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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Beautiful Mind (1)

2004.06.08 21:41

HALKEN 조회 수:249

"우와앙~ 아앙~"

골목 한 가운데서 울고 있는 한 소년이 있다.
그 앞에는 키가 조금 더 큰, 손을 치켜든 다른 소년이 서있다.

"죽을래? 그러게 누가 덤비래?"

울고 있는 소년을 향해 다른 소년이 빽 소리를 지른다.
더 커지는 울음소리.
그 때, 체격이 조금 더 큰 소년의 어깨를 누군가 톡톡 친다.

"뭐야?!"

히스테릭하게 고개를 돌리자마자 소년의 의지와 상관 없이 90˚각도로 틀어지는 얼굴.

'대체 뭐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소년은 생각한다.
생각도 잠시,

"넌 뭐니? 왜 남의 집 애는 패고 그래?"

두 소년들의 앞에는 교복을 입은 소녀가 손바닥이 얼얼한지 계속 손을 흔들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뺨을 맞은건가?'

볼에서 전해지는 화끈한 통증과 함께 비로소 상황이 파악되는 소년.
울고 있는 다른 소년은 소녀에게 달려들며 더 크게 운다.

"와아앙~ 누나~~"

자연스럽게 소녀의 품에 안겨 우는 소년.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뺨을 맞은 소년은 그 둘을 빤히 쳐다보며 생각한다.

'저 녀석은 내 동생인데... 이 상황은 뭐야? 왜 저 둘이 남매 같아 보여? 그리고... 누가 보면 내가 삥 뜯는 줄 알겠네.. 순전히 저 놈이 먼저 덤벼서 시작된 일인데...'

잠시 울고 있는 소년의 등을 토닥이던 소녀는 고개를 홱 돌려 맞은 편에 뻘쭘하게 서 있는 소년을 쏘아본다.

"너 깡패니? 깡패 수준까지는 못 되겠고, 동네 양아치니? 지금 코흘리개 어린애 삥뜯고 있는 거였어?"

"..."

"..."

'귀신이군... 독심술이라도 익혔나? 당장 복채 받아도 되겠는데..?'

대답하지 않고 도전적인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는 소년.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쉰 소녀가 두 소년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맞은 편에 멍하니 서있는, 자신을 건방지게 쳐다보는 소년의 뺨을 향해 손을 날린다.

'짜악!'





'삐삐삐, 삐삐삐'

귀에 거슬리는 알람시계 소리.

"우웅..."

침대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인다.

'삐삐삐, 삐삐삐'

5분만 더... 아니, 3분만이라도...

'삐삐삐, 삐삐삐'

계속 거슬리는데... 부숴버릴까?

'덥석'

덥석?

'콰앙!'

뭐야? 무슨 소리야?

허겁지겁 일어났다.
벽에 부딪히고 중력의 법칙에 따라 낙하하는 알람시계의 파편들.
이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몇 초전까지만 해도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었던 알람시계라는 증거라고는.. 숫자가 적혀진 판과 시침, 분침.. 그리고 건전지 뿐인가..
머리를 긁적이고 옆을 봤다.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뒤집어 쓴 사내놈.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보는 얼굴, 내 동생 재현이...

"하아... 과격한 녀석.."

어느새 쌕쌕 다시 잠들어버린 재현이의 얼굴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에라, 모르겟다. 내가 저지른 일도 아닌데.. 지가 혼나겠지 뭐.
그냥 자버려야지..
그나저나, 참 무신경한 부모님이야.. 물건 부숴지는 소리가 나는데도 안 일어나시다니..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며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여 다시 잠을 청한다.

그 때,

'위이잉, 위이잉'

응? 핸드폰 진동소리?

'위이잉, 위이잉'

'덥석'

덥석? 안돼~!

아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몸을 일으켰다.
막 핸드폰을 던지려는 찰나, 재현이의 손에서 핸드폰 GET!
휴우...
아직 잠에 취해있는 재현이를 쏘아보고 수신번호를 확인한다.
010-62XX-10XX, 이 번호는... 정아언니?
무슨 일이지...

"여보세요?"

[여보세요, 재윤이니?]

"응, 무슨 일이야. 이 이른 시간에? 아침 일찍부터 나 보고 싶었어?"

[뭐야... 잊어버린거야?]

"응? 잊어버리다니, 뭘?"

[알람시계 소리는 무시한다면서.. 그래서 모닝콜 해달라고 부탁했잖아?]

...그러고보니 한 3일전 쯤 그런 부탁을 한 듯도 하다.

"아아... 그랬던가?"

[응, 그랬어.]

수화기 너머로 6년전 날 보던 앙칼진 표정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화사하게 웃는 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하아... 상냥한 사람..
번거롭기 짝이 없는 약속도 칼같이 지켜주고..

"응, 고마워. 고3 생활 첫날에는 좀 더 일찍 일어나야지."

[고3 첫날이랑 무슨 상관이니. 매일 일찍 일어나면서. 어쨌든 그럼 끊는다~]

"응."

[또 잠들지 말고!!]

...내 목소리에 그렇게 잠기운이 묻어났나..
상냥한 건 확실하지만, 이 정도쯤 되면 고맙지는 않다.
나에 대해 너무 잘 알아.. 제거대상 1순위라고나 할까.

"안 자!"

거칠게 소리치고 핸드폰 플립을 닫는다.
하아... 그럼 일어나 볼까나.

화장실 문을 열고 거울을 보았다.
여전히 키가 작고, 평균적인 외모의, 푸석푸석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 이 쪽을 쳐다본다.
에에... 확실히 '고재윤'이었지? 저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아무렴 어때? 샤워기를 들고 찬 물을 튼다.
정신을 깨는데는 찬물로 샤워를 하는 게 좋으니.
샤워기 가까이에 머리를 들이민다.
두개골 안 쪽까지 파고드는 듯한 찬 느낌이 기분이 좋다.
잠시 물을 끄고 샴푸통을 누르니..

'푸쉭'

푸쉭? 뭐야.. 샴푸 벌써 다 쓴거야?
난감하네... 부모님 깨우기는 번거롭고, 재현이는 일어나려면 한참 남았고..
하아.. 어쩔 수 없다. 비누로 머리 감아야지.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샴푸를 사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비누로 머리를 문질렀다.
다행이라는 점은, 머리결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짧은 삭발 수준의 머리라는 것이다.
비듬은 다소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다녀오겠습니다아~"

아무도 일어난 사람이 없는 거실을 향해 외치고 집을 나선다.
입에는 토스트를 물고, 왼손에는 일회용 컵에 담긴 홍차, 오른 손에는 자전거 키를 든 채 물기 묻은 머리르 털며 발을 들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오늘은 고3 수험생활의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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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서정소설로 잡고 있으나 언제 삼천포로 빠질지 모릅니다아.

내일은 모의고사도 보고 일찍 오겠다,

'꿈꾸는 사람들'에 들어와 못 본 소설들을 봐야겠습니다아.

괜히 못 따라잡고 놓쳐서

답글을 못다는 '극악무도'한 놈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죠(웃음).

네에..뭐랄까.. 읽고 나서 답글 달 의향이 없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전 소설들을 못 읽었다는 이유로 답글을 달지 못하는 건 '죄악'이라고..생각합...(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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