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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투명하고 맑으며 밝은 빛을 내뿜고 외관은 둥그스름 했었다.
색은 아쿠아 마린을 보는듯 하였으며 그것의 주위를 돌고있는
것은 알수 없는 바람의 기운이었다.
마치 한적한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듯한 기분을 느꼇었
다.
그러나 그것은 바람이 아니였다.
바람의 장벽에 있었던 것은… 그것은 하나의 슬픔이었다.

-그녀가 죽었어… 그녀가 죽어 버렸어! 나… 어떻하면 좋지. 이
제 살아 봤자 뭐하냐고!-

그것이 바람과 함께 전해온다.
분명 옆집 톨형의 목소리였다. 톨형은 지금 메릴 누나와 결혼할
거라는 소리를 들어서 이 마을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바로
옆집에 살며 나에게 자주 사과를 사주는 형이다. 상당히… 자상하
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형이었다. 마을 처녀들에게 노래를 잘불러
서 인기가 있고 내 친구들에게는 만만해 빠져서 같이 놀아주는 사
람이라는 평이 오고가는 사람이다.
메릴 누나는 이 마을 처녀들중에 가장 요리를 잘하는 누나다.
누나가 가끔 만들어주는 애플 파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이
며 방금전까지만 해도 먹고 싶어서 엄마에게 사달라고 졸라댔던
참이었다.
그런데… 내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왜 메릴누나가 죽었다는 소
리로 들리는 걸까.
분명 메릴 누나는 제과점을 하고 있기에 만약 산적이 쳐들어올
경우 위험한 화전 밭보다는 안전할거다. 아피 우리 마을은 화전촌
이라 산적들이 처들어오면 바로 밭에있던 아줌마들부터 죽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울타리 밖에 있기에 죽이기 쉽다는 거다.
그래서 죽인다. 나는 왜 죽인지 모른다. 아직은 어리기에 죽는
이유까지 알 필요는 없다.  
어느세 주제가 딴곳으로 세어 버렸지만 분명 메릴누나는 죽을리
가 없다.
그런데 이 푸른색의 슬라임 같은 기이한게 톨형의 목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메릴누나가 죽었다는 소리를 하며.
기분 나쁘다. 무진장 나빠서 화가 치밀어 오를려고 한다. 우리
엄마가 그랬다. 사람죽었다는 소리가 가장 않좋은 소리라고….
그런데 이딴게 우리 메릴누나가 죽었다고 하는 것이 화가 났다.
그레서 나는 그것을….

"건들지마!"

뒤에서 아빠가 소리친다. 하지만 이딴게 메릴 누나가 죽었다고
말해 버렸….

"건들면 안돼!"

아빠… 나 화난단 말야… 이녀석이… 이녀석이….

"그만 이리 오려므나."

엄마가 차분하게 말한다. 할수 없다. 엄마가 화나면 아빠보다 무
서우니까. 가야지….

"착하지… 모르는 물건은 함부로 건들면 안되. 위험하니까."
"응."

알았다고 말 안하고 나중에 만지면 되겠지.






그러나… 나는 그것을 만질수 없었다.






"커지고 있어?!"

그것은 분명 내 눈앞에서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목소리를 보내주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
인게 그 푸른 물체로 보인다. 커져버린 그것은 마치 수정구슬인
듯이 마을사람들을 비추어 주고 있었다.

-저런… 톨이 안됬구만.-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건만.-
-메릴은 왜 죽었는지….-
-빵을굽다 불이 일어난 모양이야. 그래서 결국….-

뭐야… 진짜 죽은 거야? 거짓말이지? 너 나를 속이려는 거짓말이
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 것은 사악한 요정이 변신한 것이라고
동화속에 나오는 그런 사악한 요정이 주인공을 꼬셔서 잘못된 길
로 인도하는 그런 것을 생각 했었다.

한곳에 모여있는 마을사람들 위로 내 앞에 있는 것과 같은게 나
왔다. 그 아쿠아 마린의 빚을 지닌 그것이 그들의 머리위에서 천
천히 내려온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을 모두 잡아 먹어버렸다.
그들의 주위로 엄청난 바람이 불어와 사람들을 갈기 갈기 찢어
버렸다.  허공으로 날아가는 사람의 팔이 피를 흘리며 궤적을 그
리고 그들의 피로 그림이 그려진다.
흔히 말하는 마법의 궤적을 따라그린 마나의 통로 마법진.
어렸던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것이 사람들의 피로
만들어 진다. 대지를 가르고 허공을 휘져으며 그것은 빛의 길을
인도한다.
마나로드… 허공을 향해 물이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그것
은 허공으로 올라가기 위한 길이 된다. 길이 되어 모든 생명을 승
천시킨다.
그리고… 마나로드가 끊어지자 갑자기 세상이 환해졌다.
나는 그저 그 빚속에 눈을 감은체 고통스러워 했었을 뿐이었다.
저항 같은것 이라던가 필사적인 이라는 것은 할수 없었다. 그것
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규칙이 되어 자신을 휩쓸어 버렸다.
거대한 마나안에서 소년은 그렇게 날아가 버렸다.




