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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말을 잃었던 마녀

2004.02.11 01:54

말랑군 조회 수:285

이번 것은 쓰면서 머리가 아팠습니다.

그 덕에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본편을 즐겨 주세요~


...그나저나 제 소설 정말 환상 카테고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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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입니다. 별이 많이 떠 있습니다. 그 덕에 밤이 굉장히 밝습니다. 스탠드의 갓을 반대쪽으로 씌운 다음 불의 세기를 반사광으로 해서 켭니다. 이 정도 밤에 이정도 밝기라면 책 읽는 것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듯 보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자신의 창조물에 투영하기 마련입니다. 이 연애소설에는 작가의 사랑공식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을 테죠. 그리고 이 책이 굉장히 많이 팔리는 걸 보면 이 작가의 사랑공식은 다른 사람들에게 꽤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얻었을 겁니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저에게 이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백과사전과 함께 쌍두마차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좋으련만.

어쨌든 일단 읽어 보겠습니다. 이 책에서 전 내용보다는 그 생각을 건져보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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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가 우리 집이자 직장에 처음 왔을 때 내가 제일 걱정한 것은 의사소통 문제였다. 마녀가 과연 우리나라 말을 얼마나 잘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
다행히 그녀는 우리나라 말에 꽤나 능통했다. 그녀는 자신은 1주일만에 배운 터라 기초적 문법 일부와 단어 따위밖에 모른다고 했지만 일상 생활에서 글을 쓰고 읽고 말하는 것엔 전혀 무리가 없어보였다.
...이럴 새가 없다. 대충 밥 볶아서 아침이나 먹고...
그나저나 윙크 이녀석 의외로 잠이 많군... 깨워야지.
혹시 깨웠다고 성질이 사나워져서 나한테 마법이라도 부리면 큰일이군...

“이봐. 일어나”

“...”

“...아...일어나 있었냐?”

“...”

웃으면서 뭔가 말하려다가 이내 고개를 돌린다.

“...왜그래? 어쨌든 씻고 내려와. 밥줄게”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거린다. 남자공포증인가? 어제와는 달리 그녀는 이상하리만치 말을 하지 않는다.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부엌. 어제 윙크가 온 기념으로 집 뒤에 있는 돼지를 잡아서 양념해서 먹은 게 국물이 좀 남았다. 보통 이런 걸 먹으면 사람들은 맛있는 양념보다는 고기랑 야채만 홀랑 건져 먹어버린다. 또 그래놓고는 버리길 수차례. 내 냄비에도 약간 걸쭉하고 맛있어 보이는 소스가 밑바닥에서 찰랑찰랑거린다. 보통사람이라면 충분히 버리고도 남을 소스지만, 나같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이런 것도 함부로 버리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

“...그럼 볶아볼까나.”

어제 남은 밥을 냄비에다 집어 넣는다. 그런 다음 부추를 여러 단 묶은 상태로 가로로 조금 썰고 김을 부신다. 그 다음 배추를 맵게 절인 걸 잘게 잘라서 전부 다 냄비에다 집어 넣는다. 그 다음 살짝 데폈다가, 기름을 살짝 두르고 그대로 볶아 낸다. 이런 식으로 잔반을 수차례 해결해왔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그 어떤 요리사보다도 자신이 있다. 맛도 좋...

“깜짝이야.”

그녀가 수건만 두른 채로 날 빤히 쳐다본다.

“...무슨 문제 있어?”

입을 살짝 벌렸다가 다시 닫아버린다.
살짝 어깨를 만져본다. 차갑군.

“...따뜻한 물이 안나오는 거야?”

그녀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린다.

“말을 해야지 이것아... 욕실 왼쪽에 붙어있는 하얀색 기계 있지? 거기서 빨간 버튼 누르고 레버로 온도 조절 한 다음 한 1분정도 기다려봐.”

“고...”

다시 입을 닫아버린다. 그러고는 좋다고 홱 돌아서는 욕실로 뛰어가...

“...이봐...!”

그녀가 뒤를 돌아본다.

“손님이 없으니까 다행이지만, 앞으론 큼지막한 수건으로 엉덩이까지 가려.”



볶는 건 대충 끝났다. 이제 밑쪽을 살짝 태우기만 하면 완성. 원래 이런 볶음밥은 밑에 살짝 탄 부분을 긁어내면서 나는 ‘치지직’ 하는 소리 때문에 먹는 걸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녀는 아직 덜 씻은 모양이다.

...휴대전화가 울린다. 내 벨소리는 새소리다. 시끄럽지도 않고 좋은 편.
발신번호를 보니 룬이다. 그러면서도 난 기계적으로 이런 말을 한다.

“여보세요”

“아, 밍크네 집입니까?”

이 녀석도 기계적으로 전화를 하는 건 마찬가지군.

“당신이 목적을 가지고 한 전화인만큼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뭐냐. 나 룬일세 형제여”

“어쩐 일이야?”

“별 의도는 없네”

“못 믿겠는데”

“허허 이사람. 친구를 이리도 믿어주지 못하는가?”

“용건 빨리 말하시지.”

