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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리뉴얼]血鬼#第 2章

2004.02.14 21:18

T.S Akai 조회 수:244



부실문을 지나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신관의 넓은 홀 1층.
이골에는 정말로 주차장으로 쓸수 있을만큼 넓은 곳이지만, 교사내(敎舍內)에는 차가 들어오지 못한다.(어느 곳이든지모두 그렇지만)
아무레도 소리는 저쪽, 그러니까 신관 2층에서 본관쪽으로 가는 통로쪽에서 난 소리.
약 8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모두 그쪽으로 뛰어갔다.

통로의 문을 열자.
나오는것은 아무도 없이 어둠이 깔려버린 복도.
현재의 시각은 6시를 넘기고 있다, 벌써 그렇게 되어버렸나-, 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훈기의 움직임을 신호로 삼아 부원들은 통로(복도)의 구석구석을 수색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건물 안.
무언가가 알수없는 느낌이 어깨를 감싸고, 허리와 함께 시계(視界)가 심하게 일그러져 보린다.
아아, 이런느낌.자주 느낀다.몸이 이상할때에는 꼭 이렇지..

그리고, 나는 조용히 여자화장실을 들여다 보았다.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세면대.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그녀의 새하얀(정확히 말하자면 새하얗던)손이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설마, 설마, 설마설마설마.그 여자가 관계없는 사람까지 손댈 이유는 없다.설마, 설마..

혼자서 중얼 거리며.
화장실 안으로 한걸음 한걸음, 조용히 걸어갔다.

걸어간다.
그녀에게 다가간다.
'흑..'소리를 내며 얼굴을 가린채 울고있는 그녀에게 다가간다.
설마, 정말로..아무일도 아니겠지...

"지수야"

조용히, 그 이름을 부르자.
그녀는 조용한 대단대신 갈라져버린 목소리로,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 완전히 갈라져버린 목소리로(아까의 그 비명소리 덕분에), 다시 한쪽손으로 세면대를 가리키며 외쳤다.

"피...피------!!"

그 외침에.
나머지 녀석들이 모두 여자화장실로 들어온다.

그리고...


세면대의 수도곡지에서는 선혈로 물들여진...아니, 누구것인지 모를.순수한 피가 배수관을 타고 흘러나오고 있었다.
선혈의 피가, 새하얀 세면대를 적신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의 손도,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의 얼굴도,

붉은 피가 조용히 적신다.

"누가..부실로 가서 수건좀 가지고 와.."

조용히 그렇게 말하자.
제일 몸이 건장한(또는 제일 말 잘듣는) 태수가 화장실을 뛰쳐나갔다.

"이봐, 이희민?"
"뭐야 또?"

내 부름에.
녀석은 조용히 맘에 안든다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다.

"너, 끝까지 가고싶은거냐?"
"그래, 빨리 소영이를 데리고 이 학교를 나가고싶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는 말했다.

그저,
붉은 세면대 앞에서 얼굴을 가린채 울고있는 그녀를 내려다 보면서, 조용히 희민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너 어서 옥상으로 올라가서 물탱크 보고 와."
"물탱크...설마..."
"그래, 그러니까 어서 보고와.그리고 여기로 다시 돌아와."
"그래"

희민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짐과 동시에.
여자화장실에는, 한 여자아이의 울슴소리만이 지배했다.

"나, 나...갈레..!!"
"나도..!!"

후배 두녀석.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두녀석이.그렇게 혼자서 중얼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태수가 수건을 들고오자, 나는 수건을 가을이에게 넘겨 지수의 손과 얼굴을 닦아 주기로 했다.
분명하다.저것은 진짜 피다.내가 알기로는...진짜 피다.절대로 물감이나 케챱같은 흐리멍텅한 가짜가 아니다.피라는 것이다.붉은 피, 선혈.그리고-, 피투성이 귀신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모두 부실로 돌아왔다.
부실의 휴게실에는 지수가 누워있고, 그 옆에는 조용히 훈기가 의자에 앉아있었다.
휴게실에는 둘뿐, 나머지는 밖에서 있겠지.분명히 또...갈려고 별에 별 고집을 피우다가 소영이의 잔소리를 듣고있을 이름모를 후배 두녀석이 있겠지.음, 그것보다는..그녀는 녀석으로부터 조용히 몸을 돌리고 있었다.