"생존자? 이 어린녀석이?"
"네 마스터… 일단은 살리는 것에는 성공 했습니다만은… 완전한
회복까지는 아직 불가능 합니다."

목소리가 들려온다.
몸을 덮고있는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과 머리위에 있는 차가운
수건의 감촉까지 느껴진다.

"어차피 죽을 녀석을 살리다니… 니년은 우리 '바하무트'의 물자
가 땅파서 나오는줄 알았냐?"
"하지만 마스터! 살아있는 사람을…."
"닥치지 못할까! 이딴 화전민 따위의 자식을 살려줘야 하는 것이
냐? 이 몸… 이 황실마법 친위 수호 보좌기관 바하무트의 총장
인 펠베토 바 어규리먼이 저따위 놈을 살려서 어쩌자는 거냐?!"
"마스터…."

그리고 짝~ 소리가 나더니 무언가 분위기가 한순간 무거워 진다.
나는 그때 눈을 살짝 실눈을 뜬체 바라보고 있었다.
뚱뚱한 늙은이가 들고 있는 지팡이로 아직 연약해 보이는 누나를
쳐버린 것이다. 그 누나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붉어진 뺨을 손으
로 만지며 그 늙은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주, 주제넘은 짓을 했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요."
"말로 용서하면 다인가?"  

마치 눈물을 흘릴듯한 표정으로 그 누나는 비굴하게 고개를 숙였
다. 그제서야 그 뚱땡이 늙은이는 누나의 멱살을 잡고 한손으로
들어올리더니 그 누나의 옷을 다른 손으로 찢어 버린다. 무슨 늙
은이의 힘이 저렇게 쌘가 놀랐지만 나는 그저 태연하게 자는척 했
다. 아니 무서워서 조용히 있었다. 실눈을 뜬체 아무것도 못했다.

"니까짓 년이 나에게 대들수 있다고 생각한거냐? 비록 이 나라가
노예를 가지지 못하는 나라지만 호문 클루스 라면 다르다. 니년은
내손으로 만들어진 노리개다… 노리개 따위가 건방지게 설교를
했다는 것은 더 이상 노리개로 있기는 싫다는 소리겠지?"

늙은이는 자신이 찢은 부위를 바라보며 웃었다. 늙은이가 찢은 부
분은 그 누나의 가슴 부위였다. 우유빛 살결의 풍만한 가슴이 그
의손에 놀아 나고 있었다.

"내가 아무레도 너를 잘못 가르쳤나 보구나… 그레 교육이 필요
하면 해줘야지 안그러느냐?"

그리고 늙은이는 나를 바라보았다. 씨익 웃고 바로 누나를 한손
으로 안은체 바로옆의 침대에갔다. 무서웠다. 아무것도 못한체 무
서웠다. 이대로 무서워서 견딜수 없어서 혀를 깨물었다.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들키면 무언가 무서운 일을 당할것만 같았아
서… 무서워 아무것도 못한채 눈물을 흘렸다.
옆의 침대로 신음 소리가 들린다. 아까 그 늙은이가 쳐다본후론
실눈 뜨지도 않고 그대로 감아 버렸다. 무서워서… 들킬까봐 아
무것도 못한채 울고만 있었다.
침대가 흔들리는 소리와 신음소리가 섞여서… 정말로 나는 그날
사람이 무서웠다.

무서웠다.
무서웠다.
무서웠다.
무서웠다.

무서웠다…. 정말로 무서웠다.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잠들어 버린것… 아니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그건 기절 한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 눈떳을 때는 아침이었다.
나는 이미 사라져 버린 마을에 알몸인 체로 남아 있었다.
버려진거다. 그들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아서 버린 것이다.
나는 버려진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나는 아직 남아있는 마을의
잔재를 찾아 돌아 다녔다.
그리고 마을의 중앙의 광장대신에 사용하는 공터에서 한자루의
식칼을 발견했다.
길이가 대략 건장한 20대 청년의 손가락으로 세뼘정
도의 길이와 한뼘하고 1/5정도로 넓은 식칼이었다. 칼 자체의 광
택은 금속성 고유의 광택과 약간의 베이지 빛을 함유한 은색이었
다. 흔히 전설에나 나오는 미스릴이라는 금속같은 식칼이었다.
그러나 미스릴로 식칼을 만드는 장인은 없을 것이다.
나는 별생각 없이 식칼을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별생각 없이 숲으로 들어갔다.
어렸을때 들었던 동화책에 나오는 숲에서 사는 야생 소년 처럼
살아 가는 걸까 했던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면 지금도 가끔
쓴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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