 이제 괜찮아.. 좀 머리가 어지럽긴하지만.. 그나저나 이 주술 어서 풀어줘. 너무 강하게 압박하는군."


비로소 시엘의 긴장이 풀어졌다.


"글쎄요.. 숙녀방을 함부로 들어온, 그것도 깜짝 놀랄정도로 방문을 걷어찬 당신의 죄목을 물어보도록 할까요..?"

"하아.. 그것참 미안하게 됬군요. 미스- 시엘"
메렘은 작게 웃어보였다.

"흐음.. 뭐.. 당신이라면 이 정도 마술을 못 풀리가 없으니.. 걷어내도록 하죠."
이윽고 시엘은 허공에 모양을 알 수 없는 휘장을 그었다.


그러자 메렘을 둘러싸고 있던 보이지 않는 실이 약한 섬광을 내며 사라졌다.


"아.. 고맙군."
몸의 구속이 풀려난 듯 메렘은 양 손을 가볍게 흔들어 보았다.

"그런데.. 당신이 당신의 육체를 어찌 할 수 없을 상태라면 제 마법쯤은 간단히 파괴해버렸을텐데요?
시엘이 의아한듯 물었다.

"아아.. 그게.. 뭐라도 내 몸을 묶어 두면 좀더 정신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약간은 도움이 될까 하고.. 뭐.. 그리고 기관내에서 나의 본모습을 보이는 것도 너와 나르바렉 여사 앞에서만 이니까."

"그럼 위험했잖아요.. 당신 제 마법을 풀고 절 죽일 수 있었다는거 아니에요.."
시엘은 기분나쁘다는 듯 쏘아붙였다.

"하아.. 그래도 이곳에서 그런 나에게 맞서서 싸울 만한 사람은 시엘정도이니까... 후후.."
이에 지지않고 메렘이 빈정거렸다.

"이..이봐요!! 그 말 무슨 뜻이에요!?!?"

"그렇잖아.. 천하무적 시엘님.. 기관내에 고위급들은 늙고 갖은 술수나 쓰는 자들이니까. 특급 실력파인 시엘양께서 막아주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아무래도 당신 사실은 나를 가지고 놀려고 온것 같군요!?"
시엘이 메렘의 말을 막으며 쏘아댔다.

"아아.. 참아달라구.. 설마 잠옷바람에 흑건이 불쑥 튀어나오는 건 아니겠지..? 다행히 성서도 없군."
메렘은 손을 내저었다.

"정말이지..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대하기가 귀찮은 존재로군요."
시엘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 그렇지.. 어쨋든 방금 일은 사과하지. 나도 주체할 수 없는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견디기 힘들었으니까."

"아직도 그 원인을 모르나요?"

"아쉽게도..  뭐 보통일은 아닐거라 생각해. 이전에도 이런일은 없었으니까.. 뭐 이걸로 3번째군."
메렘은 이렇게 말하고는 시엘의 반대편 침대에 앉았다.

"3번째라.. 그럼 앞으로도 위험한 거 아닌가요?"
시엘이 불안한듯이 물었다.

"글쎄.. 처음엔 하루간격으로 일어난거니까.. 아마도 그 빈도가 줄어들고 있는것 아닌가 해.. 어쩌면 잠깐 동안 이러는 것인지도 모르고."
잘 모른다는 듯 손을 내저어보였다.

"참 귀찮은 존재군요. 당신."

"하하.. 그렇지. 정말... 뭐.. 어쨋거나, 나도 돌아가 보도록 하지. 뭐라도 좀 먹어야겠어."
메렘은 이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 설마 흡혈을 하러 가는겁니까?"

"열흘전에 많이 먹어서 괜찮아. 아마 당분간은 흡혈을 하지 않아도 될거야. 너도 알다시피 흡혈과 허기는 무관하니까. 식당에가서 뭐라도 좀 달라고해야겠어."
메렘은 자신의 배를 쓰다듬어 보였다.

"그런겁니까.. 뭐 세븐이 먼저 가있으니 식사는 대충 해두라고 전해주시겠어요?"

"그런가? 하지만 미스 세븐에게 너무 가혹하군, 시엘."

"처음부터 '무기'일 뿐인겁니다. 뭘 더 바라나요?"

"그런식으로 마음을 닫는건 좋지않아, 시엘."
하고 메렘은 문을 닫았다. 어느새 그는 중년의 사제로 변해있었다.

"흥.. 누가.."
시엘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다.

'맞는 얘기니까...'


아까의 소동이 언제 일어났었냐는 듯 방안은 이내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하아.. 정말 귀찮게 하는 존재야..."


갑작스러운 소동과 머리를 혼란스럽게만드는 기억들로 인해 시엘의 눈꺼풀은 감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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