"별로..화장 지운 모습 보여주고 싶진 않았는데..."

등을 돌리고서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녀석은 입을 열어.

"괜찮아-, 지수는 화장 지우나 하나 똑같은걸.여전히 공주님이라는 이름이 어울려."

아무말 없이.
누워있는 지수.

정적이 휴게실 안을 감싼다.
휴게실 밖에서도 전혀,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지금은 말 그대로 휴식시간, 희민이 녀석이 수위의 눈을 피해 옥상까지 가서 되돌아오는 일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그 동안만...우리는 이곳에서 쉬고있는 중이다.

덜컥.

아무렇게나 문이 젖혀지고.
희민이 돌아왔다.

그리고 우루루, 몰려오는 부원의 무리들.
희민은 입을 열었다.

"물탱크 안에...시체가 가득 쌓여 있었어."

희민의 그 말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그중에는..그래, 네가 말한 박한서-, 라는 녀석도 있었지."
"그녀석이..말인가."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애초에부터 그녀석이 연관되어 있는 일이니 말이다.

박한서-,
그녀석이다.
3년전 중학교 졸업식날 일을 저질러 버린 둘중 한 녀석.
'혈귀'가 나타난 이상,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지금은 아무레도 2학년이다.
선생들 사이에서 꽤 총애를 받는 모범생, 저번 부회장 선거에도 나온적이 있다.(뽑히진 못했지만)
그런 녀석이였다.굉장히 모범생 틱을 하고 다니는 녀석이지만, 어차피 그런 녀석이였다.아니면..'그녀석'의 꾀임에 넘어갔다거나?

모두가 바닥을 내려보며 얼어붙어있다.
아아, 모두가 바닥을 내려보며 얼어 붙어버렸다.
도대체, 무엇이 이 녀석들을 이렇게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것일까.

"시..끄러워..!!"

후배중, 한녀석이 그렇게 외쳤다.
그래.역시 예상했던일.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녀석이다.
그런 녀석..그래, 어차피 유령회원 주제에..잘도 이런곳에 있는것이다.만약, 자신의 신변이 위험해 진다면.바로 곁에서 사람이 죽은걸 알아버렸으면, 지레 겁먹고 도망치려는게 일단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이다.그런것 따윈..할수 없는 일이다.

"나..난..집에갈레!!어, 어이..!!가자!!"
"그래, 갈려면 가.아아, 그럼 우리도 가자.모두들..오늘 있었던 일은 잊어.오늘 저녁에, 우리는 여기 있었다고 생각하지마.기억도 하지도 마.우리는 이시간에..패스트 푸드점에서 파티를 열고 온거다.알았지?"

부장의 그 말에.
모두들 아무렇게나 대답하고서는, 가방을 챙겼다.

그리고..부실을 나갈때.
일은 다시 터졌다.



후두두두둑...

그래.
많은 원소를 가진 물방울들이 아무렇게나 흩뿌려지는 소리였다.
그것은 등 뒤에서 내 귀로 흘러들어왔다.

가방을 짊어지고서 지수의 부축을 하고 있던 나의 등 뒤에서.
그리고 곧 이어지는 가을의 비명소리, 알수없는 남자아이의 '엇...?'이라는 알수없는 목소리.그후로, 무거운 뭔가가 툭..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두개.

아아, 그래.등뒤의 광경은 이미 봐버린 후였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인식하는건 이미 한참 후.


목구멍 뒤에서 응어리가 생기고 있었다.
잊었다, 조용히 옆에있던 그녀의 눈을 다른손으로 살짝 가렸다.



신관의 홀 중앙에서.
목이 없어진채 쓰러져 있는 시체와, (분명히 피투성이)거품을 물며 쓰러진 녀석이 하나 더..두녀석은, 아까부터 가고싶다고 때쓰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후배녀석 둘...
거춤을 물고 쓰러져 있는 녀석의 손목을 잡고 희민이 맥박을 재자, 조용히 고개를 돌리며 '죽었어'라고 중얼 거렸다.
옆에있는 녀석이 갑작스럽게 머리아 터져버려 너무 놀라버린것일가..쇼크로 인한 심장마비일까?난 그렇게밖에 추리할수 밖에 없다.

