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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월후의 날[4]

2004.06.11 23:07

사이네 조회 수:204

쏴아아아아...

비가 내린다...비가 쏟아져 내린다...
그져 그것만으로도 어두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고요히 잠든다.

"어째서..."

한 소년의 목소리가 그 고요를 깨고 울려퍼진다...

"어째서...죽인거야..."

무언가를 잔뜩 억누른 듯한 음성...소년은 천천히 자신 앞에 누워있는
여인의 시체를 끌어 앉았다. 소년보다 큰...긴 검은 머리카락을 지닌 여인...

"어째서...어머니를..."
"일족을 배신한 자에 당연한 대가입니다. 사이네님 본가로."

그런 소년의 주변을 애워싼 검은옷의 무리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주변 사람과 같은 검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도포를 입고 같은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눈동자를 지닌 남자다.

"본가의...명령인가..."

소년은 작게 눈을 치켜뜨며 물었다. 소년의 짓은 검은오른쪽 눈동자와
탁해빠진 회색눈동자가 묘한 이체를 띠며 빛나기 시작했다.

"본가의 명령입니다."
"......"

꽝!!!

그 소리와 함께 갑자기 소년 주변에 거다란 구덩이가 생기며 그 자리에 서있 던
검은옷의 남자를 찍어눌렀다. 그 구덩이에는 그 남자의 시체와 피와 뼈와
수많은 인간의 부속이 그대로 고였다...

"꺼져라...죽고 싶지 않다면..."

소년은 시체를 내려놓고 서서히 일어났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귀기마져
띠는 소년의 양 눈동자는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영자병장(靈子兵裝)을 받지 않은 '달의 혈족'이 우리를 요루카와가의 친위대를
상대할 수 없습니다. 요루카와가의 후계자인 요루카와 사이네님."
"영자병장이...없다고?"

소년은 작게 웃으며 오른손을 펼쳐보였다. 그곳에는 소년 키만한 도가
들려 있었다. 희다못해 투명하게 보이기까지하는 길고 곡선이 없는 장도.
오직 손잡이만이 나무결과 같은 빛을 띠고 있고 가드부분이 없는
작대기와 같은 형태의 검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요루카와가의 영자병장...

"설마?! 마지막에 당신의 어머니께 이어받으신 것은?!"
"꺼져라. 지금 나는 기분이 몹시 나쁘다."

꽝꽝꽝꽝꽝

계속해서 주변에 여기저기 커다란 웅덩이가 생겨나며 검은옷의 남자들이
죽어 나갔다. 소년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았으나 그것이 소년의 의지
의지가 곧 힘이 되는 염동력(念動力)의 상위의 영자력(靈子力)의 영력이 강한
요루카와가의 인간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쓸 수 있는 기술이었다.

"각성해버린건가."
"꺼져라."

쏴아아아...
비가 계속해서 쏟아져 내렸다.
비가 계속해서...



"후우...이거 유라에게 혼나려나?"

이넥스는 널부러진 사이네의 앞에서 담배를 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사이네의 몸은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인간이라면 이미 죽고도 남을 정도의
상처를 입고 있으나 아직도 신진대사는 끊이지 않고 오히려 재생해나가는
추세였다.

"그나저나 언제봐도 괴물같은 몸뚱이라니까 이녀석..."

이넥스는 질린다는 듯이 그렇게 툭 내뱉고는 바닥에 드리누워 만월을 바라보았다.

"아아...빨리 사이네로 돌아와라 나도 집에가서 좀 쉬자..."
"미안하게 됐군."

이넥스는 그 소리에 놀라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그 곳에는 사이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마치 좀비처럼 팔을 땅에 대고 상체를 일으키고
그 힘으로 서서히 하반신을 들어올리며 양발로 대지에 섰다.

"괴물."

이넥스는 바로 총을 겨누며 긴장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거기까지해 사이네. 어차피 지금의 넌 나에게..."

슈악~!!

찰나의 순간 이넥스의 머리가 있던 자리에 하나의 빛줄기가 스쳐지나갔다.
불가시의 영역에 움직이는 검날이 이넥스의 머리를 노리고 움직였다.
그러나 그보다 빠르게 이넥스는 그 자리를 벗어나 뒤쪽으로 물러섰다.

