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Seven Revolver [1]
2004.03.2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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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의 모든 훈련이 끝난다.
드디어 끝인거다.
6살때부터 시작하여 23살인 지금까지, 꼬박 17년을 훈련해 온 것이다.
지긋지긋한 땀냄새도, 눈초리도, 압박도, 불필요한 배려도 오늘로 끝이다.
드디어, '용병' 으로 나갈수 있게 된 것이다.
-Frozen Amy-
"여어, 오늘 나가는거냐?"
"예.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정도로 뭘. 아, 이제 네녀석이 그리워지겠구나."
"저도 교관님이 그리워지겠지요."
"훗. 고맙구나. 앞으로도 여유가 있다면 언제든 놀러와라."
"놀러오는게 아니라 훈련을 받으러 오는거겠지요."
"시끄러. 갈려면 빨랑 가버려."
"예. 빨랑 가버리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그래. 결코 죽지 않기를 기원해 주마."
'탕'
나무로 된 문이 닫히는 메마른 소리.
17년간의 세월이 이제야 느껴지는듯 하다.
한숨을 들이쉬고, 내뱉고. 이것을 5번 반복한후 정면의 거대한 철문을 향해 다가간다.
"이봐. 문을 열어. 나는 오늘 나가기로 된 사람이야."
"성명과 코드를 말씀해 주십시오."
"이름은 사나카, 코드는 B14HAK521SM."
"성명 사나카, 코드는 B14HAK521SM. 입력완료- 체크중...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놈의 문짝은 정말 어쩔수 없다니까.'
"체크 완료. 승인되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그래."
AI가 부착된 강철의 문이 열리고, 거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들어오기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던 거리와 완전히 달라져있다.
그것은 17년간의 공백.. 이라는 말로 대체시킬수 있을 것이다.
'용병'.
그야말로 돈에 의해 고용되어 싸우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의 목숨과 바꿔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보수는 매우 많아
1회 계약시 받는 돈은 왠만한 직장인의 2~3년치 연봉에 해당된다.
그러나 왠만큼 실력이 없다면, 그 돈조차 활용할 기회없이 총알받이로 전락,
전장에서 죽게되는것.. 이다.
그리고 방금 나온 이곳은, 그 용병을 양성하는 장소, 훈련장이다.
실력높은 용병들을 양성하나, 그만큼 훈련도 엄격하고 힘들자.
그야말로 '죽을맛'이란 거다.
"스톱. 성명과 코드를 대십시오."
"이름은 사나카, 코드는 B14HAK521SM."
"체크-완료 되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시가지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자, 눈이 그것을 갑작스레 받아들여 순간적인 블랙아웃-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 주변을 충실히 뇌에 전달한다.
눈에 비친것은 정말로 고도의 현대화가 되어있는곳.
명칭 '시그널'이라는 도시이다.
이 나라 안에서도 최고의 용병들을 양성하기로 유명한 곳 이며,
그만큼 돈을 많이 벌기때문에 나라 전체에서 가장 살기편한곳이다.
'으응, 여기가 어디지..? 참 많이도 변했구나. 하긴, 17년이나 이 거리를 떠나 있었으니..'
"저기-"
"응?"
대학생.. 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묻는다.
"혹시, 아라사 사나카씨.. 이십니까?"
"예. 맞는데요."
"아, 겨우 찾았군요."
"에..? 당신은 누구..? 왜 날 찾고있죠?"
"기억 못하는걸까나.. 저, 당신의 동생인 '아라사 카타'입니다."
"아... 음.. 으으.. 아!"
기억해냈다. 이녀석, 내가 훈련소에 들어갈때 옆에 붙어있던 남동생, 카타였다.
그렇게 보고싶어 했는데, 왜 못알아본걸까. 그나저나 이녀석..
"많이 멋지고 인텔리하게 변했잖아? 어디 취직이라도 한건가?"
"예. 모 대기업에 중견으로 있습니다."
"헤에~ 얼마 전만 해도 꼬마였던 내 동생이 이렇게 훌륭한 회사원이 되었다.. 라는거지?"
"꼬마가 사회인이 되어버렸지요."
"입고있는 양복도 꽤 멋지잖아. 그런데 오늘 내가 나온다는거 어떻게 안거야?"
"17년전쯤, 달력에 표시해놓기도 했었고 어제 전화도 왔습니다."
"음, 어쨋든 좋아. 부모님은 잘 계셔? 그 인간들때문에 내가 훈련소에 들어간건데.."
"........"
".....?"
"전장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가. 결국 뼈를 묻어버린건가.."
돈이 되는 장사이기에 부부가 용병인 경우도 결코 적지않다.
이런경우 부부는 꼭 동시지원하며 배치도 곁으로 된다.
그래서 동시에 죽는경우가 적지 않다.
"저쪽 '제국'과의 전투에서 이온캐논을 직격으로 맞아 동시에 사망.. 이라고 편지에."
"죽여도 안죽을거 같던 두분이였는데.. 어디에 안치되었지? 병원? 아니면 무덤?"
"집 지하실에 모셔두었습니다."
"엥? 우리집에 지하실도 있었나?"
"사회인이 되어버린 꼬마가 집을 바꾸었다고 하더군요."
"에.. 어쨋거나, 한번 가볼까."
"예."
택시를 잡아타고 동생이 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준다.
발달된 청각으로 살짝 듣자, 위치는 '에반스 4번가.'
"카타, 어떻게 된거야? 에반스 거리는 부유층 동네가 아니였나?"
"제가 지금까지 모아두었던 돈과 부모님의 상여금으로 샀습니다.
제 연봉이 약 19억 픽셜, 이정도면 충분히 살만한 곳이지요.
