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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체크메이트 1-4

2004.02.20 08:20

에제키엘 조회 수:282

이놈의 건망증 인생..
로그인 하는걸 잊었군요 -_-;;
어쨌든 올립니다..
내일은 해야지..오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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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내가 인상을 묘하게 찌뿌리며 웃는걸 멈췄을때에야 뒤를 돌아 나를 보았다. 나는 그녀를 마주보다가, 화분에 주던 물로 소독을 했다.

"검이라도 베인것 같네. 조심해서 다니지 그랬어."

여전히 태평한 목소리다. 조심해서 다녀도 괴한이 칼을 휘두르는걸 막을수 있을리가 없잖아. 어쨌든 어머니는 다시 말을 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그녀는 내가 긴이야기를 할거란걸 짐작했던것 같다. 그래선지 품속에서 담배를 꺼내들었다. 불을 붙이고, 그녀가 숨을 크게 들이쉬자, 담배의 끝이 빨갛게 물들었다. 마치 용암이 들끓어 오르는것만 같다.-물론 한번도 용암은 본적 없지만, 들은적은 있으니까-

"그러니까, 어떤 이상한 여자가...아니, 검은 로브의 괴한이, 검을 휘둘렀는데..그러니까."

한참을 머리속에 정리가 안된말들이 떠돌았다. 서서히 유영하다가 사라지길 반복하는 말들은 물웅덩이에 고여서 썩어들어가는 물의 빛깔같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그래서 간신히 엄마에게 방금전 상황을 설명을 해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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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담배연기를 훅하고 내뿜었다. 연기가 공중에서 춤을 춘다. 내가 설명한 시간이 길었는지 담배는 이미 거의 다 타들어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 여자 아직 싸우고 있다고? 그것 참 큰일이네."

전혀 큰일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역시 엄마는 무서운 사람이야. 그녀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끈후에 하품을 한뒤, 자신의 침실로 가기 시작했다.

"엄마 지금 피곤하거든, 그러니까 침대에서 좀 잘게, 그 여자 참 안됬구나. 어쩌면 엄한일을 당할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얘기를 듣다 보니, 그다지 엄마의 말과는 상관 없는 생각이지만, 대뇌피질에 뭔가가 떠오른것 같았다. 그 이상한 여자는 분명 300년을 싸운거란 얘긴데. 그럼 그게 제대로된 인생일까? 언제나 고통스럽게 그들과 싸워야 할테고, 1600명 가량을 죽였다는데, 끔찍하군.

나는 내 침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앉았다. 밀짚이 푸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차피 익숙한 감각이니까 나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1600명을 죽이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는 현실을 도피하고만 싶었다. 그녀가 죽였던 사람들과 그녀의 위험따위 잊어버리고 살고 싶었다. 자경대에는 알리지 말자. 어차피 상관없는 마을은 공격하지 않을지도 몰라.

나는 침대에 누웠다. 다른 생각을 할려고 했지만, 계속해서 아까 목장에서 있었던 일만 머리에 맴돌았다. 뿌리칠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더 강렬해지는 감정...

잠시 누워서 천장을 보고 있었다. 몇초간 그렇게 누워있던 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창고로 향했다.

그녀를 돕고 싶다고 생각한건 그녀가 나를 구해줄려고 한것 때문이 아니다. 그랬다면 아까 도망치지 않고 도왔겠지. 내가 소중히 여기던 일상, 나의 행복, 나의 생활. 나는 그런것들을 무척이나 소중히 여겼었다. 그녀도 300년전 나와 같은 평범하게 살았겠지, 날때부터 그녀도 그런 전투 기계가 되진 않았을거다.

그녀도 옛날엔 친구들과 별다른 걱정없이 웃었을거다. '아아 요즘 너무 귀찮아. 맨날 똑같은일만 해야 되지.뭐야'라고 푸념도 하면서.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미 그런 옛날따위 잊었을거다. 오직 전투만 생각하면서..

나는 어느새 창고 근처에 와 있었다. 절제된 동작으로 나무막대기를 잡았다. 검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어쩌면 이런 나무 막대기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물론 자경대에 알려야지. 나 혼자 싸우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나무막대기는 정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것일 뿐이다.