"뭐야 이거 너 정상으로 돌아왔냐?"
"...옛날일이 생각나버렸다. 요루카와일족은 멸망해야해."
"...네 어머니의 복수냐?"
"당연한 걸 묻지마라."

사이네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어느 덧 상처에서
베어나오던 피도 멎고 새살이 덮기 시작했다. 사이네는 오른손에 자신의
영자병장을 쥔 체로 천천히 요루카와본가의 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사이네. 유라에게 부탁받았어 데려오기로 너 조금 흥분한 것 같다."
"막으려하지마라 이넥스."
"...그걸 쓰고 싶지 않다."
"막으려하지 말아줘 이넥스."
"...그걸...쓰고 싶지 않다."

이넥스는 뭔가 꾸욱 참은 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사이네는 그저 이넥스를 지나쳐 걸어나갔다.
천천히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옮겨 나갔다.

"빌어먹을 자식아 사람말을 좀 들어먹어!!"
".........미안 이넥스...아직은 월후의 날...이성은 돌아왔지만
아직 본능이 날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말리지 말아줘. 이것이 내가
원하는 일이니까..."
"그것은 유감스럽게도 무리겠는데요."

그때 어둠 속에서 두개의 인영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완전히 똑같이 생긴 두사람...푸른머리카락과 붉은눈동자를 지닌 미남자
두사람이 천천히 어둠을 뚫고 모습을 들어냈다.
다만 한쪽은 청색자킷에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고
다른 한쪽은 온통 검은색의 관절을 따라난 은색장신구로 치장 된 옷을
입고 있다는 차이가 날 뿐이었다.

"유라씨가 부탁을 해서요. 당신을 좀 말려야 겠네요 사이네씨."
"...유라가..."

사이네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그 자리에 멈췄다. 그러나 이넥스는
나타난 두 인영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하아 유라는 나로는 안심하지 못 했나? '기계술사'까지 불러 내다니...
혹시 키로이치 '더 데쓰'까지 불러들인 건 아니야?"
"그건 걱정마세요. 키로이치씨는 어디까지나 정부의 공무원이니까
이런 사적인 일은 안합니다."
"그나저나 카루나씨 얼마 받았어?"
"저렴하게 2장 받기로 했습니다."
"내가 한장 더 받는군 찝찝한데..."

이넥스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담배를 입에 물고 붉을 붙였다.

"제2라운드...기계술사 카루나씨 당신이 놀아줘."

그렇게 중얼거리며 이넥스는 근처 바위에 걸터앉아 팔짱을 꼈다.
그러자 카루나라고 불린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장 더 받을 걸 그랬네요. 자아 사이네씨 얌전히
유라씨에게 돌아가죠."
"유라에게 지금가면 난 유라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그러니까
월후의 날이 끝날 때까지 이 요루카와 본가를 공격할 거야 이제 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 지금의 나라면 요루카와가의 친위대가 날 막아내겠지...
그러니까 굳이 나설필요 없어..."
"섭섭하군요. 하지만 저도 부탁받은 일이라서."

그렇게 말하며 검은옷을 입은 카루나쪽이 쓰윽 하고 뒤로 물러섰다.

"갑니다. 사이네씨."
"기계술사라..."

사이네는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 보다가 갑자기 '킥'하고 웃으며 말했다.

"날 즐겁게 해다오."

그 순간 사이네는 다시 리카루가 되어 카루나를 바라보았다.
청색 재킷을 입은 무표정의 카루나는 조용히 사이네를 향해 걸어갔다.

"자 갑니다 사이네씨! 가자 카루나MK-1!!"

카루나의 그 목소리와 함께 무표정의 카루나가 질주했다. 인간의 속도를
넘어선 불가시의 영역 그것에 답하 듯 리카루도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미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조차 없는 영역에서의 싸움...
검은옷의 카루나는 열심히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자신의 메카 카루나 MK-1을
조작하며 말했다.

"봐주지 안습니다!! 로켓트 펀치!! 눈에서 빔!! 무릎에서 미사일!!!"

꽈꽈꽈꽈꽝!!!

주변일대에 폭염이 난무하며 여기저기 폭발음이 터져나왔다. 그런 와중에
이넥스는 다리를 꼬고 앉아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개그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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