"선배..이것은...?"

태수가,
조용히 입을 열어 내게 말했다.

"...알았지?우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파티를 열고 온거야.결코...이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있지 않았어.우리만 입 다물면 돼.그러면 이녀석들은 역시 그녀석의..아니, 애초에 그녀석이 죽인거니..신경쓰지 마.영수증이라던지 내가 다 알아서 할게.그러니까, 너희들은 신경쓰지마.그리고..이번 일이 끝남과 동시에 이때의 일은 모두 잊어버려.알았지?"
"하, 하지만..!!"

후배.
가을양이 울면서 매달린다.

"이런거...또 할거에요...?또..해야되요...?"

그녀가.
커다란 눈망울에서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해야돼.그렇지 않으면...학교, 아니..이 마을의 예전에 있었던 그 평온함은 찾지 못해..."
"그러면 너 혼자서 하면 돼."

차가운 목소리다.
귓가에 맴돌았다.
아까부터 말이없던 설지현양의 독설.

"왜 우리까지 끌어들일려 하지?너만 아니였다면 지수도, 방금 이 두녀석도 아무런 일도 당하지 않았어.네가 우리를 이 동아리실에 집합시키지만 않았더라도, 이 두녀석은 죽지 않았어.너, 혹시 설마 드라마를너무 많이 봐놓고 자기만족을 할려는거 아냐?환상에 빠져있는거 아냐?지금 죽어가고 있는 인간은 진짜라고.드라마나 소설속의 이야기가 아냐.진짜란 말야.알고있어?"

그녀가.
말을 이었다.

"모두가 네탓이야.
알고있어?네탓이라고.매일 귀신 귀신- 하면서.너 정말로 귀신은 본적 있어?없잖아?괜히 옛날이야기 하나 알고 있다고 그렇게 지껄이는것 밖에 안되잖아?부장이라고 그렇게 명령하는것 밖에 안되잖아?가을이가 불쌍하지도 않아?매일 너 심부름 다니는 태수가 힘들어 보이지 않냐고?그러면서, 뭐?다 잊어라고?너라면 잊을수 있겠어?사람이 죽어가는걸..미치지 않는것 만으로도 굉장한 영광인데.잊어라고?무슨 소리를 하는거야?너, 정말로 미쳐버린거 아냐?너희 담임부터 시작해서, 그 강제구라는 녀석까지.주위 사람들이 죽어가니까 너 정말로 미쳐버린거 아냐?그러면서 뭐?마을의 평온?역시, 넌 자기만족이야.마을이 조용하지 않으면 살수 없다는 거야?그런거라면, 우리는 네 명령에 따를 생각따윈 없어.그리고..너도 우리에게 명령을 할 권리따윈 없고."

설지현.
단정한 얼굴에 안경을 스윽 올리면서 팔짱을 끼고서는 그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이런 아이가 아니였다.조금 어리버리한-, 그러니까.소영이의 말로는 정말로 착하고 순진한 아이였다지만, 아무레도 귀신이라는것을 진짜로 보고나서 인격이 360도 바껴버린것 같다.뭐?360도 바뀌면 원상태가 아니냐고?뭐, 그렇지.그럼 시험삼하 네 목을 잡고 360도 비틀어봐.

"그래, 자기만족이야.그럼 여기서 강요는 안하겠어.하지만 우리는 지금부터 집으로 가.그리고 내일 다시 하교중에 동아리실로 모인다.올사람만 와.오고싶지 않은 사람은 오지 않아도 돼.괜찮아.나도, 설지현."

부장은.
말을 이었다.

"너같은 아이는 필요없으니까."

흥- 하고 고개를 돌리며 노려보는 설지현.
그러고서 그녀는 곧 신관 출구를 향해 아무렇게나 걸어가고 있었다.

발소리만이, 이 넓디 넓은 홀에 울려퍼진다.





그리고.
교실의 창밖에서는.


알수없는 여자가 신관에 멍하니 서있는 학생들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차갑게 식어버린 미소를 지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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