그리고 집을 사는건 부모님과 계속 생각해 놓았던 일입니다."
"1...19억 픽셜?!"
돈의 단위는 [원화]와 같다.
그러니까 한달에 약 1.4억원가량.. 저금만 해도 이자로 먹고 살아갈수 있으리라.
지금 카타라는 녀석은 상당히 큰 기업에 상당히 높은 자리를 꿰어차고 있음이 확실하다.
"나의 동생이여, 기업에서의 직책은?"
"부사장입니다만.. 문제라도 있는겁니까?"
"....문제 있어!!! 나보다 2살이 어릴텐데, 대체 어떻게 그리 높은 자리까지 승진한거야?"
"뭐, 차마 말로 할수없는 이런저런 사정이 있지요. 말로하자면 한도끝도 없고 서류로 하자면
국어사전보다 많을걸로 생각됩니다만, 말씀 드릴까요?"
"영원히 하지마."
"역시 옛날과 변한게 없군요, 누님은.."
"너도 전혀 변하지 않았어. 아, 혹시 집에 사격장은 있나?"
"예. 있습니다."
"훗, 과연 나의 동생이로군. 용병인 누님의 상황을 생각해서 만든거구나?"
"한술 더 뜨자면 무기고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아, 이건 부모님의 유품.."
"악, 이건 대체.."
카타가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낸 커다란 봉투. 언뜻 보기에도 굉장히 클 뿐더러
무게도 상당하다. 양손으로 들어야 할 정도..
봉투의 겉면을 보자, 글자가 몇개 타이프쳐져 있다.
'To 사나카'
화약냄새가 풍기며 왠지모를 이질감. 그리고 구석이 약간 그슬려 있는것을 봐선
전장에서 직접 부친 물건이 틀림없다. 그렇다. 이것은 유품이다.
살짝 봉투를 뜯어보자,
"큭, 이렇게 무거운 주제에, 리볼버 권총이야?"
그렇다. 리볼버 권총이다.
단지 좀 특이한 면을 쓰자면, 보통의 리볼버는 탄창에 들어갈수 있는 총알의 숫자가 최대 6발이다.
그런데 이 리볼버는 특이하게도 7발까지 들어갈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는듯 하다.
게다가 구경도 45구경을 뛰어넘는 58구경. 총신부분은 발사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우 두꺼운 직사각형의 틀로 감싸여 있다. 그리고 새겨져 있는 글씨 'Brave'
그리고 회전식 탄창의 옆에 달려있는 특이한 장치.
"리볼버가.. 반자동식인가.. 세상에 이런건 처음보는데."
"예. 보통의 리볼버와는 전혀 틀리더군요."
무게도 손짐작으로 재어보자면 약 8kg. 총알도 58구경이니 거의 라이플수준이다.
이것을 한손으로 썼다간, 상대의 피해는 정말 말이 아니게 될것이다.
권총의 탄약은 ACP. 일부러 무디게 만든 총알의 앞부분은 착탄시 내부에서 일그러지게 되며
아음속의 속도를 모두 파괴력으로 전환시켜 버린다.
45구경의 권총이라도 맞으면 착탄부위가 완전히 날아갈 정도인데,
이런것을 직격으로 맞았다간 날아가는것은 고사하고, 내부에서 수류탄을 터트리는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게 될 것이다.
빗맞추는 경우나 명중시키는 경우나, 사용자의 팔은 완전히 걸레가 되어버리겠지만..
"부모란 사람들이, 이런걸 나보고 쓰라는건가.. 절대 비장의 무기로 남겨두지."
"그런가요."
"도착했습니다. 에반스 4번가입니다."
"일단 내리시죠.17년만에 돌아온 집입니다, 누님."
"17년 만인가... 게에에에에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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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1부입니다.
프롤로그쓴지 하루도 안지났는데 벌써 1화를 써버리는군요.
'제국'에 관련된 사항과 좀더 자세한것은 다음편에 써놓도록 하겠습니다.
아, 숨겨진 일화가 있군요.
프롤로그를 쓴 날, 사실 밤에 1편을 쓰고 있었습니다만, 예기치못한 오류로 증발.
약 15kb정도에 해당하는 글이 한번에 증발해버렸습니다.
절규해 버렸지요.
똑같은것을 쓰기엔 귀찮고 하니, 아예 스토리를 다시 써버렸습니다.
제가 보기엔 완전히 다르군요.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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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2004.03.27 20:41
-
카루나
2004.03.27 20:46
... 누님이었다니! [번뜩!]
그나저나 저 총이 프롤로그에 나왔던 그 총인가 보군요.
그나저나 저 동생의 정체가 궁금해 집니다. 슬슬.. -
kano
2004.03.27 20:52
그렇습니다. '누님'이라는 겁니다. 크윽, 날아간 1편에는 외모에 관한 설정까지 써놨는데,
이런 안타까운 일이.. [.....] 또다시 두뇌를 풀로 가동해야.. [.....] -
고쿠
2004.03.27 20:52
커헉.....그렇다면 프롤로그에 나왔던건.....대략 저 총을쓰게되면......손가락부터 날라갈지도 모르겠군요.....으음....무서운 총.....하핫 반은 장난이고요.
열심히 쓰세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
느와르
2004.03.28 03:12
끝내주는 누님에 멋져버린 동생...분명 돌아가신 부모님들이 끝장나는 성격이셨을듯 합니다..;;
그나저나 저 총은 비장의 무기로도 안쓰는게 좋을듯 한데.;; -
히이로
2004.03.28 15:57
허헛, 잘 읽었어요.
흐음.. 비장의 무기가 그 총인 것인가.. -
배사
2004.04.04 22:07
무서워라.... -ㅅ-;;
재밌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