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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G.N.P』노는 고3s 이야기 - 3

2004.07.01 16:37

예련 조회 수:266

주의.

이 글은 픽션입니다.

G.N.P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은 작가의 망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단순히 그냥 웃어보자는 의미에서 쓴 겁니다.



현실에서 어설프게 따라할 시에는 엄청난 고통이 수반될 수 있으며.

그에 대해서 작가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한적한 밤. 이제 겨우 야간자율학습을 끝낸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무기력한 몸을 추스리며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쥐슬은 아무 것도 안 든 빈 가방을 등에 매고는 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으로 으슥한 골목길을 천천히 걷고 있다.

 드림하트 특수훼인양성고등학교 2학년 2반 쥐슬. 전교에서 빚쟁이로 이름을 떨치는 녀석이다. 오늘은 다른 녀석들이 돈을 꿔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집까지 걸어가고 있다.

 "겨우 500원 가지고 째째하게 굴기는. 붸엑."

 아무리 자신이 여기저기 돈만 꾸고 잘 갚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겨우 500원을 안 빌려주다니. 꽤나 기분이 상했는지 아까부터 계속 툴툴거린다. 덕분에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걸어가게 생겼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여튼 요즘 녀석들은…… 응?"

 툭

 쥐슬이 막 골목을 돌아가던 찰나, 누군가에게 부딪히며 살짝 뒤로 밀려난다.

 "이야. 이게 누구야. 쥐슬 아니신가."

 "헑?!"

 눈 앞의 얼굴에 쥐슬이 경악하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선다.

 "빌린 돈은 제때제때 갚아야지, 안 그래?"

 쥐슬. 그리고 그의 앞에 있는 카노. 그들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가 아니라. 절대로 공생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드림하트 특수훼인양성고등학교 내 최고의 빚쟁이와, 최고의 사채꾼.

 "다음에 갚는댔잖아! 지금 돈 없어서 걸어가고 있는 게 안 보이냐?"

 쥐슬이 오기가 생겼는지 카노에게 대고 빽빽 소리를 질러댄다. 평소 같으면 능글맞게 대충 흘려버리고 넘어가고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예외격이다. 안 그래도 돈 없어서 걸어가는 통에, 빌려간 돈 내놓으라고 앞에서 시비를 걸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턱이 있나.

 "그래? 그럼 니 가방이라도 일단 가져가야겠는데?"

 능글맞게 웃는 카노에게 쥐슬이 순간 흠칫한다. 지금 쥐슬의 가방에는 시중에서 레어라 불릴만한 팬시와 동인지들이 잔뜩 들어있는 상태다. 카노한테 빚진 금액보다는 더 가치가 높을 거다.평소에는 그냥 몇 마디 말만 하고 가던 녀석인데, 오늘은 어떻게 정보를 입수하고 온 모양이다.

 '빌어먹을……'

 그러나 쥐슬로서는.

 "즐!"

 '절대로 빼앗길 수 없다!'

 그리고는 쥐슬은 죽을 힘을 다해 카노의 반대방향으로 뛰기 시작한다.

 "소용 없을텐데~"

 카노의 목소리에 쥐슬이 계속해서 뛰며 슬쩍 고개를 돌린다. 카노는 여전히 능글맞은 미소만을 짓고 있을 뿐이다. 뛰면서도 괜한 불안감이 쥐슬을 엄습하기 시작한다.

 "잠깐 스톱-"

 탁

 "욱?"

 빠르게 달려가던 쥐슬을 누군가가 재빠르게 잡아낸다. 쥐슬이 전혀 감당해낼 수 없는 팔힘이다.

 "다, 당신은…… 노는 고3s의 스마일 선배?"

 "나만 있는 건 아닌데."

 피식 웃는 스마일의 표정에서 쥐슬은 다시 한 번 절망을 느낀다.

 미리 잠복하고 있었다는 듯이, 다른 쪽의 골목에서도 익숙한 얼굴이 튀어나온다. 련과 매냐. 미리 골목들을 전부 지키고 있었던 거다.

 노는 고3s의 리더를 자칭하고 가장 앞에 나서서 활동한다는, 본명보다도 별명이 더 유명한 예련. 세리카에 대한 불타는 신앙심으로 똘똘 뭉친 사이비교주 매냐. 그리고, 지금 그 막강한 훼력으로 하여금 쥐슬을 압도하고 있는 스마일.

 노는 고3s의 상위층, 그것도 주로 외부활동을 담당하는 셋을 만나버렸다. 이미 희망 따위는 없다.

 "소용 없다니깐?"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카노가 천천히 쥐슬쪽으로 걸어온다.

 미리 다 계획되어 있던 일이 분명하다. 쥐슬의 가방 안에 있는 초레어 물품들을 노리고. 애초에 이런 사채꾼에게 돈을 빌린 것이 잘못이다.

 '그럼 그 녀석들이 돈을 안 꿔준 것도?'