“어제 오후 형제의 여관에서 낯선 아리따운 처자를 우연히 목격했다네”

“나랑 용건이 없군. 그 처자는 지금 목욕중이라네.”

“당장 바꿔주게.”

“...이 자식이...”

“...어쨌든 자네가 예쁜 처자를 고른 듯 하여 기분이 좋네.”

“무슨 소리냐”

“혹시...으음. 역시...”

“이봐.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말라고.”

“자네 혹시 기억나나? 자네가 빌린 성인 비디오가 내 집에 있다는 사실을 말일세”

“...성인 인증 받고 빌린 건데 뭐 어때...?”

“이걸 그녀가 본다고 생각해 보시게. 시작한지 1분도 안되어 화면에 살색이 가득차는 이 비디오 말일세.”

“너 혹시 내가 그 애를 꼬셨다고 생각하는 거냐? 큰 착각하고 살어라 이것아”

“발뺌은 금물일세.”

“발뺌은 무슨. 내 말은 진실이며 진리라구”

“아, 그리고 나 내일 시간없네.”

“안 듣고 있군.”

“알아서 하게나 친구”

“미안하네 룬. 나 전화를 좀 끊어야겠네. 지금 당장.”

“잘 알아두게. 내일 아침 9시부터 나 시간없네. 비디오인가 여자친구인가? 알아서 하게나.”

“시끄럽네. 3일 안에 집안에 바퀴벌레님의 저주가 내리길. 그럼 이만.”

“내일일세 형제...”

뚝.
고맙다 룬. 니 덕에 밥은 적절히 탔다.



“다 씻었으면 밥먹자 윙크.”

“...”

그녀는 말없이 의자를 꺼낸다. 숟가락을 들고는 살짝 떠서 천천히 씹더니, 이내 고통을 호소한다.

“매워? 물 줄까?”

끄덕.

그녀는 한 숟가락 떠서 먹고 물 한모금을 마시는 사이클을 돌리면서 밥을 먹었다.


“이봐.”

“...”

“어~이. 윙크~으.”

“...”

“...왜 그래? 말좀 해 봐 이것아.”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니, 말을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말이 안나오는 듯 했다.

“마법에 걸린 거냐?”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서 온몸으로 자신도 답답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일 났군. 왜 그런 거지? 어제 무슨 일 했어? 담배라도 폈냐? 술 마신 거야?”

도리도리.

“할 수 없군. 따라와 봐.”

난 그녀의 손목을 잡고 2층의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역시 소녀의 방 답게 청소는 완벽했다. 다만 침대 위에 이불이 고약하게 어지러져 있다.

“...너 잠버릇이 꽤 심하구나...”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떨군다.

책상 위에는 어제 그린 듯한 그림들이 차곡차곡 포개어져 있다. 창 밖의 풍경을 그린 것도 있었고, 방의 모습을 그린 것도 있었고, 나를 그린 듯한 것도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미화되어 있었다. 내가 이렇게 생겼으면 가수가 됐지 이런 여관업 하고 있겠냐... 라고 생각할 정도로. 하여간 그녀의 데셍 능력은 훌륭했다. 연필 하나만 가지고 명암이나 색상 모든 것을 표현했다. 솔직히 좀 놀랍군...

“...화가 지망이냐?”

끄덕.

그림들 옆에는 어제 산 20권짜리 백과사전이 있다. 신기하게도 잘 찍어서 샀다. 이 백과사전은 국어사전을 겸하고 있는 데다가 해설도 객관적이고 가장 최신 것으로 수록해서 알만한 사람은 다 쓰는 그런 백과사전이다.
그 위에 어제 읽은 것처럼 표지가 접혀 있는 파란 책이 있다. 연애소설이군. 겉표지는 맨질맨질하고 일러스트도 만화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가 봐도 굉장히 상업적일 법한 책. 작가는 본명 대신 어디 외국에서나 쓰는 듯한 필명을 쓰고 있었다. 이런 필명이나 표지가 그 책의 내용을 결정하는 건 아니다. 왠지 이 책도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요즘 이게 인기가 있다고는 하던데... 책을 펼치고 내 크고 검은 눈망울로 글씨 하나하나를 좇아내려간다. 내가 생각해도 내 눈은 크니까... 속눈썹이 좀 길긴 하지만.

...읽기 좀 힘이 든다. 제목도 읽을 수 있고 한 걸 보니까 우리나라 말은 맞는데... 우리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쉽게 말하자면 외계인들이 자신들의 이상을 이 땅에 펼치기 위해 그들의 말을 우리나라 말로 표기한 듯 했다. 어려운 말로 ‘표기를 차용했다’ 라고 하면 맞을 듯. 아무튼 윙크 이 녀석이 말을 못하고 있는 건 이것때문인 듯 했다.

“,,,이거 읽은 거야?”

끄덕.

1주일... 맞다. 그녀는 우리말을 배운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다. 그 1주일동안 그녀가 배운 건 분명 문법사항 일부랑 단어라고 했다. 이런 문법에 어긋난 말을 이해할 리가 없다. 아마 이런 글도 쓰인다는 것에 혼란을 느꼈을 것이다. 이 말이 맞을까 저 책에 있는 말이 맞을까 하면서 고민해 온 모양이다.

