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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W.I.N.C- 시험(1)

2004.01.27 20:59

말랑군 조회 수:216

뭘 먹을까? 되도록 고기가 안들어간 걸로...

"뭘로 하시겠어요?"

...

"...저...저기요...?"

"...! 아...죄송합니다...!좀 지켜보느라고..."

"아뇨 뭐..."

"여기선 뭐 파나요?"

"여지껏 보신 거죠 뭐."

"...고기가 안들어간 건 없나요?"

"샐러드라면 있습니다만, 그걸로 배가 차시겠어요?"

"글쎄요. 한 번 줘 보실래요?"

"...이 접시에다가 손님께서 원하시는 야채를 맘껏 담아가시는 거에요."

"그래요? 서비스가 좋군요. 얼마죠?"

"...'맘껏'. '맘껏'담아가시는 거라니깐요."

"그러니까... 얼마냐구요..."

"여기 오시면 공짜라구요..."

"...왜 화를 내세요...알겠습니다. 그럼..."

"역시 이상해..."

"...뭐가요?"

"...아, 아닙니다. 맛있게 드세요..."

"예. 고맙습니다아~"

"..."

깔끔하게 장식되어 있는 대리석 바에 15개정도 되는 구멍이 있고, 그 구멍에는 양상추랑 양배추, 브로콜리 등등이 들어 있고, 하나 큰 접시에는 희고 걸쭉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야쿠르트같은 걸 가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맛있겠군요.

푹.

냠냠.

우웃! 셔...



물을 두 컵 정도 마셨습니다. 헤에... 역시 이건 야채에 뿌려먹는 듯. 역시 난 이 오이가 입에 맞을 듯 하군요.

푹.

우웃!



...이 오이는 왜 이렇게 신거지... 신종인가...



샐러드란 건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간들 음식중에 제일 순수한 음식인 듯 하군요. 약간 신 소스랑 오이 외에는 아무런 가공도 하지 않고... 나름대로 신선했습니다. 이제 전 슬슬 뒷골목을 뒤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기요. 계산은 하고 가셔야죠."

"아깐 공짜라매요?"

"...샐러드바 앞에 3000엔씨라는 거 안보여요?"

"..."

-현재 소지금 497000엔씨. 흠...-

뒷골목은 의외로 깔끔했습니다. 폭력배들이 얼씬거리는 좁은 거리라는 편견과는 또 다르게 깔끔하고, 먼지가 약간 있는 듯한 갈색 벽돌에 거리는 약간의 돌과 들꽃들이 있었습니다. 고층건물이 쫙 늘어서 있는 바깥거리보다는 오히려 정감이 가는군요.

큰 서점이 하나 보입니다. 큽니다만, 외견은 더럽군요. 책도 썩 새것 같지는 않고...

"여어. 오늘은 숙녀 손님이 한명 오셨구만."

"...'시험'이라는 책 있나요?"

"어떻게 잘 알고 왔군. 여기 있네"

"얼마죠?"

"10000엔씨에 파는데... 자네한텐 5000엔씨만 주지."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이 근처에 여관 있나요?"

"하나 있긴 한데 좀 멀다네... 그냥 여기서 자고 가지?"

"...됐습니다."

"...그래? 그럼 무슨수로 자는 곳을 구하려고?"

"여기서 책이나 읽고 가렵니다."

"...허허. 여기는 책보는 곳이 아닌데. 그러지 말고 우리 집으로 오지?"

"싫습니다. 저희 나라에서는 노인의 집에 저같은 애가 들어가면 안되니까요."

"그래? 그럼 자네가 지금 서 있는 이 곳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

"여긴 내 사업장이자 내 집이다."

"...!"

"흠. 자네는 너무... 뭐랄까. 전통에 집착하는 것 같군."

"..."

"들어오게. 노인의 집이라고 해서 자네가 죽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사다리도 제대로 들기 힘든 노인이 말일세."

"...죄송...했습니다. 그럼 신세좀 질께요..."

"됬네. 자네탓은 아니니까. 아, 근데 닭고기 좋아하나?"

"닭은 저희 나라에서 더러운 종자입니다"

"...멀었군"

"무엇이?"

"...아닐세. 그럼 야채 샐러드나 준비하지..."

"...오이랑 걸쭉한 야쿠르트는 넣지 말아주세요."

"그걸 안먹고 어떻게 샐러드를 논한단 말인가?"

"...할아버지도 전통고수는 대단하시군요."



할아버지는 주무시고, 전 지금 책을 읽고 있습니다. 시험...이거 일단 샀으니까 읽어봐야겠죠?
읽어드리겠습니다. 내용은 대강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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