 빠득

 저도 모르게 이가 갈려버린다. 이갈림을 무시한 채 카노의 손이 천천히 쥐슬의 가방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이, 이런 제길! 저걸 모으려고 내가 얼마나……'

 그리고, 막 카노의 손이 가방에 닿는 순간.

 퍼엉!

 "큭?!"

 "뭐야?!"

 갑작스러운 '퍼엉!'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주변을 연막이 감싼다.

 "…설마?"

 련의 불길한 예감이 딱 맞아떨어진다.





 "허접훼인들의 만행을 막기 위해!"

 레드 혈랑.

 "진정한 훼인들을 지키기 위해!"

 블루 엣찌.

 "사랑과 평화, 훼력을 뿌리고 다니는!"

 그린 링링.

 "훼인계의 지존, 85년산 훼인!"

 옐로우 실.

 "무적 85레인저!"

 핑크 백만.





 "윽, 85레인저?"

 련이 팔을 휘휘 휘둘러 연막을 걷어내며 그들을 바라본다. 각각의 색깔별로 교복을 맞춰입은 모습을. 차마 딱 달라붙는 슈트는 입기가 민망했던 모양이다.

 "그런 비겁한 짓을 하는 걸 내버려두리라 생각했나, 노는 고3 리더?"

 혈랑이 정의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련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친다. 과연 비천어검류 한국유파 전승자답게 그의 얼굴은 지금 이 자리의 누구보다도 어려보인다.

 "기껏 학교 졸업해놓고 교복은 왜 또 입는 거에요! 어울리게 딱 붙는 슈트나 입으라구요!"

 련의 말에 85레인저가 순간 뜨끔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럼 니가 입어봐, 이 자식아!"

 백만의 말에 이번에는 련이 뜨끔한다. 하기사, 어지간한 정신으로는 그런 걸 입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잡소리는 여기까지다. 조용히 처리해주지, 노는 고3s."

 "잠깐!"

 다가오는 85레인저에게 련이 한 손을 앞으로 내밀어보이며 멈추라는 제스쳐를 한다.

 "사랑과 평화, 훼력을 뿌리고 다니는 85레인저라면서요. 치사하게 두 명이나 많은 숫자로 핍박할 생각입니까? 그냥 리더끼리 한 번 붙고 끝내지요?"

 련의 제안에 85레인저 모두가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어버린다. 그렇지만 일리있는 말이다. 도리어 잘못했다가는 85레인저가 노는 고3s를 야비하게 제압했다는 소문이 나돌지도 모르는 일이다. 조금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그냥 빠르게 다 제압한 후에 입막음을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위험한 방법이다.

 작은 소리로 소곤소곤 상의하는 그들을 보며 련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앗!"

 련이 갑작스럽게 그들의 뒤를 가리키며 소리지르자, 85레인저 모두가 저들도 모르게 눈으로 련이 가리키는 방향을 좇는다.

















 "카이 안녕~"

 물론 련이 가리키는 곳에 아카이는 없다.

 85레인저가 황급히 다시 련이 있는 쪽을 돌아보자, 이미 련을 제외한 모두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그래도 리더라고, 도망간 녀석들의 뒤를 지키기 위해 남은 모양이다.

 "이젠 인정사정 봐주고 뭐고도 없다, 알겠……"

 화가 오른 목소리로 혈랑이 으르렁거리다가, 어느 샌가 련이 꺼내든 두 장의 카드에 흠칫하며 말을 멈춘다. 그 사이에 벌써 공마 두 장을 꺼내든 모양이다.

 "자아자아. 플레어윈드 두 장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련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85레인저가 련의 붉게 빛나는 두 장의 카드를 보며 긴장하기 시작한다. 정말로 플레어윈드 두 장이라면 그들에게는 승산이 없다. 극한의 속도를 자랑하는 혈랑의 천상용섬도, 지금처럼 거리가 멀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또한, 련은 그들이 다른 수를 생각할 여유 조차 주지 않을테고.

 "3초의 시간을 드리죠. 하나, 둘……"

 련이 막 카운트를 세는 순간, 혈랑이 만면에 사악한 웃음을 머금으며 련에게 그대로 다가간다. 그 웃음이 점점 짙어짐과 반비례해서, 련의 표정에서 자신감이 조금씩 사라져간다.

 확실하다. 혈랑도 순불유저다. 이건 감이 확실하다.

 "셋!"

 련의 오버제스쳐도 소용이 없다. 이미 혈랑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제길!"

 련이 재빨리 손에 들고 있던 두 장의 카드를 버리며 그들의 반대편으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혈랑의 눈에 두 장의 카드 이름이 똑똑히 보인다.

 레드매직번, 레드매직번

 "거기 안 서냐 이자식아!!"

















안 웃겨도 웃어!!



…그래도 이번 건 별로 안 웃기네. [……]

어젠 경황이 없어서 드하에만 올리고 자버린 관계로.

뒤늦게 꿈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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