“...이봐.”

“...”

“...니가 아는 우리나라 말이랑 이 책의 말이랑 틀려?”

끄덕.

“...그럼 여지껏...고민한 거냐?”

끄덕.

“푸...푸훗... 푸하하하하---------‘

얼굴이 시뻘개졌다. 그녀와 나 둘 다.



신문지를 구긴 다음 손으로 비빈다. 이렇게 하면 신문지는 잘 탄다. 그런 다음 다시 신문지를 잘게 찢었다.

“붙여.”

그녀는 살짝 눈을 감는다. 몸에서 보라색 및이 감도는 듯 하더니 이내 보이지 않는다. 잠시후 그녀는 손가락을 펴서 신문지에 댄다.
작은 불꽃이 일더니 야들야들한 신문지를 차츰차츰 먹어들어갔다.
꽤 커진 불길 안으로 책을 던져 넣었다.

“이제 이 책에서 본 언어는 쓰지 마. 되도록이면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끄덕.

“대답해야지. 이제. 확실해졌잖아.”

“...네...”

모기만한 목소리. 책은 점점 타들어가서 사라진다.

불길이 사라지자, 책은 신문과 합쳐져 보이지 않았다.

마치 윙크가 말에 대한 확신을 얻은 것처럼.

불이 작아졌다.

난 다시 신문지를 비벼서 불 위에 던져 넣었다.

불은 다시 커져서, 한동안 추위를 살라먹었다.

+++++++++++++++++++++++++++++++++++++++++++++++++++

“따뜻하네...”

“그렇네요.”

“...이봐.”

“네.”

“그 책에 뭐라고 써져 있었어?”

“사랑은 호두나무와 같다고요.”

“그래? 희한한 견해로군. 뭐땀시?”

“호두나무는 넓은 잎과 튼튼한 줄기로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얻을 수 있는 건 별 쓸모없는 조그만 과일 뿐이라며...”

“허허허.”

“...어쨌든 큰 일을 위해 사랑을 버린 남자 이야기 같아요.”

“...저자가 누군진 모르지만 말이지, 윙크 네가 말도 막혀 가면서 깨달은 교훈치고는 별 쓸모가 없구만.”

“네?”

의아해 하는 저를, 밍크시는 강제로 손목을 잡고 끌었습니다.

“어...어디 가시는 거에요?”

“가 보면 알지.”



밍크씨는 호수쪽으로 절 잡아 끄시더니 갑자기 배 모양의 카페 뒷골목으로 저를 끌고 가셨습니다. 그 뒷골목은 좁게 이어져서, 갑자기 3평정도 되어 보이는 공간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와아아...”

작은 벤치. 그 앞에 보이는 널찍한 산과 호수의 전경. 그리고 주위에는 멋진 가로수가 그 경치를 한껏 돋궈주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내가 가끔 와서 노래부르는 곳이야.”

“와아...멋지군요 밍크씨... 어디서 이런 곳을...”

“내가 예전에 가꾸던 곳이야. 딱히 노래를 부르는 데 써먹으려고 가꾼 건 아니지만, 어쨌든 여기에 오면 마음이 확 트여.”

“와아... 게다가 이 가로수 멋지군요. 저 산이랑 호수가 없어도 이 가로수 때문에라도 여기에 올 가치는 있을 것 같아요.”

“이 나무가 바로 호두나무야.”

“...?”

“생각했던 거랑 틀리지?”

“...네에.”

“사랑이 길가에 지나가는 호두나무라고? 그 사람한테 한 번 이 곳을 보여주고 싶군.”

“...”

“예전엔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 사랑은 그냥 길을 가다 지나치는 꽃이라고 말이야.”

“...”

“근데 어떤 마녀가 그러더라구. ‘길이 끝날 때까지 주욱 늘어서 있는 코스모스를 본 적 있어?’ 라고. 뭐랄까. 그때부터 인식이 확 바뀌어버렸지.”

“와아... 어떤 마녀가 그런 말을 했을까요?”

“다만 그 이후론 크게 쓸모있는 말을 두번밖에 안들어봐서.”

“하아... 근데 무슨 말을 하다가 그런 이야기까지 가신 거에요?”

“말이라기보다는 노래였지.”

“그렇군요.”

“어때? 이런 곳에 와 보니까.”

“...확실히 기분은 좋군요...”

“잘 알아 놨다가 남자친구 생기면 써먹어. 여기 해 뜰 때 경치가 특히 죽이니까.”

“...저희는 남자친구는 없고... 종족 번식용이라...”

“...낭만없기는.”

그러면서 밍크씨는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이봐. 윙크.”

“네?”

“이 노래 알어?”

“네. 저희 마녀나라 민요같은 거에요.”

“그럼 니가 여자 부분 해. 내가 남자 부분 할게.”

“...부르시게요?”

“여기는 무대니까. 뭘 해도 상관은 없어.”

그러면서 밍크씨는 자연스럽게 노래를 리드해 나갔습니다. 그럼 저도 한 번 뽑아 볼까요. 부른 지는 꽤나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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