그녀에게 소중한 일상을 돌려주고 싶었다. 평화로운 삶을 돌려주고 싶다. 내가 귀중하게 여기는 그것을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다. 전투머신으로 사는거 따위 죽는거보다 나을게 뭐야?

나는 늦은게 아닌지 걱정을 하면서, 자경대 숙소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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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경대에 알렸지만, 그들은 나의 의견을 무시했다. 마을과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자경대원이 피를 흘릴수는 없단다. 그들을 욕하고 싶지 않다. 죽고싶지 않은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

그들은 나에게 그냥 그런 여자는 무시하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나는 지독하게 무모하게도 들판으로 올라왔다.

나도 두렵다. 검술따위 익혀본적도 없는데다가, 무기는 그저 나무막대기 하나 뿐이다. 결국 죽는게 겁이나서 멀리서 한참을 망설이며 그녀가 있던곳을 보았다. 하지만 다행히 사태는 내가 예상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진행되었다.

들판에 놓인 검은로브 3벌과 그들의 무구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상한 여자, 나는 들판까지 뛰어오느라 숨이 찼지만, 환자를 두고 천천히 걸어 올라갈순 없었다. 뛰는건지 걷는건지 모를 속도로 들판을 향해 뛰어 올라갔다.

남자 세명을 상대하다니, 정말 대단한걸.. 하지만 그녀도 여러군데 검상을 입어 상태가 좋지 않았다. 아직 의식은 있었지만, 동공이 서서히 풀려가는걸 보니, 의식을 잃기 직전인것 같다. 이러다가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저..저기 괜찮아요?"

내가 조금 당황하며 물었다. 손으론 열심히 내 윗옷을 찢어서 응급조치로 붕대를 만들고 있다.

"네 괜찮습니다. 저는 죽지 않으니까.."

흐리멍텅한 눈으로 그렇게 말하면 아무도 안믿어. 그녀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말을 걸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 아직 이 여자 이름도 모르잖아.

"저기 이름이 뭐에요?"

"메레...이야 메레이야...라고 합니다. 그건 그렇고 당신 정말 무모하네요. 겨우 막대기 하나들고 달려오다니. 왠지 제가 아는사람과...많이 닮았습니다."

뭐 처음엔 싸울생각이 없었어.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둘순 없었다구. 미련하다면 미련할지도 몰라. 나는 대충 옷이 끈형태로 만들어지자, 천조각을 내려 놓고 내 이름을 말해주었다. 상처입은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그녀가 안심할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미소를 지어주면서..

"저는 크레아드라고 해요."

그녀는 내 이름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그뒤에 정신을 잃어버렸다. 죽었을까봐, 나는 순간 가슴이 철렁해서, 코끝에 손을대고 그녀가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구나. 하지만 피를 많이 흘리니 일단 지혈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옷을 벗기자, 새하얀 속살..이 들어날리는 없다. 그녀가 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갑옷속에 맨살로 다닐리는 없잖아? 그런데 그런걸 기대한 나는 뭘까?

갑옷은 그다지 무겁지 않다. 철의 두깨로 볼때 이런 무게는 정말 비상식적이다. 이게 그 유명한 경량화 마법이 걸린것 무구인것 같다.

그녀의 몸은 정말 여렸다. 갑옷을 입고 있어서 몰랐는데, 어쩌면 엄마보다 마른체구다. 키도 엄마보다 작고, 그녀의 몸은 전투머신 같은 삶을 살기엔 너무 슬퍼보인다. 이런 몸으로 무거운 검을 들고 싸우게 만들다니 악마도 정말 비인간적인것 같다. -사실 악마는 인간이 아니지만-

상처를 제대로 싸맬려면 물론 옷을 벗겨..야겠지만.. 도저히 양심상 그럴순 없었다. 옷을 입힌채 그대로 천을 감았다.

짐과 갑옷을 바닥에 두었다. 철커덕 하고 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메레이야가 가볍다지만, 갑옷과 검, 그리고 짐까지 들고 내려갈수는 없잖아? 누가 훔쳐갈지도 모르지만, 어쩔수 없지.

그녀를 짊어지고 마을로 향해 걸었다. 자경대원이 보면 굉장히 싫어하겠지. 마을이 공격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테니까. 제발 집까지 가는 동안에라도 그들이 나와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더운 6월의 저물어 가는 태양때문에 등에 땀이 조금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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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자체 파이어월 발동..
다음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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